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지기가 될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어쩌다 보니 내 인생 절반 가까이 책방에 열정을 쏟게 되었다.
p323
주인공 루스 쇼는 책을 사랑하고 모험을 즐기는
호기롭고 패기가 넘치는 인물이다.
가장 인상 깊은 것은 노년의 취미가 될 법도 한
책방을 운영하는 것을 업으로 두고 있다는 점에서 부러운 시선을 보내고 싶어진다.
뉴질랜드 작은 외딴 마을에서 남편 랜스와 함께 작은 책방 운영하는 루스 쇼.
책방지기의 삶의 평온함과 교차되어 보이는
그녀의 삶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젊은 시절의 사랑이야기에 가슴이 쩌리기까지 했다.
직업적으로 다양한 일들을 하면서 만나게 된 만남과 이별이 말이다.
사랑했던 사람과의 결혼이 무산되고 고심에 빠지면서
먼 길의 항해를 떠나게 된다.
피지섬에서 피터라는 남자와 함께 결혼식을 올리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시작하나 싶었는데
뜻하지 않은 사망 소식에 절망을 마주하게 된다.
둘 사이의 아들 조슈아를 가지게 되나
태어나자마자 하늘 나라로 보내게 되는 일까지
그녀에게 시련이 끝이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없는 불행과 절망 속에서도 다시 일어서며
항해를 떠나는 그녀의 독립성과 주체성을 발견하면서
나에게 영감을 주기도 한다.
보통은 이러한 상황에서 나라면
한없이 깊은 심연 속에서 가슴 아파하며
생활을 이어나가기 힘들 정도의 슬픔 속에 잠식되고 말 것 같다.
쉽게 털고 일어설 수 없는 일을 두고도
생각을 전환시킬 수 있는 그녀의 강직함이
움츠린 나에게 말을 거는 듯하다.
성장을 넘어 성숙으로 나아가는 그 여정을 보면서
나에겐 보내는 삶의 이유와 목적을 다시금 떠올려 보게 된다.


모든 책은그 책만의 이야기를 품고 있고, 또 소중하고 특별한 추억을 전해주는 책들도 있기 마련이에요.
어머니가 남긴 책 중 한 권을 집어 들면 나는 어머니가 떠올라요.
어머니가 읽었던 글을 내가 읽지요.
어머니의 손길이 닿았던 페이지를 나도 만지는 거예요.
수년간 모은 책들은 가족의 일부가 된답니다.
이 책들은 읽히고 또 읽히면서 많은 사랑을 받아왔고 전 세계를 여행하기도 했지요.
그렇게 책들은 한 집에서 수년간 조용히 지내면서 특별한 날들을 낱낱이 지켜본답니다.
읽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때로는 눈물을 선사하지요.
p116
20년만에 다시 만난 첫사랑 랜스와의 책방을 운영하며
자신의 삶을 반추하고 회복의 과정을
샘솟는 삶의 기적과 감사를 경험하며
한 사람의 일대기가 참 이렇게 멋질 수도 있구나 싶다.
매력적이고 근사한 책방지기의 삶을 동경하면서도
그 현실이 결코 녹록지 않음을 알지만
책방을 오고가는 이들의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가
책을 읽으며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백미였다.
여행지를 선점하면서 늘 사전에 찾아서 구경하는 책방 투어의 재미를
모처럼 심심헀던 일상에 가만히 던지는 호기심이 자극되어 책방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긍정적이고 제법 친밀하게 느껴지는 루스에게 찾아가
책방지기의 책을 추천받아 읽고 싶다.
세상 끝에서 빛나는 삶을 살아가는
책방지기의 하루가 더 찬란하길 바래본다.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