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즈키 도시후미, 1만번의 도전
오가타 도모유키 지음, 김정환 옮김 / 지식공간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탁월한 리더에 의해 기업의 성패나 흥망이 좌우되는 경우를 흔히 목격하게 된다. 얼마 전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병가를 내자 애플 주가가 곤두박질친 것도 같은 차원에서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한 개인에 의해 기업에 대한 평가나 기대가 달라지는 것이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그렇다면 뛰어난 역량을 가진 리더는 조직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이 책은 평사원으로 시작해 창업자 2세의 견제까지 물리치고 아시아 1위 유통업체인 ‘세븐 & 아이홀딩스’의 회장 겸 CEO에 오른 스즈키 도시후미 회장이 자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30년간 매주 진행한 강의를 묶은 것이다. 스즈키는 2004년 닛케이신문이 ‘일본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비즈니스 리더’로 선정한 인물로 그의 경영 방식은 ‘스즈키류 경영학’이라는 말로 불릴 정도다.
스즈키 도시후미가 OFC들에게 입이 닳도록 강조했던 말은 매너리즘 타파, 즉 어제와 똑같은 방식으로 오늘 업무에 임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그의 유명한 업무 툴인 ‘가설-검증 보고서’를 세븐일레븐 전 직원에게 작성하도록 했다.
그는 이 보고서 작성을 통해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며 시대의 변화에 도태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이 가설-검증 보고서를 통한 부단한 도전이 그를 일개 평사원에서 지금의 CEO에 이르게 만든 원동력이자, 모두가 안 된다고 고개를 저었던 편의점을 세계 최고의 소매업체로 만든 비결이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숱한 비즈니스 예시들은 스즈키 도시후미 자신이 시도했던 업무 혁신 사례들로 대부분 최초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 예컨대 당시 유통업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었던 ‘개점주의’를 비롯하여 ‘기회 손실, 1일 세 차례 배송 시스템, 단품관리, POS 시스템’ 등이 모두 업계에 최초로 도입된 것이었다.
스즈키 도시후미가 제시하는 업무 혁신의 첫 걸음은 바로 과거의 전면적 부정이다. 지금의 자리까지 오르게 만들었던 과거의 성공적인 방식을 모두 부정하는 것이 혁신을 위한 출발점이라고 역설한다. 특히 그는 “유통업의 역사는 이 분야의 문외한인 신인들에 의해 이뤄어졌다”고 지적하며 ‘성공 기억 상실증’에 걸릴 것을 요구한다.
또한 스즈키는 ‘변화에 도전하라’고 한다. 마치 오늘 태어난 아이처럼 놀라움에 가득찬 눈으로 세상을 바라봐야한다고 주장한다. 해도 해도 일이 끝이 없다고, 아무리 노력해도 나아지는 게 없다고 푸념하는 철부지 생각을 버리라고 충고한다. 쌀쌀한 아침 기온에 본능적으로 두툼한 점퍼를 꺼내 입듯이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을 머리가 아닌 몸으로 감지하고 움직이라고 역설한다.
이 책은 “왜 내 연봉은 늘 제자리일까” “도대체 일할 맛이 안 나”라고 푸념한 적이 있는 비즈니스맨들에게 도움을 준다. 저자가 책 속에서 툭툭 던지는 많은 질문들은 많은 자극이 될 것이다. ‘나 자신이 문제다. 지금 나 자신은 어떠한가?’
사람들이 산을 오르는 이유는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높은 산의 정상에 도달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정상에 오르고 싶어 한다. 성공하고 싶고, 행복하게 살고 싶고, 꿈을 이루고 싶어 한다. 죽어라고 일하지만 아무런 성과 없이 제자리를 맴도는 위기의 현대인에게 스즈키 도시후미는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우리를 아래로 잡아당기는 중력과 싸워 이겨야 한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