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봉이라서 Dear 그림책
한지원 지음 / 사계절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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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도 면봉 여러 개를 쓰고 나왔다.

귀에 들어간 물을 닦아내고,

화장을 고치고,

아이의 무릎에 연고를 발라주었다.

학교에서도 면봉은 유용한 학습 도구가 되기도 한다.

작가가 포착한 장면에서처럼

수학 시간에 도형을 만들고,

미술 시간에 점묘화를 그린다.

하지만 면봉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지는 못했다.

광부로,

화가로,

곳곳에서 살아가는 면봉의 모습은

우리였는지도.

때로는 쏟아지고, 부러지고, 흐트러지지만

그래도 오늘에 닿은 우리.

면봉의 재발견.

세밀하고도 섬세한 시선으로

우리 주변의 것들을 낯설게 살피던 작가의 마루 작품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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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라라 호랑이 찻집 웅진 우리그림책 140
루미 지음 / 웅진주니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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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쓰루에서 (멈춤 없이)

말차라떼를 한 잔 (기다림 없이)

뽑아서 출근했는데.

<따라라라 호랑이 찻집>이 왔다.

길쭉한 판형이 마치

민화집 같았는데

속살은 형광핑크, 힙하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

'다도' 시간이 있었다.

일주일에 한 번 한복을 입고,

예절실에 가면

방석에 앉아 다과상을 받을 수 있었다.

수업을 들을 때에는 배운 순서와 익숙지 않은 말들(숙우, 옥로.. ㅠ 아직도 생각나는)을

외우느라 어질어질했지만

찻잔을 덥히고,

차가 우려지길 기다리다

따뜻하고 쌉쌀한 녹차 한 잔을 친구들과 마시는 시간은

참 좋았다.

다시 그럴 수 있을까.

호랑이도 차를 우리며 친구를 기다린다.

향긋한 차향이 퍼져나갈 깊은 산 속의 바람이

지금 내 책상 위에 놓인 말차라떼와 비할 수 있을까?

(말차라떼는 죄가 없다.. ㅎ)

누군가와의 시간을 위해

차 한 잔을 준비하는 마음

잊고 있었던 때를 떠오르게 하는

잊지 않고 싶은 장면이 되고 싶은

책 한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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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라박박 웅진 모두의 그림책 75
윤지혜 지음 / 웅진주니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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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이 조롱박을 알까나?

어릴 때 외할머니 집에서 조롱박을 키운 적이 있다.

조롱박이라고 하기에는 흥부네 박처럼 많이 커서

옛이야기에서 보던 선비 옷자락 옆에 붙은 조롱박이랑은 다르다고 생각했었다.

할머니는 박을 쪼개서 속을 파내고

잘 말려서 바가지로 썼다.

8자 모양을 한 것도 있었지만

어줍잖게 0에 가깝기도 했고,

물방울에 가까운 것들도 있었다.

다들 제각각의 모습으로 볕이 잘 드는 곳에 누워 있곤 했다. 바라바라박박들이.

병아리 삐약대는 봄에도

비쏟아지고 뙤약볕이 쬐는 여름에도

조용히 매달려 바라바라 박박들의 모습은

소리없이 자라는 어린 이들의 모습과 함께

자기 자리를 가만가만 지켜가는 이들과도 닮아있다.

흥부전에서 흥부가 박을 타는 장면보다 더 흥미로웠던 건

놀부가 박을 타는 장면이었다.

진짜 놀부 박에서도 금은보화가 쏟아져 나올까?

나쁜 놀부한테도 제비는 왜 박씨를 물어다 준걸까?

바라바라박박을 타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모습도 가히 하이라이트라 할만 하다.

무언가 열매 맺는 모습은 언제 봐도 뭉클하다.

바랄 것이 많아서,

바랄 것이 없어서,

우리는

또 차오르는 달 앞에,

떠오르는 태양 앞에 설 것이다.

그 날 어쩌면 내 귓가엔

고요히

바라바라박박..

바람의 주문이 들릴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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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가 문제야! - 석탄, 석유, 원자력으로 본 기후 변화
이지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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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5학년 꼬꼬마들과 교육지원청에서 지원하는 융합형 독서클래스를 운영했더랬다.

우리가 꼽은 주제는 SDGs(지속가능한 발전 목표)였는데,

관련 책을 읽고, 우리끼리 미션을 정해 실천하고,

마지막엔 우리만의 그림책을 만드는 활동을 했었다.


실과 수업과 연계해서 함께 책을 읽는 책친구 다육이를 키웠고,


근처 공원으로 플로깅을 나섰다.


학급에서 모은 물건으로 우리끼리 아나바다 장터도 열고,


<고래는 왜 돌아왔을까?>의 윤미경 작가와의 만남도 가졌다.

실천했던 내용은 그림책으로 만들었는데, 앱을 활용해서 이렇게,,


쉽게 시작하는 SDGs 책을 엮었었다.

그 때 아이들과 함께 읽었던 책 중 하나가 <식량이 문제야>였다.

그런데 이번에 <에너지가 문제야>가 나오니, 반가울 수밖에!!

석탄, 석유, 원자력에서 시작해서 기후 변화까지 이어지는 이야기는

이지유 작가(선생님이 더 익숙하지만)만의

독자를 이끄는 사고의 흐름으로 이끈다.

석탄이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고,

어떻게 활용되는지에서 시작해

왜 석탄이 문제라는 건지에 대해 이야기 한다.

하지만 거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석탄 문제가 아니다.

석유도 문제다.

전기도 문제다.

(마치, 엄마의 잔소리를 듣는 것 같기도 하다. 이거 저거 그거 고거 다 문제다.)

우리는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지속 가능한 에너지' 와

'에너지 정의'를 만난다.

과학 이야기인줄 알고 시작했는데,

사회 문제로 이어진다.

먼 나라 이야기인줄 알고 시작했는데,

내 문제로 이어진다.

어렵지 않은 설명,

이해하기 좋은 문장

과학을 시작하는 3학년 정도부터는 충분히 읽어낼 수 있다.

지식 정보글이지만, 복잡하지 않아서 초등 고학년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수업, 교실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과 답을 엮어가다보면

내 생각도 한 줄 더할 수 있는 책,

<에너지가 문제야!>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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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광 코딱지 1 : 정의로운 일에 쓸 것 야광 코딱지 1
도대체 지음, 심보영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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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은 한결같이 자신의 몸에서 생산(?) 되는 것들에 관심이 참 많다.

그 중에서도 똥과 코딱지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데

거의 웃음버튼 필살기라고 할 수 있다.

1,2학년 개그의 8할이 똥과 코딱지일지도 모르니까.

그런데 그런 높은 지위를 자랑하는 평범한 코딱지가 심지어 야광이라니.

이건 말 다했다고 본다.

애들은 야광도 좋아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파도파도 계속 나온다니,

틴 케이스에 아이돌 사진을 모으는 게 아니라

미끌미끌 야들야들한 "야광" "코딱지"를 상자에 모아놓고

필요할때마다 꺼내

좋은 일에 쓴다니.

딸은 이 책이 자기 책인줄 알고

학교에 가져가서 애들한테 대여사업(?)을 하시었는데

(오빠랑 어쩜 그렇게 똑같은지 ㅠ 도서관 신작 들어오기 전에

반짝 대여에 맛이 들렸다..)

책 안 읽는 남자애들이 특히 완전 좋아했단다.

(정작 본인은 ㅉㅉ 거리며 '애들이 어려~'하고 고개를 절레절레 했다는데

ㅠ딸.. 내 보기엔 대여사업에 즐거워 하는 너도 어려.. ㅋㅋㅋㅋㅋㅋ)

나름 족보 있는 집안의 야광 코딱지

소소하지만 이웃들을 돕는 정의로운 일에 쓰이게 되지만

단지를 의심의 눈으로 살피는 미래의 정체도 궁금하다.

이어지는 2권, 3권에서

단지의 활약과 미래의 추적이 흥미롭게 전개될 것으로 보이는 바!

아무래도 교실에 야광슬라임을 좀 가져다 놓아야 하는 게 아닐까..

(굿즈로 당연히 생각하고 계시겠지?ㅋㅋ)

내게 야광 코딱지가 생긴다면 어떤 일에 쓰고 싶은지

이야기 해보면,

교실 난리나겠다.

나름 손으로 가리고 예의 있게(?) 코파는 어린이들 얼굴이 갑자기 생각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걸.. 그냥, 남들이 있을 땐 안 파면 안되겠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악!! '내 코딱지 야광'이라며 서로 튀기는 일은 금지!!

(상상이 너무 극으로 치달았..)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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