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알라딘 서재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달샤베트라는 제목이 너무 예뻤고 책속 그림이 또 너무 예뻐서 내 아이를 위해서 꼭 사자고 점찍은 책이었다. 

아이가 이제 돌도 지나지 않아 책은 다 먹는 걸로만 안다. 태교에 좋다고 해서 샀던 <사랑해 사랑해>를 아이는 보자마자 북 찢어 먹어버렸다. 아기들 책이 왜 두꺼운 판지인지 그제야 알겠더라...   

 

 

 

 

 

 

아무튼, 저 책을 본 순간 내 아이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마음의 양식이 아니라 섬유질만 잔뜩 줄 것 같아 아직은 보여주지 않고 잘 모셔두고 있다. 그런데 요즘 책의 제목을 둘러싼 논란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어두워진다. 달샤벳이라는 걸그룹의 이름을 본 순간 어딘가 구린 구석이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정말 있었다. 기획사에서 이름을 쓰고 싶다고 했지만 작가분이 절대 안 된다고 하셔서 없던 걸로 하기로 했는데, 달샤벳... !!! 달샤벳...! 달 샤베트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 물어도 이건 눈 가리고 아옹이다. 법적으로 어떻게 할 수도 없다는 글을 읽고 마음이 답답했다.  

그런데 방금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기사 제목을 보았다.  

<달샤벳! 엉덩이가 예쁘다고요? 양쪽을 골고루 흔들어서 그래요.> 

다 먹고 살자고 이러는 거 다 안다. 기획사도, 인기 걸그룹을 꿈꾸는 저 소녀들도, 기자도... 그래도 분통이 터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나의 달 샤베트를 돌려달라고 항의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내가 이럴 진데, 작가님은 얼마나 허망하고 분할까... 분야는 달라도 연예인들도 예술하는 사람들 아닌가? 그러면 창작이 얼마나 어렵고 힘드는 건지 누구보다 잘 알지 않을까? 자신들이 개발한 안무를 누가 도용하고 곡을 표절하면 그 심정을 알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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