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은 절망의 책을 여러 방법으로 실험해 왔다. 그 책은 언제나 흥미를 자극했다.
절망을 무기로 쓴다는 개념이 대단히 재미있었고,
어느 정도 여자의 마음을 움직였기 떄문이었다.
런던의 소녀에게 이 책을 썼던 기억을 떠올리자 속에서
짜릿한 느낌이 들며 어마어마한 만족감이 느껴졌다.
그 소녀에게 너무나 크고 견디기 힘든 불행을 안겨주었으니.
p149
여자는 눈을 감고서 파괴의 책을 쥐고는 자신의 느낌을 둥그런 원형으로 세상에 뻗었다.
여자의 머릿속은 꿈틀거리며 나아가는 손가락처럼 곤충들과 해충을,
나무에 앉아 몸을 따스하게 하려고 깃털을 부풀린 새들을 찾아내었다.
여자는 이 모든 것들을 머릿속에 담았고,
여자의 얼굴 아래에서 파괴의 책이 얼굴에 빛을 뿜으며 어둠을 밝혔다.
p153
"당신의 책을 갖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그저 전 세계를 여행하려는 마음으로 가지려는 게 아닙니다.
돈만 있으면 누구든 전용 제트기를 타고 열두 시간 안에 이 세상 어디든 갈 수 있다고요.
당신은 할아버지와 다시 대화해 보는 게 꿈이라고 했었죠.
나는 그분을 다시 살려낼 수는 없지만, 내가 굳이 그렇게 해줄 필요도 없어요.
문의 책만 있으면 되니까요."
p215
안전의 책이었던 것의 정수가 조금 남아 아무런 생명도 존재할 수 없었던 곳에서
캐시를 살려준 것처럼, 문의 책이었던 것의 정수 역시 남아 있었다.
그래서 캐시가 돌아가려고 생각하자 문이 나타났다.
아무런 특징 없는 직사각형 모양의 그 문은 무언가의 특성을 갖추었다는 점에서
아무것도 아닌 것과는 달랐다.
그 문만이 유일한 것이었기에, 그 문은 캐시를 잡아당겼다.
캐시는 빛이라고 깨달은 그 무언가를 향해 끌려갔다.
그 빛은 캐시를 현실로 끌어내었고,
그렇게 그녀는 아무 데도 아니면서 또 모든 곳이기도 한 곳에서 나왔다.
p452
주인공 캐시는 뉴욕에 있는 폭스 서점에서 일을 한다.
단골 손님인 존 웨버로부터 마법의 책 선물을 받게 되면서
미지의 세계로의 초대가 시작된다.
"손에 들고 있으면
어느 문이든 모든 문이 된다."
말 그대로 문의 책.
책을 잡고 상상하며 문을 열면
원하는 곳으로 시공간이 이동된다.
친구 이지와 함께 신비한 세계를 탐험하는 매혹적인 판타지 요소가
속도감있게 빠르게 전개 된다.
역시나 이 책을 노리는 악당들에게 노출되어
위기를 맞게 되는데,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책을 지키기 위한 사투가 흥미진지하다.
이 책엔 다양한 마법의 책이 소개된다.
기억의 책, 환상의 책, 기쁨의 책, 고통의 책 등.
각기 다른 능력치를 가진 마법의 책을 통해
매혹적이고도 기묘한 스토리가
아찔한 책의 모험에 재미를 배가 되게 한다.
개인적으로는 책사냥꾼들이 탐을 내던 '문의 책'에
큰 흥미를 느끼고 마력을 한번쯤 즐겨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과거로부터 용서를 구하고 싶은 시간과
미쳐 마지막 인사를 남기지 못했던 뜻하지 못했던 이별의 시간,
지난 날의 화해와 용서의 시간이 필요한 나에게
'문의 책'은 그 시간으로 돌아가 과거의 나를 마주하며
지금의 나를 해방시켜 줄 수 있을 법한 책 같아 탐이 난다.
시간 여행이라는 재미와
흥미로운 마법의 세계가 접목된 매혹적인 판타지 소설의 세계에
나역시 흠뻑 젖어들어 바쁜 숨을 고르며 이 책을 읽었다.
모든 마법의 책들이 그렇듯
인간의 삶과 본질적인 감정을 이끌어내는
뿌리칠 수 없는 유혹과 소명의 힘을 느끼게 하는
너무도 소중하고 매력적인 책이 아닐 수 없다.
치명적이고 아찔한 책의 모험으로
빠져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서
뿌리칠 수 없는 마법의 세계 속에 흠뻑 동화되어 보시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