히말라야 슈바이처
강원희 지음 / 규장(규장문화사)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얼마 전에 카토릭의 이태석 신부가 아프리카 수단 남쪽의 작은 마을 톤즈에서 선교 활동을 하다가 선종했다. 사제가 떠난 후, 그의 삶을 그린 다큐영화 <울지마, 톤즈>가 극장에서 상영되어 나도 볼 기회가 있어서 영화를 봤다. 화면으로 故 이태석 신부를 만난 관객들은 예수의 모습을 보았다고 고백하기도 하고,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며 눈물을 펑펑 쏟았다고도 한다. 

사람들은 왜 그를 눈물로 기억하는 것일까? 마흔 여덟의 나이로 짧은 생을 마감한 故 이태석 신부는 톤즈의 아버지이자, 의사였고, 선생님, 지휘자, 건축가였던 쫄리 신부님, 이태석…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온몸 다해 그들을 사랑했던 헌신적인 그의 삶이 스크린에서 펼쳐졌다. 

나는 그리스도인으로서, 또한 목회자로서 이 영화를 보면서 부끄러움을 느꼈다. 많은 사람들이 카토릭이 더 좋다고 야단들이다. 그런데 내가 그리스도인이라고 자부심을 가지고 자랑할 만한 영화가 상영되었다. 그 영화는 ‘소명3-히말라야의 슈바이처’이다. 

이 책은 기독 다큐멘터리 영화 <소명3-히말라야의 슈바이처>의 주인공 강원희 의료선교사의 자전 에세이다. 1982년 49세 나이로 네팔 히말라야에 첫발을 내딛은 지 올해로 30년째로, 네팔,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에티오피아의 오지의 병원과 무료진료 현장에서 보낸 거룩한 여정을 담았다. 80을 바라보는 현재도 세 번째로 들어간 네팔에서 KOICA가 세운 병원에서 의료 봉사중이다. 

저자는 세브란스 의대 시절부터 무의촌 봉사에 관심을 가졌고, 슈바이처의 정신을 본받아 의료봉사를 하는 대학동아리인 ‘VV클럽’에 가입하여 활동을 하다가 간호사 출신인 지금의 아내(최화순)를 만났다. 전주 예수병원에서 수련의 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전주 예수병원 원장이던 씰 박사, 광주 기독병원 원장 커딩턴 박사 같은 헌신적이고 훌륭한 미국인 의료선교사를 만났고, 그들에게서 의술뿐 아니라 사랑과 봉사의 정신을 보고 배우게 되었다.

저자는 군의관으로 베트남전 4년 복무를 마치고 강원도 간성에 가서 병원을 열었다. 의료 장비가 열악한 가운데서도 어려운 외과수술을 해내던 그를 본 지인이 그에게 속초에 병원을 열도록 하여 속초에 대동의원을 개업하자 다른 지역의 환자들까지 몰려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복음에 빚진 자라는 사실을 깨닫고 “나도 선교사가 되어 어려운 나라에 의술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펼치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결심한다. 하지만 선교사로 나갈 것을 교회와 가족에게 말했지만, 찬성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조동진 목사와 한경직 목사를 만나면서 선교의 불은 더욱 뜨겁게 붙었다. 아내가 애원하기를 “우리도 그냥 보통 사람처럼 살 수 없어요?”라고 할 때 그는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 생선의 가운데 토막 같은 인생을 하나님께 드리고 싶다”며 아내를 설득했다. 그리고 쉰을 바라보는 나이에 한경직 목사의 권면을 따라, 당시 의료 선교사 파송이 절실했던 네팔로 떠났다.

이 책은 선교사가 되기를 원하는 선교지망생들에게는 선교의 길잡이로서 많은 도움을 줄 것이며,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선교 소명은 특별한 사람의 전유물이 아니라 예수 믿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받는 것임을 깨닫게 한다. 이 책은 그야말로 ‘감동’ 그 자체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