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프 홀 1 - 2009년 맨부커상 수상작
힐러리 맨틀 지음, 하윤숙 옮김 / 올(사피엔스21)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대학교에 다닐 때 세계사를 공부했는데 교수님을 통해서 헨리 8세에 대해서 들은 기억이 지금도 기억난다. 헨리 8세(1491~1547)는 여성편력이 화려했으며, 교황청과 대립했으며, 잉글랜드 교회의 수장직 자임 등을 통해 영국 역사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삶을 살다간 왕이었다.

튜더 왕가 출신으로 1509년 영국 왕위에 등극했다. 17세 때 맏형 아서(불치병으로 사망)의 정혼자였던 아라곤의 캐서린과 석연찮은 결혼을 하게 되었고 그녀와의 사이에 오랫동안 아들이 없자 왕위 계승권자에 대한 조바심을 냈다. 그러던 차에 캐서린 왕비의 젊은 시녀이자 자신의 정부(情婦)였던 메리 볼린의 동생 앤 볼린에게 눈독을 들였다. 앤 또한 요부다운 처신으로 왕의 권력욕과 왕위계승에 대한 조급증을 자극했다. 하지만 앤도 딸 엘리자베스 이외 여러 차례에 걸쳐 왕자 생산에 실패했고 그 사이에 그녀의 근친상간, 간통이 들통나면서 헨리 8세는 배신감에 휩싸였다. 결국 앤은 처형됐고 그는 다시 앤의 시녀와 결혼하는 등 생전에 여섯 번 결혼하는 군주가 됐다.

그래서 헨리 8세의 이야기는 잉글랜드 역사에서 영화로도, 책의 소재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헨리8세와 그의 여인들, 천일의 앤과 엘리자베스 등의 영화는 모두가 왕이나 왕비가 주인공으로 나오는데, 이 책에는 그 시대의 역사적 인물 중 하나인 토마스 크롬웰이 주인공으로 기록되고 있다.

저자 힐러리 맨틀은 아일랜드계 가톨릭 이민자이자 직물공장 노동자인 부모님과 공장지대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열한 살 때 아버지의 실종을 경험하고 그를 둘러싼 불가해한 현실을 접하며 인간 사회의 이면을 꿰뚫어보는 독특한 시각을 갖게 되었다.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사회복지사로 근무했으며, 영화평론가로 활동했다. 그는 이 책으로 세계 3대 문학상인 맨부커상을 수상했고 생존해 있는 최고의 영국 작가 중 한 명이 되었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위해 많은 고민을 했었고, 책을 쓰기까지는 5년 정도가 걸렸다고 말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 책은 상당한 깊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화려한 튜더 왕조의 커텐에 가려진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권력과 인간에 대한 격조 높은 통찰을 담아내면서 특히 헨리8세가 다스리던 시대에 모든 권력의 중심 역할을 했던 울지 추기경이 몰락해 가는 과정을 그리면서 그 뒤를 토마스 크롬웰이 어떻게 하여 헨리 8세의 가장 가까운 측근이 되어 가는지 그 과정을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책 서두에 나오는 등장인물만도 4페이지나 되어 너무 많은 이름과 튜더 왕조의 가계도 2페이가 되어 책을 읽는데 많은 혼란을 가져오므로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아니하면 잊어버리기 십상이다. 크롬웰의 죽음으로 이야기는 끝나려는가 생각 했더니 이 책은 앤불린과 관련된 초반활동까지만 그려지고 있다. 현재 <울프 홀>의 후속 작품에 해당하는 <거울과 빛>을 집필 중이라고 하니 아쉬움이 있지만 다음에 그를 다시 만나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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