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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 바이블 - 내러티브로 천천히 깊이 읽기
말씀목회공동체 엮음 / 두란노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에휴~, 저런, 저런.. 쯧쯧쯧... 저기서 딱 밝혀야 되는데.... 에구...”
드라마를 보시는 아주머니들의 많은 반응들이다. 주인공이 어떤 오해를 받으며 계속 갈등이 커지면 TV 안으로 들어갈 기세다. 좀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보고 또 보고”라는 드라마를 시청하던 어떤 할머니 권사님은 새벽기도 때 겹사돈은 안된다고 중보기도를 하시더란다.
그만큼 스토리가 주는 힘은 크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갈등의 정점으로 달려가면 시청자들은 누가 무엇이라 도전하거나 강요하지 않아도 스스로 적용까지 한다. “저기서 딱!! 만났어야 하는데..., 장보리가 자기 딸인걸 알아야 하는데...” 오죽하면 드라마를 보면서 “확인해 확인해!!” 암시를 걸기도 한다.
성경은 하나님의 사랑 스토리이다.
내용 구성도 다시없을 만큼 심한 갈등구조이다.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다. 창조주 하나님을 배신한 사람!! 용서와 죄 사함을 위해 이 땅에 오신 하나님을 십자가에 못박는 사람!! 3년이나 동거동락했던 예수님을 부인하는 제자들!! 며느리와 시아버지의 부적절한 관계. 비단 이런 것 뿐이겠는가? 100살이 되도록 자녀가 없어 고민하는 노 부부이야기!! 나무에 잘못 올라갔다가 전재산 헌금한 이야기!! 성경에 등장하는 스토리는 무궁무진하며, 사람과 하나님의 갈등은 창조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사라져버렸다. 성경 속에 있던 가슴 아픈 하나님의 사랑이야기도 “무한하신 사랑” 이라는 딱딱한 교리로 바뀌어 버렸다. 벧엘에서 야곱을 찾아 오신 그 이야기는 “편재하시는 하나님”이라는 교리로 박재되었다.
내러티브 설교, 내러티브 성경읽기는 이런 스토리를 다시 회복시키려는 시도이다. 그런 의미에서 「슬로, 바이블」은 현대 설교자와 성도들에게 꼭 소개하고 싶은 책이다.
책의 앞부분은 왜 내러티브 설교와 성경읽기가 필요한지 설명한다. 그리고 내러티브 설교와 성경읽기의 구체적인 방법을 간략히 소개하고 있다.
그 이후에는 다양한 목사님들의 내러티브 설교를 소개하고, 분석까지 포함하고 있다. 설교를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더 없이 좋은 교재가 될 것이고, 성경이 딱딱하게만 느껴지는 성도들이라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주는 책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내러티브 설교에 관심이 많아 관련 서적과 논문을 많이 보았다. 그러던 차에 내러티브 설교에 대한 책이 출판되었다는 소식에 기쁜 마음으로 「슬로, 바이블」을 읽었다.
전문 설교자로써 내러티브 설교에 대해서 더 알고 싶은 사역자들은 「이야기식 설교구성」,유진L. 로우리 지음, 이연길 역 (한국장로교출판사)을 함께 읽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