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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생각들 - 오롯이 나를 돌보는 아침 산책에 관하여
오원 지음 / 생각정거장 / 2021년 3월
평점 :
걷는 생각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오원
O.ONE
ARTIST이자 WRITER 그리고 기술자이자 생활인. 모든 작품의 소재는 생활이라는 믿음이 있어 열심히 회사를 다닌다. IT 회사를 오래 다니며 기술을 구경하고, 꽃가게를 운영하며 꽃을 구경했다. 세상을 떠돌아다니며 구경한 것을 글로 쓰고 설치·조형작품으로 표현하는 것이 이 지구에 온 이유가 아닐까 생각하며 매일 산책을 한다. 《수다스러운 꽃》과 《27컷, 꿈을 담는 카메라》를 쓰고, 몇 번의 전시를 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오롯이 나를 돌보는 아침 산책에 관하여
걷기조차도 귀찮아하고 게으른 내가
우연히 보게 된 한 티비 프로그램에서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상당한 매력에 푹 빠져
한동안 걸어야겠다란 생각으로 무작정 집 앞을 걷기 시작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집콕 생활로 복귀하면서
모든 일상이 멈춘듯 조용히 무료하게 보내게 되던 나에게
다시 혼자 걷는다는 것에 대한 생각을 다시 끌어내 주는 책을 만났다.
홀로 고독하게 심심하게
길 위를 걷고 있는 뚜벅이.
그 상태가 나쁘지 않아 보인다.
그런 산책 이야기 속에 마음을 기울이며 푹 빠져 읽었다.
드라마틱한 여행이나 대단한 경험만이 그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 성실하게 걷는 걸음의 합이 그 사람의 삶이자 인생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은,
대단해 보이는 사람들의 삶 또한 비슷하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닫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p16-17
달라보인다 하면 약간의 배경과 폼.
허세부리는 마음으로 그 길을 걷고 싶었던 걸까.
숨은 내 마음의 이면을 들여다보고 생각을 깨부수게 된 건
별 다를게 없다는 단순한 생각 하나였다.
아파트 주변으로 괜찮은 공원이 있음에도
잘 나가서 걷질 않았다.
매일의 산책이 순례길 여행이라고 생각하면
걸으며 생각하는 똑같은 합을 지나쳐 생각했었다.
그 가방을 들고 그 옷을 입어야 그 사람이 되는 걸까.
왜 똑같아 보이려 하고
애써 그 모습을 쫓으려 했던 걸까.
내 안의 만족감이 적어서
자신없이 뒤로 숨은 내 모습을 발견하는 순간
부끄러운 생각들이 곧장 두 손을 들고 나온다.
올해도 별 수 없어보이는 한 해가 될테고
코로나로 인해 제한된 영역 안에서 지낼 것이기에
산티아고 순례길은 먼 이야기가 되어 버린게 사실이다.
꽤나 멋진 조경과 호수가 있는 집 앞 공원을
천천히 거닐며 걷는 것으로 대신할 생각을 해본다.
걷기의 매력 그 무언가 안에
정리되어야 할 마음들과 대단할 게 없는 인생 살이에 대한 애씀을 좀 버리고자
천천히 오늘부터 걸으려 한다.
내 집 둘레부터 시작이다!
알베르 카뮈는 <페스트>에서 "한 도시를 아는 가장 편리한 방법은 그곳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사랑하며 어떻게 죽는가를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한 가지를 덧붙이고 싶다.
도시의 사람들이 빈부격차를 막론하고 '꽃'을 바라볼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금전적으로든, 마음으로든.
p123
수없이 많은 이들이 꽃이라는 배경의 길을 지나쳐 간다.
나또한 가끔 산책로를 걷다 만나게 되는
꽃들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고 지나칠 때가 많았다.
나이탓인지 요즘 들어서는 꽃이 있는 길을 걷는 기분도
꽃을 바라보는 시선과 마음이 다르다.
가끔은 그 자리에 그 꽃이 오래도록 기다려줬으면 좋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마주치고 싶다.
꽃을 바라볼 수 있는 마음.
이것은 걷는 마음에 설레임을 더해준다.
걷지 않으면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한 걸음 내딛기까지
여러 마음들이 오가지만
단칼에 변명을 베어버리고 일어선다.
오래도록 또박또박 이 길 위를 혼자서 때론 함께 걷길 희망한다.
길에서 만나는 풍경과 사람, 오가는 생각과 시간을 함께 하며
내 몸도 마음도 돌보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