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대들의 폭로 - 우리가 진짜 속마음으로 생각하는 것들
파울 뷔레 지음, 강희진 옮김 / 미래의창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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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우리나라를 공격하지 못하는 이유를 알고 있는가?

 그 이유는 견고한 한미 동맹도 아니고, 튼튼한 국방력도 아니다

 중 2들이 무서워서이다. 북한군도 무서워 한다는 중2.  

 비단 중2뿐이겠는가? 2병이라는 표현은 사춘기 학생들의 특징을 풍자해서 말한 표현이다. 특유의 허세와 반항심, 기성세대가 이해하지 못하는 사고방식!!

 갓 돌 지난 아이에게 유창한 말을 기대하는 사람은 없다. 또 그 또래 아이가 넘어지지 않고 잘 걷기를 바라는 사람도 없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와 비슷한 요구를 하는 사람들은 많다. 청소년에게 어른스러움을 요구하거나 또는, 아동기의 모습을 요구하는 성인들의 모습이다. 청소년들이 모든 일을 스스로 잘 하기를 바라는 것은 이상적인 요구일 수는 있겠지만 그들 발달 단계에 어울리는 요구는 아니다. 아직 모든 것이 미숙하고 경험이 없는 그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기대이다. (사실 성인들 중에서도 자신의 일을 스스로 잘 하는 사람이 과연 많을지 의문이긴 하다.)

 또 한편의 잘못된 기대는 청소년들이 아무런 성장도 하지 않은 채 말 잘 듣는 꼬마 아이로 아이로 남아 있기를 바라는 모습이다. 청소년은 이제 스스로 독립된 인격체가 되기 위해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결코 부모님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따르지 않는다. 결코 다른 아이들 보다 반항심이 많거나 부모님이 싫어서가 아니다.

 단지 성장하고 있는 것 뿐이다.

 개인적으로 청소년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이러한 현실이 안타깝다. 자녀들이 자신의 말을 더 이상 듣지 않는다고 하소연 하는 부모들에게 내가 꼭 해주는 말이 있다. “지금 부모님께서 요구하시고 말씀하시는 것을 다른 성인에게도 요구 할 수 있는 것일까요? 사회에서 만나는 다른 이들에게는 일방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강요 하지 않는 것처럼 이제 자녀도 독립된 인격체임을 인정하셔야 합니다.”

   독일의 고등학생이 썼다는 십대들의 폭로는 나에게는 전혀 새로운 내용이 아니었다. 정말 특별할 것이 없는 평범한 이야기일 뿐이다. 다시 말해서 청소년에 대해서 있는 그대로 잘 기록하고 있다는 말이다. 청소년을 현장에서 6년째 가르치고 있는 나로써는 모두 공감되는 내용이었다.

  물론 독일과 한국이라는 지리적 차이가 만들어내는 문화 차이가 전혀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거의 모든 부분이 지금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모습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대한민국 청소년은 조금 더. 아니 많이 더 불쌍하다. 야간 자율학습과 입시 위주의 교육틀에 갖혀 있으니 말이다.

  학교 내 역학 관계를 설명하고 있는 1, SNS에 대한 자신들의 모습을 표현한 2, 브랜드와 트랜드를 따라가는 자신들의 패션 행태(세부적인 패션 스타일은 한국과 다르지만), 그 외에도 컴퓨터 게임이라든지, 기타 등등의 생각들은 나도 미쳐 생각해보지 못한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청소년을 가까이서 지도하고 있는 나의 경험으로 비추어 보았을 때 여기 기록된 내용은 결코 과장된 것이 없다. 말그대로 학생들의 모습 그대로이다. 혹여나 저건 독일 학생들의 이야기일 뿐이야라고 생각하지마라!! 오히려 저자나 독일 아이들이 한국 아이들보다 부모님에 대한 생각이 훨씬 호의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사춘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나, 사춘기를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가장 기초적인 입문서로써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또한 내가 가르치고 있는 청소년들과 함께 이 책을 보면서 자신들의 모습과 비교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서평과는 조금 동떨어진 말일지는 모르겠지만, 제발 청소년들을 독립된 인격체로 인정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들은 어른들이 싫은 것이 결코 아니다. 자신들의 생각을 알아주지 못하는 어른들이 부담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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