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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윤석열 탄핵 사건 선고 결정문 읽기와 필사 -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 파면 결정문 전문 수록
대한민국.헌법재판소 지음 / 시원북스 / 2025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2024년 12월 3일 오후 11시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비상계엄령 및 대국민호소문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현재의 정치 상황에 대해 “22대 국회 출범 이후 벌써 10차례의 탄핵 시도가 이루어졌으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며, 우리나라 역사상 유례없는 상황이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민주당의 예산 삭감에 대해 “재해대책 예비비 1조 원, 아이돌봄 지원 수당 384억 원, 청년 일자리,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 등 총 4조 1천억 원에 해당하는 예산을 삭감했다”며, 이러한 조치는 “국가 재정을 농락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국회의 의결로 해제된 사건의 위헌·위법성을 야권에서 대통령을 탄핵소추하였고, 2024년 12월 14일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인 204명이 찬성하면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다. 이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고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절차가 개시되었으며, 결정은 2025년 4월 4일 11시 1분에 제20대 대통령 윤석열이 파면되었다.
나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마음 졸이며 기다리고 지켜보았다. 그리고 드디어 대통령 윤석열 탄핵 사건 결정문이 문형배 헌법재판소 권한대행에 의해 낭독되었다.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헌법재판소는 단 한 줄의 문장으로 역사를 갈라놓았다.
이 책은 대한민국 헌정 사상 3번째 대통령 탄핵이라는 역사적 순간을 시원북스에서 헌법재판소가 내린 결정문 전문을 한 글자도 빠짐없이 수록하여 이를 직접 필사하면서 그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나는 이번 탄핵사건을 통해 비상계엄이 ‘계몽령’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 헌재는 ‘탄핵결정문에서의 국회 예산 감액 관련’에 대해 “계엄선포 당시에는 국가의 존립이나 헌법질서 사회질서 행정 및 사법 기능의 수행에 현실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고 볼 수 없다.”(p.24)고 했다.
또한 '입법권에 대한 논쟁'에 대해 결정문에는 “국회의 입법권 행사 및 예산 삭감 등은 헌법과 법률에 근거한 국회의 권한행사이므로 피청구인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포고령은 사실상 국회의 모든 활동을 금지하는 것과다름이 없다. 따라서 피청구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p.60)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야당이 추진한 예산 삭감이 정치적 압박의 하나로 이루어졌다고 주장하지만, 헌재는 비상계엄을 선포할 만큼 중대한 상황이 아니었고 국회의 입법권 행사 및 예산 삭감은 국회의 고유 권한 행사이므로 이를 금지할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울림이 있었던 부분은 “피청구인이 수립한 주요 정책들은 야당의 반대로 시행될 수 없었고, 야당은 정부가 반대하는 법률안들을 일방적으로 통과시켜 피청구인의 재의 요구와 국회의 법률안 의결이 반복되기도 하였다. 그 과정에서 피청구인은 야당의 전횡으로 국정이 마비되고 국익이 현저히 저해되어 가고 있다고 인식하여 이를 어떻게든 타개하여야만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피청구인이 국회의 권한 행사가 권력 남용이라거나 국정마비를 초래하는 행위라고 판단한 것은 정치적으로 존중되어야 한다.”(p.84)고 했다. 내용 곳곳에 윤석열 대통령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재판관들의 노력이 보인다. 아마도 재판관들 사이의 이견과 국민 중의 일부가 가지는 생각을 고려한 것이라고 보여 진다. 불법적인 입법폭주를 일삼으며, 오만불손하고, 안하무인이 되어가고 있는 국회의원들을 바라보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만 들뿐이다.
이 책은 각 페이지별로 헌재 선고문과 필사지로 구성되어 있기에 문장을 따라 써보면서 판결문의 논리를 직접 체득할 수 있고, 필사를 하므로 기억력과 이해력을 높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두 번 다시는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 시스템이 정비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후손들에게 자랑스러운 역사가 아니라 부끄러운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꺼리만 남겨주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