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벨의 아이들
변윤하 지음 / 문학수첩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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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색감의 대비가 강렬해보이는

표지의 마법학교가 눈에 띄게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하늘에 떠 있는 섬인 아마란스 마법학교.

이곳에서 벌어질 신비롭고 의문스러운 비밀을

하나씩 파헤쳐보는 재미와 함께

판타지적 요소가 가득한 마법 요소가 더해주는

흥미진지한 스토리 속에 빠져보았다.



"숲은 살아있다. 식물도 꽃도 모두 살아있는 유기체지.

말을 하지 않을 뿐 너희와 다르지 않아.

숲을 깊이 들어갈수록 그들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독을 내뿜는다.

그걸 이겨낼 줄 알아야해. 해독약에는 한계가 있다."

벤 교수는 목소리를 낮춰 말을 이었다.

한결 비밀스러워진 분위기가 흘렀다.

"식물 마법이 치유 마법이라고들 하지. 물론 틀린 말은 아니야.

하지만 기억해라. 생명을 살리지만 죽이는 데 더욱 탁월한 마법이다."

p75

시야가 서서히 흐려지더니, 보랏빛 식물만이 명징하게 보였다.

노란 점들이 꽃잎 위를 요란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 점들이 일어나 덮쳐오는 듯 온 세상이 일렁였다.

마치 우주 가운데 리아와 식물, 단둘만 존재하는 것처럼.

작고 긴밀한 점들이 식물 이파리에서 떨어져 나와 리아의 살갗에 달라붙었다.

강력한 한기가 돌았다. 휘감고 올라오는 작은 벌레들이 피부 속으로 파고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차가운 금속 바늘이 몸을 혹독하게 찔러대는 것처럼.

그것들을 떨쳐내기 위해 힘을 주었지만,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p105

열악한 환경의 아벨 보육원에서

주인공 리아는 아픈 동생 시아를 돌보며 지낸다.

이곳에서 일삼는 무례한 일들과 학대를 당하는 리아의 처지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탈출 계획에 성공하길 함께 빌었다.

우연인지 운명인지 독방에 갇힌 의문의 남자로부터의 제안을 받아

아마란스 마법학교에 입학하게 되는 리아.

의문의 남자는 이 학교의 벤 교수였다.

어딜가나 빌런은 있게 마련인데

첫 등장부터 심상치 않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그 실체를 끝까지 의심하면서 책을 읽어 나갔다.

리아는 입학 후 선별 시험을 무사히 통과하고

친구들과 마법 학교 생활도 차차 적응해 나간다.

식물과 관련된 마법이 특화된 학교인지라

각종 식물을 채취해 연구하는 모습의 묘사가

꽤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 고조시키는 듯 보였다.

게다가 흑여우가 봉인된 붉은 숲의 비밀 이야기와

소문과 전설이 무성한 마법학교의 실체가

어떻게 수면위로 떠오르게 될지

그 베일을 하나씩 벗겨나가는 재미가 있다.

식물원 화재로 누명을 쓰게 된 리아.

위기 속에서도 자신의 운명을 내팽개 치지 않고

증명해 나가는 모든 과정들이 한편의 성장 소설을 보는 듯했다.

읽는 내내 여러가지 설정들이 해리포터를 연상케해서

개인적으로 너무 사랑하는 판타지 소설이기에

이 작품과 비교하며 읽어보았다.

단편 속에서 다루기엔 방대한 스케일을

축약한 듯한 아쉬움이 남긴 했지만,

짧은 호흡으로 꽤 멋지고 근사한 판타지 소설을 재밌게 읽어본

좋은 기분으로 책장을 덮었다.

비밀이 숨겨진 마법학교의 설정들과

주인공의 서사가 지닌 성장 과정들이

잘 어우러진 판타지 세계관으로 드러나보여 흥미로운 책이었다.

해리포터를 즐겨 읽었던 독자들에게

한번쯤 권해보고 싶기도 하다.

마법의 매력과 꽤 정교한 K판타지의 세상 속으로

빠져들어 재미있게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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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오브 도어즈
개러스 브라운 지음, 심연희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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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을 소재로 한 너무 뻔한 책이 아니면서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참기 힘든 책이 매개가 되는 요소가 더해진

금상첨화의 콜라보를 놓칠 수 없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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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오브 도어즈
개러스 브라운 지음, 심연희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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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는

현실이라는 한계 속에 쳇바퀴 도는 매일의 일상을

너무 명확히 인지하고 살아가는 나에게 대단히 매력적인 힘을 가진 자극이 아닐 수 없다.

마법을 소재로 한 너무 뻔한 책이 아니면서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참기 힘든 책이 매개가 되는 요소가 더해진

금상첨화의 콜라보를 놓칠 수 없는 책이라

이 책을 무한 신뢰하며 읽어보게 되었다.



최근 몇 년간은 절망의 책을 여러 방법으로 실험해 왔다. 그 책은 언제나 흥미를 자극했다.

절망을 무기로 쓴다는 개념이 대단히 재미있었고,

어느 정도 여자의 마음을 움직였기 떄문이었다.

런던의 소녀에게 이 책을 썼던 기억을 떠올리자 속에서

짜릿한 느낌이 들며 어마어마한 만족감이 느껴졌다.

그 소녀에게 너무나 크고 견디기 힘든 불행을 안겨주었으니.

p149

여자는 눈을 감고서 파괴의 책을 쥐고는 자신의 느낌을 둥그런 원형으로 세상에 뻗었다.

여자의 머릿속은 꿈틀거리며 나아가는 손가락처럼 곤충들과 해충을,

나무에 앉아 몸을 따스하게 하려고 깃털을 부풀린 새들을 찾아내었다.

여자는 이 모든 것들을 머릿속에 담았고,

여자의 얼굴 아래에서 파괴의 책이 얼굴에 빛을 뿜으며 어둠을 밝혔다.

p153

"당신의 책을 갖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그저 전 세계를 여행하려는 마음으로 가지려는 게 아닙니다.

돈만 있으면 누구든 전용 제트기를 타고 열두 시간 안에 이 세상 어디든 갈 수 있다고요.

당신은 할아버지와 다시 대화해 보는 게 꿈이라고 했었죠.

나는 그분을 다시 살려낼 수는 없지만, 내가 굳이 그렇게 해줄 필요도 없어요.

문의 책만 있으면 되니까요."

p215

안전의 책이었던 것의 정수가 조금 남아 아무런 생명도 존재할 수 없었던 곳에서

캐시를 살려준 것처럼, 문의 책이었던 것의 정수 역시 남아 있었다.

그래서 캐시가 돌아가려고 생각하자 문이 나타났다.

아무런 특징 없는 직사각형 모양의 그 문은 무언가의 특성을 갖추었다는 점에서

아무것도 아닌 것과는 달랐다.

그 문만이 유일한 것이었기에, 그 문은 캐시를 잡아당겼다.

캐시는 빛이라고 깨달은 그 무언가를 향해 끌려갔다.

그 빛은 캐시를 현실로 끌어내었고,

그렇게 그녀는 아무 데도 아니면서 또 모든 곳이기도 한 곳에서 나왔다.

p452

주인공 캐시는 뉴욕에 있는 폭스 서점에서 일을 한다.

단골 손님인 존 웨버로부터 마법의 책 선물을 받게 되면서

미지의 세계로의 초대가 시작된다.

"손에 들고 있으면

어느 문이든 모든 문이 된다."

말 그대로 문의 책.

책을 잡고 상상하며 문을 열면

원하는 곳으로 시공간이 이동된다.

친구 이지와 함께 신비한 세계를 탐험하는 매혹적인 판타지 요소가

속도감있게 빠르게 전개 된다.

역시나 이 책을 노리는 악당들에게 노출되어

위기를 맞게 되는데,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책을 지키기 위한 사투가 흥미진지하다.

이 책엔 다양한 마법의 책이 소개된다.

기억의 책, 환상의 책, 기쁨의 책, 고통의 책 등.

각기 다른 능력치를 가진 마법의 책을 통해

매혹적이고도 기묘한 스토리가

아찔한 책의 모험에 재미를 배가 되게 한다.

개인적으로는 책사냥꾼들이 탐을 내던 '문의 책'에

큰 흥미를 느끼고 마력을 한번쯤 즐겨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과거로부터 용서를 구하고 싶은 시간과

미쳐 마지막 인사를 남기지 못했던 뜻하지 못했던 이별의 시간,

지난 날의 화해와 용서의 시간이 필요한 나에게

'문의 책'은 그 시간으로 돌아가 과거의 나를 마주하며

지금의 나를 해방시켜 줄 수 있을 법한 책 같아 탐이 난다.

시간 여행이라는 재미와

흥미로운 마법의 세계가 접목된 매혹적인 판타지 소설의 세계에

나역시 흠뻑 젖어들어 바쁜 숨을 고르며 이 책을 읽었다.

모든 마법의 책들이 그렇듯

인간의 삶과 본질적인 감정을 이끌어내는

뿌리칠 수 없는 유혹과 소명의 힘을 느끼게 하는

너무도 소중하고 매력적인 책이 아닐 수 없다.

치명적이고 아찔한 책의 모험으로

빠져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서

뿌리칠 수 없는 마법의 세계 속에 흠뻑 동화되어 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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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결심 - 내 삶의 언어로 존엄을 지키는 일에 대하여
이화열 지음 / 앤의서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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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언어로

존엄을 지키는 일에 대하여




죽음 앞에서 나는 자유로울 수 있을까.

여전히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문제이지만

죽음과 삶의 경계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어느 것 하나 떼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좀 더 자유롭고 싶은데, 어쩜 좋을까..



죽음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는, 그 결정을 누가 하느냐보다

어떻게 평온하게 받아들이느냐의 문제다.

죽음은 삶의 반대가 아니라, 삶의 또 다른 그림자다.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손님을 맞이하듯, 우리는 죽음을 준비하며 살아야 한다.

지그문트 바우만의 사상을 빌리자면, 죽음을 받아들이는 일은

'죽음의 가시에서 독을 빼는 일'과 같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결국, 자신이 살아온 삶의 태도와 닮아있다.

p83

내 삶의 언어로 받아들이게 되는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자세와 태도가 난 어떠할까.

나이 들어가는 부모님을 보면 살아갈 날보다

죽음을 향해 더 가까운 거리로 속도를 좁혀 나가며 산다.

그럼에도 그 분들이 삶을 괴롭거나 걱정 속에 휩싸여 살지 않는 걸 보면

그저 오늘 이 순간 살아 있음에 감사할 뿐이라고 늘 말하신다.

감사하는 범주가 속물적이고 조건적인

내 편협한 생각을 깨뜨리는 부모님의 말 한마디는 나에게

너무 가볍고 큰 가치로 여겨지지 않는 당연함이었다.

넉넉하지도 부유하지 않아도

그저 평온한 일상을 오늘 하루를 살 수 있어서 감사하다는 말이

어처구니 없이 들리던 지난 날의 내가 떠오른다.

젊은 때의 난 영원히 살 것처럼

마지막의 때를 염두하거나 생각지 못하고 살아왔다.

지금이라고 얼마나 다를까 싶지만

꺾어진 중년의 때를 맞이하면서

앞으로 내 인생의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될까를

그저 안심할 수 없어서 초조한 기분이 들때가 많다.

전보다 더 조문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삶의 마지막이라는 엄숙하고 단호한 끝의 때를

잊고 살아왔던 나의 철없음을 뒤로 하고, 아침에 눈을 뜰 수 있어 감사해하는

부모님의 삶의 태도가 눈에 들어왔다.

"잘 지내니 걱정마라.

여긴 별 일 없다."

큰 일을 치르고도 별 탈 없이 잘 지낸다고 이야기하는 당신들의 삶이

정말 별거 없이 무탈한 것이 아님에도

그럼에도 감사함을 찾아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 모습에

요즘은 마음이 시리고 애처롭고 큰 마음을 동경한다.

살아있는 동안 우리는 죽음을 알 수 없다.

죽음이 평온한지, 고통스러운지 결코 알지 못한다.

하지만 죽음을 생각할 때, 삶의 풍경은 더 또렷해진다.

파도를 타려는 본능적 몸짓을 멈춘 순간, 비로소 물결 위로 반짝이는 햇살이 눈에 들어오듯이.

p121

죽음을 떠올리며 살아있는 이 순간이 눈부시게 반짝인다.

수술대 위에 누워있던 그 순간

두려움보다 더 큰 감정이 솟구쳤던 건

지나온 시간동안 내가 누리지 못했던 후회들.

대부분이 더 많이 사랑하지 못해서라는 후회가 컸다.

다시 몸이 회복되면 지금의 순간을

더 즐기고 사랑하며 살리라 다짐했으나

현생을 사느라 모든 것을 뒤로 몰아내고 있는 아찔한 기분을

책장을 넘기며 찌릿하고 뻐근하게 느껴지는 감각으로 다시 일깨워준다.

'금새 잊고만 거냐고..'

죽음이라는 주제의 책들을

일부러 피하던 두렵고 겁많던 나에게

죽음을 마주할 용기와 필요성이

삶을 더 긍정할 수 있는 좋은 마음가짐으로 성장할 수 있게 만드는 건

나보다 더 인생을 먼저 사신 나의 부모님과

살아갈 이유와 삶의 가치를 더 풍성하게 만든 책 덕분이다.

그런 의미에서 살아가는 삶의 태도와

죽음에 대한 수용의 필요를

조용한 사색과 혼자만의 고요한 시간 속에서 묻고 답할 수 있어서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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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화 지음 / 한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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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고 놀라운 상상력에 감탄하면서 앉은 자리에서 금새 읽어버렸던 단연코 페이지 터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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