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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
존 그린 지음, 노진선 옮김 / 북폴리오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의 작가 존 그린은 여러 권위있는 상을 수상하였을 뿐만 아니라, 타임지 선정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뽑힌 베스트셀러 작가다. 솔직히 말해 그 사실이 나에게 이 책을 읽게 만들었지만 책의 초반을 읽는 내내 책 속의 여러 실마리들을 사소하게 여기며,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를 걱정할 정도로 집중하지 못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책 속에 빠져들었고 책의 후반부에 들어 있는 많은 인생의 가치를 찾아낼 수 있었다.
인디애나폴리스 북쪽의 화이트리버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에이자 홈스는 학교 점심시간에 마이클, 데이지와 함께 점심을 먹으며 수다를 떨지만 속이 좋지 않다. 장내 미생물총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차 있기 때문이다.
바로 앞 마이클은 새로운 예술 프로젝트로 100명의 마이클 얼굴을 합성한 평균 얼굴을 만들어 새로운 101번째 마이클을 만들어 보겠다고 한다. 데이지는 차라리 유죄 선고를 받고 수감되었다가 나중에 무죄로 석방된 수감자들의 얼굴을 합성해보라 조언한다.
방과후 데이지와 함께 16년된 헤럴드(도요타 코롤라)를 타고 가다가 라디오에서 러셀 피킷의 행방을 제보하면 10만 달러의 현상금을 준다는 뉴스를 듣는다.
에이자는 초등학교 5~6학년때 러셀 피킷의 아들 데이비스와 함께 '슬픔 캠프'를 다닌 적이 있다. 그리고 데이비스와 동생이 강가 숲에 야간 투시 기능이 있는 동작 감지 카메라를 설치해 놓았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10만달러를 갖고 싶은 데이지는 에이자에게 함께 카메라를 확인하러 가자고 한다. 카누를 타고 화이트 강을 내려가 카메라를 확인하지만, 골프 카트를 타고 오는 경비원 라일을 만나게 되고, 둘은 카누에 구멍이 뚫렸다고 둘러댄다.
결국 경비원 라일은 그들을 데이비스에게 데려가고, 그곳에서 피킷씨의 모든 재산을 물려받을 '투아'라는 투아타라 도마뱀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온다. 며칠 뒤 데이지와 마이클, 에이자와 데이비스는 더블데이트를 하게 되고, 데이비스는 에이자에게 10만달러를 주며 에이자의 진심을 궁금해 한다. 하지만 에이자는 돈에 대한 관심보다는 데이비스와 노아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노아에게서 피킷씨의 메모를 듣게 된다.
"몰디브 코소보 캄보디아
우리 일을 절대 이방인에게 말하지 마라
다리 한쪽이라도 남기지 않는 한
조깅하는 사람의 입" (130쪽)
이렇듯 데이비스와 만나며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에이자는 항상 자신이 균에 감염될까봐 두려워하는 10대 소녀이다. 어느날 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져 돌아가신 후로 그녀는 줄곧 이런 증세에 시달리고 있다. 그녀의 아버지는 그날 바로 죽은 것이 아니라 에이자의 안에서 몇 년에 걸쳐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 것이었다. 이런 정신적 문제로 인해 에이자는 닥터 싱을 만나 상담을 하지만 언제나 그대로이고 오히려 약이 자신을 자신이 아닌 다른 것으로 만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복용하지 못하고, 상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듯 하다.
나선형은 언제나 조여든다고 생각하며 끝이 없는 생각에 빠져들고 그 생각으로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녀 곁에는 절친 데이지와 그녀를 걱정해 주는 엄마가 함께 있었다.
"괜찮아. 어차피 사람은 타인을 이해할 수 없어. 진정으로 이해하기란 불가능해, 다들 자기 안에만 갇혀 있으니까 … 내 안을 들여다보면 진짜 '나'가 없어. 그저 생각과 행동과 환경만 한 다발 있을 뿐이지. " (267쪽)
우리는 언제나 타인에게 이해받고 인정받으려 노력한다. 하지만 그 노력이 언제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덕분에 이해받지 못한다는 슬픔이 우리를 지배하고, 감정을 주체하기 힘들어 지고, 자신을 혐오하는 시각을 가지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주인공 에이자는 어차피 사람은 타인을 이해할 수 없다고 괜찮다고 위로한다. 그녀는 스스로도 주체하지 못하는 불안 증세를 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책 속 중간중간 작가 대신 우리에게 이런 인생의 가치를 전하고 있다.
처음부터 중반까지 에이자의 반복되는 생각으로 그리 진도가 나가지 않는 듯 했지만, 불안 장애를 겪는 에이자의 일상에도 10대의 평범한듯 평범하지 않은 일상은 계속되어 갔고, 어느날 데이지와 헤럴드안에서 말다툼을 하다 교통사고를 당한다. 그 때부터 정말 쉬지 않고 읽어 내려간 책은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너무 마음에 드는 구절을 만나게 되었다.
"네가 첫사랑을 기억하는 이유는 네가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음을, 이 세상에서는 오로지 사랑만이 가치 있음을, 사랑을 통해 그리고 사랑 때문에 네가 비로소 온전한 사람이 되었음을 첫사랑이 보여 주고 증명했기 때문이지." (311쪽)
결국 사랑으로 에이자는 점차 치료받게 되고, 이 글을 읽는 우리도 그렇게 치유받으며 살고 있는 것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