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작은 테이블이여
김이듬 지음 / 열림원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안녕, 나의 작은 테이블이여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김이듬

진주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성장하여 부산대학교 독문학과를 졸업하고 경상대학교 국문학과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1년 『포에지』로 등단하여 시집 『별 모양의 얼룩』, 『명랑하라 팜 파탈』, 『말할 수 없는 애인』, 『베를린, 달렘의 노래』, 『히스테리아』, 『표류하는 흑발』, 『마르지 않은 티셔츠를 입고』와 장편소설 『블러드 시스터즈』, 산문집 『모든 국적의 친구』 『디어 슬로베니아』를 발간했다. 제1회 시와세계작품상(2010)과 제7회 김달진창원문학상(2011)을 수상했다. 경상대, 경남과학기술대 등에 출강하며 진주KBS라디오 ‘김이듬의 월요시선(月曜詩選)’을 진행하기도 했다. 2012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파견작가로 선정되어 독일베를린자유대학에서 한 학기 간 생활했고, 2013년 여름부터 석 달 간 아이오와대학 국제창작프로그램(IWP)에 한국작가로 참가하였다. 2020년 『히스테리아(Hysteria)』 시집으로 미국에서 전미번역상과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을 동시 수상했다. 현재 한양여자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1인 독립 책방 ‘책방이듬’을 운영하고 있다.

 

[예스24 제공] 





책방과 책방지기의 삶을 동경한다.

책방 이듬을 그려내는 소소한 생각을 담은 이 책은
시에 대해선 잘 모르는 나에게 문장으로 다가와 조용히 말을 건네는
시인과 책방지기의 낯설면서도 묘하게 어울리는 삶을 발견하게 된다.

이곳은 개인 아틀리에나 소그룹 작업실이 아니다.
무대와 객석처럼사려 깊은 거리가 있을 수 없다.
숨은 듯이 보이는 공간에 사람들은 호기심을 가진다.
비록 내가 불편할지언정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이다.
실제로 들어와봤자 부드러운 안개나 지적인 자료가 있는 게 아니다.

이따금 나는 글을 쓰러 노트북을 들고 걸어간다.
그곳에 앉아서 밤을 새우는 날이 잦다.
어쩌면 그 시간이 나의 사적인 시간이다.
p57-58

돈벌이를 위해 책방을 하는 건 아닐테지만
가장 큰 매력을 느끼는 건 이곳이 개인 서재이자 멋진 작업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비싼 월세를 감당해야 하는 뼈아픔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요즘 시대에 경기 침체와 월세 부담을 안고
뛰어들기란 쉽지 않을 거란 생각에 하염없이 기약만 하고 있는 나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장 관심사에 두고 있는 책방 지기의 일상이야기를 찾아 읽는다.

가까이서 그들의 삶을 좀 더 지켜보며
막연한 동경이 현실의 발자국에 맞닿게 되는 시일을 좀 더 앞당겨 싶어서이기도 하다.

저자가 그려내는 각 장의 이야기들은
따로 같아보이지만 하나 같기도 하다.

어쨌든 한 개인사에 대한 소리없는 실체를
가깝게 살펴볼 수 있어서 구절 구절 인생사를 함께 나누는 고민거리가 존재한다.

작가의 글이나 문학적 세계관 등을 엿볼 수 있어서도 좋았다.

시인으로 살아가는 그 행보가 더 기대된다고 해야할까.


나는 자발적 격리자 같다.
동굴 속에서 식물 벽화를 그리는 사람 같기도 하고.
오늘도 나는 마스트를 낀 채 책방 구석구석 소독하며 눈물을 참았다.

책방도 버텨야 할지, 새로운 결단을 내려아 할지 심사숙고한다.
암울하며 고통스러운 생각들이 무조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중얼거린다.
'나는 왜 이렇게 멜랑콜리하며 울화가 치밀도록 답답한 인간일까?' 
p190-191

거리를 둘 수 없는 현실과 이상을 쫓으며 살기란 쉽지 않다.

폼나는 삶이 과연 존재하는지 모를 요즘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내면의 세계가 더 을씨년스럽고
자발적인 격리가 주는 공허함과 외로움에
어디까지 경계를 긋고 살아가야할지 너무 막연해서 지친다.

비단 나 뿐만 아닌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이런 상처 속에 살아간다는 것에 마음이 서글퍼진다.

손님 없는 책방을 지키면서
매일 존폐의 위기를 고민하는 것이 지금 우리의 실정이니까.

시인의 멋들어진 삶을 예상했으나
지나갈 나날들을 부지런히도 살아가고 있는 한 개인으로서의 삶이
더 인간적으로 그려져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앞으로의 나날이 반짝이는 지난 날처럼
다시 돌아와주길 희망하면서 오늘도 버텨낼테지만,
조바심내지 않고 내 자리를 지켜나가는 것에 만족하며 살기로 마음 먹게 된다.

참으로 괜찮은 내 사적 공간 안에서라면 더 완벽해질테지만
그것 하나가 좀 아쉽긴 하지만 견딜만하다.

좀 더 유쾌함을 찾아 버텨보는 걸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이지만 나로 살기로 했습니다 - 아들 셋 엄마의 육아 사막 탈출기
김화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엄마이지만 나로 살기로 했습니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김화영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9년 동안 IT, 소비재, 패션, 국제 총회 등을 맡아 ‘워커홀릭’이라 불리며 일했다. 결혼 후 첫 아이를 출산하며 외벌이 남편과 본격적인 육아를 시작했고, 전업 주부 7년차인 지금은 삼형제를 키우고 있다. 유년기, 청년기, 신혼기를 지나 당도한 육아기는 ‘인생 4막’이자 가장 치열한 ‘육아 사막(DESERT, 沙漠)’이기도 하다. 자매로 성장한 저자가 아들 셋을 돌보는 일은 매 순간이 도전이다. 다행히 유년기를 함께 보낸 동갑내기 첫사랑을 육아 파트너로 만나 부나방처럼 불사르는 매일을 살고 있다. 현재 '함께성장인문학연구원'의 연구원으로서 ‘사는 일’을 연구하고 있다.

브런치 BRUNCH.CO.KR/@HZEROW

인스타그램 INSTAGRAM.COM/_HZERO_W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어떻게 하면 좀 더 나로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어떻게 하면 괜찮은 엄마로 살 수 있을까도 함께 고민한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하니

완벽주의 성향이 삶의 태도에서 여실히 나타난다.


양육에 뛰어듦에 있어서도 독립적인 '나'로 구분된 삶도

너무 기준 안에 맞추려 하다보니 피곤해지고 오래 유지하기 힘들기도 했다.


여러 시행 착오를 나또한 경험해봤기에

책을 보며 더 공감하며 읽게 된다.


그리고 더 명백하게 떠올리게 되는 건

좀 더 나로 살아봐도 좋다는 것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대하니 자기 검열이 줄고 내가 살 것만 같다.


그런 시간들을 되새겨보고

오늘도 살아가며 책에 몰두하는 이 시간만큰은 좀 더 나로 사는 것 같아 좋다.


나만의 방식을 고집한다는 것은 매우 튀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또 남들처럼 하지 않았을 경우에 감내해야 하는 미지의 불안은 초조한 마음으로 이어졌다.

그럴 때마다 나는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고 말하던 시를 떠올리며, 내 앞에 놓인 거친 시간들을 살아낼 바람이 불기를 기다렸다.

그래서 나는 내 방식대로 삶을 사는 나다운 엄마가 되기로 했다.

누구의 삶도 모방하거나 탐닉하지 않고 그저 내가 좋고 우리가 좋으면 그만인 단순한 공식대로 말이다.

내 삶도 네 삶도 누가 대신 살아 줄 수 없는 한 번뿐인 인생이기에.

p43


아이들 교육에 욕심과 조바심으로 가득차면

아이도 엄마도 행복하지 못하다.


나또한 큰 아이가 중학생이 되고서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아이로 커가길 내심 기대했다.


부모의 개입이 많아지면 아이와 부딪히는 일들이 많아진다.


그 파열음으로 서로가 많이 아팠던 시간들을 보냈기에

남들처럼 혹은 남들보다 앞서고자 하는 마음을 내려놓는 것에서부터

답을 찾아갈 수 있었던 걸 지금은 고백할 수 있다.


그런 불안과 초조는 어디에서 왔을까?


내 안에 채워지지 않는 만족감과 열등감이 뒤섞여

내 아이는 죽어라 엄마의 등살에 못이기며 살았던 아찔한 순간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이 모든 것들이 나로 사는 것에 방해만 될 뿐이다.


엄마 노릇 좀 잘해보려다 온갖 위선과 권위에 휩싸인 모습은 정말 나답지 못했다.


내 방식대로 나답게 사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없다.


그런 자유로움을 쫓기까지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기에

지금은 의식적으로 더 단단히 나를 붙들며 사는데 집중한다.


좀 더 좋아하는 책에 몰두하며 마음을 정리하는 시간들이 쌓여 온전한 나로 세워질 것을 기대해보고 싶다.



나만의 자유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열심히 움직인다.

나는 내게 주어진 '오늘'을 누릴 충분한 자격이 있으니까.

p175



엄마로 살아가지만 좀 더 나로 살아가고 싶다.


아이들이 어릴 땐 육체적으로 고된 일들이 많았다.


커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좀 더 내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작은 행복감을 가지게 하는 것 같아

아마도 그 때부턴 책을 더 붙들며 살았던 것 같다.


그 시간들이 차곡 차곡 채워지면서

내가 하고 싶은게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를 생각한다.


이 시간들이 참 감사하다.


완전하진 않지만 여전히 엄마 노릇이란 걸 하고 있고

적당히 아이들과 균형을 맞춰가며 살고 있다.


한쪽으로 너무 기울다보면 내가 방전되거나 아이가 방전될 수도 있다는 걸 알기에

좀 더 엄마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걸 찾아

내 일을 도모하는 것에 시간을 쫓는다.


그래서 이 하루가 참 소중하다.


아이들에게서 독립된 시간이 많진 않지만

틈틈이 나로 살고자 애쓰는 시간들을 확보하고자 한다.


뒤를 돌아볼 여유없이 주변의 소리에 맞춰 살다보니

아이와 미세하게 관계의 틈이 생기는 걸 경험도 해봤고

이젠 그 틈을 메우기 위해 오히려 나를 더 챙긴다.


나로서 좀 더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이에겐 더 나은 교육이 될 것이고

더 훌륭한 가르침이 될거란 생각에

흉내만 내던 책읽기가 진짜 책읽기로 탈바꿈하고 있으니 말이다.


여전히 엄마 노릇은 힘들다.


힘을 쥐어짜며 서열을 구분짓고 편협한 사고로

아이들을 위협했던 권위적인 모습을 버리고자 나름 선택한 방법이

'나'로서 좀 더 살고자 몰두하는 일이었다.


지금도 책을 읽고 쓴다.


이 단순한 작업이 나를 꽤 괜찮은 엄마와 '나'로 살게 해 준 것 같아 감사하다.


오래도록 균형을 이루며 살기 위해 애를 쓸 것이다.


왜냐고? 엄마이기도 '나'이기도한 내 인생이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순간에
수잰 레드펀 지음, 김마림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순간에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수잰 레드펀
SUZANNE REDFEARN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끊임없이 소설적 상상력을 작동시키는 이야기꾼이자 진정한 페이지 터너.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 공과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다. 2013년 학대하는 남편에게서 자신과 두 아이를 구하는 한 여인의 이야기 『허시 리틀 베이비』를 발표해 처음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2016년 남편 없이 TV 스타가 된 아이를 키우는 한 엄마의 삶과 내면의 갈등을 들여다본 『평범하지 않은 삶』을 발표하며 가족의 이야기를 설득력 있는 서사로 풀어내는 작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2020년 두 가족의 조난과 그 이후 벌어지는 갈등을 생생한 캐릭터와 감각적 묘사로 그려 낸 『한순간에』를 발표해 평론으로부터 경이로운 소설을 썼다는 찬사를 받았다. 이를 증명하듯 『한순간에』는 아마존 킨들 베스트셀러 1위에 한동안 머물렀고, 전 세계 13개 언어로 알려지게 되었다.

레드펀은 건축을 하듯 다양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핵심을 파고들며 플롯을 만드는 작가다. 현재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캘리포니아 러구나비치에 살면서 주거 및 상업 설계 전문 건축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

.

.

.




위기의 순간에 그 누구보다 이성적으로 판단할 자신이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어쩌면 내가 찰떡같이 믿고 있던 존재에 대해서도

생각지 못한 반전을 맞닥뜨릴지도 모른다.


이 책을 보면서 그런 소름 돋을 정도로

놀라운 심리 묘사와 인간의 추악한 본성을

깊이 파고드는 면을 발견했기에 조금 아찔해졌다.


잠잠했던 일상에 파문을 일으키게 된 한순간에 일어난 사고.


가볍게 떠나는 가족 여행이 이런 비극을 초래할지 캠핑카에 올라서기까지 아무도 몰랐다.


엄청난 몰입감으로 책을 읽게 된다.


아빠 잭이 사슴을 피해 핸들을 꺾게 되면서

벼랑 아래로 전복되는 사고가 일어난다.


아빠 옆에 앉은 핀은 죽었다.


아빠는 심한 부상을 입게 되고,

엄마 앤은 중간에 차를 타게 된 카일과 함께 구조대를 찾으러 나간다.


차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밴스와 이를 따라가던 클로이.


이를 외면하고 혼자 감행하는 모습에서 나중에 이들의 깊어진 관계의 골이 걱정이 되었다.


모는 차에 남은 사람들을 돕는 영웅적 모습을 보인다.


여기서 핀은 영혼이 되어 이들을 모습을 보며 주변을 떠돈다.


이 점이 흥미롭다.


전지전능한 입장에서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장면들이

책에 그대로 묘사되고 있는게 잔인하면서도 지독한 인간 본성의 모습으로 드러나면서

살겠다는 살고야말겠다란 의지가 너무 사실적이어서 끔찍해보였다.


다행인지 아닌지 구조되어 살아남은 자들은

남은 생을 더 비참한 현실을 마주하며 산다.


죄책감에 시달리게 되는 아빠와 자식을 잃게 된 엄마 앤의 고통스러운 나날들.


밴스와 클로이의 심리적 갈등과

지적 장애를 가진 오즈의 장갑을 뺏고 방치한 밥.


살아도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가지 못하는 이들의 방황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가슴이 조아려져서 숨막히게 답답함을 느꼈다.



개인적인 희생을 치러야만 진실한 선일까?

풍족할 때는 누구나 관대할 수 있다.

가진 것이 많으면 누구든 이타적일 수 있다.

p310


내가 캐런의 비겁함을 탓할 수 있을까?

너무 무서워서 자기 자신밖에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을?

우리는 그런 용기와 힘을 갖고 태어났을까?

만일 그렇다 해도 용기를 갖고 태어나지 않은 사람을 비난할 수 있는 걸까?

p311



한순간에 일어난 처참한 사고.


이 속에서 영혼 핀의 시선에서 그려진

그들의 실상이 보여주는 인간 본성의 모습은 너무 잔인무도해 보였다.


그러나 이들을 욕할 사람이 있을까.


극한 상황에서 누구도 자신할 수 없을 생존 본능을

어느 누가 비난하고 그들을 할퀼 수 있을까 모르겠다.


남은 이들이 떠안게 되는 상처와 저마다의 비밀은

더 참담한 현실을 보여준다.


차라리 그 자리에서 죽음을 선택했더라면 마음 편했을까.


살아도 산 것이 아닌 이 지옥의 블랙홀에서 그들은 벗어날 수 있을지 끝까지 읽어보시길 바란다.


비참한 현실을 마주하지 않을 도덕적인 양심이 좀 더 앞섰더라면

이런 치욕스러운 결과를 평생 떠안고 살아가지 않아도 좋았을테지만

그 순간에 이타적인 마음을 발휘하며 관대할 수 있기란 쉽지 않다.


그럴 용기가 없다는 것을 비난 받아야 할 이유도 없다.


극도로 두려웠을 그들의 심정이 너무 사실적이고 분명해서

폭풍우 속에서 살고자 버둥거리던 그들과 나도 함께였던 기분이었다.


부디 이 비극에서 벗어나오길 간절히 바랬을 핀의 영혼을 생각해보면

더 이들 가족이 애틋한 시선으로 바라봐진다.


모두의 절망감이 회복되길 독자의 입장에서도 두 손 모아 바래지는

숨막히는 책의 스토리에 빨려 들어가듯 읽게 된다.


늦은 밤에 숨 죽이고 읽으며 조용히 책장을 덮게 만드는 이 책을

무료한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아무런 변주가 없는 일상에도 감사할 것들이 생길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의 시선 - 하드보일드 무비랜드
김시선 지음, 이동명 그림 / 자음과모음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의 시선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김시선
1세대 영화 유튜버. 2014년 9월에 영화 유튜브 채널 ‘시선 플레이’로 시작해, 현재는 100만 구독자를 보유한 ‘김시선’ 채널로 영화계 최고의 인기 유튜버로 거듭났다.

1세대 독립영화잡지 《시선일삼》을 발간했고, ‘찰리 채플린에서 스탠리 큐브릭까지’라는 영화사 100주년 강의, KBS2 라디오 〈음악이 있는 풍경 이정민입니다〉에서 ‘김시선의 무비어게인‘, 한국영상자료원 영화 수업, 좀비기획전 영화 토크 등 다양한 곳에서 영화 이야기를 나눴다.

현재 KBS 라디오 〈김태훈의 시대음감〉 ‘시선의 시선’의 고정 게스트, 영화감독에게 직접 영화 이야기를 듣는 팟캐스트 〈김시선의 영화코멘터리〉 운영자로 활약하고 있다. 그 외에도 넷플릭스ㆍ왓챠의 공식 리뷰어, 모더레이터, GV 진행, 인터뷰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며 마음껏 영화를 보고 듣고 말하는 중이다. 영화 잘 아는 할아버지가 되는 게 마지막 꿈이다.

그림 : 이동명
한 가지 그림체에 머물지 않는 가출형 그림쟁이,

세상 모든 취향대로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광고 인쇄물과 영상 삽화, 출판물까지

그림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서든 그리고 있습니다.

INSTAGRAM @_268D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영화 마니아 정도는 아니지만 주말이면 꼭 영화 한편은 본다.

아이들이 생기고 나서는 가족 영화를 즐겨본다.

영화 검색을 매번 큰 아이에게 맡기는 편이지만

밑천이 바닥이 난건지 요즘은 영화 정보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즉흥적으로 골라보는 영화 중에 괜찮은 작품을 선택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이 더없이 반갑게 느껴진다.

이미 작가님의 시선을 거쳐 평가된 영화들로

소개글만으로도 가슴을 떨리게 만든다.

당장 이번 주엔 뭘 봐야할지 모르겠다는 가족들과

이 책를 공유하며 읽고 각자의 리스트를 작성해보기로 했다.

한 편의 영화로 나누게 될 풍성한 이야깃거리가

한 주를 살아갈 생기를 더해주기에 이보다 더 좋은 책이 있을까.​

영화를 기록하는 것도 일기와 다르지 않다.

언제 어디서 봤는지, 감독은 누구인지, 어떤 배우가 출연해서 어떤 역할을 연기했는지,

영화의 러닝타임은 몇 분이고 상영 포맷은 무엇인지.

하나하나 적다 보면 끝이 없다.

p51


하루에 2편씩 1년이면 700편이 넘는 영화를 보는 저자를 보니

영화를 정말 좋아하는구나란 생각을 너무 단순하게 건너 짚었나보다.


셀 수 없이 많은 영화들을 보고 다 기억은 하는지

부지런히 영화를 보는 원동력은 무언지 궁금해진다.


책을 읽고 독서 기록을 남기는 것처럼

영화도 기록으로 남긴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지 처음 생각해보았다.


사실 영상물을 따로 기록해서 남기기보다

러닝타임 안에서 몰입감있게 보는 정도로 만족하며 그쳤는데

역시나 공책에 글을 써서 남기는 방법은 아날로그적이지만 뭔가 멋지다.

이런 수동적인 작업에 매력을 느끼는 건 왜 일까.

소멸되어 가는 많은 것들을

내 방법 내 식대로 지켜나가는 법을 나도 고민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좀 더 오래도록 심취하면서

기록적으로 흔적을 남기는 연습을 지금도 찾으며 하고 있다.

이런 작업들이 오래도록 나와 함께 한다면

영화든 책이든 나에겐 꽤 오랜 취미 이상의 성장을 가져다 줄 것을 기대한다.

근육을 키우는 제일 좋은 방법은 주변에 관심을 가지는 거다.

무심히 지나간 풍경, 사람, 동물, 뉴스들을 보는 거다.

때론 당신의 '줄리아'가 하는 말을 잘 듣는 것도 좋다.

그게 어려우면, 영화를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위기를 미리 감지하고 싶다면 공포 영화를 분해하고, 사랑을 애타게 찾고 있다면 멜로 영화를 분해하고,

미래를 대비하고 싶다면 SF 영호를 분해하고.....

p192-193

영화 <데몰리션>에서 아내가 갑작스런 사고로 죽게 되나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데이비드를 보면서

그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장인의 조언대로 전부 분해하며 고쳐나가고자 마음 먹은

데이비드의 파괴적 시작은 나에게 후련함을 느끼게 해준다.

답답했던 마음에 울림과 떨림을 주는 이런 시도는

비단 나에게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나에게도 울고 싶어도 울지 못했고

애써 참아왔던 감정이 많이 딱딱해지고 몹쓸 상태에 이르기전에

내 감정 상태를 잘 느끼며 살아야겠다란 생각이 들게 만드는

영화 한편으로도 괜찮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당장에 냉장고를 분해할 엄두가 나진 않지만

잘 보지 않던 장르를 넘나들며

닥치는대로 보고 싶기도 한 영화 목록들을 쭈욱 살피며

작품 속 인물 탐구에 푹 빠져보며 마음을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

영상만 플레이하면 친절히 안내하는 영화의 세계는

 좀 더 접근이 편하다.

​가벼운 간식거리를 준비해서 오늘은 뭘 볼지 고민해본다.

책 한권을 다 읽고 나니 몇 달치의 보고 싶은 영화 리스트가 쉽게 작성됐다.

영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책으로

앞으로 소개될 많은 영화 리스트들을 공유하며

좋아하는 걸 픽해서 보는 재미로 삶이 더 즐거움으로 채워지면 좋겠다.

집콕 시대에 좋은 영화를 친절히 소개받고

새로운 감각을 되살리는 영화 한 편으로 마음이 배부른 시간이 되어 다음 시간을 기약해본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른이 돼도 1일1치킨은 부담스러워 - 여전히 버겁지만, 괜찮아지고 있습니다
임서정 외 지음 / 모모북스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른이 돼도 1일1치킨은 부담스러워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임서정
내가 없이 산 20대를 지나 내가 중심인 삶을 살면서 내가 살아있음을 느꼈습니다. 내가 주인공인 삶을 살다 보니 N잡러가 직업. 스페인 포르투갈 가이드북 집필 작가, 유튜브&강연 영상 편집자, 온라인 컨설팅 & 마케터. 매 순간 후회가 없을 순 없지만, 카메오가 아닌 주인공인 내 인생을 위해 오늘도 살아갑니다.

인스타그램 @TRAVELSALLY_SJ

블로그 HTTPS://BLOG.NAVER.COM/TJWJD3590

브런치 HTTPS://BRUNCH.CO.KR/@TJWJD3590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마흔이면 아이들도 자기 위치에서

자리매김하기 위해 열심일테고

나는 전보다는 육체적인 노동에서 벗어나

좀 더 홀가분하게 생활하게 될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여전히 육아에 속박된 시간 안에서

더 바쁘게 하루 세끼를 꼬박 챙기며

아이들과 외부 생활과 단절된 채 집 안에 갇혀산지 오래되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통제되고

잃어버린 시간들이 많아짐에

많은 혼란스러움과 답답함을 경험하기도 하면서

이젠 새로운 해를 맞이하면서

나이 하나 더 먹는 것에 그치던 한 해가 되지 않겠노라 다짐해본다.


생각이 많던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보면서

만족스럽지 못했던 것을 흘려보내고

좀 더 나를 받아들이는 연습에 더 부지런한 때를 보내야 할 필요를 더욱 느낀다.



내게 서른이 완벽한 어른이 아닌 여전히 부족해 보이는 건,

새로운 시작을 결정한 나이이며 앞으로 벌어질 일들이 나에게 좋을지 나쁠지 모른 채 불안함을 숨긴 채

시작을 한 데서 오는 불만족 때문이지 않았을까.

p111



마흔에 접어든 나이가 되고보니

이제야 어떤 결정을 내리기까지 명확하지 않던 바들이

하나씩 정리되는 기분이 든다.


여태껏 어른 흉내내면서 살았던 자라지 못한 어린 마음을

애써 숨기며 살았던 시간이 많았던 것 같다.


선택 앞에서도 늘 자신이 없고

불안했던 나를 스스로 마주할 자신조차 없어 더 안으로 숨어 지냈다.


그렇다보니 그런 불만족함이 쌓여갔던 것 같다.


마흔이란 나이는 좀 더 이런 나를 불안에서 꺼내볼 용기가 조금은 생기는 때이기도 했다.


마음의 여유가 없었고 아이들 키우느라 정신없이 지냈었기 때문에

나를 돌아보며 집중한 시간이 없었다.


답답한 문제들이 눈 앞에 여전히 많지만

홀가분하게 모든 걸 털어낼 순 없어도

적당히 균형을 맞춰 살아가는 연습의 과정 속에 있다.


나이를 먹는 것과 함께 따라오는 부수적인 문제들을 떠안고도

좀 더 유연해지고 싶은 마음 뿐이다.



내 속도대로 산다고 해도 내 인생은 끝나지도 않을뿐더러 어느 순간 '나'라는 중심이 생겨 있을거다.


나라는 사람에 대해 충분히 시간을 투자하고 나를 위한 애씀이 스스로 만족스러워질 때까지,

타인과의 사회적 거리 두기를 통해 그들의 속도에 내가 맞춰 사는 게 아닌 내 속도에 그들이 들어와

나와 어우러질 수 있도록 말이다.

p162



천천히 걸어도 내 보폭대로 걷는 게 좋다.


넘어지지 않는 속도와 거리감을 익히며

부지런히 걸어왔던 긴 시간을 무시하며 살진 못하겠다.


남들과 보폭을 맞춰 걷다가

물집이 잡히기도 하고 스텝이 꼬이기라도 하면

더 큰 데미지를 얻게 될테니 그냥 내 속도로 천천히 걷고 싶다.


내 시간을 더 할애하는 것이 너무도 중요하다는 걸 요즘은 더 절실히 느낀다.


애써 불필요한 모임들이 강제적으로 없어지고

요즘은 한가롭고 심심한 하루 하루를 보낸다.


이 시간이 참 외롭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하지만

보고 싶었던 책들을 맘껏 읽고

먹고 싶은 음식을 편안히 만들어 먹는다.


오히려 안으로 채워지는 시간들이 더 많아질 수 있는 때란 생각에

부지런히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자 애쓴다.


나를 채울 수 있는 애씀의 시간들이

만족감으로 가득 차길 바랄 뿐이다.


나로 살아가는 것에 용기없던 지난 시간들을 뒤로 하고

온전히 혼자일 수 밖에 없는 요즘의 시간들을

어떻게 하면 잘 보낼 수 있을지를 고민중이다.


그런 와중에 심심치 않은 재미를 주는 책들로

마음의 결을 다듬으며 지내는 시간에 하루의 행복을 느끼며 산다.


오늘 읽은 책을 마져 다 읽고 잠들 시간이 쌓여가면

나도 어느 새 훌쩍 성장해 있을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