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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어안는 소설 ㅣ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정지아 외 지음, 문실 외 엮음 / 창비교육 / 2023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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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리뷰한 창비 테마 소설 시리즈『함께 걷는 소설』의 후속 작품『끌어안는 소설』은 가족을 주제로 엮은 소설집입니다. 표지와 제목이 딱이죠. 어떤 상황에서도 힘껏 끌어안는 이들은 가족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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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아 👉 말의 온도
손보미 👉 담요
황정은 👉 모자
김유담 👉 멀고도 가벼운
윤성희 👉 유턴 지점에 보물 지도를 묻다
김 강👉 우리 아빠
김애란 👉 플라이 데이터 리코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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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일곱 명의 작가의 색이 담긴 단편들을 읽을 수 있었어요. 부끄럽게도 잘 아는 분은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재밌게 읽었던, 정지아님 한 분이었어요. 잘 모르는 분들이 많아서 7인 7색의 가족 이야기에 초집중하며 읽었더랬죠. 어머~ 술술 넘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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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아 님의 작품부터 너무 좋았어요. 환갑을 바라보는 딸과 노모의 동거(큰오빠의 성화에 못 이겨 화자가 어머니를 모시게 되고요. 시골에 내려와 가까이 살게 되어요)를 그리고 있는데요. 엄마가 평생 지어줬던 집밥은 철저히 아버지의 입맛으로 차려졌다는 것을 알게 되어요. 수십 년을 그렇게 지낸 노모는 자신의 입맛을 잃어버린 거죠. 나이 든 딸과 지내면서 자신의 입맛을 찾아갑니다. 엄마를 더 잘 알게 되는 시간들이 저는 그렇게 부럽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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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도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먹지 않았던 처녀 시절이 있었다는 것.
늘 좋다, 맛있다, 행복하다고 말씀에는 당신 가시고 나도 아쉬워하지 말라고, 자식들 편하라고 하시는 말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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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읽었던 소설의 문장이 떠오르네요.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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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언가가 너무 늦었다고 믿고 싶은 사람은 없겠지만, 언제나 조금씩 더 늦어지고, 그러다 보면 마침내 너무 늦어버린 순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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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미 작가의 <담요>의 화자는 소설가입니다. 친구 한이 근무하는 파출소 소장 장의 인생을 모티브로 소설을 쓰고는 베스트 작가가 되는데요. 한은 이 사실을 알고 절교선언을 합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도둑질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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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년 후 한의 장례식에서 장을 보게 되죠. 도심에 공연장에서 총기 난사 사건 발생으로 아들을 잃었던 그의 슬픔이 직접적으로 체감한 화자는 그제야 자신의 과오를 뉘우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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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 들려주는 장이 담요의 죽음 이야기.. 저 또 울었어요. 우리 장 아저씨 이제 그만 행복하게 해주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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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남매의 아버지는 자주 모자가 되었다.
이사를 하면 첫째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장도리들고 다니며 벽에 박힌 못을 뽑아내는 것이었다. 못이 있으면 아버지가 집안을 돌아다니다가 거기 걸리고 틀림없이 모자가 되어버리기 때문 이었다.
일단 모자가 되면 언제 아버지로 돌아올지 알 수 없었다.
모자로 자꾸 변하는 아버지 때문에 그들 가족은 자주 이사를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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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은 님의 <모자>는 독특했어요. 뭔가 중요한 순간? 당황하는 순간에 모자로 변신하는 아버지를 수습하고자 고군분투하는 남매들 이야기입니다. 자신의 그런 결점을 알면서도 가족의 일에는 발 벗고 나서는 아버지. 시도 때도 없이 모자로 변하는 아버지를 수거하느라 진땀 빼는 아이들. 모양이 어떠한들 서로를 끌어안는 이들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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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어안는 소설』은 가정의 달을 맞아 읽기에 적절한 소설집이었어요. 다양한 가족의 삶을 간접적으로 들여다보며 우리의 가족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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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이나 되냐는 앞말과 흉 잡힐까봐 그런다는 뒷말 사이에 모순을 어머니는 훌쩍 건너뛰었다. 앞말은 나를 보는 어머니 시선이요 뒷말은 남의 시선, 모순을 품은 그 마음이 모정일 터였다. 그 마음이 짜증스럽기도 하고 그 마음에 죄스럽기도 했다. <말의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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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어머니 오늘은 쉽게 잊히고 묵은 기억은 선명해진다. <말의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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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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