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생각들 - 오롯이 나를 돌보는 아침 산책에 관하여
오원 지음 / 생각정거장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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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생각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오원
O.ONE

ARTIST이자 WRITER 그리고 기술자이자 생활인. 모든 작품의 소재는 생활이라는 믿음이 있어 열심히 회사를 다닌다. IT 회사를 오래 다니며 기술을 구경하고, 꽃가게를 운영하며 꽃을 구경했다. 세상을 떠돌아다니며 구경한 것을 글로 쓰고 설치·조형작품으로 표현하는 것이 이 지구에 온 이유가 아닐까 생각하며 매일 산책을 한다. 《수다스러운 꽃》과 《27컷, 꿈을 담는 카메라》를 쓰고, 몇 번의 전시를 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오롯이 나를 돌보는 아침 산책에 관하여


걷기조차도 귀찮아하고 게으른 내가

우연히 보게 된 한 티비 프로그램에서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상당한 매력에 푹 빠져

한동안 걸어야겠다란 생각으로 무작정 집 앞을 걷기 시작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집콕 생활로 복귀하면서

모든 일상이 멈춘듯 조용히 무료하게 보내게 되던 나에게

다시 혼자 걷는다는 것에 대한 생각을 다시 끌어내 주는 책을 만났다.


홀로 고독하게 심심하게

길 위를 걷고 있는 뚜벅이.


그 상태가 나쁘지 않아 보인다.


그런 산책 이야기 속에 마음을 기울이며 푹 빠져 읽었다.



드라마틱한 여행이나 대단한 경험만이 그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 성실하게 걷는 걸음의 합이 그 사람의 삶이자 인생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은,

대단해 보이는 사람들의 삶 또한 비슷하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닫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p16-17


달라보인다 하면 약간의 배경과 폼.


허세부리는 마음으로 그 길을 걷고 싶었던 걸까.


숨은 내 마음의 이면을 들여다보고 생각을 깨부수게 된 건

별 다를게 없다는 단순한 생각 하나였다.


아파트 주변으로 괜찮은 공원이 있음에도

잘 나가서 걷질 않았다.


매일의 산책이 순례길 여행이라고 생각하면

걸으며 생각하는 똑같은 합을 지나쳐 생각했었다.


그 가방을 들고 그 옷을 입어야 그 사람이 되는 걸까.


왜 똑같아 보이려 하고

애써 그 모습을 쫓으려 했던 걸까.


내 안의 만족감이 적어서

자신없이 뒤로 숨은 내 모습을 발견하는 순간

부끄러운 생각들이 곧장 두 손을 들고 나온다.


올해도 별 수 없어보이는 한 해가 될테고

코로나로 인해 제한된 영역 안에서 지낼 것이기에

산티아고 순례길은 먼 이야기가 되어 버린게 사실이다.


꽤나 멋진 조경과 호수가 있는 집 앞 공원을

천천히 거닐며 걷는 것으로 대신할 생각을 해본다.


걷기의 매력 그 무언가 안에

정리되어야 할 마음들과 대단할 게 없는 인생 살이에 대한 애씀을 좀 버리고자

천천히 오늘부터 걸으려 한다.


내 집 둘레부터 시작이다!


알베르 카뮈는 <페스트>에서 "한 도시를 아는 가장 편리한 방법은 그곳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사랑하며 어떻게 죽는가를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한 가지를 덧붙이고 싶다.

도시의 사람들이 빈부격차를 막론하고 '꽃'을 바라볼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금전적으로든, 마음으로든.

p123



수없이 많은 이들이 꽃이라는 배경의 길을 지나쳐 간다.


나또한 가끔 산책로를 걷다 만나게 되는

꽃들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고 지나칠 때가 많았다.


나이탓인지 요즘 들어서는 꽃이 있는 길을 걷는 기분도

꽃을 바라보는 시선과 마음이 다르다.


가끔은 그 자리에 그 꽃이 오래도록 기다려줬으면 좋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마주치고 싶다.


꽃을 바라볼 수 있는 마음.


이것은 걷는 마음에 설레임을 더해준다.


걷지 않으면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한 걸음 내딛기까지

여러 마음들이 오가지만

단칼에 변명을 베어버리고 일어선다.


오래도록 또박또박 이 길 위를 혼자서 때론 함께 걷길 희망한다.


길에서 만나는 풍경과 사람, 오가는 생각과 시간을 함께 하며

내 몸도 마음도 돌보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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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토록 평범하게 살 줄이야
서지은 지음 / 혜화동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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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토록 평범하게 살 줄이야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서지은

싱글 워킹맘이자

장래 희망이 작가인

보험 설계사

FACEBOOK.COM/SEO.JIEUN75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정직하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별 탈 없이 무던하게 보내는 나날들이

가끔은 참 무료해서 지루하기도 하다.


아무 일이 없다는 것.

별 거 없이 살아간다는 것.


특별할 게 없는 오늘도

아침 일찍 일어나 아이들 등교를 챙기기 위해 아침밥을 준비한다.


꽤 오래도록 이런 시간들을 보내고 있지만

가끔은 특별한 아침을 맞이하고도 싶다.


서둘러 출근 준비할 직장도 없고,

바쁜 약속이 있어 외출할 있도 없는

그저 그런 하루를 밋밋한 색으로 바탕을 칠하고 있는 것처럼

가끔은 무기력해지는 전업맘으로 산다.


평범하게 살아간다.


내가 붙들고 있는 책 한 권으로

덧칠하는 색은 좀 더 화려한 색감으로 빛난다.


더 많은 그림을 그려볼 수 없을 것 같았는데

요즘의 나는 많은 영감들로 내 색을 찾아가는 것 같아

조금의 밋밋한 것도 멋처럼 여겨져 좋다.


그렇게 이 책도 좋은 배경을 칠한 좋은 색으로

오늘의 아침을 꽤 괜찮게 꾸려나갈 수 있는 에너지를 더해준다.


글에는 신기하게도 힘이 있어 글이란 잎맥처럼 뻗어 가는 것임을,

글을 써 내려가는 동안 알게 되었다.

꽁꽁 깊숙이 묻어 두었던 꿈, 욕망, 이런 것들을 꺼내 먼지를 후, 불어 손끝으로 살살 문지르며

서지은은 글을 잘 쓰는 사람이기 이전에 이토록 글이 쓰고픈 사람이었구나,

글은 길이자 삶임을 다시금 깨달은 마흔다섯, 내 장래 희망은 그렇게 작가가 되었다.

p16


꿈과 욕망.


그 언저리를 배회하며 지냈던 시간들.


감히 뛰어들 엄두를 내지는 못하고 빙빙 돌며 주변을 맴돌다

책 속에 안착하고서는 글을 쓰고 싶은 욕망과

작가가 되고픈 꿈에 사로잡혔다.


가능성을 따지고 들면 덜컥 겁이 나기도 하지만

잴거 다 재고서 제대로 시작한 일이 얼마나 되던가 싶어

무작정 읽고 읽다보니 쓰고 있다.


그 길 위에서 좀 더 오래 머물며 꿈을 이루게 될지

소소한 욕망을 채우게 되는 걸로 만족하며 말지

이도 저도 아닌 길을 가게 될지

알 수는 없지만, 두 마음 가운데

좀 더 희망적인 생각이 좋은 기운으로 남아 있는 쪽으로 기대여

꽤 오랜동안 책을 읽고 쓰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좋아하는 게 뭔지 잘 모르겠고

무감각하게 보내는 뻔한 일상에

작은 너울이 이는 건 움트는 새싹처럼 반갑기만하다.


그 감각을 붙잡고 오래도록 일렁이는 마음에

괜찮은 패들보드 하나 사서 재미나게 타고 노는 것처럼

뜨겁고 반짝이는 일들에 신나게 즐기고 싶다.



무엇이 되었든 언젠가는 옅어지고 어떻게든 지나갈 것들이다.

그러므로 오늘의 내가 공을 들여야 할 지점은 어떻게든 속의 '어떻게'에 방점을 찍는 일일지 모른다.

오늘의 오늘 어떻게 웃음을 짓게 할 작정인지,

어떻게 멋진 사진을 남길 것인지 살뜰하게 고민하며

미래의 어느 날 과거의 오늘에 담긴 나를 바라보며 흐뭇해할 수 있도록.

p89


나이 따위 내 경력 따위

다 던져버리고 행복에 더 충실히 보낼 수 있는 하루를 꿈꾸는 것.


반드시 사수해야 할 생각이 아닌가 싶다.


그다지 추억하기엔 좋지 못한 기억 따위에서 벗어나

좀 더 근사한 꿈을 꾸고 나를 돌볼 수 있는 시간들로

나를 채워가는 시간들로 앞으로를 꾸려가고 싶다.


새삼 나이 들어 가는 나에게 서글픔보다도

좋아하는 것에 떨림에 감각이 집중되어 살고 싶다.


저자가 전하는 인생 철학과

힘든 시간을 뚫고 지나온 삶들로 채워져간 희망이

중년의 여성들에게 소소한 위로를 전해준다.


살아갈 시간들에 앞으로의 나날에

내 삶을 이끄는 선한 동력을

책이 전하는 메시지 안에서 찾아보기 바란다.


그리고 애써 오늘도 웃으며 맘 편히 지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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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고독한 날 - 정수윤 번역가의 시로 쓰는 산문
정수윤 지음 / 정은문고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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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고독한 날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정수윤
1979년 서울 출생. 작가, 번역가. 다자이 오사무 전집을 시작으로 미야자와 겐지 『봄과 아수라』, 오에 겐자부로 『읽는 인간』, 이노우에 히사시 『아버지와 살면』, 와카타케 치사코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일본 산문선 『슬픈 인간』, 사이하테 타히 『밤하늘은 언제나 가장 짙은 블루』 등 시·소설·산문·희곡에 걸쳐 일본 근현대문학을 이끌어온 다양한 명작을 우리말로 옮겼다.
어린 시절 읽고 또 읽은 세계문학전집 한 질의 영향으로 문학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 아름다운 무엇을 꿈꾸며 살게 되었다. 대학 졸업 후 여러 직장을 다니다가 와세다대학 대학원 문학연구과에 입학해 석사학위를 받았다. 문학 작품을 번역하며, 꿈속처럼 살고 사는 것처럼 글을 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 장편동화 『모기소녀』가 있다.
여러 분야 창작자들과 5년을 함께 보낸 공동 작업실 벽에 ‘日日是好日(날마다 좋은 날)’이라는 액자가 걸려 있었다. 돌아보면 작업실을 오가며 늘 좋은 날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날마다 고독한 시절을 보냈다. 고독한 시간이야말로 우리를 가장 순수한 곳으로 데려가는 것은 아닐까. ‘日日是孤日(날마다 고독한 날)’이 언제나 좋은 날의 시작이 되길 바라며, 나의 첫 산문집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시로 쓰는 산문집은 많이 접해보지 못해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더욱이 일본 고유의 시 와카.


낯설기도 하고 생소한 느낌이지만

번역가의 힘을 빗대어 풀어낸 이야기라

읽어내려가는 어려움이나 막힘이 없다.


두 언어의 조합이 낯설듯 싶지만 묘하게 스며들어간다.


여행의 추억을 단지 기억으로 더듬어봐야 하는 요즘

느긋한 마음으로 일본의 거리를 천천히 걸으며

그 풍경과 이야기가 펼쳐지는 작은 책 안에서 만나보았다.


곧 오겠노라 그대는 말했지만 늦가을 긴긴

밤을 지새우다 지새는달 보네

p124


사소한 기다림부터 특별한 기다림까지.


인생에서 기다림을 포기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이유들이

다양한 사연들로 얽혀있다.


나에게 또한 해마다의 기다림이 존재하고

사사로운 기다림이 기다린다.


아이가 무사히 학교를 잘 마치고 돌아오는 시간을 책을 읽으며 기다리고

금요일 저녁이면 가끔 시켜먹는 별미 야식을 촐촐해진 배를 잡고 기다리고

먼 출장 길에 오른 남편을 그리움 가득 기다리며

주문한 물건의 배송을 설레임으로 기다린다.


기다림 속에 여러 마음들이 오가는 건

사람 사는 이야기와 다를 바 없다.


출판사에서 연락을 기다리는 저자의 기다림 역시

기다긴 시간 공을 들여 쓴 글에 대한 보상의 시간들을

만끽하게 될 때까지 조급하지 않으려 마음을 쓰는 모습을 보인다.


형태는 다를지 몰라도 그 마음씀이라는 게

묘하게 공감되고 비슷한 면이 많아 보인다.


기쁨과 슬품 둘은 모두 똑같은 마음일지니

눈물 흐르는 데는 서로 구별이 없네

p127


여러 공모전에서 고배를 마신 소설책 한 권이

애니메이션 시나리오로 상을 받게 되어 수상소감을 하게 된 저자는

울먹이는 마음 울컥하는 마음으로 마이크 앞에서

눈물과 웃음을 보인다.


스쳐지나가는 그간의 시간에 대한 서글픔과

영광을 돌릴수 있는 기쁨이 오가는 마음을

짧은 소감안에서 만날 수 있는 걸 보면

기쁨과 슬픔을 따로 보기도 힘들다.


여러번의 고배를 마시며 이직을 고민하던 때에

뜻하지 못한 진급 소식은 큰 기쁨이 되었다.


그간의 아픔과 설움이 씻겨내려져가는 듯한 기분에

눈물과 웃음을 지울 수 없었다.


이 같이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감정이

내 안에서 아직도 살아 움직인다는 게 묘하게 가슴 벅차다.


사이가 좋은 사람끼리 둥글게 모인 밤이면

비단 자르듯 싹둑 일어서기 아쉽구나

p224


생각이 시 안에 계속 머문다.


그리고 추억하게 되는 그 때가 너무 기분 좋아서 떠올리게 된다.


언제봐도 좋은 이들과 다시 모여

오래도록 앉아 이야기 나눌 그때를 손꼽아 기다린다.


내게 주는 기쁨이 이토록 사소했는지 몰라도

나에게 사람과 사람이 기대어 산다는 건

삶을 오래도록 건강하게 지속하게 만다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때를 손꼽아 기다린다.


우리의 이야기로 밤을 지샐 그 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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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과학 - 과알못도 웃으며 이해하는 잡학다식 과학 이야기
지이.태복 지음, 이강영 감수 / 더퀘스트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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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과학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지이·태복


저자 : 지이
@freeeeelancer
과학적 사실보다 과학자들의 뒷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작가. 대학에서 불문학을 전공한 본투비 문과생이지만, 이 책을 만들며 과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요즘은 ‘양전자’의 존재를 예측하여 1933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폴 디랙과 사랑에 빠져서 밥을 먹으면서도, 피아노를 치면서도, 창작을 하면서도 디랙만 생각한다.
저자 : 태복
@ujjada_lab
과학책을 주로 번역하는 영어 번역가. 어릴 적에 영화 〈스타워즈〉를 보고 과학에 빠져들었고,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공부하고 과학책을 번역하며 줄곧 과학과 함께하고 있다. 저글링을 제대로 배우려고 독일 유학을 다녀올 만큼 저글링을 좋아하며, 한때 LP판을 사러 전국을 떠돌 정도로 클래식 음악에도 관심이 많다. 옮긴 책으로 《수학의 쓸모》, 《아인슈타인과 괴델이 함께 걸을 때》 등이 있다. 지이와 함께 〈어쩌다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감수 : 이강영
서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KAIST 물리학과에서 1996년 힉스 보손을 비롯한 기본 입자 사이의 대칭성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이론물리학 연구센터, 연세대학교 자연과학 연구소, 고등과학원 연구원을 거쳐, KAIST, 고려대학교, 건국대학교 물리학과에서 연구 교수로 재직했다. 현재 경상대학교 물리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스핀》, 《불멸의 원자》, 《LHC,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 《보이지 않는 세계》 등이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과알못도 웃으며 이해하는 잡학다식 과학 이야기


과학이라고 하면 어렵고 난해하며 지루한 과목쯤으로 생각했던

입시 공부를 위한 과학 정도로 생각하게 된다.


원소 주기율표를 외우고 물리학 공부로

머리를 싸매고 있었던 학창 시절 이후

과학책을 일부러 찾아 읽지는 않는 편이었다.


큰 아이 역시 물리에 발목이 잡히게 되면서

지구과학, 화학을 그나마 좋아했었는데

과학 포기 선언까지 이르게 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마주하게 되는 때였기에

이 책은 굉장히 단비처럼 다가왔다.


무엇보다 접근이 쉽고 만화라는 점에서 굉장히 유쾌하다.


다루고 있는 내용도 그렇게 어렵지 않다.


일러스트가 마음에 들어 읽기 시작했던 큰 아이도

앉은 자리에서 몰입하며 읽었던 책이다.


가볍게 읽기 좋은 코믹 교양툰 정도로 생각하면 좋겠다.


복잡한 과학의 구조와 이해를 생각하면 머리에 쥐가 날만도 한데

이 책은 제법 만만하게 읽혀진다는 것.


가독성이 좋은 책이 독자들에게도 편하게 받아들이기 좋은 책으로 봐도 좋지 않을까.

웬만한 과학 상식들을 재미나게 풀어놓고 이야기 해준다.

파동이며, 온도, 엔트로피, 광합성, 상대성이론,

전자기 법칙, 우주, 인공지능 등.

광범위한 과학 이론들을 핵심만 찝어서 잘 설명해주고 있다.

게다가 재미있기까지 하니 말이다.

섭씨온도나 화씨 온도나 물의 어는점과 끓는점을 기준으로 온도를 정하는데

절대온도(K)는 섭씨온도+273.15

라는 단순한 공식으로 암기했던 기억이 난다.

이론적으로 부피가 0일때 온도가 내려갈 수 있는데

물질의 부피가0이 되는 온도를 절대온도 0도라고 한다.

절대온도 0도는 섭씨로 -273.15도.

섭씨로는 0도가 물의 어는점이고 절대온도로는 273.15K가 어는 점이라는 것.

온도는 최소값이 있고, 최대값은 없다고 볼 수 있는데

부피가 계속 작아지다 사라지는 지점은 있지만,

커지는 건 무한하게 커질 수 있으니 말이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절대성이 깨지게 된 상대성 이론은

20세기 초 과학은 물론이고 철학, 예술, 문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중요한 포인트는 상대성의 개념, 특수상대성이론, 일반상대성이론을 집어주는데

각각마다의 설명을 어렵지 않게 풀어놓고서

피카소의 그림을 분석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하나의 화면에 앞, 옆모습을 마구 섞어놓은 복잡한 그림을

공간을 하나의 고정된 실체로 여기지 않고 입체적으로 표현한 예술 효과를 볼 수 있다.

시간이라는 게 원래 고정되어 있지 않고

관찰자의 운동상태에 따라 달라지기에

그런 그림의 형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된다.

이 책이 재미있는 건 만담처럼 주고받는 대화의 형식이다.

아인슈타인이 이토록 유머러스했던가 싶을 정도로

유쾌하고 재미있는 해석이 더해져

정확한 과학적 지식은 짚어주되

코믹한 부분들을 살려 다소 지루함을 덜어 주어

아이들도 읽기 좋은 책이 아닐까 싶다.

과학 이론만 달달 외우고 수많은 공식을

단순 암기로만 배우던 것에 지나지 않았던 과학이

접근이 쉬우니 받아들이는 것도 어렵지 않게 느껴진다.

이 한 권의 책이 잃었던 감각을 다시 되살려주는

심폐소생의 기적을 안겨주는 것처럼

과학에 재미와 즐거움을 더해주기 상당히 괜찮은 책이라 추천하고 싶다.

더 많은 이들이 과학을 일상에서도 읽고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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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마감 - 일본 유명 작가들의 마감분투기 작가 시리즈 1
다자이 오사무 외 지음, 안은미 옮김 / 정은문고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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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마감



 



일본 유명 작가들의 마감분투기




 


마감을 지킨다는 것.


생각보다 고된 일이란 걸 가늠한다.


글이란 게 술술 잘 풀리는 날도 있겠지만

한 글자도 전진하지 못할 때도 있기에

집필의 괴로움 속에서 늘 씨름하고 있는 작가들의 고충을

이 책 속에서 더 가까이 지켜보며 더 이해할 수 있었다.


기가 찰 정도로 진전이 없는 슬럼프에 빠진 글쓰기에서

어떻게 헤쳐나올지 또한 궁금했다.


밥벌이의 괴로움이 마감으로 치닫게 되면서

삶에 불쾌감이 느껴지는 때는 얼마나 창작이란 고뇌가 몸서리치게 싫을까를 생각해보게 한다.


그럼에도 글을 쓰고 써야만 하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마감 원고와 삶의 균형을 고심해보게 만든다.


쓸 수 없는 날에는 아무리 해도 글이 써지지 않는다.

나는 집 이곳저곳을 돌아다닌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화장실 안이다.

아니, 볼일도 없는데 여긴 뭐 하러 들어왔지.

밖으로 나오다 이번에는 격자문에 머리를 내리친다.

"으음, 으음" 소리가 절로 나온다.

이따위 글을 써봤자 뭐가 된단 말인가.

그저 노동의 기록에 지나지 않는 것을.

p43


나는 아침에만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신문소설은 한 회당 원고지 네 매면 충분하니 금세 쓸 듯해도 펜을 들기 전에 이미 두세 시간 허비한다.

다 쓰고 나면 일이 고된 만큼 두세 시간 넋이 나간다.

결국 하루에 활동하는 시간을 전부 신문소설에 뺏겨버리니 다른 일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특히 펜이 막다른 벽에 부딪혔을 때의 괴로움이란, 뼈를 깎아내는 것처럼 견디기 힘들다.

p121



글이 안 써질 때만큼은 몸에 있는 모든 활기가 다 소진된 느낌처럼

심연의 깊은 곳으로 침잠한다.


이런 시간을 글을 쓰는 모든 이들이 겪는 시간이라지만

참 생각보다 괴롭고 힘겨워보여서

곁에서 지켜만 보고 있기 안타까워 보인다.


작가의 고통이 대중의 가슴을 때리려면

작가의 심장과 최대한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말도 생각난다.


평정심을 가지고 글을 쓰기란 여간해선 힘들다.


마음의 평정을 찾기 위해 애를 쓰지만 수포로 돌아가기도 하고

완전한 포기 선언에 이르기도 한다.


그렇다고 내팽개치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니..


어느 장단에 놀아나야 할지를 모를 정도로

글 쓰는 일에 회의감이 휩쓰는 많은 나날들을

고독함 속에서 버티고 견딘다.


그래도 써야 한다는 의무와

지켜야 하는 마감.


성실한 의무 수행을 위해 고행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작자들의 모습 속에서 다른 듯 같아 보이는 그들이 묘하게 닮아 있었다.


의무로 쓰더라도 쓸 수 있는 상태에 있어서 다행처럼 보이기도 하고

굉장히 위태로운 살얼음판에 서 있는 것처럼

숨통을 조여오는 답답함이 느껴지기도 하는 마감.


지켜야만 하는 마감이

작가들에겐 매번 한계를 부딪히게 만드는

자기 검열이라는 부딪힘과 싸우고 힘겨워하기에

결코 쉽지 않아 보이는 창작의 세계에 쉽사리 발을 들이기가 어려워보인다.


그럼에도 완성된 한 편의 글 속에서

환멸과 기쁨, 눈물과 환희로

마무리 할 수 있어 누구보다도 열심히였던 그들만의 삶을 늘 동경한다.


지독하게 외로운 글쓰기 속에 빠져 울고 싶은 날도 많겠지만

그들이 그토록 글을 쓰게 만드는 힘도

그 안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싶다.


한 권의 책도 쉽게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


이토록 치열하게 살아왔을 그들의 시간을 충분히 아껴주고 싶은 마음이다.


그럼에도 글을 쓰고 써야만 하는 이들이 있다면

고심하고 있는 부분들을 이 책 속에서 털어내 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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