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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와 함께 걷는 청와대, 서촌, 북촌 산책 - 도시 산책자를 위한 역사 인문 공간 이야기
김영욱 지음 / 포르체 / 2024년 11월
평점 :
시간적으로 금전적으로 해외여행을 떠나기는 부담스럽고 자유여행을 하면서 혼자 국내 여행을 하고 싶을 때가 있다. 해외 못지않게 뛰어난 자연경관을 지닌 국내 여행지는 여행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렇다면 혼자 여행하기 좋은 국내 여행지는 어디일까? 집에서 전철을 몇 번 갈아타고 갈 수 있는 곳, 바로 청와대이다. 청와대를 산책할 수 있는 책이 출간되었다. 바로 <건축가와 함께 걷는 청와대, 서촌, 북촌 산책>이라는 책이다.
청와대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접근 불가의 상징이었다. 그런데 83년 만인 2022년 5월 10일 마침내 청와대가 전 국민에게 문이 열리고 수 백 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금단의 땅을 밟았다. 1939년 일제강점기 경복궁 뒤에 자리 잡은 조선총독 관저 때부터 83년 후 이제는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이 되었다. 기대하는 마음과는 달리 대통령이 거주하며 업무를 보던 최고 권력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라는 사실 외에는 알려진 게 거의 없었기에 나 역시 청와대 방문을 했었다.
이 책은 세종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및 서울시 도시계획위원, 대통령 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을 역임하고, 유튜브 채널 〈김영욱의 도시 탐험대〉를 개설하여 건물과 도시 공간을 소개하고 있는 김영욱 박사가 국민 공원으로 바뀐 청와대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서촌·북촌 마을의 공간을 중심으로 한가로운 인문 산책을 담고 있다. 산책을 하면서 무수한 풍경을 눈으로 담고 그 속에 깃든 이야기를 나누는 기쁨을 전달한다.
이 책은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휴식을 취하고 힐링을 하도록 한다. 편안하고 친숙한 동네라도 골목길부터 다시 걸어 보는 추억을 만들어 보도록 한다. “왕이 행차하던 길, 고관대작들이 살던 동네, 양반들이 풍류를 즐기던 계곡, 문인과 화가 들이 창작하던 공간” 등을 구석구석 거닐다보면 진정한 쉼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청와대 터는 과거 경복궁의 정원이었다.”고 하면서 “경복궁 신무문 밖 후원 지역에도 성벽을 둘러, 이 궁장의 흔적을 춘추관에서 북악산으로 가는 길 쪽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청와대 주변 담장은 청와대 담장 기초 부위에 그대로 남은 장대석 등으로 추정해 볼 때 조선 고종 때 쌓은 후원의 궁장 터를 기초로 삼아 만들었다고 한다.
이 책은 대한민국의 역대 대통령들이 살았던 청와대의 주요 건물과 용도, 그리고 역사를 알려주는 것은 물론이고 서촌과 북촌에 옛날에 어떤 사람들이 살았었는지, 그리고 건물양식에 대해 상세하게 알려준다. 전통 목조 구조의 궁궐 건축 양식을 바탕으로 현대적 요소를 가미한 청와대 건물을 정면에서 바라보면 100년 이상을 견딜 수 있다는 견고하고 아름다운 청기와가 눈에 띈다.
이 책을 통해서 청와대의 다양한 공간들을 둘러보며 오늘날의 궁궐이라고 할 수 있는 청와대와 조선 시대의 궁궐에서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을 찾아보면서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역사를 배울 수 있었다. 또한 청와대에 숨어 있는 다양한 전통문화의 흔적들을 살펴보면서 우리 것을 보존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지 생각해 보았다. 청와대 관람을 했을 때 수박 겉핥기식으로 했는데, 이 책을 읽고 청와대 관람을 한다면 더욱 좋은 여행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청와대 관람을 했던 분들과 앞으로 할 분들에게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