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봐주어 너무도 미안한 그 아름다움
서진영 지음 / 시드페이퍼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문화재란 유구한 문명의 역사에서 조성된 결과로 그 안에 시대적 배경, 생활양식, 국민의 정신세계, 자연의 이용, 타문화와의 교류 등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자료들로서 후세인에게 계승하고 보존하고 발전시켜나가는 살아있는 자료다. 그 값어치는 돈으로 계산 할 수 없을 만큼 그 가치가 뛰어나고 값진 것이다.

특히 우리의 문화재는 외세의 침략과 잦은 도굴, 종교적 마찰로 그 존재 가치가 현저히 줄었고, 더구나 1962년에야 문화재 관리법이 법으로 정해져서 늦게나마 우리들의 관심사로 떠오르게 되었다. 지금은 문화재의 분류로 유,무형 문화재, 기념물, 민속자료로 나눠 보호되고 있는데 일제식민지 이후 한국전쟁을 통해서 많은 문화재들이 파괴되었다. 일제치하는 외국에 의해 한국전쟁은 조국에 의해 문화재는 아픔을 겪었다. 특히 전쟁의 폭격으로 불타버린 장흥 대웅전과 같은 많은 목조 문화재들이 많았으며 전쟁으로 행방불명된 문화재 또한 많았다.

이 책은 제주에서 20대의 푸른 낭만을 만끽했던 저자 서진영 씨가 문화기획자로 활동하며 사람 냄새 가득한 전국의 시장을 여행지로 제시한 책 <한국의 시장>작가로 변신한 바 있다. 이를 계기로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더 많은 이야기를 접하고, 더 많은 여행을 하고, 더 많은 기록을 남기고 싶다던 그가 다양한 전통 문화가운데 우리 생활 가까이에서 발현한 일종의 생활양식이라고 할 수 있는 전통공예품 가운데 현대인의 삶과도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적인 공예분야 무형문화재들과의 만남을 통해 대를 이어져 온 장인정신은 물론, 전통 문화재에 대한 상식까지 늘릴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은 전통문화를 다루고 있지만 책의 형식은 기행문처럼 오히려 발랄하고 가볍다. 장인들의 이야기를 주로 기록했지만 저자의 개인사와 전국 각지의 장인을 만나러 가는 길에서의 재미난 에피소드, 그리고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서의 반추 등이 적잖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인터뷰에다 여행기의 형식이 함께 버무려져 있다.

이 책을 통해 12명의 장인의 이야기는 의 식 주 멋 등 4가지로 나눠 소개됐다. 모두 합쳐 모두 12개의 공예 분야의 장인들이 주로 다뤄진다. '의'의 경우 한산모시짜기 장인, 염색장, 침선장 등을 만나 우리 전통 의상의 아름다움을 찾아본다. '식' 문화에서는 옹기장, 사기장, 나주반장을 만나 음식의 해로움을 없애는 전통 식기의 가치를 알아보고, '주'에서는 소목장, 염장, 나전장을 만나 은근한 매력을 가진 우리 전통 주거 문화의 매력을 더듬어본다. '멋'은 백동 연죽장, 낙죽장도 장인, 배첩장 등을 만나 우리 조상의 미적 감각과 생활에서 얻어낸 슬기를 찾아본다.

이 책을 통해서 사회적 성공이나 보상을 바라지 않고 평생 한 가지 일만을 고집하면서 해온 장인들에게서 한 가지 공통점을 느낄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일이 곧 ‘삶’이었다는 것이다. 배우려고 한 것도 아니고, 성공이나 보상을 바랐던 것도 아니다. 이들은 그저 ‘삶의 방편’으로 자신의 일을 택했고, 오랜 시간 그 일에 진심을 다해 하다 보니 이른바 ‘명장’의 자리까지 이른 것이다. 책 중간에 독자들이 찾아가 볼 수 있는 무형문화재 전수회관 등을 안내하고, 장인들의 작업 과정을 하나하나 보여주기도 한다. 무형문화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여행의 가이드북으로 활용하면 매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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