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질이의 안데스 일기 - 보고 듣고 읽고, 생각하며 쓰다
오주섭 지음 / 소소의책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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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몇 년 전부터 막연하게 은퇴 후의 삶에 대해서 구상을 하기 시작했다. 평생 눈치를 보면서 직장 생활을 했으니, 은퇴 후에는 아내와 함께 여행을 하면서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고 뇌에서 도파민과 세로토닌 같은 좋은 호르몬이 나오는 일이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해외여행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때, <모질이의 안데스 일기>를 읽게 되었다.

 

이 책은 현재 고려대학교 언론학부 전문 교수로 있는 오주섭 박사가 유럽과 미국, 중남미를 돌아다니며 자유인으로서 또박또박 메모해둔 기록을 모은 뒤, 헤아릴 수 없는 밤을 새워 고르고 다듬어 한 권의 책으로 묶은 세 번째로 떠난 남미 여행 에세이이다.

 

저자는 대자연의 신비로움이 살아 꿈틀대고, 한때 찬란한 문명을 꽃피운 안데스를 28일 동안 여행하면서 남미의 맛과 향, 그리고 처참했던 안데스의 역사와 함께 척박한 땅을 일구면서도 삶의 본연을 잃지 않은 사람들의 달곰쌉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저자는 동해의 촛대바위와 해돋이에서 2023315. 인천을 떠나 페루, 볼리비아, 칠레, 파타고니아, 아르헨티나, 이구아수 폭포를 거쳐 돌아오는 여행을 했다. 세 번째로 떠나는 남미 여행이지만, 여행이란 힘들고 고달프다.

 

이 책에서 저자는 코리칸차에 대해 설명한다. ‘코리칸차는 잉카 시대의 태양신을 위한 신전이었다. 유럽 정복자들은 잉카인들의 궁전과 사원을 헐고 그 자리에 성당, 교회 등 종교시설을 지었다. 통치를 위한 기구, 관저 등도 지었다. 대성당의 건축은 1550년에 시작해 100년이 넘게 걸려 완공했다고 한다. 바로크 스타일의 성당 가운데 지붕에는 남미에서 가장 큰 종이 1659년에 설치되었다고. 대성당은 리마 대성당처럼 3개의 본당과 2개의 보조 예배당으로 이뤄졌고, 오른편 이글레시아 델 트리운포 성당은 정복자들이 쿠스코에 정착한 지 3년 만인 1538년 쿠스코 최초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세상을 떠돌다 보면 시간과 공간이 보여주는 차원이 너무나 달라서 놀라게 된다. 게다가 특정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생각과 믿음 그리고 생활 풍습은 당혹감과 더불어 새로운 경험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이런 것들이 여행의 묘미라고 할 수 있다. 유서 깊은 관광 명소를 둘러보거나 낯섦에 따른 호기심을 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읽을거리가 넘쳐나고 가봐야 할 곳이 많아진 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여행 도중에 들려주는 재미있는 일화들이 많이 있어 읽을 때마다 재미가 쏠쏠하다. 또한 오랫동안 동양 고전을 탐독해온 저자의 인문학적 소양이 큰 도움을 준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진정성의 아름다움과 감동을 선물 받은 느낌이었다. 저자는 자신이 맞추필추, 우유니 소금사막, 모레노 빙하, 이구아수의 이야기를 꾸밈이 없이 솔직하게 털어놓음으로서 어느새 나도 그들과 마주 앉아 맛과 향이 진한 달콤 쌉쌀한 이야기를 하는 착각에 빠졌다. 사람을 자연스럽게 끌어당겨 자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하고, 마음을 열게 하는 힘. ‘저자 오주섭이 해봤다면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아니 나도 한 번 해보고 싶어라는 열망을 가지게 하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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