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하는 일을 나는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내 일을 말해 주면, 어김없이 늙어서도 할 수 있어서 좋겠다며 (겉으로는 일단) 부러워한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정년이 따로 없는 직업이라는 말은 뒤집어서 생각하면 언제든지 정년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언제까지 체력이 받쳐줄 지도 모르겠고, 늙어서도 젊은 감각을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마음만 청춘인 걸로는 한참이나 부족할 테니 말이다. 

말과 글이라는 것은 항시 변하는 것이라,  나 또한 그에 맞춰 자꾸 변해가지 않으면 안 된다. 이렇게 써놓고 보면 거창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별로 어렵지 않다. 매일 신문 읽고, 책 열심히 읽고, 드라마도 많이 보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일이다. 그런데 신문은 지금도 안 보고, 드라마는 일드와 미드를 많이 봐서 도움이 될 지... 내게 남은 희망이라면 책. 

아름답고 깨끗한 한국어로 된 작품이나 글을 많이 읽고 깔끔한 번역서도 많이 읽어서 나의 한글을 갈고 닦아야 하는데, 요즘은 내 글만 들입다 읽고 있으니, 걱정이다.  

학교만 졸업하면 더 이상 독후감 쓸 일 없을 줄 알았는데, 허구헌날 검토서 의뢰가 들어오고. 학교 졸업과 동시에 글짓기도 졸업일 줄 알았더니, 글짓기는 아니지만 반쯤은 글짓기인 일로 먹고 살아야 하다니. 좋아하는 책에 관계된 일을 해서 흐뭇할 때도 많지만 요즘은 마감이 계속 밀리다보니 책에 짓눌리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이래서 좋아하는 일로 밥벌이를 해서는 안 된다는 거다.  

아이는 자고, 신랑은 늦고, 혼자서 일 하고 있으니 온갖 생각이 다 든다. 이게 다 마감을 마치지 못한 때문이다.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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