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에 꽃은 피듯이 - 요즘 너의 마음을 담은 꽃말 에세이
김은아 지음 / 새로운제안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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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에 꽃은 피듯이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김은아
20대에 회사 무늬만 보고 입사했다 스스로 납작해져 네 번의 퇴사를 했다. 서른 살에 적금을 탈탈 털어 영국 유학을 홀홀 떠났다. 그 뒤 인생에는 정해진 답이 없고 스스로 묻고 물어 맞는 길을 찾아가는 것이 정답이라고 여기는 감성적 모험주의자가 됐다. 귀국 뒤 아름답지만 육체노동이 심한 직업으로 산전수전을 겪어 인생의 굳은살이 단단하게 박였다. 현재는 강의하고 글을 쓰는 프리랜서이며, 한 송이 꽃을 보듯 고운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이로 거듭나고 있다.

인스타그램 @EUNAHWRITER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미소를 머금은 온화함을 머금은

꽃향기 가득한 책을 만났다.


좋아하는 꽃의 꽃말 정도는 몇 개 알고 있는 정도로

관심을 배제하지 않고 몇 안되는 꽃에 관심을 기웃거리며 산다.


삶이 때론 팍팍하게 느껴져

나에게 주는 선물로 꽃을 사들고 집으로 와

빈 화병에 꽃을 손질에 넣고 시들 때까지 그 싱그러움과

생명력의 기운을 느끼며 산다.


그렇게 생기 가득 향기를 품은 꽃과 함께

내 일상의 순간들도 빛나길 늘 희망한다.


허전한 마음의 부피를 채우려는지 거리를 걷다가 주머니를 뒤져

노점에서 아주머니가 파는 안개꽃 한 다발을 샀다.

만원을 건네는데, 가늘고 부스스한 아주머니의 동그란 파마머리가

문득 안개꽃 뭉치와 닮았다고 생각했다.

밤의 안개꽃은 소복소복 내리는 가볍고 환한 눈처럼 씁쓸한 밤을 보들보들 매만졌다.

p28


작고 연약해 보이는 식물의 아름다움이

만원에 한 다발 안을 수 있는 안개꽃에서

지친 하루를 위로받을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이런 다행스러운 일들이

일상에 작은 변주처럼 변화를 줄 수 있는

꽃이 주는 분위기가 한 몫 한다.


꽃을 사면 서비스처럼 보조 역할을 하는

주목받지 못하는 꽃처럼 안개꽃을 홀대하기도 했는데

이젠 안개꽃만 보고 싶어 한 다발 살 때가 가끔 있다.


잘 말려서 작은 방에 걸어두기도 했다.


작은 무언가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과 감사함.


나에겐 이런 일상의 회복이 별 것 아닌 것에서 시작될 수 있어

정말 다행이라는 안심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감사하다.


아무리 애쓴다 해도 얼마나 뿌리 내리기 어려운 세상인가.

쉽게 밟히고 눌리고 뽑히는 모습에 마음이 헛헛했다.

누군가와 공존하는 넉넉한 마음이 그리운 밤, 풀 한 포기조차 자랄 수 없는 보도는

그날따라 쓸쓸함을 자아냈다.

며칠 뒤 잡초는 돋아나기 시작했다.

p187


끈질긴 생명력의 잡초를 보고 있노라면 참 놀랍다.


조그만 틈을 비집고 어떤 환경에서도 보란듯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노라면 부끄럽다.


막막한 세상 살이에 자포자기 하고 싶은

연약한 멘탈을 잘 관리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나인데

틈을 따라 무성히 자라는 잡초를 보고 있으면

애쓴다는 것에 마음이 찌릿 아파온다.


이같은 생을 나도 살아가고 있는 듯 보여

그 씁쓸하고 쓸쓸한 마음을 숨기기 힘들다.


쉬운 세상 살이는 없겠지만

그저 뿌리 내리며 살고 있다는 것에 위안을 안고 살아가야 할지..


더 예쁘게 꽃 피우지 못하지만

각자의 삶이 다 숭고하고 아름답다고 말하고 싶다.


매말라가는 마음에 꽃이 주는 넉넉한 마음과

조금씩 찾아가는 여유를 누군가의 삶에서 찾기도 하며

책 속에 좋은 꽃의 향기를 느끼며 내 삶도

지치지 않고 나아갈 수 있을 것에 용기내어 살고 싶어진다.


꽃이 선물하는 일상의 싱그러움을 느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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