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작은 테이블이여
김이듬 지음 / 열림원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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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작은 테이블이여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김이듬

진주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성장하여 부산대학교 독문학과를 졸업하고 경상대학교 국문학과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1년 『포에지』로 등단하여 시집 『별 모양의 얼룩』, 『명랑하라 팜 파탈』, 『말할 수 없는 애인』, 『베를린, 달렘의 노래』, 『히스테리아』, 『표류하는 흑발』, 『마르지 않은 티셔츠를 입고』와 장편소설 『블러드 시스터즈』, 산문집 『모든 국적의 친구』 『디어 슬로베니아』를 발간했다. 제1회 시와세계작품상(2010)과 제7회 김달진창원문학상(2011)을 수상했다. 경상대, 경남과학기술대 등에 출강하며 진주KBS라디오 ‘김이듬의 월요시선(月曜詩選)’을 진행하기도 했다. 2012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파견작가로 선정되어 독일베를린자유대학에서 한 학기 간 생활했고, 2013년 여름부터 석 달 간 아이오와대학 국제창작프로그램(IWP)에 한국작가로 참가하였다. 2020년 『히스테리아(Hysteria)』 시집으로 미국에서 전미번역상과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을 동시 수상했다. 현재 한양여자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1인 독립 책방 ‘책방이듬’을 운영하고 있다.

 

[예스24 제공] 





책방과 책방지기의 삶을 동경한다.

책방 이듬을 그려내는 소소한 생각을 담은 이 책은
시에 대해선 잘 모르는 나에게 문장으로 다가와 조용히 말을 건네는
시인과 책방지기의 낯설면서도 묘하게 어울리는 삶을 발견하게 된다.

이곳은 개인 아틀리에나 소그룹 작업실이 아니다.
무대와 객석처럼사려 깊은 거리가 있을 수 없다.
숨은 듯이 보이는 공간에 사람들은 호기심을 가진다.
비록 내가 불편할지언정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이다.
실제로 들어와봤자 부드러운 안개나 지적인 자료가 있는 게 아니다.

이따금 나는 글을 쓰러 노트북을 들고 걸어간다.
그곳에 앉아서 밤을 새우는 날이 잦다.
어쩌면 그 시간이 나의 사적인 시간이다.
p57-58

돈벌이를 위해 책방을 하는 건 아닐테지만
가장 큰 매력을 느끼는 건 이곳이 개인 서재이자 멋진 작업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비싼 월세를 감당해야 하는 뼈아픔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요즘 시대에 경기 침체와 월세 부담을 안고
뛰어들기란 쉽지 않을 거란 생각에 하염없이 기약만 하고 있는 나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장 관심사에 두고 있는 책방 지기의 일상이야기를 찾아 읽는다.

가까이서 그들의 삶을 좀 더 지켜보며
막연한 동경이 현실의 발자국에 맞닿게 되는 시일을 좀 더 앞당겨 싶어서이기도 하다.

저자가 그려내는 각 장의 이야기들은
따로 같아보이지만 하나 같기도 하다.

어쨌든 한 개인사에 대한 소리없는 실체를
가깝게 살펴볼 수 있어서 구절 구절 인생사를 함께 나누는 고민거리가 존재한다.

작가의 글이나 문학적 세계관 등을 엿볼 수 있어서도 좋았다.

시인으로 살아가는 그 행보가 더 기대된다고 해야할까.


나는 자발적 격리자 같다.
동굴 속에서 식물 벽화를 그리는 사람 같기도 하고.
오늘도 나는 마스트를 낀 채 책방 구석구석 소독하며 눈물을 참았다.

책방도 버텨야 할지, 새로운 결단을 내려아 할지 심사숙고한다.
암울하며 고통스러운 생각들이 무조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중얼거린다.
'나는 왜 이렇게 멜랑콜리하며 울화가 치밀도록 답답한 인간일까?' 
p190-191

거리를 둘 수 없는 현실과 이상을 쫓으며 살기란 쉽지 않다.

폼나는 삶이 과연 존재하는지 모를 요즘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내면의 세계가 더 을씨년스럽고
자발적인 격리가 주는 공허함과 외로움에
어디까지 경계를 긋고 살아가야할지 너무 막연해서 지친다.

비단 나 뿐만 아닌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이런 상처 속에 살아간다는 것에 마음이 서글퍼진다.

손님 없는 책방을 지키면서
매일 존폐의 위기를 고민하는 것이 지금 우리의 실정이니까.

시인의 멋들어진 삶을 예상했으나
지나갈 나날들을 부지런히도 살아가고 있는 한 개인으로서의 삶이
더 인간적으로 그려져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앞으로의 나날이 반짝이는 지난 날처럼
다시 돌아와주길 희망하면서 오늘도 버텨낼테지만,
조바심내지 않고 내 자리를 지켜나가는 것에 만족하며 살기로 마음 먹게 된다.

참으로 괜찮은 내 사적 공간 안에서라면 더 완벽해질테지만
그것 하나가 좀 아쉽긴 하지만 견딜만하다.

좀 더 유쾌함을 찾아 버텨보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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