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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생활을 위한 일타 교양 수업 - 배우고 익히는 사람을 위한 최소한의 교양
김창옥 외 지음 / 포르체 / 2024년 12월
평점 :
나는 소통 전문가 김창옥 강사가 출연하는 MBC ‘일타강사’를 보면서 많은 위로와 격려를 받았다. 김창옥 강사는 ‘공감과 소통’에 대한 강의에서 귀 구조를 예로 들면서 모든 타인의 이해는 자신과의 소통부터 시작되며, 고통은 대부분 불통에서 온다고 말하면서, “사랑의 언어를 듣고 표정을 보는 것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쌓이면 어마어마한 자기의 언어가 되고 외부로부터 나를 보호해준다고 말했다.
이 책은 MBC의 시사교양 프로그램 〈일타강사〉 14명의 강의를 한 권으로 엮은 인문교양서로서 배우고 익히는 사람을 위한 필독서로서 소통 전문가, 역사학자, 배우, 포토저널리스트, 법의학자, 프로파일러, 국어 강사, 어류 칼럼니스트, 마약 전문 변호사, 성교육 멘토, 위기협상가, 마술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신이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삶의 모든 순간에 도움을 주는 인생의 지혜를 담았다. 사랑, 인간관계, 사회문제, 역사, 문화예술, 죽음, 인생의 태도 등 다양한 주제의 명강의는 우리에게 생각을 깨우고 시야를 넓혀준다.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하면 한 사람의 저자가 쓴 것이 아니라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신이 경험한 것을 토대로 알기 쉽고 재미있게 고민거리를 풀어낸다는 점인데, 소통전문가 김창옥 강사는 “인생의 힘든 시간이나 슬럼프를 겪어 내기 위해 우리에게는 위로의 말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서로가 듣고 싶은 말을 쉽게 건넬 수 있게 되어서, 언젠가는 소통 전문가의 자리가 사라지는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렇다. 내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과 풍부한 위로와 격려를 주고받을 수 있다면 굳이 소통을 배울 필요가 없을 것이다. 나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따뜻한 말을 얼마든지 전할 수 있는 세상이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세상이 오기를 소망해 보았다.
국어 강사 김민정의 우리 고전 문학 속에 담긴 사랑 이야기는 나 같은 문학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문학을 다시 보게 하고, 프로파일러 표창원의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 사회의 어두운 그늘, 범죄의 진화 과정과 앞으로 더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법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역사학자 심용환의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와 68년 역사의 K-드라마에 대한 배우 김영옥의 새롭고 재미있는 시선이 돋보인다. 또한 더 나은 삶을 위한 인생철학 수업에 대한 이야기들은 우리가 나아갈 삶의 방향을 찾을 때 많은 힘이 되어준다. 마술사 이은결과 유호진의 ‘삶을 일으키는 마법 같은 질문’이라는 강연과 종교 대통합에 도전하는 성진 스님의 “어떤 종교에서든 절대자가 늘 정답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
법의학자 유성호의 생과 죽음 이야기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좋은 죽음이란 과연 무엇일까? 저자는 “죽음의 대척점에 있는 삶을 치열하게 끌어안은 인생, 자신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삶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좋은 삶’의 끝자락이 곧 ‘좋은 죽음’이 아닐까”라고 했는데. ‘좋은 죽음’이라는 게 과연 있을까? 나에게 죽음은 한없이 두렵고 무서운 존재인데 ‘죽음’과 ‘좋은’이라는 개념을 함께 묶을 수 있는 거였는지부터 생각해 보았다. 나는 살면서 죽음에 대해 전혀 생각을 깊게 하고 살지 않았다. 가벼운 주제도 아니고 좋은 주제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나는 서평을 쓰면서 죽음에 대해 조금이나마 생각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깊이 있는 통찰과 따뜻한 위로, 생생하고 즐거운 이야기를 읽다가 보면 삶에 지쳐 쓰러져있던 나에게 다시 일어나서 삶을 살아갈 힘과 용기가 생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