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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 두런두런
신평 지음 / 새빛 / 2024년 9월
평점 :
나는 5년 전부터 강원도 평창에 전원주택을 지어놓고 시간이 나는 대로 자주 내려가서 나무를 심고 꽃을 가꾸고 있다 보니 시골살이에 대한 재미를 느끼고 있다. 몸에 좋다는 산나물, 들나물들이 삐쭉 고개를 내미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하다. 그러다 보니 시골살이에 대한 대한 책은 거의 다 읽고 있는데, 이번에 읽은 책은 <시골살이 두런두런>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경북대 로스쿨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공익사단법인 공정세상연구소 이사장으로 재직중이며,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중인 신평 변호사가 30년 전, 경주에 집을 짓고 농사를 지으면서 시와 산문으로 엮은 것이다.
이 책을 읽다가 보면 저자의 시골살이와 농사를 지으면서 사는 삶의 생생한 모습과 내면에 간직해온 사상, 세상을 향한 시선의 방향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별로 시일의 선후에 따라 그대로 배열하여 계절의 변화를 순차적으로 이야기 한다. 특히 오래된 시골살이의 이모저모를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혹은 지금도 여전히 잊지 못하는 그리운 사람에게 속삭이듯이 두런두런 이야기 하고자 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이 나이가 되어서 살아온 날들을 돌이켜보면, 행복의 제1조건은 더 많은 것을 가짐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작고 소박한 것들에 만족하며 너그럽게 사는 것에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사실 행복의 조건은 결코 크거나 많거나 거창한 데 있지 않다. 그것은 지극히 단순하고 소박한 데 있다. 조그마한 일 가지고도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다. 조촐한 삶과 드높은 영혼을 지니고 자기 인생을 살 줄 안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해질 수 있다.
저자는 시골에 살면서 매일 육체적인 노동을 하며, 농사를 지으면서 산다고 하더라도 이 땅에 두 발을 딛고 선, 누구도 뭐랄 수 없는 하나의 독립된 존엄한 개체라고 말한다. 그런 만큼 저자 또한 세상을 향해 열린 호흡을 하며 기꺼이 광대무변한 세계의 한 구성원으로서 자기완성의 길을 끝까지 걸어가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누구나 그렇게 살아가도록 태어났다고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 나 역시 나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소중한 존재이고 어떤 성과를 이루어낼 만한 유능한 사람이라고 믿고 있다.
평생직장에서 은퇴를 하고보니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경계선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는데 이 책을 읽다가보면 많은 위안을 받게 된다. 그래서 지나간 세월보다 앞으로 남은 시간을 더 소중하게 여기며 훌륭한 삶을 향한 가능성을 과소평가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책은 평생 직장생활을 하면서 지친 분들에게는 위로와 치유를, 조용한 시골마을로 귀촌하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용기와 꿈을 준다. 그야말로 시골살이가 두런두런 펼쳐진다. 변호사로서 텃밭을 가꾸며 함께 쓴 책이라고 하니 무척이나 부럽고 참으로 아름답게 느껴진다. 책을 읽는 내내 나 역시 시골에서 ‘텃밭’을 일구어 그곳에 머위, 시금치, 씀바귀, 봄동 등 보약들을 심고 가꾸며 두런두런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