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되었지만 외로운 사람들 - 고독을 잃어버린 스마트폰 시대의 철학
다니가와 요시히로 지음, 지소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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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생 다니던 직장에서 은퇴한지 3년이 되었는데 이젠 외롭기만 하다. 평생 일만 해온 터라 은퇴하면 그때부터 편히 쉬겠다는 생각뿐이었는데도 막상 은퇴하고 나니 할 일이 없어 적적하고 외로워 집에 있는 시간 대부분 TV를 보면서 지낸다. 그러다보니 나 자신이 처량해 왈칵 눈물이 날 때도 있고, 기분 탓인지 식구들도 무능한 사람으로 보는 것 같아 자존심이 상한다. 무엇을 좀 해보려고 시도해 보지만 의욕이 없어 금세 지치고 포기하게 된다. 더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해 외로운가 싶어 사람이 많은 관광 명소와 번화가에 가보기도 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외로운 감정은 오히려 더 심화되었다. 책을 읽으면 괜찮을까 싶어 <연결되었지만 외로운 사람들>이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은 현재 교토시립예술대학 미술학부 디자인과 특임 강사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본의 젊은 철학자 다니가와 요시히로가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외로움을 느끼는 이유는 '고독할 시간'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사람들이 도시의 혼잡 속에서 서로의 생각과 의견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자신의 말만 늘어놓으며 감정과 현상을 깊이 사유할 시간마저 잃어가고 있다고 분석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삶에 고독과 철학, 이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시간은 금이기에 어렵고 모호해 시간이 필요한 것은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물러난다. 현대인은 무엇이든 손쉽게 이해하려는 욕구가 있으므로 끈기와 지속적인 힘이 필요한 철학과 사유보다 자기계발과 숏폼 콘텐츠가 인기를 얻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욕구 때문이다. 자기 안에 매몰되기 쉬운 이 시대에 더욱 철학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고독할 시간을 잃은 우리에게 철학을 권하면서 지식의 거장들이 2500년간 이어온 사색과 대화에 참여하면 우리 자신을 직시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니체, 오르테가, 한나 아렌트, 파스칼과 같은 철학자의 이야기와 더불어 에반게리온, 드라이브 마이 카, 용쟁호투등 대중문화를 곁들여 현대인이 어떻게 병들어 있는지를 짚어주며, ‘쾌락적 나른함’, ‘우울증적 쾌락에 빠져 있는 우리의 모습을 직시하게 한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이 불확실한 세상 속에서 건강하고 나답게살아갈 수 있을지를 철학을 통해 가르쳐준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가 고독의 은혜를 누리려 하지 않는 이유는 고독해지는 데 필요한 시간을 활용해야 할 자원으로 여기기 때문이다.”(p.163) 라고 말한다. 실제로 스마트폰은 일상에 깊숙이 들어 와 통화부터 음악감상, 영화와 쇼핑, SNS까지 스마트폰 하나면 심심할 틈이 없다. 지하철에서도 거리에서도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스마트폰은 잘 활용하면 생활의 편리함을 가져다주는 엄청난 제품인 것만은 확실하다. 그러나 스마트폰은 많은 정보와 기능을 품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시간을 가장 많이 빼앗고 있기도 하다.

 

이 책을 읽고 가장 공감했던 부분은 외로움과 고독에 관한 내용이었다. 쇼펜하우어가 한 말이 생각난다. “인간이 관계를 맺는 이유는 그게 좋아서가 아니라 혼자 남는 게 두려워서다. 고독은 뛰어난 정신을 가진 자의 특권과도 같은 것이다.” 혼자만의 생각에 갇혀 있기보다 다른 관점에 나를 열어놓으며, 외로움과 공허를 창조와 즐거움으로 바꿀 수 있도록 해주는 훌륭한 지침서 같은 이 책을 추천한다.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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