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가 옳았던 이유 - 프로메테우스의 꿈과 좌절
테리 이글턴 지음, 박경장 옮김 / 21세기문화원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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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는 근대 정치철학과 경제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하지만 마르크스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도 드물 것 같다. 마르크스는 독일 출신의 정치경제학자이자 언론인이자 공산당 선언자본론의 저자로서 공산주의의 아버지라는 평가를 받으며 인류사의 물줄기를 크게 바꿔 놓은 인물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대립이 시작되었는데, 지난 80년의 역사는 마르크스의 이론이 모두 허구이고 거짓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소련과 중국, 쿠바, 캄보디아, 베네주엘라 등 무수히 많은 나라가 사회주의 계획경제를 시도했으나 모두 비참하게 끝났다. 마르크스의 모든 중요한 예언은 허구와 오류로 드러났다.

 

이 책은 대표적인 마르크스주의 문화 비평가이자 문학 평론가인 테리 이글턴 저자가 마르크스를 비판하는 반대 진영의 몰이해와 극단적 곡해를 벗겨 내기 위해서 칼 마르크스의 사상, 막스주의 비판 10가지를 골라서 직접 반박할 의도로 쓴 것이다. 저자는 마르크스 사상이 완벽한 것이었음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사상이 신빙성이 있음을 밝히는 데 그 의도가 있음을 이해하기 쉬운 언어와 특유의 유머를 섞어 조목조목 반박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마르크스 이론이 앞으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으며 타락한 자본주의의 탈출구로서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한다. 소련의 붕괴 후 마르크스는 끝났다는 자본주의 사회 일반에 널리 퍼진 통념에 대해 과연 끝났을까? 하고 반문한다. 무산계급과 유산계급으로 나눈 마르크스의 계급론은 탈 산업사회에 접어든 현재에 있어서도 여전히 유효하며 오히려 이윤을 위해서라면 지구의 모든 인류를 절멸시키기라도 할 것처럼 윤리도 도덕도 팽개쳐버린 자본주의의 추악한 이면을 새롭게 바꾸기 위해서도 마르크스는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자는 마르크스주의가 무산계급만을 위한 것은 아니며 사회주의에는 숙련되고 교육받았으며 정치적으로 세련된 대중과 활동적인 시민조직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그런 면에서 막스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게 되는 것은 마르크스가 옳았던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르크스(주의)’가 꼭 옳았음까지 뒷받침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저자는 책 여러 곳에서 마르크스 사상마르크스주의를 구별하지 않고 사용하는데, 둘 사이에는 분명 큰 간극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르크스의 올바른 이해를 위한 일반인의 교양서라고 하기에는 난해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철학적이고 미학적인 비유로 된 책을 상당한 지식을 갖고 있는 독자가 아니라면 이해할 수가 없다. 마르크스에 정통하지 않은 내 입장에서 본 견해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재 통치하의 공산국가가 마르크스를 어떻게 체제유지에 이용했는지를 검토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더불어 마르크스주의를 새로 배우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점에서, 지금 우리에게는 <마르크스가 옳았던 이유>와 같은 책만큼이나 <마르크스주의가 옳지 않았던 이유>라는 책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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