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영화들
이남 지음 / 미메시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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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몇 년 전에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를 본 적이 있다. <설국열차>는 기상 이변으로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은 지구. 살아남은 사람들을 태운 기차 한 대가 끝없이 궤도를 달리고 있다. 춥고 배고픈 사람들이 바글대는 빈민굴 같은 맨 뒤쪽의 꼬리칸, 그리고 선택된 사람들이 술과 마약까지 즐기며 호화로운 객실을 뒹굴고 있는 앞쪽칸. 열차 안의 세상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 영화를 보고 감독의 스토리 구상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문제의 발단에서 주제 선정을 현재 글로벌 국제 사회 이슈로 떠오르는 지구 온난화 기후 문제를 다루면서 관객들에게 긴장감과 흥미를 더 했다고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중앙일보 영화 담당 기자로 활동하다 2000년 유학을 떠나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USC 영화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캘리포니아주 채프먼 대학교 영화 및 미디어 대학에서 영화학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 영화와 동아시아 영화, 여성 영화 등을 연구하고 강의하고 있는 이남 저자가 영화를 통해 사회학적 상상력을 실현하는 봉준호의 영화세계를 토대로, 봉 감독이 관객들과 사회에 전하는 메시지를 살펴보고 도덕적으로 타락한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플란다스의 개마더에서의 봉 감독은 그들의 악한 본성보다 약자들에게 강요된 가혹한 사회·경제적 조건에 포커스를 맞춘다.

 

이 책에서 저자는 봉준호의 영화에서 표출되는 한국다움은, 그 자신의 말에 따르면 <부조리>. 그의 영화에서, 부조리는 현대 한국 사회에 만연한 정치적 부패, 사회 불평등, 또 그에 따른 아노미의 결과라고 하면서 등장인물들이 일상생활에서 부딪치는 여러 사회 부조리는 봉준호의 영화를 이해하는 열쇠”(p.33) 라고 말했다.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는 연쇄 살인범을 잡지 못하는 형사들의 무능과 1980년대 군사 독재 정권의 한계를 보여주었고, ‘괴물에서는 비극의 원인이 단순한 재난이 아니라 미국에 대한 종속적 관계와 부패하고 무능한 정부에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설국열차옥자에서는 더욱 드러내놓고 기업의 탐욕으로 지구 온난화와 공장형 축산에 의한 동물 학대라는 심각한 문제들이 무시되어 버리는 신자유주의 자본주의의 세계화 현상을 고발하고, ‘기생충은 계급 양극화 현상의 심화와 되물림되는 계급의 사다리, 주변부로 밀려난 이들이 신분상승을 위해 투쟁하다 결국 추락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미키17’에서 봉 감독은 원작 소설의 인간 프린팅의 윤리와 정체성이라는 메시지를 넘어 파시즘적 독재 체제, 식민주의, 자본주의의 노동 착취와 인명 경시를 더욱 맹렬하고 유쾌하게 꼬집으므로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공감을 가지게 한다.

 

이 책은 봉준호 감독의 모든 작품을 아우르면서 영화 속에 담긴 메시지를 분석하고 봉 감독의 사회학적 통찰력을 조명한다. 봉 감독의 영화에서 중요한 주제는 약자들의 곤경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봉 감독이 사회적 약자에 속하는 인물들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은, 이들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일을 해내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되면서 예측할 수 없는 결과들을 낳고, 그러한 결과들이 대부분 사회 부조리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봉 감독은 그 틀을 자유롭게 비틀고 변주하고 때론 완전히 뒤엎어 버리며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고 좋은 충격으로 메시지를 선사한다.

 

이 책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팬들뿐만 아니라 한국 영화에 관심이 있는 일반 대중들에게 영화를 새롭게 보는 눈을 뜨게 할 것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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