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을 걷는다 - 과거와 현재를 잇는 서울역사산책
유영호 지음 / 창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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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본 만큼 아는 것이 아니라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본래 남촌과 북촌이라는 말은 청계천을 기준으로 일제강점기부터 대중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북촌에는 조선인이 모여살았고, 남촌에는 일본인들이 모여 살면서 경제적, 민족적 경계가 명확해졌고, 이 책에서 말하려는 경복궁의 서쪽마을, 서촌은 엄밀히 '북촌'의 일부이다. 저자 유영호씨는 서촌의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청계천의 상류, '백운동천'을 따라 걸으며 그 시대로 우리를 데려간다.  


<1장 광화문 일대>

백운동천은 창의문 위의 계곡에서 시작하여 경복궁역을 지나 세종문화회관 뒤쪽으로 흘러 청계광장의 소라탑에 다다른다. 그리고 여기서 청계천 지류 중 하나인 '중학천'과 만난다. 복개되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이로인해 세종대로 사거리 일대는 집중호우라도 내리면 병목현상으로 물에 잠긴다고 한다. 

1952년 발표된 광화문 계획광장부지에 포함되어 있던, 지금의 조선일보 사옥과 동아일보 사옥, 경제논리로 인해 행정구역이 수평분할된 광화문 빌딩, 소유권이 수평분할된 프레스센터, 견지동 조계사와 수송동 백송, 성북동 교보단지의 비밀, 평양 만수대극장과 비교당하며 지어진 세종문화회관, 주시경 집터에 지어진 용비어천가 빌딩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온다. 


<2장 역사와 문화의 보물창고 서촌>

경복궁에서 왕이 행차하여 사직으로 들어가는 길이 지금의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이 있는 길이 아님을 알 수 있고, 서울지방경찰청 터의 슬픈 역사도 알 수 있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체부동의 '금천교'는 도로확장공사로 사라졌고, 추사 김정희가 자란 월성위궁 터에 있던 600년 된 백송은 1990년 태풍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이 터들은 외세에 의해 '동양척식회사'가 설립되는 등 변질되기도 한다. 삼청장을 통해 친일의 역사도 살펴보고, 콘크리트 대문인 영추문의 식민지 침탈의 역사도 알 수 있다. 

생명파 동인지 「시인부락」을 탄생시킨 보안여관, 남과 북, 중국으로 흩어진 독립운동가 김가진 가문, 천재시인 이상, 이상의 절친 구본웅과 주변인물들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3장 수많은 예술가들의 둥지 서촌>

친일파 시인 노천명, 엄귀비의 지원속에 탄생한 '진명여고', '숙명여고', '양정고교', 수묵화의 거장 이상범, 참여연대 건물, 김광규 시인, 일본인의 생활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통인시장'에 대해 알 수 있다. 


<4장 도심의 살아 있는 박물관 서촌>

서촌 비밀의 정원이라 불리웠던 '종로구립 박노수미술관', 윤동주의 흔적,  윤동주의 동창생 문익환과 정일권, 겸재 정선의 '수성동 계곡', 단경왕후의 치마바위, 서양화가 이중섭이 마지막으로 살았던 집, 친일파 윤덕영의 '벽수산장', 수많은 궁궐의 여인들이 거쳐간 자수궁, 사회주의 독립운동가 이여성, 이여성의 동생 화가 이쾌대의 '군상Ⅳ', 앨리스 현, 매국 3관왕 이완용의 집, 낙랑구락부 멤버 김수임, 옥인동 대공분실, 박정희를 저격한 김재규의 집의 역사를 둘러본다. 


<5장 우리가 몰랐던 서촌>

이광수의 집, 신익희 가옥, 왕을 낳은 후궁들의 사당 '육상궁', 사도세자 어머니의 사당 '선희궁', 이회영, 김신조 일당의 청와대 습격사건 1·21사태, 인조반정의 역사 '창의문'에 대해 이야기한다. 


지도를 보며 그리 넓지 않은 지역이라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경복궁 옆이라는 위치 때문에 너무나도 많은 역사가 있었고, 정말 많은 역사적 인물이 거쳐간 장소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광화문 계획광장과 언론권력의 한판 승부" 부분이었다. 1952년 3월 발표된 도시계획에서 세종대로 사거리는 계획광장 가운데 하나였으며, 반지름 150미터의 원형 계획광장 부지로 예정되었다. 서울시는 신규 건축허가를 전혀 내주지 않고 가건물만 허용하고 있었으나 서울 한복판의 토지소유자들이 강력히 반발했다. 박정희 군사정권이 들어서면서 정부와 기업의 이해관계가 공통분모를 찾으면서 대폭 축소 결정되었지만, 여전히 동아일보 사옥은 계획광장에 포함되어 있었다. 

서울시는 대통령의 결제를 받아 여의도 땅을 동아일보사에 3,689평을 2억원도 안되는 가격에 매각하고 사옥을 이전하기로 약속을 받았으나, 동아일보는 이를 어겼다. 동아일보는 1999년 광화문에 신사옥을 완공하고, 여의도에는 별관을 건설하여 2003년 포스코에 1,370억 원을 받고 매각해 버린다. 결국 동아일보사는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 일반시민들만 권익 침해를 받았다. 

세종대로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조선일보사로 인해 계획대로 도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갑자기 2개 차선이 사라지게 되어 교통혼잡 비용이 크게 늘어났다.

역사속 박정희정권은 언제나 우리에게 무소불위의 권력자였으나 이들 언론사에는 휘둘리는 모습이 어이가 없었고, 이 언론사들의 권력이 그 때부터 현재까지 이어온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 또한 "포도청이 있던 자리에 언론사가 들어서서인지, 마치 옛 포도청의 권력을 언론사가 대신 행사하는 듯한 느낌이 없지 않다." (22쪽)고 표현한다. 


다음으로 인상 깊었던 내용은 친일파에 대한 것들이었다.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밝히고 있지만 그 중 숨겨진 친일파들의 행적과 그 후손들이 누리는 이익은 울분을 터트리게 만들었다. 특히 삼청장과 관련한 역사를 읽을 때는 부와 권력을 가진 자들이 숨기려고 하였으나 아직도 일부 진실이 전해지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했고, 저자는 그 사실을 담담히 서술하고 있다.


"민영휘의 아버지 민두호는 명성황후의 친척오빠인데, '민 쇠갈고리'로 불릴만큼 소문난 탐관오리였다. 그런 아버지 밑에서 자라난 민영휘는 조선 말기와 일제강점기 때 조선 최고의 부자가 되었고, 그 후손들은 지금도 수많은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삼청장은 그 가운데 소소한 일부일 뿐이다." 77쪽 


민영휘는 삼청장을 막내아들 민규식에게 물려주고, 2007년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는 민영휘 후손 명의의 재산을 국고로 환수했다고 한다. 2009년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이를 공매했고, 결국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에게 낙찰되기에 이른다. 


"2011년 정부는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 소유의 삼청장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통의동 및 청운동 땅과 맞교환했다 삼청장의 경우 2009년 공매 당시 감정가 약 78억 6천만원이던 것을 홍 회장이 40억 1천만 원에 낙찰받은 것이고, 대체부지로 넘겨준 통의동과 청운동 땅의 감정가는 97억 원이었다. 시세는 그보다 차이가 더 컸다. 특히 통의동 땅은 경복궁역 바로 옆이라 훨씬 높게 거래되었다. 결과적으로 홍석현 회장은 2년 만에 53억여 원의 시세 차익을 본 셈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와 이면거래가 있었을 거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 76쪽


홍석현의 부친 홍진기는 일제강점기에 판사를 지낸 친일파이고, 죽산 조봉암의 사형명령에 서명했고, 4.19시위자들에게 발포명령을 내리기도 했다고 한다. 그는 2009년 발간된 '친일파인명사전'에 올라 있다. 삼청장 하나에도 이렇게 질긴 친일의 역사를 옅볼 수 있는 우리 역사가 안타깝다.


손기정 선수의 귀국 일화는 더욱 슬프게 만들었는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였던 손기정 선수의 귀국 모습을 살펴보자. 마치 경찰에 체포되어 끌려가는 듯 하지 않는가." (120쪽)라고 표현한 사진에서 손기정 선수는 없고 범죄자만 보였다. 그렇게 손기정 선수는 환영받지도 못했고, 총독부는 그를 몰래 귀국시켜 그 날로부터 늘 감시해왔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독도 폭격사건과 독도 영유권"은 충격으로 몰아 넣었는데, 그럴지도 모른다고 짐작하던 것과 이렇게 공식적으로 책을 통해 보는 것은 너무나도 달랐다. 

"미 국무부의 대일강화조약 작성시 1~5차까지의 초안에는 독도가 한국령으로 기술되어 있었다. 그런데 일본의 로비를 받은 미국이 독도를 일본 영토에 포함시키려 했다. 하지만 뉴질랜드와 영국이 반대하자, 일본과 한국 어디에도 포함시키지 않은 채 독도를 아예 빼버렸다. 여기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독도는 일본령이라며 미국이 일본을 지지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독도에 대해 한국령이라고 말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 " 177쪽


이러한 글들을 통해 처음에는 가볍게 서울의 풍경을 즐기며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독서는 전혀 생각도 못한 곳으로 흘러갔고,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이야기가 서촌의 곳곳에 숨겨져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서울의 궁궐만 보러 갈 것이 아니라 서촌의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서촌을 걷는다>라는 이야기 보따리를 들고 서촌 나들이를 간다면 건물하나에도 많은 흥미로운 이야기를 주고 받게 될 것이고, 사라진 하천과 다리, 건물들을 아이들과 상상해 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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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
존 그린 지음, 노진선 옮김 / 북폴리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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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의 작가 존 그린은 여러 권위있는 상을 수상하였을 뿐만 아니라, 타임지 선정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뽑힌 베스트셀러 작가다. 솔직히 말해 그 사실이 나에게 이 책을 읽게 만들었지만 책의 초반을 읽는 내내 책 속의 여러 실마리들을 사소하게 여기며,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를 걱정할 정도로 집중하지 못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책 속에 빠져들었고 책의 후반부에 들어 있는 많은 인생의 가치를 찾아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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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애나폴리스 북쪽의 화이트리버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에이자 홈스는 학교 점심시간에 마이클, 데이지와 함께 점심을 먹으며 수다를 떨지만 속이 좋지 않다. 장내 미생물총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차 있기 때문이다. 
바로 앞 마이클은 새로운 예술 프로젝트로 100명의 마이클 얼굴을 합성한 평균 얼굴을 만들어 새로운 101번째 마이클을 만들어 보겠다고 한다. 데이지는 차라리 유죄 선고를 받고 수감되었다가 나중에 무죄로 석방된 수감자들의 얼굴을 합성해보라 조언한다. 
방과후 데이지와 함께 16년된 헤럴드(도요타 코롤라)를 타고 가다가 라디오에서 러셀 피킷의 행방을 제보하면 10만 달러의 현상금을 준다는 뉴스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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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자는 초등학교 5~6학년때 러셀 피킷의 아들 데이비스와 함께 '슬픔 캠프'를 다닌 적이 있다. 그리고 데이비스와 동생이 강가 숲에 야간 투시 기능이 있는 동작 감지 카메라를 설치해 놓았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10만달러를 갖고 싶은 데이지는 에이자에게 함께 카메라를 확인하러 가자고 한다. 카누를 타고 화이트 강을 내려가 카메라를 확인하지만, 골프 카트를 타고 오는 경비원 라일을 만나게 되고, 둘은 카누에 구멍이 뚫렸다고 둘러댄다. 
결국 경비원 라일은 그들을 데이비스에게 데려가고, 그곳에서 피킷씨의 모든 재산을 물려받을 '투아'라는 투아타라 도마뱀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온다. 며칠 뒤 데이지와 마이클, 에이자와 데이비스는 더블데이트를 하게 되고, 데이비스는 에이자에게 10만달러를 주며 에이자의 진심을 궁금해 한다. 하지만 에이자는 돈에 대한 관심보다는 데이비스와 노아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노아에게서 피킷씨의 메모를 듣게 된다. 

"몰디브 코소보 캄보디아
우리 일을 절대 이방인에게 말하지 마라
다리 한쪽이라도 남기지 않는 한
조깅하는 사람의 입" (1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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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데이비스와 만나며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에이자는 항상 자신이 균에 감염될까봐 두려워하는 10대 소녀이다. 어느날 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져 돌아가신 후로 그녀는 줄곧 이런 증세에 시달리고 있다. 그녀의 아버지는 그날 바로 죽은 것이 아니라 에이자의 안에서 몇 년에 걸쳐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 것이었다. 이런 정신적 문제로 인해 에이자는 닥터 싱을 만나 상담을 하지만 언제나 그대로이고 오히려 약이 자신을 자신이 아닌 다른 것으로 만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복용하지 못하고, 상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듯 하다. 
나선형은 언제나 조여든다고 생각하며 끝이 없는 생각에 빠져들고 그 생각으로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녀 곁에는 절친 데이지와 그녀를 걱정해 주는 엄마가 함께 있었다. 

"괜찮아. 어차피 사람은 타인을 이해할 수 없어. 진정으로 이해하기란 불가능해, 다들 자기 안에만 갇혀 있으니까 … 내 안을 들여다보면 진짜 '나'가 없어. 그저 생각과 행동과 환경만 한 다발 있을 뿐이지. " (2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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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나 타인에게 이해받고 인정받으려 노력한다. 하지만 그 노력이 언제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덕분에 이해받지 못한다는 슬픔이 우리를 지배하고, 감정을 주체하기 힘들어 지고, 자신을 혐오하는 시각을 가지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주인공 에이자는 어차피 사람은 타인을 이해할 수 없다고 괜찮다고 위로한다. 그녀는 스스로도 주체하지 못하는 불안 증세를 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책 속 중간중간 작가 대신 우리에게 이런 인생의 가치를 전하고 있다. 

처음부터 중반까지 에이자의 반복되는 생각으로 그리 진도가 나가지 않는 듯 했지만, 불안 장애를 겪는 에이자의 일상에도 10대의 평범한듯 평범하지 않은 일상은 계속되어 갔고, 어느날 데이지와 헤럴드안에서 말다툼을 하다 교통사고를 당한다. 그 때부터 정말 쉬지 않고 읽어 내려간 책은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너무 마음에 드는 구절을 만나게 되었다. 

"네가 첫사랑을 기억하는 이유는 네가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음을, 이 세상에서는 오로지 사랑만이 가치 있음을, 사랑을 통해 그리고 사랑 때문에 네가 비로소 온전한 사람이 되었음을 첫사랑이 보여 주고 증명했기 때문이지." (311쪽)

결국 사랑으로 에이자는 점차 치료받게 되고, 이 글을 읽는 우리도 그렇게 치유받으며 살고 있는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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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설레는 마음
이정현 지음, 살구 그림 / 시드앤피드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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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설레는 마음>은 이정현씨가 2년만에 발표한 에세이입니다.

첫번째 책인 <달을 닮은 너에게>를 출간한 뒤로, 한권의 일러스트북과 네권의 수필집을 공동저작으로 출간하였으니 
온전한 그의 책은 이번이 두번째입니다.
계절의 변화, 추억, 사소한 일상, 사랑, 사람에 대한 그만의 아름다운 글은 쉼없이 눈길을 머물게 하고,
마음에 기억하고 싶은 표현이 너무 많아 기억하지 못할까봐 걱정하게 만드는 아름다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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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나무가 많은 곳에서 태어나 해마다 분홍을 찾으러 다닌다는 저자 소개를 보고 있노라면 여성의 감성일 것이라는 착각이 일기도 하지만, 매일밤 인스타 라이브 방송을 통해 꾸준히 독자들과 소통하는 그는 곱슬머리 때문에 '오밤'이라는 별명을 가진 군필남성입니다.
'소재는 소소하되 나만의 감성이 묻어나게 표현하기'를 모토로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살구의 그림으로 그의 감성적인 글이 더욱 빛을 발하는 에세이 <함부로 설레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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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에 설레다
추억에 설레다
사랑에 설레다 
사람에 설레다

이정현씨는 첫 책을 출간한 후 동료 작가들과 함께 작업할 수필집을 쓰기 위해 대구를 떠나 서울로 독립합니다. 가족들과 함께 생활할 때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다는 그는 서울로 독립한 후 오히려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 혼자이고 싶어하면서도 다시 사람들을 찾았다고 고백합니다. 그러다 따분한 일상에 커피를 배우고 싶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그런 일상속에서도 그는 판자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며, "나에게도 이렇게 잊을 만하면 툭, 툭, 하고 내 앞에 떠렁져 나를 멈추게 하는 게 있는데, 그게 사랑이었는지, 상처였는지 그것도 아니면 당신이었는지는 모르겠다."라고 표현합니다. 

저녁 노을 하나를 보면서도 "사람들은 노을을 따라 걷는 것을 좋아하지만 나는 오늘을 담아내는 세상이 노을만큼이나 좋습니다. (중략) 가장 먼저 간판 불어 켜집니다. 다음으로 자동차의 라이트가 들어옵니다. 가로등은 항상 마지막에 켜집니다. 마음 급한 순서인가 봅니다.(중략) 밤은 기어코 오겠지만 나는 내가 가진 빛으로 그 밤을 견뎌볼 작정입니다. 노을만 좇기에는 삶에 아름다운 것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라고 많은 것들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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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계절이 지나는 일상을 말하던 작가는 가족과 사랑과 어린 시절을 추억합니다.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싶다면, 굳은 채로 서 있지만 말고, 기대고 싶은 곳에 가 먼저 안아주라고 하고, 여닫이문을 당기며, 자신의 당김이 곁에 있는 사람에게도 물러서게 만들 수 있다며 사랑을 위해서는 문을 밀 줄도 알아야 한다고 합니다.
당신이 지나간 잔상들까지도 사랑이라며 주말에는 불꽃놀이를 하러 바다에 가자며 그의 사랑에 대한 생각을 독자에게 전합니다.

싸구려 커피도 원두커피 만큼이나 좋아한다는 작가는 그 이유가 사랑하는 이에게 함께할 시간을 내어달라 할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그래서인지 저녁식사를 하고 나올 때 출구의 커피 자판기에 커피 한잔 사겠다는 핑계를 댈 수 없어 난감하다는 그는 장미가 피는 계절이면 사랑이 하고 싶다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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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빈센트 반 고흐의 여러 초상화를 보며 그는 사랑을 하고 싶어서, 자신을 사랑하려 안간힘을 썼을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자신도 자신이 가진 단어들을 어루만지며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고 소망합니다. 

"물고기들은 수심에 따라 달라지는 염분의 밀도가 압력에 제 몸의 비중을 조절해가며 떠오르거나 가라앉아야 살아갈 수 있다. 떠올라 숨을 틔워야 가라앉아 살 수 있고, 가라앉아 배를 채워야 떠올라 숨을 틔울 수도 있다." 44쪽
서로의 부재가 서로를 불안하고 힘들게 한다면, 우리의 마음 속에 작은 물고리를 한마리씩 키우자고 하며, 떨어져 지내는 연인들에게 힘을 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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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살았다는 이정현 작가는 자신의 집에서 시내로 가려면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를 타러가는 길이면 지나치는 마트에는 "좋은 하루 보내세요." 그 옆에는 "걱정마, 다 잘될 거야."라고 현수막이 걸려있었지요. 자신이 어떤 걱정을 하며 살고 있는지도 모르고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면서 다 잘될 거라니 심술을 부리리기도 하지만 그런 말들이 자신을 살게 할 때도 있다고, 근거없는 위로나 응원의 말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다가올 안 좋은 일을 걱정하기보다 좋은 일에 두근거리며 살아가자고 합니다.
그리고 뒤늦게 자전거를 배워 유럽횡단을 하신 어머니와 한글을 배워 성경책을 읽으시던 할머니를 기억하며 앞으로도 많은 것들을 배워나갈 자신을 상상해 보기도 하고, 말을 잃었던 자신의 15세를 떠올리고, 정신과 7급 판정을 받은 동생에게 미안함도 느낍니다.

사람에 설레다는 주제로
"그들도 아마 이 책을 읽겠지. 나는 다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내게 살아갈 이유를 보태줘서. 글을 쓰며 살아가는 것이 행복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알려줘서. 삶이 아프지만은 않다고, 글 쓸 수 있는 것이 다행이라 여기게 해줘서. 문득 세상에 내던져져 나와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찾는 일. 이것 또한 삶을 살아가는 큰 즐거움이지 않을까." (249쪽)
라는 말을 하며, 독자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며,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닮은 사람을 찾는 일이 살아가는 즐거움일 수 있다고도 말합니다.
"내가 나를 이해하고 사랑하려 할 때, 사는 게 아름다워지기 시작한다. 힘들어만 하며 살아가기에는 세상에 아름다운 것이 너무나도 많다."(269쪽)며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릴때 자기 스스로를 떠올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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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의 두번째 책은 
"너는 아직 삶에 노련하지 못해
몇 번은 길을 잃고 헤맬 수 있다.

외로움을 다루는 법을 몰라서
날마다 홀로 무너질 수도 있다.

또 눈가에는 눈물이 많아서
찍고 간 마침표에 오래 서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구태여 숨기려 하지는 마라.
네가 살아가는 방식을 사랑해도 된다.

모자랄 것 없는 너는 그런 사람인 것뿐이다.
너를 부끄러워하지 마라." 284~285쪽
는 글로 우리에게 위로를 안겨주며 끝을 냅니다.

기억하고 싶은 예쁜 표현이 너무 많아서 책갈피를 끼우다 결국 너무 많아서 중간즈음 부터는 포기하게 만드는 에세이였습니다.
글만 예쁜 것이 아니라 그림까지도 예뻐서 한동안 책꽂이에 넣지 못하고 책상위에서 맴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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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나눠야 할 인생의 대화 - 기본에 충실하고 흔들림 없는 삶을 만드는 대화법
팀 혹스 지음, 곽성혜 옮김 / 글담출판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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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나눠야 할 인생의 대화>의 저자 팀혹스는 오스트레일리아의 교육자, 작가, 사회 평론가이자 35년간 교사로 지낸 교장선생님으로 아들을 키우는 아버지이기도 합니다. 팀혹스는 아버지로서 자신이 겪은 실패에서 얻은 뼈아픈 교훈과 교사로서 목격한 훌륭한 육아방식과 감동적인 대화를 고대의 지혜와 현대 사상과 함께 묶어 이 책에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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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아들과의 대화가 왜 사라졌을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그 이유로 세대차이, 가정내까지 퍼진 독립적인 생활 방식에서 찾습니다. 충분한 멘토링 없이 성인이 되는 아들이 우리 사회에 너무나 많고, 하찮은 일에 중독되고 즐거움만 좇다가 자신을 돌보는 법도 배우지 못한 채 사회로 나가고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아들과 나눠야 할 열가지 인생의 가치>
1.사랑-사랑을 주고받는 능력
2.정체성-자기를 아는 능력
3.가치-적합한 도덕적 기준을 선택하는 능력
4.리더십-책임을 받아들이는 능력
5.성취-가치 있는 목표를 성취하는 능력
6.건강-건강을 유지하는 능력
7.함께 살기-공동체에서 살아가는 능력
8.돈-금융 문제를 관리하는 능력
9.성-육체관계와 성을 다루는 능력
10.극복-회복 탄력성을 키우는 능력
팀혹스는 학교에서 제공하는 교육이 아이들에게 충분하지 않음을 깨달았다며, 아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알아야 할 사항으로 위의 10가지 주제를 제시합니다.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으로 남자아이들은 대화가 익숙치 않으며, 부모가 자식을 위해 저녁식사를 차리듯, 아들의 대화능력을 키워야한다고 말합니다. 사회는 대화를 잘하는 사람에게 호의적이고, 대화는 학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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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심리학자 에릭슨의 발달의 8단계를 소개하며, 그중에서도 특히 사춘기 이전 9~11세, 사춘기 초기 12~14세, 사춘기 후기 15~18세의 시기를 주목하여 신체적, 지적, 사회적, 정서적, 영적, 도덕적 발달단계의 특징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또다시 반항적 아이, 탐구심이 많은 아이, 순종적인 아이, 우등생인 아이의 대화 특성을 알려주고, 가벼운 대화가 무거운 대화를 하기 위한 토대라는 것을 강조합니다. 효과적인 대화를 가로막는 장애물과 의사소통의 5단계, 때때로 효과가 큰 말 없는 대화, 아들과 효과적으로 대화하는 간단명료, 유머, 활동, 강화, 전자 미디어의 5가지를 소개하며 본격적으로 책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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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주고받는 능력>
아들은 자신이 사랑받고 있음을 느껴야 합니다. 매슬로의 욕구 단계를 들어, 아들에게 좋은 집과 음식을 제공했다고 의무를 다한 것이 아니라, 아들의 정신적 성장에 필요한 도움까지 제공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부모는 아들에게 말, 행동, 곁에 있어 주기, 부양하기의 방법으로 아들에게 사랑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자기를 아는 능력>
아들이 바람직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무엇을 추구하며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그 가능성과 한계를 깨달아야 합니다. '나'를 정리하는 이력서 쓰기를 통해 아들의 강점과 약점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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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합한 도덕적 기준을 선택하는 능력>
아들에게 가치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은 어렵고도 위험하며, 자칫 부모와의 관계를 멀어지게 만들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그래서 직접 말을 하지 않고 가르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합니다. 선하게, 올바르게, 유익하게, 적절하게 행동하라고 일깨워야 합니다.
<책임을 받아들이는 능력>
어떤 이들은 리더쉽이 학습될 수 없는 타고난 것이라고 하지만, 저자는 리더쉽이 어느 정도 학습될 수 있으며, 적절한 훈련을 거친다면 모든 아들에게 발현될 수 있다고 용기를 줍니다. 안 되는 것은 안된다고 말하는 리더십, 낡은 리더십 말고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새로운 리더십을 갖추어야 하며, 자유와 책임에 대해 일깨워줘야 한다고 말합니다. 
<가치있는 목표를 성취하는 능력>
대부분의 아들은 성공하고 싶어합니다. 부모보다 나아야 한다는 기대는 아들에게 부담을 주고, 두려움과 우울증을 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명확하게 목표를 수립하도록 돕고, 때로운 아들의 학습에 관여하며, 올바르게 뇌를 관리하도록 하여 꿈을 이루는데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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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유지하는 능력>
현재의 생활 습관이 미래의 건강을 결정합니다. 뇌에 영양을 공급하는 10가지 비법을 알려주고, 성공을 위한 수면방법, 행복감을 높이는 습관으로 운동에 대해 알아보고, 음주와 흡연에 대한 조언을 하며, 건강을 해치는 고위험 행동을 하려는 아들의 본능을 억제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줍니다. 
<공동체에서 살아가는 능력>
공감력은 모든 관계의 바탕이 되며, 공동체에서 살아가기 위한 기술인 배려심, 무리에 섞여서 친구를 선택하는 법에 대해 알려줍니다. 아들의 사이버 정체성에 대해 알아보고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을 알아봅니다. 
<금융 문제를 관리하는 능력>
10대 아들의 소비에 대한 특징을 알아보고 부모가 아들에게 할 수 있는 돈에 대한 충고를 알려줍니다. 신용사기와 갈취, 부를 창출하는 법칙 외에도 세금, 부동산 담보대출, 유언장, 예산, 은행 계좌, 신용카드, 주식, 보험, 연금, 저축 등의 항목에 대해 어떻게 알려주어야 할지 말합니다. 

<육체관계와 성을 다루는 능력>
성행위와 성폭력에 대해 정의해 보고, 심리적 친밀감이 없는 성관계의 위험성을 알려줍니다. 언제 성생활을 시작하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문제는 아이 스스로 결정할 문제이지만, 이 행동이 불러오는 현실적 문제에 관해 분명히 자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준비가 되었는지 확인하는 7가지 질문을 제시하고, 호감, 욕정, 사랑의 차이점에 대해 알려줍니다. 그리고 인생에는 한번이상의 사랑이 오기 때문에 인생의 파트너를 매혹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말해주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이혼, 자위, 포르노 등 성에 관한 대화는 나이에 걸맞은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회복 탄력성을 키우는 능력>
아들에게 나쁜 일이 일어난다는 것, 부당한 일도 널렸고, 실망할 일도 생긴다는 것을 알리고,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지에 대해 대화해야 합니다. 누구나 실패의 경험을 하기 마련이므로 대응기술을 가르쳐야 합니다. 학교폭력, 사이버 폭력, 섹스팅, 죽음 등 폭력이 다양함을 알아야 하고, '힐러리 스텝'은 드물지 않게 등장하므로 난관을 극복할 준비를 시켜야 합니다. 따라서 낙관주의는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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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않아도 대화할 수 있다는 에필로그로 끝을 맺는 이 책은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 아들이 배워야 할 10가지 주제를 아주 상세히 이론적 근거와 실용적 방법을 들어가며 설명하고 있습니다. 매 주제마다 수십페이지를 할애하여 작은 항목마다 자신의 경험과 이론을 말하고 있어서 300페이지가 넘는 긴 글임에도 불구하고 쉬지 않고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아들을 키우는 엄마이기에 관심을 가졌던 책이었으나 특정 항목을 딸들의 특성에 맞춰 변경해 본다면 딸들에게도 필요한 인생의 대화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굳이 '딸과 나눠야 할 인생의 대화'가 아니라 '아들과 나눠야 할 인생의 대화'가 책으로 나온 이유는 그 만큼 아들을 키우는 것이 부모에게는 더욱 험난한 일임을 사회가 이미 알고 있다는 뜻이리라 생각됩니다. 
흔히 아들은 사춘기이든 아니든 대화가 힘든 존재로 부모에게 비춰집니다. 하지만 말로만 하는 대화가 아니라 행동으로 하는 대화를 통해 충분히 아들에게 삶의 중요한 요소들을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뜻깊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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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만 있는 가족이 무슨 가족이라고!
뚜루 지음 / 나무발전소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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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볼 수 있는 만화책이면서도 가족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 <애정만 있는 가족이 무슨 가족이라고!>입니다. 
이 책의 작가 뚜루는 직업이 북카투니스트입니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직업이라 인터넷을 찾아봤습니다. 
북카투니스트는 작가 뚜루가 만들어낸 새로운 직업입니다. 책의 세상에 푹 빠져 지내던 그녀가 부족한 글로 서평을 쓰기보다 
그림으로 서평을 그리기 시작했고, 예스24 블로그 축제에서 네티즌 대상을 받으면서 국내 최초 북카투니스트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유튜브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이 나왔을 때도 충격이었는데, 이 책을 통해 북카투니스트라는 놀라운 직업의 세계도 알게 되네요. 

뚜루, 그녀에 대해 알려진 것은 부산에 살고있는 1976년생 미혼 여성이라는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 주변의 누군가일지도 모른다는 즐거운 상상을 하게 만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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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전화로 컴퓨터를 설명하기를 30분만에 해결하는 평범한 딸이 나옵니다. 
그리고 "이번 생에서 효도는 글렀어"라는 딸은 그래도 착한 딸인 것 같네요.

part 1이번생에서 효도는 글렀어.
part 2 존중해 주세요.
part 3 사소하지 않습니다.
part 4 계속합니다, 가족

  목차에서 벌써, 가부장적인 아버지여서 힘들지만 서로를 존중해서, 
가부장적 사고를 극복하는 노력을 해보고 잘 안되더라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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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만 있는 가족이 무슨 가족이라고!>  
이 책에는 그녀 가족의 이야기이면서 우리들 가족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평생을 취미생활 따위는 모르고 가족을 위해 일만하며 살아온 아버지가 있습니다.  
아버지는 가족에 둘러싸이길 바라지만 그렇다고 가족들 어느 누구와도 다정하게 어울리지 못합니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쉽게 꺼낼 수 없는 대상이며, 젊은 시절부터 가족을 책임져야 했던 그런 삶으로 인해
 '나'는 없고 '내 가족'만 남은 아버지. 그런 아버지도 해맑게 웃던 젊은 시절이 있었지만, 
인생의 굴곡만큼 이제는 손에 굳은 살이 깊고 굵게 박힌 것이지요. 
  그런 남편과 자식을 뒷바라지 하며 살아온 어머니가 있습니다.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살림을 하며 집안의 제사를 책임져야만 하는 어머니. 
사회적으로 여성이 경제활동을 하기 힘들었던 시절, 누구나처럼 남편의 그늘 아래로 들어와 60년 넘게 '아내'라는 직업에 
완벽히 적응한 어머니에게는 '가사노동'이 당연합니다.
  그런 부모 아래에 있던 두 딸과 아들은 머리가 굵어져서 결혼과 독립의 형태로 집을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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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는 딸은 왜 심야 영화를 마음 놓고 볼 자유를 결혼을 통해 남편으로부터 얻어야 하느냐고 질문하고, 
가족이라고 반드시 같이 살 필요없이 떨어지면 더 잘, 더 깊이 볼 수도 있다며 딸에게 독립을 달라고 외칩니다. 
은퇴 후 집에 있으면서도 아내의 밥상만을 바라는 아버지에게 하루 세끼 중 한끼는 손수 차려먹기를 바랍니다.
 '동남아'와 '개저씨'라는 말이 존재하는 세상에 대해 생각해 보고, 그런 가부장적 세상에 길들여져 온 어머니를 돌아봅니다. 
가부장적 사회에서 부부일심동체는 좋은 말로 여겨지지만, 
오히려 그 이면에 일방적인 한쪽의 희생으로만 가능한 말이 아닐까 질문을 던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페미니스트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그녀는 페미니즘이란 남성혐오가 아니라 성차별에 반대하는 것이라 합니다. 
  여자끼리니까 더 무감각한 성차별에 분노하고, 
"여자를 억누르는 쾌감보다 여자와 손잡는 즐거움에 눈뜨라"는 박완서 작가의 말을 인용하며 
"손잡는 즐거움" 그 동등함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본능적 모성과 강제적 희생을 여자들에게 강요하지 말 것을 주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와의 어릴 적 따스했던 추억을 이야기하고, 아버지의 어머니에 대한 애정을 떠올리지만, 
그래도 드라마처럼 화해할 수는 없다는 그녀는 가부장을 꼭 이기고 지는 관계처럼 극복해야 하는 관계가 아닐지도 모른다며, 
서로 존중하고 인정하는 관계라면 좋을지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그러했듯, 
자신도 꼼짝않고 버티던 존재였을 지도 모른다고 말입니다. 아버지가 걷던 길을 자신도 걷고 있는 것은 아닌가 자문하며, 
그만두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지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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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작가의 그림과 글을 보면서 지극히도 가부장적인 가정은 일찍부터 페미니즘에 눈뜨게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린시절 월남전에 참전하여 미군들과 생활하다가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돌아온 아버지는 미국 문화에 물들었고, 
또한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인생이기에 취미생활과 일을 적당히 섞어서 하며 사셨고, 
가족들의 일상에서 민주적인 의사결정 방법을 사용해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극히도 가부장적인 시댁을 경험하고서야 
이 책의 저자처럼 페미니스트가 되어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십여년의 고민과 행동에도 어느 것 하나 변하지 않는 것 같은 현실은
 사실 변하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애정만 있는 가족이 무슨 가족이라고!>의 저자 뚜루처럼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점차 늘어가다보면 
다음 세대는 지금과는 다른 사회가 만들어져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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