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와 함께 본 영화
곽건용 지음 / 포북(for book) / 201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처음으로 영화를 본 것은 구미에서 중학교에 다닐 때 한 여름에 선풍기 하나 없는 구미의 시골 가설 극장에서 상영된 <옛날의 금잔디>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나이의 아이들이 봐서는 안 될 영화였습니다. 내가 살고 있던 집 바로 옆에 극장이 있었기 때문에 극장에서 울려 퍼지는 스피커 소리에 공부를 할 수가 없었고, 그래서 자주 친구들과 영화를 보게 되었다.

이 책은 설교에 영화이야기를 넣는 데 재미가 붙어 ‘영화광 목사’라는 별명을 얻은 저자 곽건용 목사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나성 향린교회'에서 목회하면서 영화의 스토리에서 성경적인 의미를 날카롭게 포착하고 이웃 종교 이야기도 열린 마음으로 풀어내 재미있으면서도 신학적 메시지가 담긴 묵직한 종교에세이이다. 기독교인이건 그렇지 않은 사람이건 누구나 한번쯤 봤을 법한 영화 27편의 이야기를 통해 저자는 설교보다는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 영화를 통해 사람 사는 이야기를,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을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저자는 어려서부터 동네 영화관을 찾아다니며 영화 보는 것을 즐겼고, 목사가 되지 않았다면 영화감독이 되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곽 목사는 책에서 “가장 바람직한 신앙은 완전히 녹아 형체도 없어졌지만 음식에 맛을 내고 썩지 않게 만드는 소금과 같은 신앙이라고 믿고 살았다”며 “이렇게 믿다 보니 종교영화가 아니더라도 신앙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가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또 “신앙을 좁게 정의하지 않고 사람이 살아가면서 만나는 도덕이나 윤리, 가치와 영적인 모든 문제들을 신앙의 문제라고 본다면, 신앙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는 더 많아질 것”이라고 주일 설교하듯 영화 이야기를 이어간다.

이 책을 통해 저자가 소개한 영화는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박하사탕’ ‘밀양’, 할리우드 영화 ‘뷰티풀 마인드’ ‘다우트’, 기독교계에서 파문을 일으켰던 ‘다빈치코드’, 스님들의 이야기인 임권택 감독의 ‘만다라’까지 다양하다.

방황하는 인간의 내면을 그린 <박하사탕>을 통해서는 내 안의 또 다른 존재에 대해, 보이지 않는 외계의 존재를 다룬 <솔라리스>를 통해서는 나약한 인간과 신의 존재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일편 기독교의 역사를 다룬 <다빈치 코드>를 통해서는 복음의 역사와 올바른 신앙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는 ‘만다라’를 소개하면서 “예수님의 가르침에서 법정 스님의 말씀을 읽을 수 있고, 또한 법정스님의 삶에서 예수님의 삶의 모습을 발견한다”고 하면서 인생의 한 주기가 끝나 매듭이 지어지는 죽음을 “각 종교에서는 입적(入寂), 선종(善終), 소천(召天), 열반(涅槃), 천국(天國) 등으로 달리 부르지만 이 세상에 머물러 사는 동안 어떻게 살아야할 것인가에 대한 가르침은 종교 간에 큰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이 책의 저자는 영화 속에 국가와 사회, 이념을 뛰어넘어 모든 사람이 죽을 때까지 안고 살아가야 하는 삶의 모습과 고통이 담겨 있다고 한다. 저자는 인생의 동반자로서의 종교의 역할, 그리고 성서와 하나님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따뜻한 위안을 안겨 준다. 이 책을 통해 영화를 이해하게 되고, 좀 더 가까이 하는 기회를 가지게 되어 감사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