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깟‘덕질’이 우리를 살게 할 거야 - 좋아하는 마음을 잊은 당신께 덕질을 권합니다
이소담 지음 / 앤의서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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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깟 '덕질'이 우리를 살게 할 거야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이소담

덕질로 시작한 일본어로 밥벌이를 하게 된 지 10년 조금 넘은 일본 문학 번역가. 흠모하던 작가의 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한다는 게 지금도 가끔 믿기지 않는다. 열정 넘치는 덕후는 못 되지만 한 아이돌의 팬으로 산 지 20년이 넘었고, 최근 외국 배우의 매력에 눈을 떠 일과 덕질을 병행하느라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 번역과 글쓰기, 좋아하는 대상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행복하다. 좋아하는 마음이 세상은 구하지 못해도 나는 구한다고 믿고, 평생 꾸준히 번역하고 글을 쓰고 덕질하고 싶다.

동국대학교에서 철학 공부를 하다가 일본어의 매력에 빠졌다. 읽는 사람에게 행복을 주는 책을 우리말로 아름답게 옮기는 것이 꿈이고 목표다. 옮긴 책으로 『십 년 가게』 시리즈, 『양과 강철의 숲』, 『하루 100엔 보관가게』, 『당신의 마음을 정리해 드립니다』, 『오늘의 인생』, 『같이 걸어도 나 혼자』,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이사부로 양복점』, 『쌍둥이』, 『빵과 수프,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 : 하나, 둘』, 『십 년 가게 ①』, 『십 년 가게 ②』, 『십 년 가게 ③』, 『십 년 가게 ④』 등이 있다.

[예스24 제공]





'그깟' 덕질이 아니라

덕질 '덕분에' 살아간다.


좋아하는 대상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위안이 되고

삶의 활력을 더해 줄 수 있는지

덕질을 해본 사람이라면 느낄 수 있다.


고등학교 시절의 8할은 당시 핫한 아이돌 그룹의 덕질이었고

대부분의 친구들과 서로 애정하는 그룹의 찬양이 자존심 싸움과도 같았다.


그 안에 얽혀 살면서 공부로 힘들었던 스트레스를

잘 견뎌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덕질의 파급 효과를 결코 가볍거나 우습게 생각지 않는다.


이것들이 주는 유익함을 잘 알기에

지금도 무언가의 덕질에 빠져 삶을 충전하고 산다.


그런 이야기를 공감할 수 있는 책을 만나 더 설레고 기뻤다.


편안하고 기분 좋은 덕질 이야기 속에서

무르익어가는 현재 진행중인 덕질을 함께 공유하며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가져본다.


만화로 덕질의 문을 열었으니 첫사랑도 만화 캐릭터여야 앞뒤가 맞다.

나를 좋아한 인간도 있었고 내가 좋아한 인간도 있었지만,

사랑이 뭔지 깨닫게 한 격렬한 펀치는 만화였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했던가.

만화 캐릭터에 반한 내 첫사랑도 당연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첫사랑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첫사랑 이후 수많은 환상 속 인물과 현실 인물에게 반했고 앞으로도 새로운 사랑에 빠지겠지만,

끝나지 않은 첫사랑도 계속될 것이다.

p71


깊이와 폭이 상당히 넓고 다양한 덕질의 세계 속에서

혼자 남몰래 짝사랑하며 흠뻑 빠져 지내는 시간이

어리석거나 바보같지 않다.


이따금 엄마의 잔소리가 싫어서

내 방에 웅크려 모아놓은 아이돌 잡지를 정독하며

피로감을 떨쳐버리며 혼자만의 동경과 사랑에 빠진다.


뭐, 남들 눈치보며 덕질할 이유도 필요도 없으니

내가 좋아하는 대상 그것 하나에 푹 빠져 지내다 나오다를 반복하며

옮겨다니는 취향의 모두를 존중하고 싶다.


무의미에서 의미를 찾아 혼자 부여하는 가치로움에 더 젖어 살더라도 말이다.


이 취향이 시간을 거듭하면서

더 다양하게 발전하는 즐거움도 소소하게 누리며 산다.


현생과 덕생의 균형 유지를 위해

지금의 시간들도 소중히 사용하려 노력한다.


아직 밖으로 나와 함께 공유할 누군가를 만난 적은 없지만

사람과 사람의 관계 안에서

같은 취향은 나눌 수 있기를 늘 소망한다.


덕질을 놓지 않는 이유는,

누가 뭐래도 덕질할 때 행복하기 때문이다.

진창을 뒹굴어도 달콤한 꿀을 맛보는 순간이 있기에,

그 순간이 주는 짜릿함이 삶의 원동력이 되기에 덕질을 한다.

p207


덕질하는 대부분의 사람이 이렇지 않을까.


대단한 의미부여를 하진 않지만

그냥 지금 내 기분에 이것에 빠져지내는 것이 나쁘지 않고

행복감을 느끼기 때문에 이 대상을 애정한다.


변덕이는 마음처럼 대상을 옮겨다닐지 몰라도 좋다.


힘에 부치지 않고 가장 안전하게

나의 만족과 행복감을 느끼게하는

이런 즐거움을 남의 눈치 볼 필요없이

매 순간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에 매달리며 살아봐도 괜찮다라고 생각한다.


이 덕질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왔는지도 모른다.


삶에서 좀 더 반짝이는 순간이 있노라고 말이다.


바로 덕질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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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에 꽃은 피듯이 - 요즘 너의 마음을 담은 꽃말 에세이
김은아 지음 / 새로운제안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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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에 꽃은 피듯이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김은아
20대에 회사 무늬만 보고 입사했다 스스로 납작해져 네 번의 퇴사를 했다. 서른 살에 적금을 탈탈 털어 영국 유학을 홀홀 떠났다. 그 뒤 인생에는 정해진 답이 없고 스스로 묻고 물어 맞는 길을 찾아가는 것이 정답이라고 여기는 감성적 모험주의자가 됐다. 귀국 뒤 아름답지만 육체노동이 심한 직업으로 산전수전을 겪어 인생의 굳은살이 단단하게 박였다. 현재는 강의하고 글을 쓰는 프리랜서이며, 한 송이 꽃을 보듯 고운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이로 거듭나고 있다.

인스타그램 @EUNAHWRITER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미소를 머금은 온화함을 머금은

꽃향기 가득한 책을 만났다.


좋아하는 꽃의 꽃말 정도는 몇 개 알고 있는 정도로

관심을 배제하지 않고 몇 안되는 꽃에 관심을 기웃거리며 산다.


삶이 때론 팍팍하게 느껴져

나에게 주는 선물로 꽃을 사들고 집으로 와

빈 화병에 꽃을 손질에 넣고 시들 때까지 그 싱그러움과

생명력의 기운을 느끼며 산다.


그렇게 생기 가득 향기를 품은 꽃과 함께

내 일상의 순간들도 빛나길 늘 희망한다.


허전한 마음의 부피를 채우려는지 거리를 걷다가 주머니를 뒤져

노점에서 아주머니가 파는 안개꽃 한 다발을 샀다.

만원을 건네는데, 가늘고 부스스한 아주머니의 동그란 파마머리가

문득 안개꽃 뭉치와 닮았다고 생각했다.

밤의 안개꽃은 소복소복 내리는 가볍고 환한 눈처럼 씁쓸한 밤을 보들보들 매만졌다.

p28


작고 연약해 보이는 식물의 아름다움이

만원에 한 다발 안을 수 있는 안개꽃에서

지친 하루를 위로받을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이런 다행스러운 일들이

일상에 작은 변주처럼 변화를 줄 수 있는

꽃이 주는 분위기가 한 몫 한다.


꽃을 사면 서비스처럼 보조 역할을 하는

주목받지 못하는 꽃처럼 안개꽃을 홀대하기도 했는데

이젠 안개꽃만 보고 싶어 한 다발 살 때가 가끔 있다.


잘 말려서 작은 방에 걸어두기도 했다.


작은 무언가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과 감사함.


나에겐 이런 일상의 회복이 별 것 아닌 것에서 시작될 수 있어

정말 다행이라는 안심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감사하다.


아무리 애쓴다 해도 얼마나 뿌리 내리기 어려운 세상인가.

쉽게 밟히고 눌리고 뽑히는 모습에 마음이 헛헛했다.

누군가와 공존하는 넉넉한 마음이 그리운 밤, 풀 한 포기조차 자랄 수 없는 보도는

그날따라 쓸쓸함을 자아냈다.

며칠 뒤 잡초는 돋아나기 시작했다.

p187


끈질긴 생명력의 잡초를 보고 있노라면 참 놀랍다.


조그만 틈을 비집고 어떤 환경에서도 보란듯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노라면 부끄럽다.


막막한 세상 살이에 자포자기 하고 싶은

연약한 멘탈을 잘 관리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나인데

틈을 따라 무성히 자라는 잡초를 보고 있으면

애쓴다는 것에 마음이 찌릿 아파온다.


이같은 생을 나도 살아가고 있는 듯 보여

그 씁쓸하고 쓸쓸한 마음을 숨기기 힘들다.


쉬운 세상 살이는 없겠지만

그저 뿌리 내리며 살고 있다는 것에 위안을 안고 살아가야 할지..


더 예쁘게 꽃 피우지 못하지만

각자의 삶이 다 숭고하고 아름답다고 말하고 싶다.


매말라가는 마음에 꽃이 주는 넉넉한 마음과

조금씩 찾아가는 여유를 누군가의 삶에서 찾기도 하며

책 속에 좋은 꽃의 향기를 느끼며 내 삶도

지치지 않고 나아갈 수 있을 것에 용기내어 살고 싶어진다.


꽃이 선물하는 일상의 싱그러움을 느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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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씁니다 - 어쩌면 글을 쓰고 싶은 당신이 가장 궁금해할 현실작가 이야기
고혜원.민선이.지미준 외 지음 / 포춘쿠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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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씁니다









창작활동에 열정을 쏟고 사는 이들의 삶이 궁금해졌다.


작가라는 근사해보이는 직업이

나를 수식하는 말이 되었으면 좋겠다란 바램과 꿈으로 이어져 있어

그들의 일상과 생각을 읽어보고 싶었다.


마음과 생각을 차분히 공유할 수 있는 책이라는 매개체는 언제나 옳다.


업으로 안고 있는 작가들의 현실적 고충과

이상의 마음을 조용히 들여다보며

나에게 닿을 수 있길 희망하는 창작자의 현실을 좀 더 가까이서 살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수많은 사람의 마음을 울리진 못하더라도 단 한 사람의 마음이라도 울릴 수 있다면,

단 한사람의 공감과 이해를 얻어낼 수 있다면,

유명작가는 아니더라도 성공한 작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p131


내 필력으로 돈이 되는 작가의 반열에 오르기란 어림도 없어보이지만

쓰고 싶다는 강한 충동이 이따금 자주 계속 이어진다.


그렇다보니 써야겠다란 생각을 한다.


쓸 수 있길 바라는 주변의 응원과

하고 싶은 말이 여전히도 많아 차분히 글로 남기고 싶은

깊은 고심이 쌓일수록 더 펜을 들고 싶다.


무명작가로 살더라도 나의 가치를 알아주는 독자가 한 명이라도 존재한다면

얼마나 기쁘고 신이 날까 생각한다.


꽤 근사한 글을 쓰겠노라 결심하기보다

마음을 나누고 글로써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말을 잘 하는 사람이 되지 못하기에

차분히 글로 마음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고요한 시간들을 오래도록 가지고 싶다.


그러고보니 쓰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해지는 듯하다.


내 목표는 이 책 한 권이 아닌,

나만의 색으로만 채운 책을 주기적으로 내는 일,

까만 머리가 새치로 물들고 타자하는 손에 주름살이 가득 잡혀도 놓지 않고 글을 쓰는 일,

그 나이에만 겪을 수 있는 인생을 나만의 이야기로 녹여내는 일이니까.

p301


걸어갈 여정이 보인다.


책 속에서 글을 탐하면서.


이같은 시간이 길어질 수록 쓰고 싶다는 열망이 강해지고,

단 한 권의 내 책도 좋지만

내 색을 분명히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완성해 가고 싶어진다.


좋아하는 작가의 책들이 나올 때마다

손빠르게 주문해서 읽게 되는 팬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들을 향한 동경을 늘 갈구한다.


내 이야기를 쓰고 싶다.


언제나 책을 읽고 책을 주변에 맴돌며 살지만

기록물로 존재하는 내 이야기의 책을 만들고 싶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많은 고심을 해보기도 하지만

여전히 쓰는 것으로 생각이 기울어

두려움도 설렘도 쓰기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런 떨림이 있는 작가들의 고군분투하는 삶에서

내 열정과 이상을 찾아보며 기웃거릴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 행복했다.


지금도 타이핑하며 살짝 머금은 미소가

쓰며 사는 삶에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기어코 쓰고 싶은 이 마음을 재확인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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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대로도 괜찮아 - 처음이라서 서툰 보통 어른에게 건네는 마음 다독임
윤정은 지음 / 애플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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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대로도 괜찮아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윤정은
책 읽기와 글쓰기가 주는 위로에 기대어 살고 있다. 할 줄 아는 게 읽기와 쓰기밖에 없어 가끔 초라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글쓰기를 업으로 할 수 있어 행복하다. 타인과 눈을 마주 보며 대화하는, 그 순간의 온기를 좋아한다. 글쓰기는 마치 나와의 따스한 대화 같다고 여긴다. 때론 종이에 적힌 활자를 보며 기쁘고 슬프고 안쓰럽고 초라하기도 한 모습에 내 마음을 읽으며 이야기 나눈다. 그런 지금이 소중하다.

지은 책으로는 《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괜찮아》, 《사실은 이 말이 듣고 싶었어》, 《여행이거나 사랑이거나》, 《세상의 모든 위로》, 《같이 걸을까》 등이 있다. 현재 오디오클립 ‘윤정은 작가의 책길을 걷다’를 진행하고 있으며, 2012년 ‘삶의 향기 동서 문학상’을 수상했다.

BLOG.NAVER.COM/LUVBOOK

WWW.INSTAGRAM.COM/YUNJEWRITE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보통의 어른으로서 느긋하게 인생을 살아가는 법을 배워간다.


그저 흘러가는 것에 몸과 마음을 맡기고

오늘도 좀 더 자유롭게 유영하기 위해

괜찮은 내가 되길 집중하며 산다.

그래도 괜찮은 나로 사는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하며 살아가는 무게는,

좋아하지 않는 일을 좋아하려 애쓰는 것보다 무겁다.

다만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다는 행복감으로 그 무게를 기꺼이 견디는 것일뿐.

p69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밥벌이로 전향한다면 더 이상의 즐거움이 소진될까 두렵다.


업이 되어 글이 풀리지 않는 날에도

꼼짝않고 앉아 글을 쓰는 괴로움을 직면하며 산다면

좋아하던 일에 대한 권태로움과 괴로움을

떠안고 살아갈 것 같은 두려움이 생긴다.


좋아하는 일은 좋아하는 것으로 내버려두고

애쓰는 것으로 형태를 바꾸고 싶지 않다.


그러나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아

형별과 축복의 사이를 매일 오가는 현실살이에

오늘도 고군분투하는 이들을 동경하면서도 아련한 마음이 든다.


나에게도 이 고단함과 즐거움이

책과 글을 대면할 때 너무도 공감할 수 있는 감정들이 오가는터라

그저 조용한 응원만 보낼 수 밖에.


그러나 축복과 희망이라는 단어에 중심점을 두고

오래도록 내가 좋아하는 것을 붙잡고 살아갈 수 있길 바랄 뿐이다.


마음이 울적할 때, 스트레스 받을 때, 일이 잘 되지 않을 때 달려갈 수 있는

나만의 장소를 찾아보면 어떨까.

꼭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하는 공간이 아니어도 되고,

한강이나 공원처럼 개방된 공간도 좋다.

서글픈 마음을 두고 뒤돌아 올 수 있는, 조금은 마음이 너그러워지는 공간.

공간의 힘은 이외로 세다.

p209


가끔 서점에 간다.


일상의 환기를 위해 나에게 보상을 주는

혼자만의 은밀한 공간 안에서 책과 접선하는 이 곳을 참 좋아한다.


아이들이 등교한 오전에

서둘러 청소를 끝내 놓고서

한적한 평일 오전의 서점을 한가롭게 거닌다.


사람들이 북적이지 않아 좋고,

적당히 아늑한 조명과 서점만의 은은한 냄새가

포근하게 나를 감싸주는 기분마저 느낀다.


더욱 반가운 건 언제나 그곳에서 묵묵히 자리잡혀 있는

책장에 잘 꽂혀 있는 반듯한 책들.


책 기둥의 제목들을 찬찬히 살펴보며

읽어보고 싶은 책을 고르고

찬찬히 살피는 과정도 수고롭지 않게 가지며

우리집 서재에 꽂힐 최종 도서를 선별해낸다.


책 쇼핑으로 끝나지 않아도 좋다.


그저 그 곳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나에겐 심신의 안정을 주고

긴장된 마음을 풀수 있는

가장 좋은 안정제 역할을 톡톡히 해주는

나만의 힐링 장소라는 것.


오래도록 건재할 수 있도록 소망한다.


그곳이야말로 내가 재생되는 느낌을 얻을 수 있는 곳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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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은 공중부양 - 오늘도 수고해준 고마운 내 마음에게
정미령 지음 / 싱긋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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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은 공중부양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정미령
판화, 일러스트레이션 전공.

더이상 그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으며 살고 싶지만 부단히 흔들리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물속을 유영하듯 조금 더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마흔을 맞이했다. 조금 더디고 다소 느려도 나만의 속도대로 살고자 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가벼이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오늘도 수고한 나에게 주는

선물같은 힐링 에세이.


마음의 쉼과 여유를 천천히 찾아간다.


나이가 들면 얼굴에서 그 사람의 인생이 보인다고들 한다.

눈빛에 따라 눈 주변의 주름이 살아온 삶의 표정으로 자리잡고,

입표정에 따라 입 주변의 주름이 그 사람의 마음 씀씀이로 나타난다.

나이 들어 돈과 명예는 얻었지만 표정이 딱딱하게 굳은 사람을 보면

생각보다 그리 행복해 보이지 않고,

특별히 가진 것 없고 자글자글 주름진 얼굴이지만 웃는 표정의 주름이 잡힌 얼굴을 보면

'그래도 잘 살아온 사람이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p162


작년보다 더 많이 빠지는 머리카락과

불어나는 살들과 푸석푸석해지는 피부.


전보다 탄력은 줄어들고

조금만 움직여도 급격히 피로감이 몰려오고

금방 방전되는 체력.


나이 들어감을 너무 실감하고

앞자리 수가 바뀌는 나이는 노화라는 과정에

제대로 진입해 달리는 기분마저 든다.


그런 기분에 오래 잠식되어 있으면

거울 앞에 서서 보는 내 표정과 모습이 참 싫어진다.


그래도 웃는 모습 하나는 괜찮았는데

팔자 주름을 보고 있노라니 애석한 마음이 든다.


비록 외적인 변화는 세월을 거스를 수 없지만

마음의 결이 고와질 수 있도록 좋은 글과 좋은 사람과의 만남 속에서

건강한 자아를 만들어 나가는 것에 좀 더 집중하며 살고 싶다.


사회적 시선이나 관습에 실리다가

어느 날 모든 것이 다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벅지가 좀 두꺼우면 건강해 보여서 괜찮고,

화장을 잘 못하면 안 하면 되니 편해서 괜찮고,

성공을 못 하면 가져야 할 희망이 남들보다 많으니 괜찮고,

p244


나이가 들수록 쉽사리 살이 잘 빠지지 않는다.


자기 관리에 실패한 사람처럼 보여지는

내 자신이 싫어서 좌괴감에 빠져살면 더 별로다.


이 몸도 건강하다고 바라봐주면 좋으련만

여전히 타인의 시선 안에 머물러 사는 느낌이다.


이따금 책에서 용기를 얻고

관대함을 배우며 나를 사랑함을 배운다.


말랑말랑해지는 마음을 만져주면

꽤나 괜찮아 보이는 것들이 많다.


이전에는 그렇게 해석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이 정도면 괜찮지 뭐'

식으로 생각이 가벼워진다.


가벼워진 생각 덕분에 지끈거리는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 든다.


언제까지 휘둘려살텐가.


좀 더 자주 반박하고 좀 더 삶을 단순히 바라볼 수 있도록

묵은 때가 묻은 고정관념과 시선에서 벗어나

괜찮은 나로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더 키우고 싶다.


가만가만 들여다보면 괜찮은 구석이 많은 나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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