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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돼도 1일1치킨은 부담스러워 - 여전히 버겁지만, 괜찮아지고 있습니다
임서정 외 지음 / 모모북스 / 2020년 12월
평점 :
어른이 돼도 1일1치킨은 부담스러워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임서정
내가 없이 산 20대를 지나 내가 중심인 삶을 살면서 내가 살아있음을 느꼈습니다. 내가 주인공인 삶을 살다 보니 N잡러가 직업. 스페인 포르투갈 가이드북 집필 작가, 유튜브&강연 영상 편집자, 온라인 컨설팅 & 마케터. 매 순간 후회가 없을 순 없지만, 카메오가 아닌 주인공인 내 인생을 위해 오늘도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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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마흔이면 아이들도 자기 위치에서
자리매김하기 위해 열심일테고
나는 전보다는 육체적인 노동에서 벗어나
좀 더 홀가분하게 생활하게 될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여전히 육아에 속박된 시간 안에서
더 바쁘게 하루 세끼를 꼬박 챙기며
아이들과 외부 생활과 단절된 채 집 안에 갇혀산지 오래되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통제되고
잃어버린 시간들이 많아짐에
많은 혼란스러움과 답답함을 경험하기도 하면서
이젠 새로운 해를 맞이하면서
나이 하나 더 먹는 것에 그치던 한 해가 되지 않겠노라 다짐해본다.
생각이 많던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보면서
만족스럽지 못했던 것을 흘려보내고
좀 더 나를 받아들이는 연습에 더 부지런한 때를 보내야 할 필요를 더욱 느낀다.
내게 서른이 완벽한 어른이 아닌 여전히 부족해 보이는 건,
새로운 시작을 결정한 나이이며 앞으로 벌어질 일들이 나에게 좋을지 나쁠지 모른 채 불안함을 숨긴 채
시작을 한 데서 오는 불만족 때문이지 않았을까.
p111
마흔에 접어든 나이가 되고보니
이제야 어떤 결정을 내리기까지 명확하지 않던 바들이
하나씩 정리되는 기분이 든다.
여태껏 어른 흉내내면서 살았던 자라지 못한 어린 마음을
애써 숨기며 살았던 시간이 많았던 것 같다.
선택 앞에서도 늘 자신이 없고
불안했던 나를 스스로 마주할 자신조차 없어 더 안으로 숨어 지냈다.
그렇다보니 그런 불만족함이 쌓여갔던 것 같다.
마흔이란 나이는 좀 더 이런 나를 불안에서 꺼내볼 용기가 조금은 생기는 때이기도 했다.
마음의 여유가 없었고 아이들 키우느라 정신없이 지냈었기 때문에
나를 돌아보며 집중한 시간이 없었다.
답답한 문제들이 눈 앞에 여전히 많지만
홀가분하게 모든 걸 털어낼 순 없어도
적당히 균형을 맞춰 살아가는 연습의 과정 속에 있다.
나이를 먹는 것과 함께 따라오는 부수적인 문제들을 떠안고도
좀 더 유연해지고 싶은 마음 뿐이다.
내 속도대로 산다고 해도 내 인생은 끝나지도 않을뿐더러 어느 순간 '나'라는 중심이 생겨 있을거다.
나라는 사람에 대해 충분히 시간을 투자하고 나를 위한 애씀이 스스로 만족스러워질 때까지,
타인과의 사회적 거리 두기를 통해 그들의 속도에 내가 맞춰 사는 게 아닌 내 속도에 그들이 들어와
나와 어우러질 수 있도록 말이다.
p162
천천히 걸어도 내 보폭대로 걷는 게 좋다.
넘어지지 않는 속도와 거리감을 익히며
부지런히 걸어왔던 긴 시간을 무시하며 살진 못하겠다.
남들과 보폭을 맞춰 걷다가
물집이 잡히기도 하고 스텝이 꼬이기라도 하면
더 큰 데미지를 얻게 될테니 그냥 내 속도로 천천히 걷고 싶다.
내 시간을 더 할애하는 것이 너무도 중요하다는 걸 요즘은 더 절실히 느낀다.
애써 불필요한 모임들이 강제적으로 없어지고
요즘은 한가롭고 심심한 하루 하루를 보낸다.
이 시간이 참 외롭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하지만
보고 싶었던 책들을 맘껏 읽고
먹고 싶은 음식을 편안히 만들어 먹는다.
오히려 안으로 채워지는 시간들이 더 많아질 수 있는 때란 생각에
부지런히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자 애쓴다.
나를 채울 수 있는 애씀의 시간들이
만족감으로 가득 차길 바랄 뿐이다.
나로 살아가는 것에 용기없던 지난 시간들을 뒤로 하고
온전히 혼자일 수 밖에 없는 요즘의 시간들을
어떻게 하면 잘 보낼 수 있을지를 고민중이다.
그런 와중에 심심치 않은 재미를 주는 책들로
마음의 결을 다듬으며 지내는 시간에 하루의 행복을 느끼며 산다.
오늘 읽은 책을 마져 다 읽고 잠들 시간이 쌓여가면
나도 어느 새 훌쩍 성장해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