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감을 사야 해서, 퇴사는 잠시 미뤘습니다 - 우리에겐 애쓰지 않고도 사랑하며 할 수 있는 일이 필요하다
김유미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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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퇴근하고 뭐 하세요?"


​요즘은 세상이 변해도 참 많이 변한 것 같아요. 인터넷이나 TV 등의 매체를 접하다 보면 직업 이외에 다른 취미생활을 하는 멋있는 사람들이 많이 나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제 주위 사람들을 살펴보면 또 그런 것 같지도 않아요. 


​그래서일까요. 직업 이외의 다른 무언가를 오롯이 즐기며 사는 몇 안 되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정말 대단해 보입니다. 식물을 잘 키우고, 꼼지락거리며 만들기를 즐기던 분은 커피를 배워서 카페를 차렸고, 살을 빼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지만 즐기게 된 친구는 운동 분야에서 여러 개의 강사 자격을 취득하기도 했어요. 이런 사람들을 접하다 보면 이런 모습이야말로 진짜 인생을 사는 것은 아닐까 싶어 어느 날에는 저도 무언가를 해야 할 것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운동, 독서 등 이것저것 시도해 보기는 하는데요. 하지만 아직까지 오롯이 그 자체를 즐기며 몰입할 수 있는 것을 찾지는 못한 것 같아요.


모두가 떠난 여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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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물감을 사야 해서, 퇴사는 잠시 미뤘습니다>의 저자 김유미 씨는 취미를 찾았답니다. 퇴근 후면 함께 시간을 보내던 같은 동네 친구와 언니가 멀리 떠나게 되자, 혼자서 즐길 거리를 찾다가 2014년 '성인 취미 미술'을 수강하기 시작했지요. 그럼 혹시 저자는 평소에도 그림 그리는 것을 즐겼고 잘 했을까요?


그동안 하고 싶었지만, 어떤 사정이나 핑계로 하지 못했던 것들은 무엇일까? 질문이 확실하니 답이 재빠르게 나왔다. 나는 그림을 배우고 싶었다. 

-23


​그런 건 아니었답니다. 학창시절 즐겁게 할 수 있었지만, 다른 이유로 포기해야 했던, 스스로 즐길 수 있는 거리를 찾은 것이지요. 그리고 지금은 직장생활을 하고 있으니 다른 사람의 허락도 필요치 않고, 도움을 받을 필요도 없으니 더 이상 머뭇거릴 필요가 없었답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미루는 것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어른이 되고 해야 할 일에 집중하는 것 까지는 좋지만, 관성이 생긴 것인지 항상 해야 할 일을 먼저 찾곤 하는 것 같거든요. 우리도 한때 꿈을 꾸던 소년·소녀였고, 지금도 마음 한구석에 잘 찾아보면 먼지 쌓인 채 놓여있는 꿈을 발견할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게다가 생각보다 시간은 빨리 흐르고 있잖아요. 


말하지 않아도 괜찮은 이 시간은 관계 속에서 잔뜩 움츠리고 있던 나를 적당히 풀어주었다. 가만히 엄마의 어깨에 기대어 드라마를 보던 주말 저녁처럼, 말없이 친구와 해운대를 산책하던 여름밤의 온도처럼 적당히 뜨겁고 적당히 평화로웠다. 길어진 서울살이로 잠시 잊고 살았지만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면 그날의 온도가 불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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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다른 사람의 눈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선택한 그림 그리기여서일까요. 다른 취미 생활과 달리 저자의 그림 그리기는 지속되었답니다. 게다가 평소 관계 맺기에 잔뜩 힘이 들어가 있었던 저자는 다른 어떤 것에도 신경 쓰지 않고 그림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적성에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저 또한 평소 일할 때 말고는 최대한 동굴로 들어가는 스타일이어서 저자의 이런 말이 너무 와닿았고 이해가 되더라고요.


또한 화가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보니, 처음에는 소박하게 그림을 시작하게 된 이야기를 하지만, 뒤이어 자신의 그림을 책에 소개합니다. 이를 통해 그림을 배우는 데에는 연필과 목탄, 수채화, 유화의 단계를 거치는 것도 알 수도 있었는데요, 연필로 그린 아기 그림, 목탄으로 그린 유명인들의 그림, 자신이 평소 즐기는 것들을 그린 각종 수채화와 유화 등을 보면서는 그 그림들 자체도 흥미로웠지만, 그림들에 얽힌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솔직하고 담백하게 풀어내는 저자의 솔직함에 더욱 놀랐어요. 어찌보면 사회에서는 단점이라 여겨지는 것들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솔직하게 밝히고 점점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주거든요.


그리고 저자가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도 있었어요. 자신의 그림 역시 자신 있어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에 책에 싣고 보여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요. 그러면서 부족한 자신도 했으니 우리에게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용기를 주는 것 같았습니다.


지금도 망설이는 모든 순간에 주문처럼 따라 외친다. 

"유미 씨, 하고 싶은 대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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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자의 변화는 사실 그림을 통해서도 드러나는 듯했는데요. 그림 솜씨가 늘어서 일 수도 있지만, 저자의 그림은 꼼꼼하게 똑같이 묘사하던 것에서 특징을 묘사하는 대범한 것으로 변하고 있었지요.


사실 여기까지만 봐도 너무 부러웠어요. 그러나 저자는 멈추지 않았고, 수채화와 유화를 그리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화풍을 찾아갑니다. 제가 봐도 김유미 씨의 분홍색은 너무 아름다웠고, 몽환적인 분위기가 멋졌는데요. 그러더니 어느 날 드디어 초대받아 그림을 전시하는 정식 화가가 되어버립니다. 취미가 제2의 직업이 되다니 꿈같은 일인데요. 게다가 이렇게 책까지 내었으니 작가가 되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취미는 취미로 머물러야 한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김유미 씨는 돈을 위해 취미를 직업으로 바꾼 것이 아니에요. 직업이 된 그녀의 취미는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여전히 즐거움의 수단이거든요. 


이렇게 너무 흥미로웠던 김유미 씨의 이야기 <물감을 사야 해서, 퇴사는 잠시 미뤘습니다>는 '당신은 무엇을 할 때 가장 즐겁나요?, '용기내어 도전해 보세요~'라고 말하는 듯한 책이었는데요. 마치 제 이야기인 듯 몰입하여 볼 때는 너무 흥미로웠고, 또 한편으로는 여전히 변함없는 제 현실을 깨달을 때면 부러운 마음이 가득 들었어요. 그래서 저도 저자처럼 돈과 상관없이 오롯이 즐기며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까 궁금해졌고 계속 노력해야겠구나 싶었어요.


또 이런 즐거움을 위해서 퇴사를 미룰 수 있는, 저녁 시간이 보장되는 직장이라면 그것 또한 참 좋은 직장이 아닐까 싶기도 한데요. '유미 씨 그 직장 그만두지 말아요.'라고 전하고 싶네요. 


퇴근 후 저녁 일곱 시, 나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진정으로 나답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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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 키우는 예쁜 누나 - 올려놓고 바라보면 무럭무럭 잘 크는 트렌디한 다육 생활
톤웬 존스 지음, 한성희 옮김 / 팩토리나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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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 키우는 예쁜 누나>라는 책 제목을 보면서 한때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손예진이 떠올랐다. 나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책 제목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떠올리지 않았을까 싶다. 책을 손에 쥐면서 손예진의 하얀 미소와 정해인의 맑은 미소가 떠오르며 마음까지 따뜻해져왔는데, 그래서일까. 책을 읽는 내내-아니 보는 내내-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사실 다육을 알게 된 지는 꽤나 오래되었다. 하지만 식물계에서 똥손으로 유명한 나는 얼마나 많은 다육을 하늘나라로 보냈던가. 처음엔 꽃기린을 보내기 시작하면서 선인장, 바위솔, 산세베리아, 성미인, 홍옥-다육에 대한 책이니 다육만 나열하기로 한다- 등 수많은 아이들을 줄줄이 보냈는데, 이 아이들과 함께 했던 시간은 짧게는 두 계절 혹은 길어야 2년이었던 것 같다. 나 나름대로는 어쩔 수 없었다고, 일주일에 6일을 하루 13시간씩 꼬박 바깥에서 일을 하고 돌아오면 집에는 아이와 남편과 집안일이 나를 반기며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라 변명해 본다. 그나마 키우기 쉽다는 말에 수없이 들였던 선인장과 다육들. 책을 보며 떠나보낸 아이들이 떠올라 새삼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 책의 저자 톤웬 존스의 말처럼, 사실 다육은 키우기가 굉장히 쉬운 편에 속한다-정말 내가 똥손일뿐이다-. 선인장과 유사한 점이 많아서 다른 식물들에 비해 물 없이도 오랜 시간 견디는 데다, 적응만 된다면 햇빛에서도 그늘에서도 나름의 방식으로 적응하며 생존할 줄 안다. 물론 예쁘게 키우기 위해서는 좋은 환경에 조금 더 손을 보태긴 해야 하지만 그래도 사막이나 가뭄이 심한 곳에서 살았던 식물이라 기본 가닥이 있다. 


​게다가 다육이들은 가격도 저렴하다. 아직도 작은 포트 하나에 한 줄기씩 담겨 500원에서 1천 원대의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그렇게 구입한 다육이도 나름 키우는 요령을 습득하면 더욱 이쁘게 키울 수 있는데, 책에서는 마사토와 배양토의 비율, 진흙이 없는 세척 마사를 사용해야 한다든지, 물 주는 방법, 조심해야 하는 해충과 질병, 번식 방법 등의 아주 중요한 필수 정보는 물론, 어울리는 화분이나 깔망을 양파망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는 식의 알면 좋은 팁까지 소개하고 있다. 


​이렇게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하듯 다육을 키우기 위한 기본 준비물과 숙지해야 할 사항을 알려주는 1부가 끝나면, 2부에서 본격적으로 갖가지 다육을 소개한다. 그런데 그 소개 방법이 참 아기자기하고 귀엽다. 바로 저자 톤웬 존스의 트렌디한 감각이 돋보이는 50가지 다육식물의 일러스트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림들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실물 다육으로 책상, 식탁, 베란다 정원을 꾸며도 좋겠지만, 나 같은 똥손은 이 책을 펼쳐 그대로 책상 위에 세워두어도 참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요 며칠 내 책상에는 톤웬 존스의 다육 일러스트가 세워져있어 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다육 책을 펴낸 저자 톤웬 존스에게는 놀라운 사연이 숨어있었다. 한때 그녀는 모로코의 마라케시에 있는 마조렐 정원에서 커다란 선인장을 만나고 힘들고 지친 마음을 위로받은 적이 있다는데, 그 뒤 선인장을 얼마나 사랑하게 되었으면 결혼식도 선인장으로 꾸미고 부케도 다육식물로 만들 정도였다고 한다. 그리고 디자인과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한 그녀는 현재 전 세계를 지도로 구현해내는 맵메이커mapmaker로 활동하고 있는데, 지금도 그녀의 작업실은 선인장과 다육식물로 둘러싸여 있다고 한다. 


​한때 다육식물로 집안을 가득 채우는 꿈을 꾸었던 나로서는 이 부분이 정말 부러웠다. 때문에 다시 다육을 정성스레 잘 키워볼까 하는 마음이 불쑥 들었는데, 하루 일하는 시간을 4시간으로 대폭 줄인 요즘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 다시 꿈을 꾸게 된다.


​선선한 가을이 오면 그나마 베란다 한구석에 있는 옥주염 잎꽂이도 하고, 한두 포트 사랑스러운 아이들도 들이고 싶어졌다. 홍옥처럼 붉은 보조개가 이쁜 아이를 만나게 될지, 주렁주렁 사랑이 매달린 듯한 러브체인을 만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상상 속 우리 집 베란다는 벌써 다육으로 가득 차있다.


​사실 예전에 다육의 매력을 지인들에게 전하려 노력한 적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이 책을 보니 내가 입 아프게 말하는 것보다 이 책 한 권 선물하는 것이 더 빠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더 생각할 필요도 없이 다육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소장용으로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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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X팩터 - 성공하는 브랜드의 숨겨진 비밀
박찬정 지음 / 아템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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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브랜드의 숨겨진 비밀'이라는 문구를 보며 가볍게 읽을 생각을 했다니, 책을 다 읽고 나서 돌이켜보니 믿을 수 없네요. 이 여름에 읽기에는 꽤 진지했고, 또 전하는 내용이 많았던 책 <브랜드 X팩터>입니다. 


​이 책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과 브랜드 전략 분야에서 국내 최고 전문가인 박찬정 씨가 썼습니다. 박찬정 씨는 외국에서 경영학(마케팅)과 광고학을 전공하고 광고대행사와 브랜드 컨설팅 회사에서 오랜 실무 경험을 가졌으며, 현재는 (주)비브랜드의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다는데요. 


​대한민국 브랜드 전략 컨설턴트 1호로써, 세계 최초이자 국내 유일의 복잡계-프랙탈 관점으로 소비자 상호작용의 숨겨진 질서를 밝히는 브랜드 전략서인 <프랙탈 경영 전략>와 <브랜드 3.0>을 출간한 적이 있답니다. 그리고 이 책 <브랜드 X팩터>는 이전에 출간한 두 책을 개정한 완결판이라고 하네요.


​책은 총 3부로 이루어져 있어요.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 '들어가는 글'을 통해 '브랜드는 기업이 만든다'와 '미국식 브랜드 전략은 어디서나 통한다'라는 주제로 우리가 시장에 대한, 브랜드에 대한 어떤 오해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해 봅니다. 21세기 정보화 사회의 시장 환경, 브랜드 시스템의 복잡성과 예측의 어려움, 소비자들의 변화를 확인하고 사회학자들과 심리학자들의 연구를 기반으로 동양인과 미국인의 시각차에 대해 알아보기도 하는데요. 이를 통해 사람들이 흔히 가지고 있는 편견과 현재의 시장 상황이 어떠한지를 확인해 볼 수 있었어요.


​​사실 관심이 없으면 눈앞에 있어도 안 보이나 봅니다. 이 글을 읽으며 이런 시장의 모습에 하나도 관심이 없었던 저의 1년 전 모습이 떠올랐는데요. 다양한 채널(블로그,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의 등장으로 인해 소비문화가 바뀌었다는 것을 뉴스를 통해 종종 듣고는 있었지만 실감하지는 못했었지요. 다행히 지금은 지난 1년간의 블로거 활동 덕분인지, 이런 현재의 시장 상황에 크게 고개 끄덕이며 공감하게 되더라고요. 


​제품은 기업이 만들고, 브랜드는 소비자가 만든다. 

​-22


​​이어서 1부에서는 기존의 브랜드 패러다임이 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소비계층의 변화로 인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확인합니다. OB맥주와 하이트 신화, 그리고 카스의 등장 등 맥주 시장에서의 일련의 사건들, 오뚜기가 '갓뚜기'가 되었던 사건, 류현진, 자동차 회사 BMW의 '미니',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 '미샤' 등 익숙한 이름이 나올 때는 흥미롭기도 했고, 경영학의 이론이 나올 때는 진지해지기도 했는데요. 


​마지막에는 과거 기업 중심이었던 브랜드 1.0 시대, 브랜드 차별화에 주력한 브랜드 2.0 시대, 그리고 현재 소비자 중심의 브랜드 3.0 시대로 브랜드 패러다임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정리해 주고 있어 이해가 쏙쏙 되었어요. 


​이 부분에서는 가슴 뛰게 하는 문장들이 여럿 있었는데요. 기존에 우리가 복잡성을 배제하고 단순함을 추구하는 서양의 오랜 철학 사상에 지배받아왔으며, 5060세대와 X세대를 거치며 이후에 등장한 밀레니얼 세대는 '소유'보다는 '경험'에 투자하는 첫 세대이며, 현재의 딥체인지에 의한 열린 시스템에서는 20%의 얼리어답터가 아닌 80%의 미미한 다수가 중요한 현상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말이었어요. 특별한 얼리어답터가 아닌 미미한 다수의 힘을 몇 차례 경험하고 나니 와닿는 느낌이 참 남다르네요. 


​밀레니얼 세대는 '소유'보다 '경험'에 투자한다. "X세대가 경험의 맛을 알게 된 첫 세대라면, 밀레니얼 세대는 소비의 중점을 소유에서 경험으로 바꾼 첫 세대"라고 해석한다. -50


​빅 체인지 시대다. 브랜드 환경이 변했고 브랜드를 만드는 주체 또한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고립되어 수동적인 정보에만 의존하는 미미한 다수였던 일반 소비자들이, 이제는 서로 관계를 맺으며 상호 작용하여 새로운 현상을 만드는 '의미 있는 다수'로 바뀌었다. -51


​2부에서는 본격적으로 브랜드 X팩터가 무엇인지 정의하고 설명해요. 물론 이론적인 부분은 읽기 힘들기도 했지만, 성공한 브랜드들을 예로 들 때에는 너무 흥미로웠어요. 특히 음악을 즐기지 않던 저는 BTS의 성공 스토리를 잘 몰랐는데요. 이 책을 통해 이제서야 BTS의 특징과 '아미'의 위력과 업적을 뒤늦게 알게 되었어요. 


​브랜드 X팩터는 결국 '복잡하고 무질서한 시장의 숨겨진 질서를 밝히는 브랜드 전략'이다. -106


​비선형적 현상의 본질과 숨겨진 패턴이 브랜드 전략과 만나면, 시장과 브랜드와 소비자 접점에서 새로운 브랜드 성공 인자를 찾아낼 수 있다. -107


​2부에서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브랜드 꼬리표'였어요. BTS의 '아미'가 만들어낸 꼬리표 부분을 읽으며 확실히 브랜드에서 꼬리표라는 것이 얼마나 큰 위력을 가질 수 있는지 이해가 되더라고요. 


​브랜드 꼬리표는 궁극적으로 소비자 상호작용을 일으켜 브랜드에 대한 유사한 욕구를 가진 소비자들이 집단을 형성할 수 있는 매개체이다. 꼬리표를 통해 소비자들끼리 공감대를 형성하고 확산해가는 과정이 소비자의 가지 조직화다. -181

 

이 외에도 '양의 되먹임'이라는 용어도 기억에 남아요. '양의 되먹임'을 일으키는 촉매에는 촛불집회의 '유모차 부대', 2002년 붉은 악마의 '대~한민국' 구호와 이에 대답하는 박수 소리 등이 있었어요. 또 얼마 전 한국민속촌의 '속촌아씨'와 100명의 얼음땡 사건을 이 책에서도 다루고 있었는데요. 이 또한 양의 되먹임을 일으키는 촉매가 되어 민속촌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다시 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하여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답니다.


​구성원들의 상호작용에 의한 '양의 되먹임' 현상은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라는 비선형적 명제를 '참'으로 만든다. -185


 이윽고 3부에서는 앞서서 살펴본 것들을 바탕으로 브랜드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합니다. 좋은 제품을 론칭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시장을 보는 관점이며, 수시로 바뀌는 시스템 속에서 해당 브랜드가 어느 단계에 있으며 소비자들이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 끊임없이 주시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 부분에서는 프랙탈 이론과 서양의 가치관과 동양의 가치관을 비교하며 앞으로 어떻게 브랜드 시장을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기억에 남네요. 


​이렇게 처음에 가졌던 가벼운 마음과 읽으면서 너무 많은 내용을 접하게 되어 깜짝 놀랐던 책인데요. 읽고 나니 현재의 시장이 어떤 상황인지 좀 더 정확히 바라보는 눈이 생기게 된 것 같아요. 사실 책을 읽으면서 조금 버겁다는 생각이 들 때는 항상 많은 사실적인 내용보다는 기존의 생각, 가치관을 바꾸어야 할 때였던 것 같은데요. 이 책이 그나마 남아있던 미련을 확실히 끊어내 주는 것 같네요. 예전에 경영학 전공서적을 잠깐 볼 때와는 정말 세상이 많이 바뀌었구나를 느낄 수 있었고, 20~30대의 새로움을 탐구하던 모습이 아닌 익숙함에 안주하려 했던 제 마음이 얼마나 큰지도 깨달을 수 있었어요.


​성공을 위해서는 겉으로 명확히 드러나지는 않지만 성공에 필수적인 요소인 브랜드 X팩터가 있어야 하며, 이제는 사고의 틀을 바꾸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책이었는데요. 현재 시장에 대한 이해를 좀 더 높이고자 한다면, 브랜드를 론칭하여 성공적인 마케팅을 하고 싶다면 읽어야 할 책 리스트에 살포시 하나 담아보심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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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마더
에이미 몰로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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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전 세계 26개국 출간


​이 책 '퍼펙트 마더'는 제목 때문에 이전에 출간된 다른 작가의 책과 순간적으로 헷갈렸던 책이에요. 하지만 제목만 같을 뿐 표지 디자인도 저자도 달랐어요. 이 책은 여러 권의 논픽션 작품을 집필한 에이미 몰로이의 첫 소설입니다. 첫 번째 소설인데도 불구하고 출간 전 원고를 공개하자마자 영화 판권이 계약되고 주연 배우가 확정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답니다. 물론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2018년 <커커스>와 뉴욕 라이브러리가 선정한 올해의 책에도 이름을 올렸다고 해요. 이렇게 화제를 모은 책이다 보니 안 읽어볼 수 없었지요.


​처음 퍼펙트 마더를 펼칠 때만 해도 '500쪽이나 되네'라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웬걸~ 몇 장 넘기기도 전에 흠뻑 빠져들었어요.  아마도 출산과 육아의 시기를 겪어본 엄마이기에 더욱 몰입이 된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해요. 날짜가 바뀔 때마다 나오는 생후 아기 발달과정을 읽으며, 벌써 10년도 더 넘은 기억이 바로 어제의 일인 것 마냥 떠오르기도 했어요. 당시만 해도 육아에 참고할 만한 도서나 교육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아, 분유 회사에 가입하면 오는 이메일에 많이 의지를 했었거든요.


​그럼 이 책 속의 엄마들은 어떠할까요? 요즘 신세대 엄마들답게 그녀들은 온라인을 통해 모임을 만듭니다. 바로 뉴욕 브루클린에 살고 있는 5월 출산 예정인 엄마들의 모임 '5월맘'이지요. 온라인으로 정보를 주고받던 그녀들은 출산 직전부터는 오프라인 만남도 가지기 시작하는데요. 아기들이 2개월이 채 되기도 전 엄마들이 모인 어느 날 밤에 한 아기가 실종됩니다. 그리고 엄마들은 불안해하며 아기를 찾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록 아기는 찾지 못하고 오히려 엄마들의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기 시작합니다. 


​"현대 사회가 모성에게 주는 압박감과 더불어, 엄마에게 최악의 악몽이 될 사건을 그려냈다. 읽을수록 미친듯이 빠져든다." -케리 워싱턴


​이 책에는 엄마들의 첫 육아에 대한 불안함이 책 속에 너무 잘 녹아있었어요. 밤새 신생아를 돌보며 겪게 되는 체력적 한계로 인한 심리적 불안, 완벽한 엄마가 되어야만 할 것 같은 강박감, 자신도 모르게 완벽해 보이는 주위 엄마들과 비교하며 갖게 되는 자괴감 등 이 모든 것들이 또다시 제 눈앞에 펼쳐지더라고요. 사실 지나고 나면 그렇게까지 할 것 없었다고 여길지도 모르지만, 막상 자신의 아이에게 뭔가 문제가 생긴다면 자신의 잘못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온통 사로잡히게 될지도 모르는 일들이지요.


​

그런데 내내 아이를 지켜보다가 잠깐 한눈을 판 사이 아이는 사라졌고, 처음에는 아이를 걱정하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부터는 엄마의 잘못으로 몰아가기 시작합니다. 진실을 알지 못하면서 쉽게 떠드는 말들이 얼마나 무서운지 느낄 수 있었는데요. 나중에는 과연 언제 아이를 찾을 수 있을까, 무사히 찾을 수는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 차서, 책 읽는 속도가 더 빠르지 못함을 탓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드디어 마지막 장을 넘기고 진실을 확인한 순간, 소설의 제일 첫 부분이 새롭게 이해가 되기도 하더군요. 


​

​이 책은 엄마들을 등장시킨다고 하여 단순히 페미니즘 소설로만 볼 수는 없는, 하지만 엄마들을 위한 사회 제도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소설이기도 했는데요. 탄탄한 스토리 구성과 반전으로 이 한여름 더위를 오늘 하루 잊게 만들어주어서 고마웠고, 괜히 베스트셀러로 불리는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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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자
류시화 지음, 크리스토퍼 코어 그림 / 연금술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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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 시인 모르는 사람 있을까요. 개인적으로는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라는 시로 만나, 오랫동안 마음속에 자리 잡은 몇 안 되는 시인 중 한 명인데요. 시집은 대부분 접해보았지만 류시화의 여행기는 이번에 처음 접해봅니다. 97년도에는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을 내어 많은 사람들이 인도에 관심을 가지게 만들기도 했다는데요. 인도와 네팔을 즐겨 여행한다는 시인은 이번에도 인도 여행기 <지구별 여행자>를 내었어요.


"여행을 떠날 때는 따로 책을 들고 갈 필요가 없었다. 세상이 곧 책이었다. 기차 안이 소설책이고, 버스 지붕과 들판과 외딴 마을은 시집이었다. 그 책을 나는 읽었다. 책장을 넘기면 언제나 새로운 길이 나타났다." -5


처음 책장을 넘길 때만 해도 인도에서 경험한 사소하지만 재미있고 생각할 거리가 있는 인상적인 사건들이 나열될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육체로 경험한 여행기가 아닌 영혼의 여행기였어요. 사두가 많은 인도. 그곳에서 만난 친구들은 하나같이 가난하고 가진 것 없지만, 영혼만은 도시의 우리들보다 충만하다 느껴졌는데요. 역시 책의 마지막은 그들의 어록으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인도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한 여정, 12년마다 열린다는 인도 최대 축제 쿰브멜라, 목걸이 장수 가네샤 등의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강을 따라 떠내려 온 시체를 건져내던 인도인의 이야기까지 인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일들과 그들의 문화와 세계관을 옅볼 수 있는 많은 에피소드가 펼쳐집니다.


만일 하는 일마다 잘 안되고 실패한다면 누구라도 의욕상실을 겪을 텐데요. 12년 전에도 참석하지 못한 쿰브멜라에 또 참석하지 못할 위기에 처하자, 미스터 굽타는 시인 류시화에게 영국인들이 처음 인도에서 골프를 치며 겪었던 일화를 들려주며 이런 명언을 남깁니다.


원숭이가 경기를 방해할 때마다 원숭이가 공을 떨어뜨린 바로 그 자리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라! -40


또한 기차에서 만난 인도 노인은 가슴에 새겨진 경험들로 글을 쓴다면 목에 건 볼펜이 무슨 필요가 있겠냐고 말하는데요. 덕분에 작가의 작품의 방향과 글쓰기 자세를 근본적으로 바꾸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당신이 쓰는 글을 다른 사람이 읽기 전에 맨 먼저 읽는 사람이 당신 자신이라는 걸 잊지 마시오. 당신이 신의 존재를 믿는다면 당신의 신이 맨 먼저 당신의 글을 읽는다는 것도. 당신이 쓰는 글은 당신의 영혼에 맨 먼저 새겨질 것이고, 신은 언제나 당신의 영혼 속에 새겨진 것들을 읽고 있기 때문이오. -119


또한 책 중간에는 꼭 현실이 아닌 꿈 속에서 경험한 듯한 에피소드도 나오는데요. 끊임없는 황무지에서 만난 집시들은 마치 시인이 그곳에 올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어떤 질문도 던지지 않습니다. 그들에게 온 낯선 여행자에게 끊임없이 손을 흔들어 줄 뿐이었지요. 


여행자가 가장 힘들 때는 길이 없을 때가 아니라 길이 너무 많을 때다. -127


사두의 나라, 영적인 나라 인도는 오늘날 IT강국으로 거듭나고 있는데요. 생활인의 눈이 아닌 시인의 눈으로 본 인도여서일까요. 그곳은 여전히 수많은 신을 섬기는 사두의 나라, 철학자의 나라였어요. 읽는 동안에는 에세이이며, 여행기라고 느껴지지만, 한편을 다 읽고 나면 마치 한 편의 시를 읽은 듯한 느낌이 드는 책이었는데요.


책을 덮으며 제일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화려한 도시에 사는 우리들은 삶의 허무를 느끼지만, 가진 것 없는 시인의 인도 친구들은 충만한 마음과 삶의 지혜를 가졌구나'라는 것이었어요. 죽음을 맞이하기에도 멋진 장소이지만 상처 입은 영혼에게는 훌륭한 치유의 장소가 된다는 인도. 그 곳이 시인에게 영혼을 치유하는 힘을 준 것처럼 우리에게도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는 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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