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은 벌써 마쳤고, 출고요청까지 완료했다. 

이제 택배아저씨만 기다리면 되는데, 왠지 가슴이 두근거린다...^^ 

언젠가 정초에 신년운세를 본 적이 있는데, 이런저런 궁리는 많아서 하고 싶은 것은 많지만 추진력과 행동력이 부족해 제대로 하는 일이 없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어찌나 가슴이 뜨끔하든지... 

안 보는 책 팔아야지 마음먹은 건 오래 전인데 지금까지 아무 것도 한 일이 없다. 

내다 팔 책을 골라 내자면 책정리를 해야 하는데, 그건 시작도 못 했고. 

무너지는 책더미 속에서 간간히 건진 책들을 헌책방에 가지고 가려니 무거워서 패쓰. 

온라인 중고서점에 팔려니 어떻게 하는 건지 잘 몰라 또 패쓰.  

FAQ를 잘 읽어보고 유의사항을 잘 유의하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일 텐데, 여자들은 매뉴얼 잘 못 읽어, 이런 변명을 스스로에게 늘어놓으며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다.  

생각해보면 그런 일들이 너무 많다. 나는 살아가기에 꼭 필요한 것들만 간신히 처리하면서 살았다. 대학을 들어가면서 독립한 후부터 최근까지도 죽 그랬던 것 같다. 독신으로 살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더러워도 그만, 지저분해도 그만, 좀 불편해도 그만이었다. 나는 원래 그렇게 생겨먹었으니까. 그런데 결혼하고 나니, 아이가 생기고 나니 그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나야 굶으면 그만이지만 애는 굶길 수 없고, 양말 없으면 맨발로 살면 되지만 신랑을 맨발로 출근시킬 수는 없고. 너무나 당연한 것들을 학부형이 될 나이가 되어서야 한 가지씩 깨우쳐가는 나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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