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1cm - 너를 안으며 나를 안는 방법에 관하여
김은주 지음, 양현정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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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과 만나 결혼하고 산지 22년 차에 접어들면서 어느새 사랑이라는 말이 어색한 나이가 되었어요. 물론 여전히 사랑은 인생의 소중한 가치이지만 그럼에도 유독 나이 든 사람들보다는 젊은이들의 사랑이 더 풋풋하고 예쁘게 여겨지는데요. 그래서인지 사실 닭살 돋는 사랑 에세이는 개인적으로 좀 피하는 편이에요.


<너와 나의 1cm>를 처음 보았을 때도 혹시 낯간지러운 이야기가 잔뜩 담긴 에세이인가 싶어서 지나치기도 했는데요. 다시 살펴보니 김은주 작가의 책이어서 만나보게 되었습니다. 


김은주 작가는 이전에 미국 사진작가와 콜라보한 <기분을 만지다>라는 책을 통해 처음 만났는데요. 작가의 삶에 대한 통찰과 따스한 시선이 꽤 인상 깊었고, 한참 마음이 힘든 시기에 많은 도움이 되었거든요.이미 1cm 시리즈로 많은 사랑을 받아오던 김은주 작가는 4년 만에 새로운 신작 허깅에세이 <너와 나의 1cm>을 냈는데요. 이 책에는 작가만의 섬세한 시선으로 사랑의 시작과 과정, 그리고 헤어짐에 대해 이야기해요. 예쁜 글만으로도 인상적이었는데, 예쁜 갈색 곰과 하얀 곰 커플이 함께 등장하여 웃음의 요소도 많이 제공해서 더욱 미소 지으며 읽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행복이 가장 싫어하는 세 가지 단어

지금 말고 그 때.

이곳 말고 거기.

당신 말고 그 사람.-16


책을 펼침과 동시에 만난 이 글은 한참을 저를 멈칫거리게 만들었는데요. 그래요. 언제나 과거를 돌아보며 비교하고 그리워하면 우리는 현재의 행복을 발견하지 못하고 오히려 불행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과거를 살던 우리가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 현재 일 테니까요.


그를 사랑함으로써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아가는 것이

진정 '사랑'이 원하는 일이다. -22


가끔은 사랑 그 자체를 위해 사랑에 빠져드는 경우도 있고, 사랑한다는 이유로 자신을 돌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과정에서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아가는 것이라는 것을 왜 젊은 시절에는 몰랐을까요. 아낌없이 주기만 하는 사랑은 결국은 허탈함과 배신감만 남기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요.


한 사람의 외면이 사랑의 단서로 던져지더라도, 결국 내면이 서로 충족되는 관계가 아니라면 그 사랑은 오래 지속되기 힘들다. 기쁨과 슬픔에 대한 공감, 상처에 대한 이해, 내가 누군가에게는 중요한 사람이라는, 사랑하는 사람만이 선사할 수 있는 따뜻한 자존감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첫 순간의 사랑은 그저 감정의 해프닝으로 끝날 일이 된다. -58


작가는 외모만으로 쉽게 사랑에 빠지는 것을 탓하지 않아요. 오히려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라는 말처럼 많은 사람들이 겉모습을 보고 사랑에 빠진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며 결국 서로의 내면이 결국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계속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감정적 행패이다. 사랑의 일은 그 사람의 마음을 살피는 것이며, 사랑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위안 중 하나는 예측할 수 없는 세상에서 예측 가능한 아늑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므로, 여행지에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다면, 여행은 방랑이 될 뿐이다. -82


사랑을 오래 지속하다 보면 어느새 익숙해지고 지루하다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많아요. 하지만 익숙함은 지루함과 다르다며, 예측 가능한 아늑함을 주는 익숙함이 방랑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온 듯한 안정감을 주는 것이라 해요.그리고 이런 익숙함은 매년 돌아오는 봄이면 듣는 봄 노래가 여전히 설레는 것처럼, 따뜻한 설렘을 준다고 하지요.


나와 얼굴뿐 아니라 생각조차 다른 누군가를 만나고 그와 나 사이 '틈'을 통해 몰랐던 세상을 들여다보고, 다른 관점과 정의를 배우고, 그렇게 시선을, 나를 넓혀가는 것. 서로의 틈을 메우며, 나의 단점을 인정하고 타인의 단점을 감싸 안을 너른 사람이 되는 것. 사랑을 통해 성숙해진다는 것이 바로 그런 의미일 것이다. -258


이런 사랑을 통해 우리는 나와 다른 세상을 들여다보고 배우고 결국은 품을 수 있는 성숙된 사람이 될 수 있지요.


철새처럼 날아와 텃새처럼 머무르는 것이 사랑이다. 

'그 사람'이라는 따뜻한 둥지를 찾아 수백 킬로미터를 날아와,

그곳에 머물러 봄여름가을을 나고,

인생의 차가운 겨울이 와도 결코 떠나지 않는 것.

그것이 사랑이다. -293


그리고 안정적이고 행복할 때만 머무르는 것이 아닌 겨울처럼 인생의 차가운 시절에도 함께 하는 것이 진짜 사랑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김은주 작가는 <너와 나의 1cm>를 통해 사랑에 대한 따스함과 현명함이 잔뜩 묻어나는 글들을 보여주는데요. 덕분에 점점 더 살아가기 힘든 삭막한 세상이지만 역시 사랑만큼 큰 힘을 주는 것은 없다는 생각을 또한번 해 보았습니다. 따뜻한 봄날만큼이나 마음 깊은 곳까지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던 허깅에세이 <너와 나의 1cm>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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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92 그녀들
고은아.홍인화 지음, 송아람 그림 / 새봄출판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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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라면 체중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요. 저체중이든 과체중이든 심지어 표준체중이라 해도 언제나 체중은 관심사에서 벗어나지 않는데요. 


3892그녀들은 38kg의 그녀와 92kg의 그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혹시 픽션이냐고요? 아니오 논픽션입니다. 


그나마 요즘은 체중만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과도 연관시켜 생각을 하는 경향이 늘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다이어트를 한다고 하면 체중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더라고요. 다이어트는 건강한 몸을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이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도 선뜻 떠오르지 않나 봅니다. 


올바른 다이어트는 건강한 식생활과 적절한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면서도 몸의 근육량에 신경 써서 활기찬 하루를 위한 건강한 몸을 만드는 것에 목표를 두어야 하는데요.


이 책의 두 주인공도 역시 체중만을 줄이기 위한 잘못된 다이어트를 통해 힘든 세월을 보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고스란히 글로 남겨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너무 마른 경우 흔히들 너무 다이어트하는 것 아니냐, 거식증은 아니지라는 말들을 생각 없이 내뱉는 경우가 많은데요. 저도 이런 말을 들고 산 적이 있기에 너무 감정이입이 되더라고요. 38kg의 주인공인 그녀가 주변으로부터 들은 말들, 헬스장에서의 경험, 살찌우기 위한 수많은 노력이 눈물겹게 다가왔어요.


게다가 92kg 그녀의 경우 또한 이런 우리 사회의 시선에서 자유롭지는 않아요. 뚱뚱한 애로만 기억되는 그녀 또한 수많은 다이어트를 하지만 결국엔 요요로 인해 점점 살은 늘어만 갑니다. 

 


 

 

무엇보다 이렇게 표준체중에서 먼 경우 가장 힘든 것은 주변의 시선과 건강 문제인데요. 걱정되어 하는 말이든 비아냥대기 위해 하는 말이든 간에 그녀들에게는 마음의 상처가 되어 자괴감, 열등감으로 남아 삶을 힘들게 해요. 가뜩이나 저체중으로 인한 저혈압과 생리불순 혹은 과체중으로 인한 체력 저하, 대사증후군 등의 건강 문제까지 더하여 이중고를 겪게 되는 거지요.


다행스러운 것은 이 두 주인공이 마침내 올바른 다이어트 방법을 통해 건강한 몸과 정신을 갖게 된다는 거예요. 과체중이든 저체중이든 그녀들의 극복기는 결국 원리가 같았는데요. 그러면서 변화하는 그녀들의 정신이 특히 흥미로웠어요. 게다가 건강한 다이어트 방법에 대해 책의 뒷부분에 자세하게 수록하고 있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점이 좋았어요.


개인적으로도 몇 년간의 저체중과 과체중에서 벗어나기 위해 했던 수많은 노력이 사실 책 속의 그녀들과 유사점이 많아서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있었는데요. 최근 다시 나태해지고 있는 저를 돌아보게 됩니다. 그냥 몸무게만 유지한다고 안주할 것이 아니라 건강한 몸을 위해 다시 노력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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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마쿰라우데 수학 기본서 수학 1 (2025년용) - 2015 개정 교육과정 고등 숨마 수학 (2025)
이룸E&B 편집부 엮음 / 이룸이앤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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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마쿰라우데 수학기본서

수학1



고등수학_001.jpg

  ​


올해 2019년에 고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학생들은 2015년 개정교육과정으로 공부를 합니다.


​그에 따라 고2때 수학1, 수학2, 미분과 적분, 확률과 통계 중에서 선택하여 공부하게 되는데요. 


​그 중 하나인 숨마쿰라우데 수학기본서 수학1을 살펴보겠습니다.


2015년 개정교육과정이 반영된 2019년 신상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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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2019 새교육과정이 잘 반영된 교재입니다. 기초-기본-발전-심화의 4단계로 문제가 구성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구성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고등수학_003.jpg 고등수학_004.jpg 고등수학_005.jpg


목차를 보면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삼각함수, 수열이 수록되어 있네요.


흥미유발 인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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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해당 단원에서 공부하는 내용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고, 스토리를 풀어서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는 인트로 부분입니다. 



자세한 개념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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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나면 성질이나 공식을 알려주고, 그에 대해 상세한 설명이 말하듯이 나오는 개념설명 부분입니다.

소설 읽어나가듯 읽어나가면 되겠네요.


개념이해 문제와 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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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개념을 잘 이해했는지 간단한 example 문제를 풀어보고,

​같은 유형으로 application 문제도 바로 혼자서 풀어보도록 하고 있습니다. 


고등수학_010.jpg


고등학교에서는 중학교에서 배운 내용에 좀더 추가되어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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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설이 있는 example문제와 혼자 풀어보는 application 문제를 통해 개념을 이해하고 나면, 


고등수학_012.jpg


기본예제를 통해 좀더 단계가 올라간 문제를 풀어봅니다.

그 아래에는 기본예제와 유사한 유제가 한 두 문제 있어서 기본예제를 잘 이해했는지 확인할 수 있어요.

기본예제의 마지막에는 발전예제가 하나씩 나오기도 해요.


개념복습 QUIZ


고등수학_022.jpg 고등수학_023.jpg  


작은 단원이 끝나면 Review Quiz가 나오는데요. 본격적인 내신형 문제는 아닙니다. 기본을 이해했는지 묻는 문제입니다.

일종의 개념 복습의 의미이지요.


두 단계의 연습문제 EXERCISES


  고등수학_013.jpg 고등수학_014.jpg


​그러고 나면 진짜 시험문제 유형으로 exercises A와 exercises B 단계의 문제가 대략 두 페이지에 걸쳐 나옵니다. 차례로 문제의 단계가 올라가는 거지요.

대단원연습문제


고등수학_024.jpg 고등수학_026.jpg  


이렇게 각 소단원이 진행되며 지수함수와 로그함수의 대단원이 끝나면, 

대단원 연습문제가 나오는데요. 무려 3장이나 되네요. 

확실히 단원 정리가 되겠어요.


대단원 심화, 연계학습


캡처1.JPG

  

​그러고도 좀더 심화문제를 풀어볼 수 있도록 대단원 심화, 연계 학습​ 과정이 나옵니다. 설명이 이어지고 관련 문제를 풀어볼 수 있도록 합니다. 

심화문제인 만큼 해설도 있지요.


​MATH for ESSAY


캡처2.JPG


특이하게 숨마쿰라우데 수학 기본서 수학 1에는 MATH for ESSAY란이 있는데요.

​여기서는 좀더 실생활과 관련하여 해당단원을 풀어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학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참 매력적인 부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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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숨마쿰라우데 수학기본서 수학 1은 인트로 → 개념설명 → 기본예제 → 발전예제 → QUIZ → EXERCISES A, B → 대단원 연습문제 → 대단원 심화, 연계 학습 → MATH for ESSAY 까지 상당히 많은 단계를 거치고 있는데요.


그래서 꼼꼼히 읽어보고 이해해 나간다면 기본을 익히는 좋은 교재가 되겠어요.


고등수학_016.jpg


혹시 더 궁금하실까해서 수열부분의 인트로를 올려봅니다. 과외받듯 꽤 자세하지요.


고등수학_019.jpg


이렇게 적절히 그림으로 상세히 설명해 주기도 하네요.


과외받듯 자세한 설명과

잘 나뉘어진 단계별 문제

숨마쿰라우데 수학기본서 수학1~!


​특징을 정리해보면, 다른 개념서에 비해서 설명이 과외하듯 자세하고, 때에 따라 적절히 그림을 삽입하여 이해를 돕고 있는 있으며, 심화문제까지 문제가 잘 나뉘어져 단계별로 차근차근 실력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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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으로 배우는 파이썬
다나카 겐이치로 지음, 김은철 외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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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래밍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게임 프로그래밍을 궁금해합니다. 특히 학생들의 경우에 그 열망은 더욱 강해서, 쉽게 프로그래밍을 익히고 더욱 쉽게 게임을 만들 수 있기를 바라는데요. <게임으로 배우는 파이썬>을 보면서 그런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 책은 기초편과 게임편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기초편에는 윈도우와 맥OS에서의 파이썬 설치법과 pygame 라이브러리 설치법이 나오고, 연이어 파이썬의 기초 문법과 게임을 만들기 위한 각종 라이브러리 사용법이 나옵니다. 그리고 게임편에서는 9가지 아케이드 게임을 작성해 보고 있습니다.


아마도 파이썬의 기초 문법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게임편을 바로 보려고 시도할 듯해요. 하지만 게임편을 바로 볼 만한 사람은 다른 프로그래밍 언어에서 중급 이상의 프로그래밍 실력과 간단한 게임(뱀 게임, 테트리스 등)을 여러 번 작성해 보았으며, 게임까지는 아니지만 파이썬까지 이미 공부한 사람이 아닐까 해요.


만약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무조건 처음부터 보시기를 추천하는데요. 이 책의 기초편은 흔히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울 때 그러하듯 변수, 연산자, 함수에 대한 기초 설명만 있는 것이 아니라, 파이썬을 이용하여 게임을 만들 때 필요한 각종 라이브러리(수치계산, 영상처리, GUI, 게임 작성용 등)와 그 사용법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어요. 그래서 일반적으로 기초 문법을 배우는 파이썬 책과는 내용이 많이 다릅니다.


그리고 이렇게 기초편을 익히며 차근히 게임을 만들기 위한 단계를 하나하나 밟아 나가다 보면 뒤에 나오는 게임편이 큰 무리 없이 이해가 된답니다.






게임편에서는 Cave, 마인 스위퍼, Saturn Voyager, Snake, 블록 깨기, 아스테로이드, Missile Command, 슈팅, 테트리스를 소개하고 있는데요. 단순히 소스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소개하고 있는 소스의 각 부분에 대한 상세한 설명까지 담고 있어서 이해하기에 좋았어요.


만약 C언어 등을 통해 이런 아케이드 게임을 만들어 본 사람이라면 파이썬으로 게임을 만드는 핵심만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책이 되겠고, 프로그래밍 언어를 전혀 접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파이썬 설치법부터 프로그래밍 언어의 기초, 게임을 만들기 위한 파이썬의 중요 과정을 차례로 배워 빠르게 여러 게임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책이었어요.


 파이썬을 강의하고 있는 입장에서 초등학생 고학년부터는 함께 공부하는 사람이 있다면 무리 없이 볼 수 있겠고, 프로그래밍 언어에 대한 습득력이 제법 뛰어난 중학생이나 고등학생 이상이라면 끈기와 흥미만 있다면 독학하기에도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혹시 파이썬으로 게임을 만들어보고는 싶었는데 그 방법을 몰랐다면 가장 빠른 방법으로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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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지 않은 세상, 괜찮게 살고 있습니다 - 마음 근육 탄탄한 여자들의 경험의 말들
여성환경연대 지음 / 북센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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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뜻한 노란 표지의 이 책은 처음 제목만 보고는 '힘든 세상살이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잘 돌보며 살자'라는 메시지가 담긴 에세이로 추측을 해 보았지만, 저자를 확인하는 순간 환경과 여성에 대한 책이라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었습니다.


감수성에는 환경이 진짜 중요하다는 걸 느껴요. 영국에서는 굳이 채식주의자가 아니어도 고기를 먹는 것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를 하면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함께 고민하고 갈등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한국에서는 '식물은 안 불쌍해?'라고 물어요. 같은 문제에 이렇게 반응이 다른 이유는, 어떤 고민에 대해 자신의 감정을 잘 모르고 자신을 비난하는 것으로밖에 못 듣는 사회와, 감수성을 키우고 자기 마음이 뭘 얘기하고 있는지 표현하려고 하는 사회의 차이 때문인 것 같아요. -46 (비건 셰프 린)


​이 책은 다양한 분야에서 에코페미니스트로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의 인터뷰를 담고 있어요. 영화감독 임순례, 비건 셰프 린, 책방 주인 지숲, 뮤지션 요조, 정치인 고은영, 활동가 나영, 학자 이현재, 요리 연구가 문성희 등이 그들입니다.


​사실 이 책을 통해 에코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는데요. 단어만 봐서는 환경과 여성이 결합된 형태여서 처음에는 그 의미를 이해하기가 힘들었어요. 다만 짐작할 수 있는 것은 드디어 여성문제와 환경문제를 하나의 테두리 안에서 들여다보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를 시작했다는 점이었어요. 이후 책을 읽으며 에코페미니즘에 대해 이해하고 나름대로 정의 내릴 수 있었답니다. 


​내가 10을 하고 다른 사람이 2를 한다고 했을 때 그것을 코르셋이라고 정리해버릴게 아니라 그 사람은 지금 2를 하는 상태라고 생각을 하고, 같이 기다려주고 연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199 (여성주의철학자 이현재)


​전후 한국 사회는 오랫동안 생존을 위한 경제발전을 중요시해왔어요. 때문에 생산적인 일이 가치 있는 일이라 여기는 문화가 사회 전반을 지배해 왔고, 이로 인한 가부장적 위계질서와 화폐 중심의 주류 경제 속에서 여성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상당히 제한적이었어요.


​하지만 최근 한국 사회는 정치와 복지 등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데요. 그 과도기에서 서로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한 번은 거쳐야 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과정의 일부가 아닌가 해요.


​만약 여성문제와 환경문제의 연결점을 잘 못 찾으신다면 생리대 문제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돼요. 단순히 여성 문제 만으로 국한해서 생각하는 것이 아닌 그 연장선에 있는 환경문제까지 넓힌 개념이었는데요. 인간과 자연의 관계, 남성과 여성의 관계에서 보여주는 권력관계를 생각하면 두 단어의 결합이 더욱더 이해가 돼요. 그래서 제 나름으로는 친환경적인 삶을 지향하는 페미니즘 정도로 정리해 볼 수 있었답니다.


우리는 항상 나보다 훌륭하고 대단한 사람을 보고 싶어 하잖아요. 그런 사람들을 계속 밖에서 찾죠. 그런데 밖에서 찾을 일이 아니에요. 누군가를 외부에서 찾는 것보다 내가 그렇게 되는 것이 중요하고, 또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다른 이들에게도 이야기해요. 네가 그렇게 되라고. -246 (명상하는 요리사 문성희)


​책 속에는 상당히 인상적인 인물들이 모두 모여있어 어느 한두 사람만 고르기가 힘들었어요.


​녹색당 지역구 후보로 출마한 적이 있으며 여우책방을 공동 운영하고 있는 홍지숙 씨나 2018년 제주도 도지사 후보로 출마했던 고은영 씨의 인터뷰를 볼 때는 참 신기한 인생을 살아왔다는 느낌이 들어 재미있게 볼 수 있었어요.


​그럼에도 가장 인상적인 인물을 들라 하면,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만든 임순례 감독과 쿠킹스튜디오 시옷을 운영하며 '명상하는 요리사'라는 별명을 가진 문성희 씨였어요. 이 두 분의 인터뷰에는 인생의 연륜이 묻어나 존경스러웠는데요.


​먼저 임순례 감독의 인터뷰에서는 '실패를 두려워말고 하고픈 것을 해라. 의외로 실패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라는 메시지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앞으로 대한민국이 어떤 사회가 될지는 모르지만 여성들이 좀 더 주체적인 삶을 선택하고 살아가는 게 중요한 마인드가 아닐까 해요.


저는 개인적으로 페미니즘적인 관점이 본질적으로 가면 내 안의 힘을 키우고 잘 사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관점에서 이야기하고 싶어요. 여성들 안에 있는 창조적인 힘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요. -251(문성희씨)


​또한 문성희 씨는 몸과 머리를 균형 있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며, 여성의 창조적인 힘과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요. 우리가 사회로부터 중요하다고 각인된 가치가 아닌, 자신에게 가치 있는 것들을 찾고 유지하고 지키기 위해 용기내어 고민할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었어요.


가치에 대한 생각이 바뀌어야 해요. 물론 너무 어렵죠. 거대한 세상의 틈바구니 안에서 내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유지하고 지키기가 너무 힘들거든요. 눈만 뜨면 모든 게 소비를 부추기고 경쟁을 유발하니까요. -252 (요리 연구가 문성희)


​이렇게 <괜찮지 않은 세상, 괜찮게 살고 있습니다>라는 책은 아직은 우리 사회에 생소한 에코페미니즘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그동안 한정된 테두리안에서 바라보던 여성문제가 여성문제에만 국한하지 않고, 환경문제와 연결되었을 때 더 바람직한 해결방안이 도출될 수도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이를 딱딱한 논쟁이 아닌 흥미로운 인생을 살아온 다양한 에코페미니스트들의 인터뷰를 통해 친근하게 그 의미를 전달하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우리가 각기 조금씩은 다른 정도의 페미니즘 혹은 에코페미니즘의 과정을 경험하고 있더라도 그 변화의 흐름에 함께 한다는 것이 다음 세대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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