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의 박물학
다이앤 애커먼 지음, 백영미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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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월 말경, 코로나 확진 후 통증은 물론이고 더 절망적인 건 미각을 잃었다는 것이었다. 입맛을 잃은 것과는 차원이 다른 미각상실.. 약을 먹기 위해 죽을 먹었지만 이맛도 저맛도 없는 그야말로 무맛. 삶의 의욕을 잃은 것과 마찬가지였다. 나에게 그나마 있는 욕구는 식욕인데.. 그것을 잃었다. 일주일 후 통증은 사라졌고 미각도 차츰 회복이 되었더라 했다.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 사람은 맛이 좋고 나쁜 것을 맛있다와 맛없다고 표현하는데 이유가 뭘까. 외국인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표현이다. (생뚱👀)

✔️ 2004년 국내 출간된 이후 19년 만에 첫 개정

✔️후각, 촉각, 미각, 청각, 시각 그리고 공감각

✔️여섯 가지 감각의 미로를 따라가는

경이롭고도 황홀한 인간 감각의 지도

인간과 자연, 우주의 조화를 ‘감각’이라는 프리즘으로 조망한 『감각의 박물학』은 다이앤 애커먼의 대표작으로 출간 즉시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국내외 유수 언론사와 명사들로부터 극찬을 받은 책이다. 또한 감각이라는 창을 통해 인간과 자연, 이 세상에 대한 새로운 이해의 지평을 열어 인간의 오랜 발자취를 매력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후각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냄새를 맡는다. 냄새는 우리를 뒤덮고, 우리를 둘러싸고, 우리 몸으로 들어온다. 우리는 냄새를 풍긴다. 우리는 끊임없이 냄새를 맡으면 살고 있다.(20)

어렸을 적 무슨 생각이었는지 가구 광택용 스프레이를 직접 구매해서 온 집안에 가구에다 뿌려댔다. 그리고 저녁에 코피를 뚝뚝 흘렸다. 아무리 밤새 공부해도 코피 난 적이 없는데 강한 냄새에 오래 노출된 날에는 어김없이 코피가 났다. 젠장장... 내 코는 연약하다.(당췌. 건강한 부위는 어디?)

쥐스킨트의 향수를 거론해서 반가웠고, 기상변화와 생의 향기를 담은 모든 갈피를 읽어낼 수 있었던 헬렌 켈러의 후각이 인상적이었다.

🫴🤗촉각

촉각은 가장 오래된 필수불가결한 감각이다. 어떤 접촉이든 맨 처음 접촉이나 느낌의 변화는 뇌 활동을 활발하게 만든다. (143)

부모의 스킨십을 충분히 받은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의 심리적 안정이라든지 발달 정도가 차이남은 여러 연구결과로 알려져 있던 사실이다. 인간은 촉각을 탐닉하지만 진정한 촉각의 명수는 동물이었음을 알려준다. 해면동물들이라든지 식충식물, 민달팽이 등 촉각이 다하는 아이들 말이다. 그리고 kiss의 유래에 대해서도.. 섹스는 행위 자체가 핵심이라 낭만과 거리가 멀지만, 키스는 욕망의 극치이고 영혼을 확장시키는 행위라며... 그런데 나는 볼 뽀뽀가 젤루 좋은데~

👄😜미각

다른 감각들은 혼자서도 그 아름다움을 온전히 즐길 수 있지만 미각은 대단히 사회적이다. (221)

함께 밥을 먹는다는 행위는 그야말로 신뢰감을 쌓는 일이기도 하다. 저자는 그 외 흥미로운 시선으로 식사를 다루는데.. 우리는 음식을 성적으로 느낀다고, 사과나 복숭아를 먹는 것은 과일의 태반을 먹는 것이고 말이다. 입은 먹는 것은 물론 말하고 키스하기 위해 사용된다. 입술, 혀, 생식기에는 크라우제 종말이라는 대단히 민감한 신경 수용기가 분포되어 있다고 한다.

👂청각

소리는 삶에 대한 이해를 두텁게 하고, 우리는 소리에 기대 주변의 세계를 해석하며, 세계와 소통하고, 자신을 표현한다. (304)

나에게는 후각과 만만치 않게 예민한 기관. 소란스러움을 견디기가 힘들다. 고요함 속에 이명도 고통스럽다.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소음에 노출된 날은 이명이 찾아온다. 이번 챕터에서도 유익한 내용이 많았는데 특히 청력 상실을 다룬 책 <고요한 귀>를 읽고 싶었다. 그런데 검색이 안 됨. 절판인가 보다. 아쉽다.


🧐👀시각

인체의 감각수용기의 70퍼센트는 눈에 모여 있으므로, 우리는 주로 세계를 봄으로써 그것을 평가하고 있다. (399)연인들이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것은 시각적 방해물을 거둬내고 그 외 다른 감각에 집중하기 위함이었다는 것. 눈은 가끔(?) 빌런이 되기도.. 그런데 당시 표정이 궁금하기도 하고 슬쩍 눈을 떠보기도.. 지금은 다른 이유로 눈을 감지만도.(에라잇)

🤿공감각

어떤 하나의 감각이 다른 영역의 감각을 일으키는 일을 공감각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낮은 목소리에 어두운 색깔과, 높은 소리에 밝은 색깔을 연결한다. 감각들 사이에 신경 연결을 과장함으로써 공감각을 느끼게 해준다고 한다. 감각마다 일정한 양의 공감각이 내재되어 있는데 일정한 간격으로 자연스럽게 강렬한 공감각을 경험하는 이들은 50만 명에 1명꼴로 아주 드물다. 그럼 나는 아직 강렬하게 못 느끼는 거겠지?

💌감각의 모든 지식을 총망라한 책. 무려 19년 전에 출간되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흥미로웠다. 섬세한 감성을 더한 글쓰기로 유명한 저자라는 말에 실감했다는. 살아있다는 것이 모든 감각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책. 오늘의 내 감각은 어디를 향하고 있을지 기대된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서포터즈 #감각의박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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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자이너의 모든 것 - 여자의 몸과 성에 관한 내밀한 질문들
실라 드 리즈 지음, 문항심 옮김 / 은행나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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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애청하고 관련 서적을 찾아 읽기는 하지만 여성의 신체를 다룬 책을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제목마저 버자이너(여성의 성기중 질 입구)... 야한 책.. 실눈 뜨고 보는데 과연 내가 읽을 수 있을까... 살짝 부담감이 들었지만 언제까지 쉬쉬하고, 몰래몰래 검색 엔진에 기댈 수도 없는 일이니 이번 기회에 확실히 알아보는 것도 나쁠 게 없을 것 같았다.

이.럴.수.가.

무진장 적나라하다. 목욕탕에 입구에서는 수줍수줍하다가, 탈의 후 입장 시에도 약간은 주춤하다가 골고루 분산된 살색에 익숙해지고 나중에는 무덤덤해질 것 같은 그런 느낌?! 아!! 어떻게 표현해야 해.. 워낙 유교 걸이다 보니 무덤덤해지기까지는(의학정보뿐만 아니라 성생활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시일이 오래 걸리겠지만 자꾸 눈이 가는 그런 책이었다. 혹시나 나중에 딸이 생기면 25세 전에는 보여주기 싫은.. 성관계 시 여자의 몸에 나타나는 변화, 클리토리스와 오르가슴의 관계, 음모 스타일링에 대한 문화적 차이, 자위와 성욕은 천천히 알아도 되지 않나요... 그래요. 저 보수적이에요.ㅎㅗㅎ

내 몸에 대해 이렇게까지 무지했었나. 정확한 위치와 기능을 알았다고 해야 할까. 아니, 그게 거기에 있었어?? 와... 정말.. 이 책을 통해 좀 더 몸과 가까워진 기분이었다.

#매월_70밀리미터

여성은 질을 통해 매월 70밀리미터의 양을 배출하는데 그 안에는 혈액과 수분, 점막 세포가 포함되어 있다.

월경을 은폐하는 사례를 들며 독일에서는 아직도 생리대 광고에 나오는 액체 색깔이 파란색이라고 했는데 이것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부모는 아이에게 정정 안내를 해줘야 하는 불편함을 주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하물며 성인후 방문한 산부인과 여의사도 세척 목적이 아니라면 절대 손으로 만지면 안 된다고 주의를 준다. 우리나라는 확실히 더 폐쇄적이다.

#피의_50가지_그림자

베이지 컬러부터 생간을 연상시키는 시뻘건 덩어리 피까지 월경혈의 상태와 원인을 설명해 줬다. 어두운 붉은색 피는 출혈 속도가 흘러나오는 속도를 앞지를 때 이런 빛깔을 띤다. 도중 정체 현상이 생겨 덩어리가 지기도 한다고.

#월경곤란증은_국민질병의_반열에_올랐다

월경 시 통증을 초경부터 느끼는 경우와 성인이 된 후에 발현되는 경우가 있는데 나는 후자에 해당된다. 그래서 학교 다닐 때 월경 중 쓰러지는 친구를 보며 공감을 하지 못했더랬다. 지금은 완전히 공감한다. 내 몸은 월경이라는 지옥이 다가오면 광겁한다. 진통제 무시하는 통증... 정말 괴롭다. 이 책에 저자는 월경곤란증을 해소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또한 산부인과 진료를 통해 명확한 원인을 추적하기를 권고한다.

<버자이너의 모든 것>은 여자의 몸과 성에 대한 궁금증과 다양한 최신 성 의학 정보를 망라한 백과사전 같은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자궁, 유방, 호르몬에서부터 월경, 성병, 성관계, 임신, 피임, 갱년기에 이르기까지 제대로 알아야 할 의학적 정보와 산부인과 의사에게는 물을 생각도 하지 않았던 성에 관한 내밀한 질문들에 대한 부분도 허심탄회하게 다루고 있었다. 스스로 자신의 몸을 진단할 줄 알아야 산부인과에 내원하고도 똑똑한 질문을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는 이 책은 훌륭한 교과서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사진이 아닌 일러스트를 활용한 점에서도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여자들은 꼭 읽어보길 추천.

※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버자이너의모든것 #실라드리즈 #은행나무 #도서지원 #여성 #성 #건강 #성생활 #산부인과 #여성질환 #의학 #신간도서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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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위 게임 - ‘좋아요’와 마녀사냥, 혐오와 폭력 이면의 절대적인 본능에 대하여
윌 스토 지음, 문희경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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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인생 드라마 '더 글로리 시즌 2'가 얼마 남지 않았다. 3월 10일. 시즌 1에서는 복수를 예고했다면 시즌 2에서는 본격적인 복수와 결말이 펼쳐질 예정이라 섣달 남짓한 시간이 얼마나 길게 느껴지던지. 그래도 친절한 크리에이터들 덕분에 지루하지 않게 기다릴 수 있었다. 연진이가 숨 쉬듯 즐겼던 지위 게임의 종말이 멀지 않았다. 제발 울 동은이 행복하게 해주세요.


#14 우리는 본능적으로 관계를 맺고 지위를 얻으려 한다.
집단에 수용되고 집단 안에서 지위를 얻으려 한다.
이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이것이 인생의 게임이다.



제목부터 매혹적인 <지위 게임>은 인간 행동의 메카니즘 가장 이해할 수 있는 '지위 욕구'를 관한 책이다. 저자 윌 스토는 모든 인간에게 지위 추구의 욕구가 내재되어 있다고 주장하며 SNS 중독과 경쟁심부터 종교적 광신, 테러, 혁명, 전쟁까지 역사상 인간의 모순과 부조리를 ‘지위 욕구’라는 주제로 분석했다. 본인의 연구 자료였던 다양한 책과 학술 논문과 정기간행물을 기반으로 집필하여 일반적인 개념은 논란의 여지가 없으며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진에게 원고의 감수도 완료한 책이라고 전했다.



이 책은 심리학과 인류학, 사회학, 경제학, 역사학 연구를 토대로 인간 삶의 숨은 구조를 파헤치며 지위 게임이 잘못 흘러가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확인시켜줬다. 결론적으로 타인과 우리 자신을 보는 관점을 변화시킬 인간 심리에 대한 전면적인 재고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



저자는 지위를 "사람들이 우리를 추종하거나 존경하거나 추앙하거나 칭찬하거나 우리가 그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치도록 허락해 주는 상태"로 정의한다. 그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치도록 허락해 주는? 이 문장이 매우 거슬리는데~ 사람들을 막 좌지우지하는 갑이란 말인가. 난 또 삐딱선타고.. 지위를 가진 자는 싫지만 음... 그 맛이 궁금하기도 하고.. 이너매 양가감정은..



인간의 게임에는 지위를 얻기 위한 세 가지 주요 경로가 있다. 힘이나 두려움을 무기로 지위를 차지하는 지배 행위로 지위를 쟁취할 수도 있는 '지배 게임', 의무감이 강하고 순종적이고 도덕적인 사람에게 지위가 주어진지는 '도덕 게임', 단순히 이기는 차원을 넘어서 기술이나 재능이나 지식이 필요한 일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는 사람에게 지위가 돌아가는 '성공 게임'이다. 이 중 성공 게임은 인류의 진보와 혁신을 이끌었다.



이 책의 첫 번째 주인공 '벤'은 열네 살에 자신의 비밀을 들은 어린 학생(11세)를 의자로 내려쳐 사망하게 한 죄로 교도소 신세를 진다. 자신의 세계를 구축한 벤은 가석방을 거부하면 30년째 재소자로 지낸다. 생각보다 영리했던 그는 석사, 박사 과정까지 마스터하고 교도소 변호사로서 수감자를 도와 평판이 좋았고 영향력도 컸기에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현재의 지위를 버리고 일개 전과자로 살아야 할 텐데 나라도 나가기 싫었을 것 같다.



이처럼 제1부에서는 집단적 존재로서의 인간을 다루고 있었다. 제2부는 한계 없는 욕구에 대한 내용으로 남뉴기니의 마린드족의 이념이 인상적이었다. 그들에게 정액은 마법 그 자체였다. 정력과 생식 능력의 원천이라 믿고 연고처럼 여기저기 바르고 먹기도 했다. 창이나 활에 낚싯바늘에 바르면 정액이 표적으로 이끌어준다는 터무니없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그 정액은 자위행위로는 얻지 못하고 반드시 여성의 질액과 섞여야 했다는.. 웩!! 그래서 부족 여자들은 과도하게 성관계를 자주 가져야 했더란다. 혼인 첫날밤에는 배우자의 모든 남자 친척과 성교하고 나서야 배우자와 잘 수 있었다는.. 아이고 머리야..



제3부는 극단의 게임을 주제로 SNS 속 부족 전쟁부터 마녀사냥, 합리적인 광신도, 공산주의자들의 우화 등 과거와 일상에서 벌어졌던 지위 게임이 부른 부작용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이기는 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 기분은 순간뿐일 것이다. 혼자 올라서겠다고 아등바등하는 게임에 지치기보다 서로가 윈윈, 협력으로 채워가는 인생. 그것이 내가 바라는 것이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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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가 숨어 있는 세계 - 언어치료사가 쓴 말하기와 마음 쌓기의 기록
김지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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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18년 차 언어치료사(언어재활사) 김지호 저자가 지난 2007년부터 2022년 겨울까지 만났던 아이 중 25명 아이들과 함께 성장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풋내기 치료사로 말더듬증 아이를 처음 맡게 된 사례부터 다운증후군·중증 자폐성 장애·무발화(아직 말에 못 트인) 등 여러가지 사연들이 있었다.



한 사연이 끝나면 바로 그 아이에게 못다 한 말들, 당부 또는 고백 같은 말을 담은 편지가 이어진다. 처음 만난 아이의 마음을 얻기 위한 노력과 언어치료 수업을 하는 과정들에서 언어치료사의 많은 수고를 알 수 있었다. 양육자와 다름없는 그들의 애씀과 마음이 없었다면 그 아이들은 언어의 빈곤으로부터 좀 더 오래 머물렀으리라.



누군가를 연상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함과 사생활 보호를 위해 아이들의 이름을 익명으로 표기했다. 이마저도 그의 배려가 느껴졌다. 가정 방문 치료사로 고충이 많을 법도 한데 오히려 행운이었다고 했다. 아이들과 종이접기, 놀이터에서 신체 놀이, 공원 산책 등을 하며 많은 말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이다.



나는 유독 아이들보다 그 아이들의 부모에게 마음이 쏠리더라. 특히 자폐성 장애 진단을 받은 신이의 어머니. 그녀는 발달장애인 단체 사무실에서 임원으로 관련 시위 및 캠페인을 한다. 그 시위 안에는 삭발식도 참여했더란다. 저자는 수업을 마치고 머릿수건으로 한 어머니를 보고 터지는 눈물을 애써 참아야만 했다고 고백했다. 아이와 가족의 생존을 위해 기꺼이 수치심을 밀어낸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이 들어서였다고.



저자는 신이 엄마를 통해 장애인 지원 정책의 문제점을 디테일하게 파악할 수 있었고 이 책을 통해 진실을 알리려고 했다. 장애인의 연민을 거두고 정책을 결정하는 이들에게 분노할 줄 알아야 한다며 강하게 호소했다.
"장애인이 있는 가족은 온전히 돌봄에 집중하고 나와 같은 치료사나 사회복지사는 온전히 지원에 집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상처입은 아이들을 온몸으로 지켜주는 부모님과 온 마음을 다해 아이들의 말문을 두드리는 그들이 있어 세상은 조금 더 북적북적해지지 않을까. 이 세상 모든 부모님과 선생님들께 마음 다해 존경을 표한다.

모든 사람들이 말하는 즐거움과 소통의 즐거움을 함께 누릴 수 있길 바라며.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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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미술관 - 풍속화와 궁중기록화로 만나는 문화 절정기 조선의 특별한 순간들
탁현규 지음 / 블랙피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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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관람은 초등학교(라떼는 국민학교였지만) 소풍이 최초였지 싶다. 세 자매의 앞날을 위한 경제활동으로 바쁘신 우리 부모님은 큰 맘먹고 쉬는 날이면 풍류를 즐기는데 집중하셨더랬다. 딱히 불만은 없었다. 세 딸들을 어디든 데리고 다니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 가족소풍보다는 단체 소풍이었던 터라 동네 꼬마들과 어울리면 그만이었다. 어느 한쪽도 불만은 없었다. 어른들은 어른끼리 애들은 애들끼리. 다들 그렇지 않나? 좌우지간 비글과 맞먹는 체력을 가진 아이들에겐 박물관은 너무 재미없었다.

정신없이 놀다 보니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나에 대한 탐구는 '우리는 어디에서 왔을까'라는 근원적인 호기심을 일으켰는데 그 널름널름하던 의문이 역사 쪽으로 번져 나갔다. 역사의 재미를 이제야 맛본 나. 크~~

<조선미술관>의 저자는 고미술계에서 정평 있는 최고의 해설가라고 한다. 예리한 해석과 맛깔나는 입담은 재밌는 역사 드라마와 다름없다는! 그 드라마 내가 책으로 봤다는 것! 대박.

풍속화와 궁중기록화로 만나는

문화 절정기 조선의 특별한 순간들

백성의 다채로운 일상을 담은 풍속화부터 왕실과 상류사회의 경사스러운 행사를 그린 기록화까지, 신윤복, 정선, 김홍도를 비롯한 조선의 천재 화가들 7인의 작품과 더불어 태평성대를 누린 숙종과 영조대의 기록 화첩도 소개되고 있었다. 저자는 조선시대 화가들의 뛰어난 연출력을 감각적인 해설로 그림을 더 흥미롭게 관찰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었다. 스님들이 길거리 탁발을 위한 공연을 '스님들의 버스킹'이라고, 장수를 축하하는 잔치에 술을 담당하는 이를 '기로회 바텐더'로, 노름꾼들을 보며 조선판 카지노라는 둥 .. 이런 식으로 비유할 때마다 피식피식 웃음이 세어 나가게 된다.

신윤복의 인물화는 정말이지 너무 곱다. 그림을 팔아 먹고 살긴 했지만도 당대 상류층이 벌이는 퇴폐성을 고발하는 그 맹랑함이 왜이리 멋진 거야. 내가 그 시대에 태어났다면 반했을 듯.

그가 출세를 못한 이유가 아버지였다는 것에 열불이 났지만, 어진 또는 궁중 기록화를 그리는 신윤복은 또 상상이 안되기도 하고, 만약 그랬더라면 귀한 역사적 사료인 그의 그림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선미술관>은 1관은 풍속화, 2관은 기록화로 구분되어 순서와 별개로 읽고 싶은 부분부터 보면 된다. 개인적으로 기록화보다는 풍속화가 더 재밌었다.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나는 이야기가 최고지.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조선미술관 #탁현규 #블랙피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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