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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은 중독이다 - 정신건강전문의가 알려주는 자기 혁명 다이어트
한창우 지음 / 미다스북스 / 2021년 6월
평점 :

먹어도 찌지 않는 체질인 줄 알았는데, 나이 마흔이 넘은 어느 날 살찐 내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더랬다. 그제서야 다이어트를 시작했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 봐도 정말 잘한 일이다 싶다. 처음 하는 다이어트임에도 불구하고 일단 적게 먹고 적당히 운동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교과서적인 말이지만 정말 쉽지 않았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폭식하는 습관, 게다가 일이 아니라면 거의 움직이지 않는 생활습관을 뜯어고친다는 건 무리였다. 하지만 그 어려운 일을 해냈고, 이후 1여 년이 지나면서 이젠 바뀌었다고 믿었다. 그런데 웬걸 최근 다시 요요가 왔다.
그래서 이번에는 <비만은 중독이다>를 만나보았다. 먹는 행위, 그리고 어김없이 과하게 찾게 되는 탄수화물은 확실히 우리를 중독시키니까 말이다.
글쓴이 한창우 님은 정신건강 전문의로, 정신건강 영역 중에서도 '중독정신의학'을 세부 전공으로 하고 있다. 알코올 및 마약 등 물질 중독 질환에서부터 식이 중독인 비만치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중독 문제를 치료하고 연구하시며, 특히 ' 12단계 중독 치료' 프로그램 전문가로 10년 넘게 활동하며 중독 치료사 양성에도 힘쓰고 계시단다.
"비만은 여러 가지 면에서 중독 질환의 특성과 일치한다. 음식이라는 물질을 끊지 못하는 것은 알코올 중독과 같은 물질 중독과 닮았고, 먹는 행동을 멈추지 못하는 것은 도박중독과 같은 행위 중독과 닮았다." -p54
사실 정말 다이어트는 힘들다. 하지만 그대로 두면 더 큰 위험에 처하게 되는 것을 알기에 시도한다. 하지만 누구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어렵고 외로운 여정에 힘이 되고자 이 책은 왜 살이 찌게 되는지, 현재 자신의 몸과 마음의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는 법, 자신이 중독 상태임을 인지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심리학적 치료인 ' 12단계 비만 치료'를 통해 변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또 책을 보며 비만과 다이어트에 대한 생각을 바꿨다고 바로 성공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때문에 좀 더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식이요법 12주 로드맵 & 식단 샘플'과 '운동요법 12주 로드맵 & 운동 샘플', ' 12단계 비만 치료 워크북', ' 12단계 비만 치료 체크리스트' 등을 책 뒤에 부록란으로 첨부하고 있다. 덕분에 다이어터들에 대한 저자 한창우 님의 따뜻한 마음 씀씀이가 더욱 엿보였다.
이 책을 보면서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비만을 중독의 문제로 다룬다는 점이었다. 보통 다이어트를 한다고 하면 개인의 의지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또는 누구나 실패하는 다이어트니까 실패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 한창우 님은 자신의 다이어트 경험담으로 책을 시작하면서 세상의 많은 다이어트들의 고난에 공감하는 마음을 먼저 보여주었는데, 중독 치료에서 '완치'란 존재하기 않는 것처럼, 자신의 다이어트도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라고 밝혀 다이어터들에게 용기를 주었다. 또 비만이 금단증상·내성·음식에 의해서 쾌락 중추가 활성화되는 뇌 내 기전 등 알코올·마약·도박 등의 다른 중독에서의 기전과 동일하기 때문에 재발하지 않으려면 삶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중독 질환은 잦은 재발이 특징이다. 알코올 중독, 도박 중독, 마약 중독, 인터넷 중독 등 모든 중독이 다 그러하다. …… 비만도 마찬가지이다. 음식을 적당량 섭취하면 포만감에 도달하고 더 이상 식욕을 느끼지 않아야 하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비만 환자들은 식욕을 조절하는 기능에 문제가 생겨서, 음식에 대한 쾌락 중추가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지속적으로 음식을 갈망하게 되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작년에 한 다이어트. 올해 또 해야 한다고 주눅 들고 슬퍼하지 말자. <비만은 중독이다>라는 책 제목처럼 우린 비만에 중독되어 있는 것이다. 비만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르게 바꾸고 저자의 조언대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나가면 분명 성공하고 유지하는 날이 오리라는 기대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