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김희경 지음 / 동아시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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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동아시아서포터즈7기

#에이징솔로

삼십대 초반이었나.

아버지께 물어봤다.

나 시집 안가도 돼?

"가려면 마흔 되기 전에 가.

마흔 넘은 딸자식은 골칫거리야."

자랑거리는 그렇다치고 골칫거리라니...

하여간 나는 35세를 넘기지 않겠다며

36세를 15일 남기고 결혼식을 했다.

나에게도 관종끼가 있었나?싶게

결혼식이 넘 재밌었다.

남의 결혼식 가서는 초상 치른 것마냥

눈물콧물을 뿜어데고선

내 결혼식에선 빵긋빵긋.

신랑과 행진할때는 하객과 눈맞춤하며 인사까지... 난 무대체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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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말대로 마흔을 넘기고 혼자인 나를 상상해본다.

알 수 없다.. 살지 않아봐서..

다만 나름의 행복을 찾아가며 살아갔을 것 같다.

그러나 세상은 혼삶을 안타까워한다.

-

이 책의 저자는 2021년 겨울부터 40세 ~64세 에이징 솔로 여성 19명을 만나 외로움과 친밀감, 돌봄, 가족과 우정, 생계와 주거, 노후, 죽음 등 나이 들어가는 우리의 혼 삶을 재구성하는 것들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저자 역시 에이징 솔로였기에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삶의 전환기에 서서 마주한 스스로의 질문을 정리할 수 있었고 쓸데없이 무겁던 마음이 가벼워졌었다고 한다.

나 역시 혼자가 약점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42살의 퇴사 후 홀로 긴 여행을 할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은 남편도 자식도 없었기에 쉽게 결정하고 행동할 수 있었을 것이다.어떤 제약없이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사회가 정해놓은 인생행로를 벗어날 경우 약자라는 낙인이 찍힌다. 누구맘대로 제때라는 것을 정한것인가! 개인의 결정과 속도를 왜 딴지를 거는지..

✔️노처녀가 사라졌다.

나이진 비혼여성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표현인 노처녀가 뉴스 제목에서 점차 줄어들다가 이제 더는 쓰이지 않는다고 한다. 2020 4월 끝으로 뉴스 제목에서 사라졌다. 다이브는 누군가 노처녀라 지칭하는 것은 무례한 행동이라는 안목적 합의가 생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제는 골드미스라는 표현도 요즘 잘 쓰이지 않는다.

왜 결혼안해요?

아이 안가져요?

이런 질문도 무례하다는 인지는 언제쯤 될련지..

━━━━⊱⋆⊰━━━━

인터뷰어 중에 결혼에 대한 질문에 답하길.

"내가 이 나이에 결혼하면 간병인 역할을 면치 못한다. 그런 거 싫고 내가 돈 벌어서 내가 쓰고 잘사겠다라고 부모님께 말씀드린다."

라며 비혼이 결혼보다 우월하다는 식으로 생각하지 않지만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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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정해 놓은 인생행로를 벗어날 경우 약자라는 낙인이 찍힌다. 누구 맘대로 제때라는 것을 정한 것인가! 개인의 결정과 속도를 왜 딴지를 거는지..

━━━━⊱⋆⊰━━━━

독신을 연구하는 이스라엘 사회학자는 2030년 무렵에는 전세계 독신비율이 20%까지 도달할 것이라고 예측결과를 소개했다.

혼자 살기는 이미 많은 이들이 공통으로 갖는 삶의 조건이 되었다. 사회적 약자가 아닌 존중해야할 개인의 삶이라는 것에 방점을 찍고 싶다.

━━━━⊱⋆⊰━━━━

『에이징 솔로』는 40·50대 비혼 여성들의 실제 경험과 증언, 최신 연구 등을 검토하며 혼자 사는 삶을 이해하는 데 가장 생생하고 정확한 텍스트를 제공한다. “나이 들수록 삶이 나아진다고 느껴요”라는 에이징 솔로 선배들의 말에 기대어 “쓸데없는 공포”는 내려놓아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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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삶을 바라보고 있다면 이 책에서 유익한 시사점을 상당히 많이 얻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혼삶을 선택한 그들을 이해하는데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

🏷️자신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서도 우리에게는 이야기가 필요하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자기 자신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되고 자신의 삶을 재구성할 수 있게 된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에이징솔로 #김희경 #동아시아 #서포터즈 #혼삶 #1인가구 #비혼 #중년솔로 #혼자살기 #추천도서 #에세이 #인터뷰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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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씽킹 - 단순한 생각을 멋진 아이디어로 성장시키는
윤태성 지음 / 시크릿하우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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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은 특별하고 사람이 가진 능력이자, 그 행위는 뭔가 거창하고 대단해 보인다. 발명, 개발, 창출이라는 결과를 가져오는 이 능력은 사실 누구에게나 있다. 하물며 나이 제한이라는 것도 없다. 다만 누군가는 찰나의 생각은 흘려보내고, 누군가는 생각을 가공해 형태화 시킨다.

⧪ 생각은 표현하는 순간에 비로소 형태를 가진다.

르네상스 시대 천재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메모광이었다. 찰나의 생각을 모두 글과 그림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에디슨도 기록 습관도 유명하다. 메모의 위력은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생각을 적고 행동으로 잇기까지가 어려울 뿐.

어느 순간 떠오른 작은 발상을 시간과 정성을 들여 성장시킨 결과가 창의적인 생각이다. 이 과정을 '미라클 씽킹'이라고 한다.

이 책의 저자는 ‘미라클 씽킹’ 생각 패턴을 독자들에게 제안한다.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웃는 연습과 전신사진을 찍는 루틴을 5년째 하고 있다. 변화를 직접 보면서 생각도 직접 보는 게 가장 좋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미라클 씽킹은 생각을 볼 수 있게 표현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미라클 씽킹을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 ➀표현하고, ➁확장하고, ➂정리하라.

《미라클 씽킹》 11가지 생각법에 맞추어 생각을 표현하고, 직접 눈으로 확인한다. 내가 어떤 생각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인지해야 생각의 조화와 균형을 맞출 수 있다. 다른 사람들과 의논할 때도 눈으로 볼 수 있는 형식으로 표현하고 함께 확인한다. 이 과정을 거쳐야 여러 사람의 생각을 수렴해 초점을 맞추고 결론을 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디슨의 메모법이 인상적이었다. 기억용과 생각용으로 구분해 기록했다는 점이다.

단기간에 해야 할 일을 단어나 문장으로 적어두는 '기억용 노트', 생각나면 생각난 대로 일단 적어둬서 여백에 계속 생각을 추가하는 '생각용 노트'. 오~ 이거 나도 그렇게 하고 있는데 말이지. 그러나 나는 보통 인간인데.


⧪ 한 입으로 두말해라.


편향적인 사고-> 확장형 사고를 하는 습관을 만들기 위해 사분법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생각의 방향을 확장한다는 건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분법 관점을 정하고 사분법 매트릭스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방법이 떠오를 수 있다고 하니 책을 참고하면 좋겠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싶다면 《미라클 씽킹》의 방법을 시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미라클씽킹 #윤태성 #시크릿하우스 #생각정리 #메모 #아이디어 #좋은생각 #습관 #자기계발 #시간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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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위도우 : 죽음을 삼킨 여자 1
쟈오 재이 시란 지음, 심연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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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사 느낌이 물씬 풍기는 커버 일러스트가 한눈에 쏙 들어옵니다. 붉은 날개 앞에 서있는 저 언니 보통 세보이는게 아니에요. 잘못 걸리면 깨꾸닥하겠습니다.



서양에는 스칼렛 요한슨의 블랙 위도우가 있다면 동양에는 무측천이라고 하면 오바일까요. 같은 '위도우'니까 자매라고 우겨봅니다. 역사의 문화적 요소에 영감받아 창조한 이야기지만 역사 판타지나 대체 역사물이 아님을 저자가 강조하네요. 작가가 창조한 다른 유니버스로 받아들이고 읽기로 했습니다.



현재 인류는 혼돈이라는 침략자로 인하여 멸망 위기에 서 있습니다. 이를 반격하기 위해 크리살리스라는 전투 병기를 개발했는데요. 혼돈에 맞설만한 위력을 가진 크리살리스는 기력으로 조종하는 특징이 있어요. 음양의 기력이 융합된 정신으로 크리살리스를 조종합니다. 음기를 흡수해서 힘을 쓰는 조종사는 전투가 끝나면 일주일 정도 기력보충을 하면 되지만 소실된 음기의 주인인 여자는 대부분 죽습니다. 그래서 조종사의 첩은 여러 명이어야겠죠~ 이런 썩을. 오늘도 인류를 위해 한 여자애가 크리살리스 안에서 죽어가고 있어요.



측천은 변방 시골 하층민의 딸이랍니다. 그녀에게는 둘도 없는 언니가 있었는데 조종사의 첩으로 입대한지 얼마 안 되어 죽고 말았어요. 우리의 측천은 조종사 첩으로 지원하기로 결심합니다. 언니를 죽인 양광 대령의 목을 딸 생각으로요. 어때요. 성격 좀 있는 거 같죠? 그런데 이집 가족들이 너무 좋아하네요.

"넌 좋은 일을 하는 거잖아. 왜 받아들이질 못하니? 영웅이 될 거야. 그 돈으로 네 동생의 신부 값을 지불하고~ "

어뭉은 두 딸 목숨 값으로 아들 신부를 데려오겠다는 말을 서슴없이 합니다. 아놔~ 뒷 목 땡김요.



조종사의 첩으로 입대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닙니다. 처녀 검사, 기력 검사 등등. 기력 수치가 보통 두 자릿수인데 측천은 624. 이때부터 예감했죠. 측천이 뭔가 특별하구나. 그래야 주인공이지.

지원한 소녀와 약간의 시비가 있던 차에 양광이 등장합니다. 외나무다리에서 원수를 마주한 격이죠. 양광은 측천의 기운을 느끼고 바로 작업에 들어가요 그러나 경고음이... 함께 훈련할 시간도 없이 바로 전장에 투입이 됩니다. 양광의 크리살리스 구미호를 조종하기 위해 둘은 정신의 결투를 합니다. 둘 중 한 사람이 정신의 주도권을 잡고 힘을 흡수해 크리살리스를 조종해야 하거든요. 과연 누가 선두를 잡았을까요?



"애초에 크리살리스 조종 시스템에서는 성별이 왜 그렇게 중요한 거야? 조종이란 전적으로 기력에 달린 거잖아. 그런데 왜 힘에 희생당하는 건 언제나 여자애들이 되어야 해?"


무측천은 여자란 이래야지라고 정해놓은 틀에 자신을 억지로 맞추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합니다. 그런 측천이 내재된 힘의 존재를 각성했으니 앞으로 어떻게 사용할지 기대가 되고요. <아이언 위도우>는 현재 2권까지 출간되었는데 완결이 아닌 것 같아요. 1권의 마지막 장을 덮는 것과 동시에 2권의 내용이 긴급하게 필요한데 제 손에 없어 너무 슬픕니다. 조만간 어여 만나 2권의 리뷰를 써보렵니다. 그런데 2권도 완결이 아니라면서요 ㅠㅠ 언넝 내어주세요.


미래를 그리고 있지만 여성에 대한 위치는 현재보다 더 못한 배경에서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여전사를 창조한 이 책의 저자, 쟈오 재이는 초등학교 5학년때 중국에서 캐나다로 이주해 온 이민 1세대라고 합니다. 유튜버이기도 한 그녀는 중국 문화를 설명하는 재미난 영상도 업로드할 만큼 자국의 역사나 문화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이 소설 곳곳에 소재로 많이 활용되었더었더라고요. ( 저자의 첫 소설입니다. 넘놔 놀라워요!)
측천과 이치, 이세민의 구도가 삼각관계로 보이지만 저는 이상하게 이치와 이세민의 브로맨스로 기대를 해봅니다. (나만 그런겨?) 몹시 궁금하니 어여 2권을 구해보도록 하죠.




※도서와 소정의 제작비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이언위도우 #쟈오재이 #아르테 #arte
#SF소설 #공상과학 #미래 #디스토피아 #판타지
#추천소설 #베스트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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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 샤넬 - 코코 샤넬 전기의 결정판
앙리 지델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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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에서 지루한 시간을 어떻게 버틸까 하다 잡지를 들었다. 향수 광고 '샤넬 넘버 5'를 보고 문득 샤넬에서 시리즈 향수가 있었나 보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명품은 그닥 내 관심을 끌지는 못하지만 (가지지 못할 거라면 쳐다도 보지 말자 주의) 그래도 샤넬을 채널로 읽었다는 유머는 웃을 줄 알고, 코코 샤넬이 여자 사람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가끔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 유명 인사의 스캔들을 재구성해 주는 걸 재밌게 보기도 했는데 샤넬도 예외 없이 출연했다. 재연배우님(외국인인데 한국말 무쟈게 잘함 그런데 연기력은 문제가 많음)이 보여주는 코코 샤넬 드라마는 흥미로웠다. 그런데 그녀의 전기가 내 손에!

💎철저한 조사와 연구, 증언을 바탕으로

입체적이고 내밀하게 그려낸

코코 샤넬 전기의 결정판

고아 소녀에서 '황금의 손'을 가진 패션 디자이너. 패션 디자이너들의 롤 모델이자 전 세계 여성의 로망이었던 그녀의 이야기를 읽었다. 금수저로 탄탄대로였을 것 같은 그녀가 아.니.었.다. 할아버지 때부터 장돌뱅이였던.. 역마살이 있는 샤넬가의 피를 이어받아 그녀도 한곳에 정착하는 운명이 아니었다. 그녀의 정식 이름은 가브리엘 샤넬로 2남 3녀 중에 둘째 딸이었다.

도시를 떠돌며 장사를 했던 알베르(아버지)는 뛰어난 화술로 여자를 유혹하는 게 밥 먹기보다 쉬었다. 여김없이 이번 도시에서는 잔이라는 처녀를 타깃으로 즐겼는데 임신이 되고 만다. 그녀의 가족이 알베르를 수소문해 찾아내고 결혼시키려면 도망 다니고... 세상 이런 비겁한 남자가 어딨을까. 결국 상당한 지참금을 받는다는 조건에 결혼식을 한다. 그의 역마살은 쉼 없이 발동했고 장사한다는 핑계로 그녀에게서 벗어나려 했다. 잔은 알베르를 넘놔 사랑해서 만삭의 몸으로도 그를 열렬히 쫓아다녔다고 한다. 천식이 심했던 잔은 무리한 뒷바라지로 숨을 거둔다. 이 비열한 자식은 본인의 자유를 위해 아들은 농가에 입양시키고 딸은 수녀원에 맡겨버렸다. 당시 알베르는 39세, 차녀인 가브리엘은 12세였다.


"나는 열두 살 때 모든 걸 빼앗겼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때 나는 중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아버지에게 애정이 컸던 그녀는 자신이 버려졌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원만하지도 않았던 성격 탓에 수녀들과 사이도 그리 좋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흑백의 조화에 대한 그녀의 취향은 이 시절 환경에서 받은 영향이지 않을까라는 합리적인 의심은 원생들이 입는 유니폼이 그 증거지 않을까.

언니와 동생과는 달리 반항적인 성격이 강했던 가브리엘 삶은 역시나 녹녹치 않았다. 숱한 남자들과 뜨겁게 사랑했지만 결혼까지 갈 수 없었던 샤넬. 혼자 있기를 지독히도 싫어했던 그녀가 워커홀릭이 될 수밖에 없었는데 마지막은 그렇게 싫어하던 일요일에 혼자 숨을 거뒀다.

인기 배우들과 가수들을 제외하고 가브리엘은 당시 사진이 가장 많이 찍힌 인물 중의 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렇게 초상 사진이 많은 디자이너를 본 적이 없다. 각계 전문가들에게 눈에 띄기 위해, 대중에게 자신을 알리는 데 아주 중요한 전략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가브리엘은 예술가 친구들에게 영감을 서로 주고받았다. 디아길레프, 나진스키, 보리스 코치노, 세르게이 리파르스트라빈스키. 피카소, 살바도르 달리, 콕토, 리디게, 막스 자코브, 사티. 미요, 라빌 등 동시대 최고 예술가들과 친구로 지내며 은밀하게 그들을 후원하기도 했다고 한다. 파리의 에티엔의 아파트에서 모자디자이너로 시작할 수 있었던 것도, 샤넬 패션이라는 의상실을 열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혼자의 힘은 아니었기에 자신이 받았던 선물을 예술가 친구들에게 나눠준 게 아닌가 싶다. 또한 '코가'라는 재단을 설립해 사후에도 후배들과 가난한 이들을 살필 수 있도록 했다. 이런 게 인간이 지닌 상냥함과 선순환이지 않을까. 샤넬이라는 브랜드가 영속될 수 있었던 이유도.

"여성적인 아름다움과 남성적인 지성, 환상적인 에너지가 뒤섞인 그녀에게 매료되었다."

한결같이 그녀에게 빠진 뭇 남성들이 하는 말이었다. 일하는데 머리가 거추장스러워 짧게 잘랐을 뿐인데 유행이 되었다고 했다. 그렇게 샤넬은 여성들의 워너비였고 트렌드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매력적이고 사교적인 그녀는 때론 거친 말을 내뱉기도 하고 변덕스러웠으며 극단적일 때도 있었다고 한다. 유행은 선도했지만 유행만으로 저물지는 않았다. 인생에 있어 크다면 클 수 있는 완성된 사랑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브랜드가 샤넬이라는 결과만으로 그녀에게 실패한 삶이라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생전에 샤넬도 출판사에 원고를 팔 생각으로 전기를 계획하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당시 가난했던 자신의 과거와 아버지로부터 버림. 가수로 활동했던 부분은 제외하고 자신의 성공에 대해서만 집필을 했다고 하니 그럴 만도 하다. 다소 오해할 수 있었던 소지를 이 책에서 풀어내서 좋았고, 제법 두꺼운 분량임에도 재미난 소설을 읽는 것처럼 술술 넘어가는 부분이 신기했다. 명품 잘알못인 나도 재밌는데 하물며 코코 샤넬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더 흥미롭게 읽힐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샤넬이 남긴 물성들에 애정 어린 시선이 머물게 되는 책.

출판사로부터지원받은 도서입니다.

#코코샤넬 #앙리지델 #작가정신 #전기 #샤넬 #가브리엘샤넬 #샤넬일대기

#추천도서 #도서지원 #신간도서 #예술가 #디자이너 #명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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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임 머신 - 수치심이 탄생시킨 혐오 시대, 그 이면의 거대 산업 생태계
캐시 오닐 지음, 김선영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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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전인가. 당시 내 옆자리 그녀가 tv 출연을 앞두고 병가를 냈다는 얘기를 했다.

엄마곰처럼 포근하고 따뜻했던 그 친구. 방송국 시나리오에선 괴물이라고 불리는 여자로 불렸다. 내 책상에는 간식이 떨어지는 날이 없는 반면 그녀의 책상은 깨끗하기 그지없었는데, 영상에서 그녀의 방은 스낵과 비스킷이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마치 그녀의 생활이 비만을 야기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 것처럼. 그 후 비만대사수술이라고 불리는( 당시 우리나라에 시행된 지 얼마 안 된 상태) 위절제술 과정을 보여줬다.

그리고 그 친구... 소식을 알 수 없었다. 내 옆자리는 계속 비어 있었다. 수술이 잘못된 건 아니겠지, 팀장님께 물어보니 그건 아니라고 하셨다. 전 국민 저녁 시간을 책임진 시사교양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그녀는 무엇을 얻었을까. 무료 수술보다 수치심...이 더 컸을지도 모른다. 그 방송국 놈은 근무하는 모습을 담겠다고 회사까지 찾아오기도 했으니...

◉수치심이 탄생시킨 혐오 시대,

그 이면의 거대 산업 생태계

미국에서 인기를 모은 TV 프로그램‘더 비기스트 루저(The biggest loser)’라는 리얼리티 쇼는 비만인 사람을 모집해 가장 살을 많이 뺀 사람이 우승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방송 종료 후 추적 연구한 결과 대부분은 수년에 걸쳐 원래의 몸무게로 돌아갔고, 일부는 더 늘었다고 한다. 비만인 몸매를 부각해서 볼거리를 제공하고 돈을 번 방송국과 잠시라도 날씬한 삶을 살았던 그들 중 누가 더 행복했을까.

뷰티 산업도 수치심을 이용한다. 유명 연예인 또는 인플루언서들을 앞세워 이상적 아름다움이라는 환상이나 노화에 대한 혐오를 자극해 이익을 챙겨간다.

이 책의 저자는 불안감, 자기혐오에 기반한 수치심을 이용해 제도적, 상업적 이윤을 취하는 시스템을 수치심 머신으로 정의한다. 비만은 물론 중독·빈곤·외모·인종·젠더·소수자 등 다양한 부문에서 발생하는 혐오와 배제 배경에는 ‘수치심’이라는 키워드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책을 통해 고발하며 ‘수치심의 악순환’으로인간에 대한 존중이 사라지고 있음을 한탄했다.

수치심은 인간사에서 억압과 이윤, 통제의 도구로 쓰인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 책에서 자세히 알 수 있다. 수치심의 영역에서는 우리는 대부분 피해자이자 가해자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누군가를 비난했을 수도 있고 악의적인 댓글에 동조했을 수도 있다.

◉ 수치심 머신의 방향은..

이 책은 수치심 머신을 해체하자고 말하지는 않는다. 수치심을 완전히 벗어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수치심은 불의에 맞설 수 있는 우리의 유일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이에 저자는 우리가 살면서 겪은 수치심과 타인에게 주입하는 수치심을 동시에 조명하고, 수치심 머신의 화살을 부당한 권력을 향해 돌려야 우리의 공익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1월 술 취한 예비검사가 손님과 시비가 붙어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했으나 무슨 특권의식인지 경찰을 폭행하고 자신이 누군지 아나며 어느 라인이냐고 큰소리친 사건이 최근 재조명되고 있다. 이런 사람이 검사가? 대국민 분노는 검사 임용에서 배제되는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변호사 임용은 어찌 될지 의문이다. 수치심은 이런 사람에게 향해야 한다.

개인 차원에서 떼로 몰려가 약자를 비하하는 부적절한 행동을 삼가고 공유 규범을 강제라는 목적으로만 이를 활용한다면 앞으로의 세상은 기대해도 좋을 텐데. 모든 사람이 신뢰하고 존엄하게 대우받는 세상이 좀 더 빨리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셰임머신 #캐시오닐 #흐름출판 #비만 #중독 #가난 #빈곤 #상업 #이윤 #제도 #수치심

#사회 #현대사회 #사회인문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조작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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