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만 있는 가족이 무슨 가족이라고!
뚜루 지음 / 나무발전소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jpg

가볍게 볼 수 있는 만화책이면서도 가족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 <애정만 있는 가족이 무슨 가족이라고!>입니다. 
이 책의 작가 뚜루는 직업이 북카투니스트입니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직업이라 인터넷을 찾아봤습니다. 
북카투니스트는 작가 뚜루가 만들어낸 새로운 직업입니다. 책의 세상에 푹 빠져 지내던 그녀가 부족한 글로 서평을 쓰기보다 
그림으로 서평을 그리기 시작했고, 예스24 블로그 축제에서 네티즌 대상을 받으면서 국내 최초 북카투니스트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유튜브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이 나왔을 때도 충격이었는데, 이 책을 통해 북카투니스트라는 놀라운 직업의 세계도 알게 되네요. 

뚜루, 그녀에 대해 알려진 것은 부산에 살고있는 1976년생 미혼 여성이라는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 주변의 누군가일지도 모른다는 즐거운 상상을 하게 만드네요.

2.jpg

아버지에게 전화로 컴퓨터를 설명하기를 30분만에 해결하는 평범한 딸이 나옵니다. 
그리고 "이번 생에서 효도는 글렀어"라는 딸은 그래도 착한 딸인 것 같네요.

part 1이번생에서 효도는 글렀어.
part 2 존중해 주세요.
part 3 사소하지 않습니다.
part 4 계속합니다, 가족

  목차에서 벌써, 가부장적인 아버지여서 힘들지만 서로를 존중해서, 
가부장적 사고를 극복하는 노력을 해보고 잘 안되더라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보입니다.

3.jpg

<애정만 있는 가족이 무슨 가족이라고!>  
이 책에는 그녀 가족의 이야기이면서 우리들 가족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평생을 취미생활 따위는 모르고 가족을 위해 일만하며 살아온 아버지가 있습니다.  
아버지는 가족에 둘러싸이길 바라지만 그렇다고 가족들 어느 누구와도 다정하게 어울리지 못합니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쉽게 꺼낼 수 없는 대상이며, 젊은 시절부터 가족을 책임져야 했던 그런 삶으로 인해
 '나'는 없고 '내 가족'만 남은 아버지. 그런 아버지도 해맑게 웃던 젊은 시절이 있었지만, 
인생의 굴곡만큼 이제는 손에 굳은 살이 깊고 굵게 박힌 것이지요. 
  그런 남편과 자식을 뒷바라지 하며 살아온 어머니가 있습니다.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살림을 하며 집안의 제사를 책임져야만 하는 어머니. 
사회적으로 여성이 경제활동을 하기 힘들었던 시절, 누구나처럼 남편의 그늘 아래로 들어와 60년 넘게 '아내'라는 직업에 
완벽히 적응한 어머니에게는 '가사노동'이 당연합니다.
  그런 부모 아래에 있던 두 딸과 아들은 머리가 굵어져서 결혼과 독립의 형태로 집을 떠납니다. 

0.jpg

  작가는 딸은 왜 심야 영화를 마음 놓고 볼 자유를 결혼을 통해 남편으로부터 얻어야 하느냐고 질문하고, 
가족이라고 반드시 같이 살 필요없이 떨어지면 더 잘, 더 깊이 볼 수도 있다며 딸에게 독립을 달라고 외칩니다. 
은퇴 후 집에 있으면서도 아내의 밥상만을 바라는 아버지에게 하루 세끼 중 한끼는 손수 차려먹기를 바랍니다.
 '동남아'와 '개저씨'라는 말이 존재하는 세상에 대해 생각해 보고, 그런 가부장적 세상에 길들여져 온 어머니를 돌아봅니다. 
가부장적 사회에서 부부일심동체는 좋은 말로 여겨지지만, 
오히려 그 이면에 일방적인 한쪽의 희생으로만 가능한 말이 아닐까 질문을 던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페미니스트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그녀는 페미니즘이란 남성혐오가 아니라 성차별에 반대하는 것이라 합니다. 
  여자끼리니까 더 무감각한 성차별에 분노하고, 
"여자를 억누르는 쾌감보다 여자와 손잡는 즐거움에 눈뜨라"는 박완서 작가의 말을 인용하며 
"손잡는 즐거움" 그 동등함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본능적 모성과 강제적 희생을 여자들에게 강요하지 말 것을 주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와의 어릴 적 따스했던 추억을 이야기하고, 아버지의 어머니에 대한 애정을 떠올리지만, 
그래도 드라마처럼 화해할 수는 없다는 그녀는 가부장을 꼭 이기고 지는 관계처럼 극복해야 하는 관계가 아닐지도 모른다며, 
서로 존중하고 인정하는 관계라면 좋을지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그러했듯, 
자신도 꼼짝않고 버티던 존재였을 지도 모른다고 말입니다. 아버지가 걷던 길을 자신도 걷고 있는 것은 아닌가 자문하며, 
그만두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지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4.jpg

  이런 작가의 그림과 글을 보면서 지극히도 가부장적인 가정은 일찍부터 페미니즘에 눈뜨게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린시절 월남전에 참전하여 미군들과 생활하다가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돌아온 아버지는 미국 문화에 물들었고, 
또한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인생이기에 취미생활과 일을 적당히 섞어서 하며 사셨고, 
가족들의 일상에서 민주적인 의사결정 방법을 사용해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극히도 가부장적인 시댁을 경험하고서야 
이 책의 저자처럼 페미니스트가 되어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십여년의 고민과 행동에도 어느 것 하나 변하지 않는 것 같은 현실은
 사실 변하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애정만 있는 가족이 무슨 가족이라고!>의 저자 뚜루처럼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점차 늘어가다보면 
다음 세대는 지금과는 다른 사회가 만들어져 있을테니까요.

5.jp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