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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아 우라 - 청년 안중근의 꿈
박삼중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12월
평점 :
며칠 전에 ‘하얼빈’이라는 영화를 보고 왔는데 지금도 안중근 장군이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에서 한국 침략의 원흉이자 동영평화의 파괴자 이토 히로부미를 향해 세 발의 총탄을 명중시키고 러시아군에 의해 체포될 때 “코레아 우라!”(Corea Ura·대한 만세) 라고 외친 음성이 귓가에 들려오는 것만 같다. 우리 역사에서 한 개인이 외친 만세 중 이보다 더 큰 울림이 있는 외침은 없을 것이다.
이 책은 평생을 사형수 교화에 바친 노승 박삼중 스님이 안중근 의사에게 미쳐 삼십여 년 동안 조사한 안 의사의 삶과, 스님이 왜 그토록 안 의사의 발자취를 쫓았으며, 오늘날 우리가 왜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모셔 와야 하는지 그 당위성과 안중금의 발자취를 담고 있다. 을사조약이라는 시대적 아픔과 격변기 속에서 조국의 운명을 안고 온몸으로 산화한 안중근 의사. 중국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여순 감옥에서 순국한 안중근의 30년 6개월 남짓의 불꽃같은 삶이 진한 감동으로 되살아난다.
우리 역사에서 안중근이라는 인물이 살다 갔다는 것은 기적과 같은 일이다. 오직 조국에 대한 사랑과 지상으로서의 민족애라는 고귀한 가치 하나에 모든 것을 바친 안중근은 우리에게 ‘영웅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임을 보여준다. 그가 우리에게 주는 키워드는 ‘애국’이 아니다. 그가 스스로 죽음을 택하면서까지 세상에 던진 메시지는 ‘화합’과 ‘평화’이다. 그리고 이 메시지는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삶의 방향을 상실해가는 우리에게 또 다른 감동과 교훈을 전해준다.
안중근 의사는 그를 살인자와 테러리스트로 몰고 가는 재판정에 요구하기를 “지금은 대한제국과 일본이 전쟁 중이므로 교전 중에 그 우두머리인 적장을 사살한 것이니 형법이 아닌 전쟁 포로로서 군법에 따라 재판을 받게 해 달라.”고 했다. 이토 히로부미의 저격이 민간인으로서의 안중근이 아니라 그가 법정에서 밝힌 그의 신분대로 대한독립군 참모중장이라는 군인으로서 벌인 행동이라는 것을 주장한 것이다. 여순 감옥에서 교분을 나누었던 일본 간수에게 그가 손수 써 준 “위국헌신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이란 글에서도 보듯이 안중근 의사는 끝까지 독립군의 군인으로서 행동했고 죽음을 받아들였다.
안중근 의사는 뤼순 옥중에서, 최후의 유언을 동생들에게 남겼다. “내가 죽은 뒤에 나의 뼈를 하얼빈 공원 곁에 묻어 두었다가 우리 국권이 회복되거든 고국으로 반장해 다오. 나는 천국에 가서도 또한 마땅히 우리나라의 회복을 위해 힘쓸 것이다. 너희들은 돌아가서 동포들에게 각각 모두 나라의 책임을 지고 국민된 의무를 다하며 마음을 같이하고 힘을 합하여 공로를 세우고 업을 이르도록 일러다오. 대한독립의 소리가 천국에 들려오면 나는 마땅히 춤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다.” (본문 211p)
30년 동안 안중근의 흔적을 쫓았던 삼중 스님은 “안 의사의 유해를 찾아 고국에 모셔오는 일”이라고 하면서 고국에 묻히고 싶다는 유언을 105년째 들어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답답하고 안타까워하고 있다. 우리는 독립된 나라에서 살면서도 역사의식 없이 살아가고 있는 것이 부끄럽다. 우리는 동양의 평화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한 청년의 숭고한 죽음을 기억하고 새겨야 할 때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처럼 아픈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이를 교훈 삼아 미래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