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쉬어 가세요, 런던의 심리상담실 - 불안한 영혼들을 위한 Dr. Yin의 감정 수업
인이이 지음, 장려진 옮김 / 이든서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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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소리를 외면하고 현실을 살기에 각박해진 요즘

더 많은 정신질환으로 아파하는 우리 사회에서

심리 문제를 토로하는 여러 사례들을 책 속에서 살펴보고서

인지해야 할 부분들을 탐색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상담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말은 무얼까.

마음의 건강이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정작 현실 문제에 매몰되어 살아가다보면

몸이 아픈 신호에는 민감하면서도

마음의 문제는 늘 뒤로 미뤄 생각하는 편이다.

결국 나 자신의 건강한 행복을 찾아가기 위해

답을 찾고자 상담실 문을 열텐데

이 책의 내담자분들의 용기있는 두드림 덕분에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책에 기대어 문제를 풀어보고자

그 수고를 덜어준 덕에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엄격한 잣대로 자신을 평가하면서 실제로 선생님이 보고 있던 건

뚱뚱해서 따돌림당하던 과거의 어린아이였어요.

더는 자신을 가혹하게 대할 필요가 없어요."

p166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모습을 가지고 이 세상에 태어난다.

건강을 위해 몸과 체형을 유지하는 것은 자신에 대한 배려이자 관심이지만,

이로 인해 불안해하고 섭식 장애에 걸리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훨씬 많아진다.

어떤 미래를 꿈꾸던, 건강한 몸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p168

섭식장애로 고통받는 내담자의 사연을 보면서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내면의 감정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외면까지도 받아들여지는 과정이 스스로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다.

외적인 아름다움이 마름의 미학이 아닌

긍정적인 마음과 올바른 가치관에서 시작된다는 걸 알고

가장 근원적인 원인을 하나씩 끄집어내어

낮은 자존감이 어디서부터 출발하는지 살펴볼 필요를 느낀다.

요즘 외모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

매체를 접할 수 있는 범위가 많아지면서

더 주류 미디어 속의 기준을 나에게 투영시켜서 살피다보면

나 자신이 루저처럼 여겨지는게 여간 심난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외형의 스트레스가 내면까지도 침투해

스트레스를 더 극심하게 만든다면 삶의 활력을

건강한 내면과 나의 가치를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먼저 이것이 급선무가 되야 할 것이다.

비교를 줄이고 나로서 가치있고 아름다움음

더 자주 말해줄 수 있는 멋진 사람으로 나아갈 필요를 느낀다.

"저는 어머님이 먼저 산소마스크를 착용하고, 자신을 더 돌보셨으면 좋겠어요.

아무도 태어날 때부터 엄마인 사람은 없잖아요.

어머니는 '엄마'라는 신분도 있지만, 그 전에 온전한 하나의 인격체이기도 하잖아요?

그러니 자신을 더 아껴주세요.

어머니의 마음이 건강하지 않으면 아이도 건강할 수 없어요."

p196

사춘기 자녀와 갱년기 부모의 대립과 갈등.

정말 어렵고 난처한 일이다.

결국 올것이 온건가 싶은 전쟁터를 연상시키는 집안 분위기 속에서

피해를 고스란히 입게 되는 나머지 식구들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우리 가족에게도 이같은 폭풍의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엄마의 잔소리가 싫은 사춘기 자녀와

자녀의 변화된 행동과 말에 불안을 느끼고

자기 멋대로 구는 모습들이 눈엣가시처럼 여겨지니

마냥 이뻐 보일 수가 없다.

수면장애와 우울증까지 이어지게 되면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되고 만다.

아이를 말 잘 듣는 자녀로 키우려 했던 나의 오만함과

결국 부딪히게 되는 갈등은 더 심화되고

마침내 자녀의 건강한 독립을 위해

내가 붙잡고 있는 것들을 내려놓기 시작하면서

종료 지점에 다다르게 된다.

뭔가 더 내 것으로 내 뜻대로 되어야 할 것만 같았던 것들이

오히려 내려놓고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게

믿고 기다려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음을 늦게나마 깨닫게 되었다.

상담자분의 말씀처럼 내가 먼저 산소호흡기를 끼고서

나를 먼저 챙길 필요가 있다는 것.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할 수 있다는

단순하지만 기적같은 이 논리가 너무도 명백한 진리같다.

그동안 헌신과 희생이란 올무 속에

아이를 가둬두었던 단단한 요새를 허물고

엄마란 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작은 만족과 기쁨의 습관들이 쌓여가면서

감사가 회복되어 갈 때 가정의 평화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크고 작은 문제들로 마음이 편칠 않은 우리의 삶에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은

수수께끼의 정답을 찾아 해메는 것과 비슷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리 어렵지 않은 해답이

대단히 단순한 원리에서 시작되고 작동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결국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마음이

나와 내 주변을 아름답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혼자서 안고 있던 문제들을

책 속의 다양한 사연 속에 비춰 살펴보면서

더 내밀한 이야기를 친절하게 상담받은 것 마냥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이같은 위로와 공감의 마음 돌보기가

우리의 삶 속에 일상처럼 흘러가길 바란다.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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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워서 삽니다 - 어른이들의 얇디 얇은 지갑을 기어코 열게 만드는 귀여움의 힘
강승혜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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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움은 이성적인 판단을 흐리게 만들 정도로

대단한 매력과 충동을 느끼게 한다.

지나칠 수 없는 구매욕구를 일으키는 대다수의 물건들이

귀여움의 물성을 가진 것들이다.

귀여움을 저격할 무시무시한 사람이 없길 바란다.

개인적으로 통장 잔고가 점점 가벼워지는데 한 몫한

이 저항할 수 없는 귀여움에 대해

이 책을 탐미하며 읽어보고 싶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실체를 파헤쳐보리란 심상으로 살펴보지만

분명 동요될 감정 반응에 일단 손을 들고 본다.




현대인에게는 뭔가 새로운 것을 사는 것 자체가 최고의 유희 중 하나다.

즐길 거리, 볼 거리를 찾아 와서 관련된 굿즈를 산다는 건 우선 뭐가 됐든 산다는 만족감을 준다.

세상은 넓고 갈 곳은 많으니 다시 오지 않을 이 곳의 방문 기록 겸 기념으로 굿즈를 산다.

해외여행 가서 스타벅스 시티컵이나 냉장고에 붙일 마그네틱을 사는 것과 다르지 않은 행위다.

결국 수집욕의 근원은 기억과 기록, 그리고 기념이다.

그리고 높은 확률로 귀여움은 수집욕, 나아가 구매욕을 자극하는 데 성공하는 편이다.

p83-84

굿즈 마케팅의 호구가 되지 쉬운 타입인지

발길 스치는 곳에 있는 여러 귀여움을

수집할 이유와 맥락을 스스로 분류하고 찾는 편이다.

나이를 불문하고 귀여움으로 하나될 수 있는

이같은 유희 활동을 간간히 즐기며 사는 것을 택하는게

정신 건강에 이롭다고 생각한다.

각박한 세상에서 손쉽고 간편한 행복을

블라인드 박스 안에 담긴 귀여움을 실체를 마주할 기쁨을

누릴 수 있는 호사를 나에게 선물하는 너그러움을 허락하고 싶다.

생각해보면 수집욕의 근원이

무언가를 남김으로 그 때와 시간을 기념하고

기억하고 싶다는 걸 의미한다는 것에 공감한다.

여행지에서 기념할 만한 무언가를 구매하는 것이

나에게는 특별한 시간 여행을 담은 기념품이자 전시품이 될

중요한 유희 활동이기에 넘치지 않도록 스스로를 조절할 뿐

덜하지 않는 것에 안도해 한다.

쓸모는 없지만 귀여운 것들을 사랑하고 곁에 두려하는 건

세상의 혼란스러움으로부터 나 자신을 지키고

피폐해진 정서를 치유하려는 일종의 자기방어 기제의 일환일 수 있다.

p308

귀여움의 대부분이 대단히 효율성을 가지고 있진 못하다.

괴로운 현실에서 도피해 그곳으로 피해 있는

심리적 방어 기제로 볼 수 있겠으나

깊이 고민할 것 없이 곁에 두고

마냥 즐거우면 그만이란 가벼운 생각으로 만족해도 그만이란 생각이다.

좋은 기분을 유지하고 일상에 반짝이는 소소한 행복 정도로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만족감 정도에서 그칠 수도 있다.

아무렴 어떤가..

세상은 너무 무질서하고 효율을 중시하고

높은 생산성을 요구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에 기대어 잠시 기분을 빠르게 충전하고 살아가는 것이

그리 나쁜 일이라 볼 수 없지 않은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나 자신의 행복을 곁에 두고 지내는 것이

더 내면의 평화를 지켜나가는 힘이 될거라 생각한다.

대단히 날카롭게 분석한 귀여움의 힘을

여러 측면에서 관찰하고 살펴볼 수 있었음에도

난 긍정적인 면을 더 상기하며 그 편에 머무르려 한다.

심리적 위안일지도 모르겠지만,

좋은 속성과 귀여움이 주는 매력을 대하는 삶의 가치가

이미 내 삶에 중요한 요소가 되었기에

오래도록 귀여움을 사랑하며 살고 싶다.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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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의 인생 만화 - 이 시대 전방위 창작자들의 '최애' 만화 고백담
곽재식 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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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전방위 창작자들의 '최애'만화 고백담



9명의 크리에이터가 인생 만화라 꼽는

만화에 대한 이야기를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게

굉장히 흥미로운 요소가 한곳에 총 집합된 느낌을 받았다.

지난 시절 내 삶을 채워주던 만화 이야기를

이렇게 실컷 떠벌리고 떠올리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재미가

얼마나 모처럼 흥분되는지 모르겠다.

아이 둘 가진 엄마의 순정을 담은 만화책을 다시 펼치면

마치 그때 그 시절로 순식간에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얼마 안되는 용돈을 모아 샀던 <댕기>와 <윙크> 만화잡지를

매월 사서 모으는 수고와 단짝이 구독하던 <로망스>를 교환해 읽으며

그때 그 시절의 순정을 함께 나누던 보물같은 추억의 책들이 떠오른다.

9인의 창작자들은 과연 어떤 숨은 보물의 만화책 이야기를 털어놓을지 궁금했다.




미스다 미리의 세상에서 그런 안도감을 느꼈다.

안도만 얻은 것은 아니다. 이야기의 끝에 가면 '그래, 한 번 더 힘내 보자.'

다짐도 하게 된다. 소소한 이야기를 통해 던진 돌멩이가

내 마음속에 점점 큰 동그라미를 만들며, 무언가 좋은 변화가 생겨나는 것을 느끼게 된다.

p179

나 역시 마스다 미리의 소소하고 소박한 일상 이야기를 좋아한다.

3년 전에 만난 여러 작품 속에서

굉장히 독특하고 자극적인 요소없이

담백한 그 자체인 스토리나 그림이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나 생각해보면

단순하지만 특별함이 나에겐 마냥 심심치 않아서 좋았던 것 같다.

오랫동안 꾸준히 다작하고 있는 작가님의

몇 권 책들을 부지런히 챙겨보면서

나 역시나 변심하고 돌아서지 않는 팬심으로 책들을 읽고 있다.

평범하고도 느긋한 일상을 그린 이야기가

나이들어 더 특별하게 생각되는 건

별다를 바 없는 오늘의 안녕이 굉장히 큰 일상의 감사라는 걸 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꿈을 좇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면 늘 가슴이 뜨거워진다.

찬란하고 아름다운 결과만이 아니라, 실패하고 좌절해도

한 뼘 나아가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기에 더욱 그런것 같다.

어쩌면 그래서 <꿈빛 파티시엘>을 좋아했는지도 모르겠다.

p269

아이들이 어릴 때 투니버스 채널에서 즐겨 챙겨본 만화를 만났다.

<꿈빛 파티시엘>의 주제곡을 아직도 기억한다.

오프닝 주제가가 흐르면 아이들은 멜로디 시작음과 함께

나란히 착석해 시청율을 일조하는 애청자로 모드를 전환한다.

스위트 요정들의 도움과 힘을 얻어

한 단계씩 성장하는 김딸기의 모습을 보며 함께 응원했으며,

디저트 덕후인 나는 화면 속 다양한 디저트의 향연을

황홀한 기분에 흠뻑 취해 보기도 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만화의 세계에 빠져본 이들이라면

각자의 판타지를 가진 세상에서

얼마나 자유롭게 마음껏 행복해 할 수 있었는지를 공감하고 느낄 것이다.

월간지를 구매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좋아하는 작가의 만화책을 소장하기엔

돈이 없던 학창시절의 내가 이젠 어른이 되어

마음껏 내 책으로 소장해두고 보고픈 갈증을 해소하며 살고 있는 것에 감사하다.

나이 40 넘어서도 만화책을 보고 있노라니

잃어버린 감각들이 되살아나는 것처럼

지나온 세월 속에 묻혀있던 감성들이 여전히 건재함을 증명하는 듯 보여준다.

그래서 이 책이 더 특별하고 반가웠다.

다양한 창작자들의 삶 속에

이처럼 가슴 떨리는 순정의 시간을 만날 수 있다는게

더 가슴 벅찰 일인지 모르겠지만 웬지 더 사랑스럽다.

다시 찾은 영감을 이 책 속에서 발견하게 되어

엄마가 아닌 그 때의 내가 되어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누구나의 인생에 만화의 세계가 빛나는 로망으로 자리잡고 있기를 바란다.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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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보는 그림 - 매일 흔들리는 마음을 다독이는 명화의 힘
이원율 지음 / 빅피시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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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흔들리는 마음을 다독이는 명화의 힘



마흔이면 삶의 완성도가 꽤 깊어지고 안정적일 줄 알았다.

외형적인 노화를 피해가지 못함은 물론이고

제법 큰 아이들의 사춘기와 맞닿아 있는 시기라면

롤러코스터 타는 듯한 감정의 기폭제가 하루에도 여러번 터져버릴 것만 같다.

삶에 시달리고 눈치보는 중년의 위기가

어디 직장에서뿐이겠는가.

현실적인 벽 앞에서 한없이 무너져내려

젊음의 패기와 열정은 사라진지 오래라

무뎌진 마음으로 걸음을 멈출 수 없어 마냥 뚜벅거리며 걷는 꼴이다.

그래서 책을 찾게 되었다.

가장 손쉽고 빠른 처방처럼 마음의 좋은 안식처가 됨은 물론이고

궤도를 벗어난 위치에서 다시 돌아올 힘을 얻는다.

그림은 사실 접하게 된지 얼마되지 않았다.

빼곡한 글을 피해 좀 더 쉬고 싶을 때,

번아웃이 와서 공허한 마음의 시선을 두고 싶을 때,

머릿속 복잡한 문제들의 스위치 전원을 전부 다 내리고 싶을 때.

가장 밑바닥에서 힘들어서 책조차 읽을 수 없었을 때

그림을 보기 시작했다.

이 책은 막막했던 현실의 시선을 돌려

그림이라는 친절하고 다정한 매체를 통해

그리고 예술가들의 고뇌와 삶의 태도를 살펴보며

지금의 나를 재점검하고 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기 좋은 책이었다.




하메르스회의 그림은 이러한 휴식의 기능을 잊은 우리에게 잠시 그 순간에 젖어들 기회를 안긴다.

가령 그의 작품 <책상 앞에 있는 여인(이다)>도 보다 보면 마음이 묘하게 차분해진다.

화폭 속 여인은 햇빛이 드는 방에 홀로 서 있다.

그녀 또한 혼돈에서 벗어나 잠시 조용한 평화에 젖은 듯하다.

단조로운 모양의 액자와 책상, 어두운 빛깔의 커튼은 공간 속 은은한 분위기를 더해준다.

p49

작품 속 여인은 홀로 서 있다.

가만히 있는 그 모습이 조용히 스스로 집중하고 있는 평온함마저 보인다.

뭔가 분주히 해야 함을 끊임없이 생각해내는 것에서 벗어나

온전히 나로서 고요한 침묵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의 안정감을 그림에서 발견하게 된다.

그런점에서 하메르스회는 조용한 화가답게

어두운 색감과 쓸쓸한 감정을 잘 표현하는

몽환적 색채를 구사하는 작품들이 많이 보인다.

<편지를 읽는 푸른 옷의 여인>, <이젤이 있는 인테리어> 등

주변의 고요함과 적막함이 숨이 막히는 것이 아닌

감상자로 하여금 쉼을 택하도록 그림이 이끄는 느낌이다.

미술사를 통틀어 위로의 화가로 부상하고 있는 그의 그림은

잔잔함과 적막함 속에서 평화로움을 선물해준다.

나에게도 지금의 조급함과 조바심을 다스릴 여유를

그림에서 찾게 만드는 이유를 발견하게 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발로통은 이 시기에 그의 생애 가장 아름다운 풍경화를 만들었다.

가령 <그라스의 일몰, 주황색, 보라색 하늘>은 잔잔한 꿈결을 걷는 듯한 몽환적 기분을 안긴다.

가라앉는 해와 이를 끌어안는 바다, 화폭에 살짝 걸친 나무와 들판 등

명확한 윤곽선과 구성은 다른 감정 없이 평화로움에 집중케 한다.

p170-172

남들의 간섭과 참견에 몸과 마음이 지쳐있던 발로통은

늦게나마 관계의 조화를 풀어갈 키를 찾아낸다.

엄청난 재력의 처가 집안에 어울리는 고상한 예술가로 살기 위해

가면을 쓰고 살아야했던 발로통.

짓눌린 자신의 감정을 소중히 다루지 못했던 그를 보면서

관계에 있어서 나를 갈아내면서까지

나를 잃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은 풍경화에 집중하게 되면서 마음의 평안과 쉼을 찾게 된 발로통은

다시 자신의 세계를 찾아가는 길을 알게 된다.

늦게나마 꿈과 가족을 사랑으로 품을 수 있게 된 발로통의 안도가

나에게도 더 늦지 않게 나를 발견하고 소중히 여기라는

소중한 메시지를 남기는 듯하다.

온전히 나로서 제대로 서있는 것이 우선이다.

가족들도 그런 나를 보며 함께 기대어 울고 웃을 수 있지 않겠는가.

불완전했던 나의 찬란한 젊은 시절을 보내고

여전히도 휘청거리는 중년의 여성으로 살아가지만

적어도 다시 의연하게 되돌아갈 수 있는 노련함을 무시할 순 없을 것이다.

대단하진 않지만 이렇게 그림을 보고

작가들의 삶의 태도가 나에게 미치는 영향을 발견하면서

인생의 반짝이는 나를 조금씩 다듬어가면 그걸로 만족한다.

그런 과정 속에 그림과 더 다정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삶은 여전히 살아갈만하다.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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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돈키호테를 찾아서 - 포기하지 않으면 만나는 것들
김호연 지음 / 푸른숲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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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이야기 속으로 모험을 시작하게 된

그의 신념과 의지를 회복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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