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유난히 그런 생각이 든다. 이렇게 글을 쓰고 있지만, 내 의도와 상관없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거나 분노를 불러일으킬까 겁이 난다.
얼마 전 내가 유령회원으로 있는 어떤 까페에서 댓글때문에 눈살 찌푸릴 일이 있었다.
누군가 서평을 달았고, 누군가 그 글에 댓글을 달았는데, 댓글의 어조가 문제였다. 서평 코너에 올리는 서평은 무슨 내용이든 아무도 간섭해서는 안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내가 그렇게 읽었다는데, 그건 잘못되었다거나 이상한 감상이라는 말을 들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마찬가지로 댓글의 내용 또한 함부로 제한해서는 안 된다. 내가 이렇게 생각했듯이 다른 사람은 저렇게 생각할 수 있으니까. 문제는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태도이다.
문제가 된 댓글은 참 애매했다. 만약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다면, 그리고 댓글을 다신 분이 기분좋은 표정으로 재미있게 말씀하셨다면, 아마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렇다고 해도 조금은 기분 상할 것 같지만)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할 수단이 문자밖에 없는 이런 공간에서는 그래서 한 자, 한 자가 조심스럽다. 그 댓글은 서평자를 조롱하는 내용으로도 해석할 여지가 충분했다. 게다가 알고 보니 두 사람은 전혀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었다. 그렇다면 더욱 그런 식으로 의견을 표현해서는 안 되지 않는가.
사람들과 부대끼며 소통하며 살아가려면 언제든지 상대방을 상처줄 수 있고 상대로부터 상처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다. 그러지 않고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않으려면 깔끔떨며 혼자 독야청청할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