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가족 웅진 우리그림책 111
신순재 지음, 이희은 그림 / 웅진주니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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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테이블 마지막 책

실패

11월 쓸쓸한 가을에 잘 어울리는 주제인 것 같다.

이제 마음을 정리할 때가 되었으니까.

지나치게 완벽하게 살고 싶었던 시절이 있었다.

남에게 보여지는 모습도

내게 보여지는 모습도

흐트러짐 없이

꼼꼼하고 깐깐하게

한 번 실수는 실수이지만

두 번 실수는 실수가 아니며

그 책임은 내게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참 잘나가는 사람이었지만

나는 참 잘난 사람이 되고 있었다.

준비되지 않으면 시작하지 않았고,

충분하지 않으면 보여주지 않았다.

<실패 가족>의 상심이처럼

'실패할까봐 늘 두려'웠다.

어느 날, 나는 친구 앞에서 바보짓을 하게 되었는데

친구가 웃으며 말했다.

"나는 네가 그런 모습이 있는 줄 몰랐어."

내가 차갑고 도도한 아이인 줄로만 알고 다가가기 힘들었는데

내게도 그런 빙구같은 점(?)이 있었다니

인간적(!)이었다는 거였다.

물집 투성이 아빠의 손도

엄마의 실패 상자도

형의 웃기지 않는 개그도

실패가 아니라

'도전'이라는 걸 받아들이는

<실패 가족>

자, 이제

우리들의 다음 도전을 준비할 차례!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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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약이 되는 약 이야기 반갑다 과학 1
배현 지음, 신병근 그림 / 사계절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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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뒤에 아직 안 읽었지만 무슨 말이 나올 지 대충 짐작할만한..)

독감의 계절이 왔다...

교실 인구 절반이 나오지 않아 예술제 무대에 올라갈 어린이가 없었다는

우스개 소리(실은 현실...)를 주고 받고 있는 요즘이다.

코로나 이후 오히려 약해진 면역력 때문이라는데

어쩌라는 건지 참.. 건강하기란 어려운 일인가 싶다.

아이들은 쉽게 아프다.

조금 전까지 멀쩡했는데

순식간에 아프다고 운다.

저학년 담임을 처음 하는 나로서는

(아이를 키워보았지만)

지금 이 어린이가 나를 시험하는 것은 아닌가..

(보통은 식사 후 - 식사때만 해도 분명 멀쩡했다. 두 번씩 갖다 먹기도 했다

수학 수업이 들었거나, - 그렇지.. 곱셈 구구를 외지 않은 탓..?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할 때 아주 주관적인 판단으로 아프다고 믿으면

증상이 실제로 일어나는 것 같은 기적적인(!) 경우도 있으니)

하는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진짜 아픈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런 점에서 아이들의 성장과 약은 뗄레야 뗄 수 없는 문제인데,

왜 이 책이 이제야 나왔냐, 이말이다.

<알면 약이 되는 약 이야기>는

보건실에서, 병원에서, 집에서

늘상 만나는 약들에 관한 기초적이면서도 중요한 정보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유익하다.

많이 알고 있는 것 같았지만 사실은 체계적으로 이해하지 못했던

약에 관한 정보를 상세히 다루어 준다.

항생제 오남용 안돼요, 지은지 오래된 약은 버리세요, 정도의 지식만 가졌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볼 것을 권한다.

(부모님부터 먼저)

지식정보 책이기 때문에

순서를 따져서 읽을 필요도 없다.

원하는 제목부터, 혹은 궁금한 주제부터 골라서 읽기 시작하면 된다.

1부 약에 대해 궁금한 모든 것

에는 약에 관한 지식뿐만 아니라

약을 먹는 바른 방법, 약의 관리까지 다양한 정보를 다룬다.

지금까지 잘못 알고 있었던 개념도 바로잡을 수 있으니 집중해서 읽으시길!

2부 약의 다양한 생김새는

약을 제법 먹어본 ^^;; 초등학교 저학년들로부터 많이 듣는 질문에 해당하는 답이 나와 있다.

주로 시럽(물약)형태만 먹던 유아기와 달리

알약을 먹으면서 경험하게 되는 다양한 형태 (녹여먹는 약, 바르는 약, 붙이는 약 등)에 관한

설명과 함께

주사!!에 대한 내용도 나온다.

한창 자신의 지식을 뽐내며 잰 채 하고 싶은 아이들은

책에서 읽은 것을 병원에서 이야기 - 엄마, 오늘 내가 맞고 있는 주사는 정맥 주사지요~ 하며

씩씩하게 주사를 맞을 테니,

그것도 한 번 노려보는 걸로 ㅎㅎ

3부 이럴 땐 이런 약을 먹어요 는

아이들이 주로 먹었을 법한 약제들에 관한 내용이다.

왜 이 약을 먹게 된 건지 병의 원인을 간단히 알아보고,

약이 어떻게 효과를 발휘하는지를 설명하며

약을 꼼짝없이 먹게 해^^;; 준다고나 할까?

(약 먹기 전에 해당하는 파트를 읽어보고 먹는 것도 좋을듯- )

6학년아들:

약을 많이 먹어본 1인으로 감히 말한다. 이 책 읽지 마라, 약 먹을 수 밖에 없게 된다.... (장난이고)

이 책의 내용을 알고,

약을 먹지 않게 노력한다면

약을 안 먹고도 건강하게 생활 할 수 있을 것이다.

4학년딸:

<알면 약이 되는 약 이야기>를 읽고 약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

나는 특히 주사를 맞기 무서워 하는데 (엄마 말로는 병원 폭파 이력이 있단다..)

어떤 주사는 팔뚝에 맞고, 어떤 주사는 궁뎅이에 맞는지 알 것 같다.

약은 안 먹고

주사 안 맞는게

최고니,

잘 씻고, 건강한 생활을 해야겠다.

약을 통해

우리 몸과 질병에 관해서도 지식을 넓혀 가는 책

[반갑다 과학] 시리즈가 기대되는 건

<알면 약이 되는 약 이야기> 때문일 지도!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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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뱀 구름의 꼬리가 사라질 때 - 제3회 사계절 어린이문학상 수상작 사계절 아동문고 109
문유운 지음, 서재선 그림 / 사계절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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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서점에서

<도마뱀 구름의 꼬리가 사라질 때>를 검색하고는

문유윤 작가 이름을 클릭해 보았다.

작가의 다른 책이 궁금한 경우는 많지 않은데,

이 책 한 권 뿐이었다.

문유윤 작가의 첫 번째 동화집

<도마뱀 구름의 꼬리가 사라질 때>는

요즘 보던 동화와는 달라서 매력적이었다.

동화가 소비되는 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떤 메시지도 없이, 생각할 거리도 없이

단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아이들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동화'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는 책들에 대해서

어느새 비판적인 눈으로 보게 된다.

쓰라면 쓰지도 못할 거면서

읽는 눈은 어디까지 올라가는 모양이다.

<도마뱀 구름의 꼬리가 사라질 때>에는

다양하고도 복합적인 인물들이 등장한다.

구름 꼬리를 가진 시간 여행자,

어금니로 자리잡은 외계인과 대화하는 마녀,

나무꾼이 되고 싶은 늑대 인간,

절망을 삼키는 초능력자.

기존 인물들이 단순히 한 가지 캐릭터만 가지고 사건을 변주했다면

복합적인 캐릭터 자체로 사건을 매력적으로 이끌어 간다.

사건이나 주제가 복잡하거나 어렵지는 않다.

나를 대신 해 괴물이 되어버린 언니와 함께 시간을 건너는 시간 여행자가 되고,

늘 저주를 걸던 아이가 친구가 된다.

나무꾼이 되고 싶어서 나무를 죽이게 된 늑대인간이 본래의 마음을 깨닫게 되고,

학교에서 절망과 복수를 꿈꾸는 먹잇감을 노리지만 결국에는 실패하게 되는 이야기.

모두가 결국에는 '관계'로 이어지고, '성장'으로 나아간다.

흔들리지만 단단해지고,

혼자였지만 외롭지않은,

다섯 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어떻게 될까 궁금하면서도 내심 조마조마하고,

얼른 끝을 알고 싶으면서도 끝내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6학년 아들: 어금니랑 대화한다는 설정 자체가 너무 신기했다. 초능력이 생기는 것은 부러움 그 자체.. 작가님의 아이디어는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지 (혹시 어금니?) 궁금했다. 첫 작품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 건 안 비밀.


 4학년 딸: 하나의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다섯 편의 짧은 이야기가 섞여 있었다. 각각의 이야기가 살아있는 것 같아서 다 기억에 남는다. 단편을 좋아하는 건 아니었는데, 문유윤 작품을 읽으면서 단편의 재미를 알게 되었다.


새로운 상상력의 세계로 들어가고 싶다면

<도마뱀 구름의 꼬리가 사라질 때>를 읽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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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초등학교 귀신부 웅진책마을 118
임정순 지음, 김푸른 그림 / 웅진주니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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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3학년 때

귀신 동화에 홀딱 빠져있었던 때가 있었다.

온통 집에서 읽는 책은 공포 이야기였는데,

그때만해도 귀신이 등장하는 자극적(?)인 이야기는 동화로 취급하지 않던 때(!) 였기 때문에

주로 학교 도서관 보다는 학교 앞 문방구를 통해

B급 공포를 만나야 했다.

손바닥만하던 책에 실린 몇 안 되는 이야기는 괴담이 되어 널리널리 퍼져나갔고,

홍콩 할매, 빨간 마스크를 골목길에서 만나기라도 할까봐

귀갓길을 서두르기도 했었다.

(지금은 그들이 공포 동화의 원조격이 되었으니, 문방구에서 홀대 받던 그 시간들이

그들에게도 나쁘지만은 않았을 듯)

달빛초등학교 귀신부는

공포 동화에 홀릭할 수 있는 어린이들을 겨냥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측신에 대한 편견을 깨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측신은 주왕신과 함께 아직까지도 (흔한 표현을 빌자면 21세기에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수 있는 몇 안되는 신 중 하나이다.

귀신이 아니라 그들의 시작이 신이었다고는 하나,

할머니의 입을 떠난 순간부터

신은 공포의 대상인 귀신으로 남았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신이 아닌 귀신이라 더 오래 남을 수 있었던 건 아닐까 생각한다.

정말로 학교는 공동묘지 위에 세워진 건지,

학교가 공동묘지와 다를 것 없어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달빛초등학교도 공동묘지 위에 세워졌다.

수세식 화장실이 들어서면서 폐쇄된 푸세식 화장실에 사는 측신을 깨운건

귀신부 아이들이었다.

귀신이야기와 공포물을 즐기는 아이들의 괜한 자존심 때문에 시작한 일이었는데

측신이 깨어나면서 귀신부 아이들은 뜻밖의 변화에 맞닥뜨리게 된다.

그건 측신도 마찬가지.

아이들을 놀래키고 겁먹고 소리지르는 인간들을 보며 즐거워할 생각을 하던 측신은

자신이 장난질이나 하는 한낱 화장실 귀신이 아니라 측신, 신이었다는 것을 떠올리고

아이들의 소원을 들어주게 되는데..

내 비밀을 함부로 말한 절친과의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할까

오해로 절친과 멀어진 친구와 다시 화해하는 방법은 무얼까

돈이 없어서 고민하는 엄마의 짐을 덜어줄 수 있는 방법은 무얼까

친구의 뒷담을 하는 친구를 어떻게 봐야 할까

강비도 도율이도 아영이도 경주도

저마다의 고민을 해결하는 모습은 다르지만

친구를 잃지 않기 위해

측신을 만나고,

용기를 내고,

서로 이야기 하며

미안했다

고마웠다

사랑한다

말하는 장면이 별 것 아닌 것 같은 일이었지만 참 감동적이었다.

겨우살이 차 한 잔과 곁들이기에 좋은!

읽기에 어려움이 없다면 2학년부터, 보통은 3학년부터 읽으면 좋을 책

(<화해하기 보고서> <멋지다 썩은 떡> 정도의 책을 읽고 웃을 수 있는 어린이 이상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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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그늘 웅진 모두의 그림책 54
조오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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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새가 창가에 두고 키우던 나무가 있었다.

가끔 그늘에 누워 쉬었고

누군가 머무르다 떠나기도 했다.

나무는 든든했고

그늘에 쉬는 이들도 익숙해져갔다.

그러던 어느 날 나의 그늘이 무너졌다.

며칠을 앓아누웠다.

내가 없는 동안 사라졌을 그늘을

누군가가 돌보고 가꾸고 아껴주고 있었다.

덕분에 힘을 내어

그늘과 다시 마주할 수 있었다.

더 큰 일이 닥쳤지만

이제 두렵지 않다.

내겐 든든한 누군가가 있으니까.

빛이 들고

어둠이 들고

시간이

그림책에 온전히 담겨 있었다.

아팠던 시간을

회복하는 시간을

따뜻하게 담아놓은 <나의 그늘>

쓸쓸한 가을에 금목서 향기와 함께 읽기에 좋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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