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보는 그림 - 매일 흔들리는 마음을 다독이는 명화의 힘
이원율 지음 / 빅피시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리앤프리 카페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가끔 혼자 여행을 떠난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여행도 즐겁지만, 혼자 떠나는 여행은 나만의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 주는 기회가 된다. 그 여정에서 나는 무엇보다 자기 자신과 깊은 대화를 나누게 된다. 또한 좋아하는 그림을 앞에 두고 하염없이 바라본다. 고요한 침묵이 흐르는 공간에서 조곤조곤 내게 말을 거는 그림을 만난다. 그림의 진심 앞에서 나는 나를 발견하고, 진짜 내가 되는 법을 배우며 그림 속에 숨겨진 인물과 진심을 나눈다. 그렇게 화가의 진심을 읽어낸 순간, 그림은 내 삶의 위로가 된다.

 

이 책은 10년 이상 예술가들의 삶을 글로 옮겨온 헤럴드경제기자이자 미술 스토리텔러 이원율 저자가 인생에 힘을 주는 18명의 화가와 그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열심히 살았는데 이룬 게 없다고 느낄 때,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늦었다고 생각될 때, 뜻대로 풀리지 않는 관계에 지칠 때, 저자가 소개하는 위대한 화가들의 삶과 작품을 통해 인생을 좀 더 흔들림 없이 의연하게 바라보고 살아가는 법과 용기를 배우게 된다.

 

저자는 나이 마흔쯤 되면 인생이 안정될 거라고 예상했으며, 무언가 이룬 게 있을 거라 여겼지만, 여전히 불안하고 갈 길이 멀어 보여 조급하다고 하면서 인생의 모든 순간은 의미로 가득 차 있다, 이루고 가진 것이 아닌 삶을 바라보는 태도가 인생을 결정한다고 조용히 조언하는 예술가들이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인생에 그림이 필요한 순간들을 총 4개의 장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1위로가 필요한 순간에서는 끊임없는 좌절과 시련의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삶의 의미를 찾아낸 작가들과 그 작품을 주로 다뤘다. 2용기가 필요한 순간에서는 불안과 타고난 결핍, 사회적 냉대와 무시 등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끝내 포기하지 않고 용기를 낸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3버텨야 하는 순간에서는 가장 어두운 순간, 고독과 외로움을 재료 삼아 자기만의 힘으로 위대한 작품을 창조해낸 예술가들을 만난다. 4홀로 서야 하는 순간에서는 지친 일상에 안식과 쉼을 권하며 다시 일어설 힘과 위로를 건네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러시아 출신 바실리 칸딘스키는 안정적인 엘리트 법률가의 길을 뒤로하고 화가가 되기로 결심했으며, 미국의 추상표현주의 화가 잭슨 폴록은 불안 때문에 평생 진정제와 불면증 치료제를 달고 살았으며, 현대미술의 아버지 폴 세잔은 집안의 반대에도 화가가 됐지만 오십이 넘어서야 세상에 알려졌다. 성공한 예술가의 초상, 알폰스 무하는 특유의 성실함으로 기나긴 무명 생활을 견디었다.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는데, 불안하고 외로운 날들을 재료 삼아 오히려 위대한 작품을 완성했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칸딘스키의 도전은 무모했다고 말한다. 그간 쌓아놓은 금자탑만 무너뜨릴 만한 선택이었지만, 생애 처음 느낀 끌림에 뛰어들지 못한다면 삶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끊임없이 조심하고, 모든 일의 장단점을 따지며 산다면 대체 어떤 일을 할 수 있겠는가. “칸딘스키는 용기를 내 새로운 인생을 받아들였다.”고 전한다.

 

세상을 살다보면 뜻대로 풀리지 않는 관계, 완전히 소진된 일상, 앞이 보이지 않는 불안 속에서 살아갈 때가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작품들을 보면 다시 힘을 내고 싶은 독자들을 위해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전해준다. 이 책을 읽다가보면 흔들리는 순간마다 마음을 다독이는 그림의 힘을 경험하게 되고, 불안한 세상에 자기만의 속도로 의연하게 걸어 나갈 수 있음을 깨닫고 용기를 내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