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인간심리 속 문장의 기억 Shakespeare, Memory of Sentences (양장) - 한 권으로 보는 셰익스피어 심리학 Memory of Sentences Series 3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박예진 편역 / 센텐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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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보는 셰익스피어 심리학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세계문학사상 최고의 거장으로 불리는

윌리엄 셰익스피어.

인간 심리에 탁월한 통찰력을 가진 그는

다양한 주제를 통한 작품들로 세계적인 사랑과 존경을 받고 있다.

많은 작품들을 집필한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에서도

사랑과 운명, 로맨스 코미디, 정의에 대한 딜레마, 인간의 욕망과 권력에 대한

이 책의 큰 테마를 필두로 엄선된

14개의 작품 속 문장들을 더 깊이 마음에 새기듯 읽을 수 있어서 의미 있었다.




나의 오베론이여, 내가 본 환상은 무엇인가요!

저는 제가 당나귀에게 반했다고 생각했어요.

이 모든 건 질투에서 비롯된 거짓말이에요.

여름이 한창일 때부터 우리는 언덕에서도, 골짜기에서도, 숲이나 초원,

포장된 분수나 갈대가 우거진 시냇가에서도 한 번도 만나지 않았잖아요.

p63

숨바꼭질같은 사랑. 보일 듯 보이지 않는..

사랑의 형태가 정형화 되어 있지 않아서 혼란스럽기도

아련하기도 한 애틋함이 사랑이라 더 가치있는 인간의 욕망을 둘러싼 작품인

<한 여름 밤의 꿈>은

인간의 변덕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결코 내 뜻대로 잘 되지 않는 일들이 허다하나

사랑 또한 만만치 않음을 우린 경험하며 산다.

나의 통제 밖 세상에 존재하는 듯한 사랑을

언제나 갈구하며 목말라하며 환상과 현실의 공간을

쉼없이 넘나드는 웃픈 우리의 모습이 아닐런지 말이다.

나는 매우 교만하고, 복수심에 차 있고, 야망이 가득하며,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죄를 마음에 품고 있소.

그 죄를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상상력도,

그것을 실행할 시간도 없소.

나 같은 자들의 땅과 하늘 사이에서 기어다니며 무엇을 해야겠소?

우리는 모두 철저한 악당이오. 누구도 믿지 마시오.

p161

'복수'를 주제로 한 작품 <햄릿>

셰익스피어의 비극 중 하나인 작품으로

인간의 도덕적 갈등과 혼란이 엉켜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결국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극적인 전개가

도덕적 딜레마에서 자아성찰까지의 전반적인 흐름을 이끌고 있다.

'복수'라는 마음을 마음에 품고 살아가게 되면서

삶의 회복력을 잃어가는 인간의 나약함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같은 선택과 고민 속에서 우리의 내면을 상하게 만드는

인간의 추악한 본성을 우린 얼마나 경계하고 살아가는지,

나 또한 크게 다를바 없는 사람이지 않은지 다시금 돌아보게 만든다.

내 의도를 자극하는 것은 없으니, 오직 뛰어넘는 야망뿐.

그것은 스스로를 너무 뛰어넘어 반대편으로 떨어지고 마는구나.

p200

'야망'을 주제로 내면적 욕망으로 자기 파멸로 이끄는 <맥베스>

4대 비극 중 하나인 작품으로 유명한 인간 파멸의 끝판왕처럼

굉장히 끔찍한 지옥을 경험하게 되는 작품이다.

마녀의 예언을 듣기 전후로

스스로의 욕망을 감당치 못해 죽음으로 이르게 되는 안타까운 맥베스의 이야기.

꾀임에 넘어가지 않도록 항상 경계해야 함을 시사해주고 있다.

이처럼 사랑, 욕망, 배신, 죽음 등

다양한 주제들로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는 그의 작품은

현대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문장 한 문장 고유의 가치를 사색하면서

감성과 본성을 모두 담고 있는 셰익스피어의 작품 속에서

인간의 심리를 탐구해보는 의미 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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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스의 모험 클래식 리이매진드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소피아 마르티네크 그림, 민지현 옮김 / 소소의책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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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가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단 하나의 사건으로 유명한

<보헤미아 스캔들>을 시작으로 12편의 단편이 수록된 책이다.

학창 시절 추리계의 위대한 작품으로 손꼽히는 이 책을

다시 만나보게 되었지만 역시나 온갖 장르가 넘치는 책의 세계 속에서도

그 자리를 든든히 지키고 있는 명작으로 남아있다는 생각이 여전한 멋진 작품이다.

이것이 바로 보헤미아 왕국에 엄청난 스캔들이 일어날 뻔했던 이야기이며,

셜록 홈스의 치밀한 계획이 한 여성의 기지로 무산된 이야기이다.

홈스는 종종 여성의 영리함을 농담거리로 삼는데, 최근에는 그런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그리고 아이린 애들러나 그녀의 사진에 관해 말할 때면

항상 경애의 의미가 담긴 '그 여성'이라는 칭호를 사용한다.

p42

<푸른 카벙클>에서는 돈의 노예로 전락된 죄의 근본이 보이며

물질에 마음의 빼앗긴 끔찍한 범죄 이야기를 다룬다.

역시나 여기서도 인간의 나약함을 너무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빨강머리연맹>에서는 자신의 재산을 맡기려는 부자가

빨강머리의 전당포 사장을 적임자로 뽑게 됨으로서

틈을 타 은행을 털게 되는 교묘한 수법을 쓴다.

사건 의뢰를 위해 셜록을 찾아온 그는 과연 범인을 찾을 수 있을지..

<얼룩무늬 띠의 비밀>에서는 가족 내 유산을 차지하기 위해 살해를 서슴치 않는

물질의 노예가 되어버린 참옥한 이야기이다.

자식의 목숨을 앗아가게 만든 건 슬픈 예감은 피해가지 않는 '돈'.

단편적으로 물질에 지배당한 추악한 위험성을 보여준다.

<입술이 뒤틀린 사내>는 구걸로 많은 돈을 갈취하는 충격적인 사건을 다룬다.

사람들의 동점심을 이용해 분장한 주인공은

열심히 일한 댓가로 받는 돈의 수고보다

앉아서 구걸하는 편이 더 편한 벌이가 되는 안락함에 빠지게 된다.

무엇이 가치있고 의미있는 삶인가를 고심해보게 만든다.




대개의 사건들의 공통점은 인간의 가장 나약한

욕망과 탐욕의 깊은 어두운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돈'이라는 물질의 욕심을 들여다보면

인간의 추악한 본성이 숨겨져있기에

사건들마다 조금씩 다르긴하지만

내면 세계의 나약하고 탐욕스러움이 그대로 드러남은 참 안타까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저는 수사를 할 때 적용하는 원칙이 있습니다.

불가능한 요소들을 배제하고 나면, 남는 게 무엇이든, 그것이 곧 답이라는 원칙이죠.

p360

각각의 사건들의 복잡히 얽혀있는 에피소드마다

홈스의 날카로운 추리력으로 사건을 하나 둘 파헤쳐나가는 걸 보면서

독자들은 통쾌함을 느낄 수 있어 짜릿한 기분마저 느낀다.

홈스의 군더더기 없는 추리는 담백할 뿐만 아니라

감탄의 불러 일으키는 사건 해결의 모든 과정이 경의롭기마저 하다.

책 속 일러스트가 눈으로 읽는 재미를 더해줘서

초등학생들도 함께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가족 모두가 추리의 세계에 푹 빠져보면 좋을 것 같아 추천한다.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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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쉬운 글의 힘
손소영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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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글을 쓰고 출판하는 과정의 장벽이 많이 낮아졌다.

작가로 활동하면서 인생의 2막을 준비하거나

독서에 빠져 지내다 글쓰는 재미에 푹 빠진 이들까지..

다양한 사연들을 가진 이들의 삶에서 말보다 글의 힘이 강하게 어필되고 있다.

책이 좋아서 읽고 쓰는 생활을 자발적으로 하고 있기에

서평이 주를 이루는 글을 쓰긴 하지만

뭔가 체계적으로 배워본 적 없는 글쓰기의 좋은 가이드라인이 될 만한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글을 쓰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사람도,

어떤 글이 과연 좋은 글인지 고민하는 사람도,

글을 쓴다는 사람이면 한번쯤 고민하고 궁금했던 점을 해소시켜주는 친절한 책이라 말하고 싶다.

좀 더 나은 결과물로 다듬어지는 과정을

알고 쉽고 이해하기 쉽도록

잘 설명하고 있으니 천천히 스며들듯 따라가보시길 바란다.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쉽고 간단하게 단순화한 짧은 글이 모든 글의 기본입니다.

글이 꼭 어렵고 거창해야 하는 시대는 이제 지났습니다.

짧지만 강한 임팩트를 남기는 글에 오히려 힘이 있으니까요.

짧고 쉬운 글이 좋은 글입니다.

읽기 쉬운 글이 쓰기도 쉽고,

쓰기 쉬운 글이 읽기도 쉽습니다.

복잡한 건 머릿속에 남지 않고,

읽기 힘든 글은 마음에 와닿지 않기 때문이죠.

p61

짧고 간결하게 글쓰기는 나에게 큰 과업처럼 느껴진다.

문장을 길게 늘려 쓰는 것에 익숙해서인지

짧은 글을 쓰는 것이 나에겐 맞지 않은 옷처럼 불편했다.

문장 전달력이 짧은 글이 훨씬 좋다는 걸 알기에

글쓰는 습관을 좀 더 고쳐보고자 마음 먹어본다.

아무래도 장황한 문장은 집중력을 떨어뜨리기도 하고

이해도 면에서도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기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겠다.

'삶의 좋은 순간들을 글로 붙잡아두자'입니다.

우리의 생존 본능 때문에 좋은 기억보다는 나쁜 기억이 더 강하게 더 오래 남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글로 기록해놓지 않으면 우리가 막상 기억하고 싶은

행복한 순간들부터 하나씩 사라져버릴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같은 일도 조금씩 다르게 기억하기도 하니까요.

매일의 기록, 일기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p139

일기쓰기는 가장 좋은 글쓰기의 도구가 된다.

꾸준히 써오지 못하고 특별한 날만 가끔

끄적거리는 형태로 다이어리에 기록을 하긴 하지만

일년이 마무리 되어가는 시점에서 보면 기록의 양이 참 부끄러울 정도로 적다.

독서 노트보다 일기를 더 적게 적은 걸 보면

내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현재까지는 독서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좀 아쉬운 생각이 드는 건,

지나온 시간들이 그리 의미없던 날도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날도 많았지만

하루에 일어나는 일과 속에서

내가 느끼고 깨닫고 경험한 기억들이 잘 떠올려지지 않아 아쉬울 때가 있다.

'사소한 것이라도 좀 기록해 둘 걸'

'한 줄이라도 짧게 써둘 걸'

후회와 아쉬운 마음이 커지는 걸 보면

마음 잡고 이젠 일기 쓰기에 좀 더 관심을 가져봐야겠다 싶다.

기쁨도 슬픔도 삶의 모든 순간을 붙잡아두는 건

흘러가는 말이 아니라 기록의 글뿐임을 말이다.

자서전도 마찬가지 선상에 있다.

일기도 자서전도 나를 위한 글쓰기라는 점에서

둘은 다른 듯 비슷해 보인다.

어쨌든 내 이야기를 풀어 쓴다는 점에서

나에게 의미있는 시간을 추억을 남겨준다는 점에서 참 매력적인 글쓰기가 아닌가 싶다.

좀 더 글을 쓰는 이유와 명분을

좀 더 넓은 관점에서 살펴보고

짧고 쉬운 글쓰기의 강점을 책 속에서 체득하여

다듬어지고 완성 되어가는 글로 성장할 수 있길 나또한 바래본다.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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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있는 곳에 있어줘
이치호 미치 지음, 최혜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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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가 유일했던, 단 하나뿐인 운명적 사랑 이야기




기다려 엄마, 친구랑 약속했다고. 빛이 있는 데, 빛이 있는 곳에 있어야 돼.

하지만 빛은 이미 사라졌다. 엄마는 평소보다 더 빠른 걸음걸이로 걸어서 손을 놓으면

나를 그냥 두고 뛰어 가 버릴 것만 같았다.

그래도 괜찮다, 마음속의 내가 말한다.

엄마가 나를 두고 간다면 카논이 있는 데로 돌아갈 수 있다.

함께 황록이를 묻고 카논과 놀아야지. 어두워져도, 내일이 돼도, 쭉.

하지만 엄마는 내 손을 세게 잡은 채 놓지 않았고 나는 엄마에게 반항하지 않았다- 늘 그렇듯.

p69

유즈와 카논, 다른 듯 닮은 그들의 동성간의 사랑을 다룬 이야기.

어린 시절부터 엄마와의 유대관계가 좋지 못했던 유즈.

카논 역시 평범함과는 조금은 다른 사고를 가진 엄마 밑에서 자라왔고

어려운 가정형편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아이다.

유즈와 카논은 유년시절 굉장히 긴박한 상황을 목격하게 되면서

짧고도 강렬한 첫 만남 후 얼마되지 않아 또 이별을 하게 된다.

그리고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다시 둘은 또 뜻하게 않게 재회하게 된다.

꽤나 긴 시간동안 많은 성장이 있었던 카논.

외모도 성적도 뛰어난 아이로 변해 있었지만,

그녀를 둘러싼 삶의 배경은 여전히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해보였다.

서로가 가진 아픔과 결핍들을 채워주려

서로의 빛이 되어준 두 사람.

빛이 있는 곳에 있어줘, 라는 말로 나를 붙들어 매고 가버린 그 아이.

나는 지금도 나의 일부가, 그 부슬비가 내리던 밤중에 남아있다는 기분이 든다.

아직 익숙지 않은 거리의 야경이 엷게 고인 눈물로 번진다.

가로등을 지날 때마다 나를 두고 달려가 버린 카논의 뒷모습을 찾았었다.

카논이 없어지고 나서, 그 단지에 딱 한 번 간 적이 있다.

p220

둘은 짧은 만남과 긴 이별을 반복한다.

결혼 후 두 사람의 기억 속에 서로의 존재를 잊혀진 걸까 싶지만

여전히도 그들에겐 반짝이는 존재로 남아 있다.

함께 한 시간보다 떨어져 있던 시간이 많음에도

이토록 가슴 시리게 그리움 가득한 사람이 있다는 것이 참으로 놀랍다.

뭔가 다시 재회해서는 큰 접점을 통해

둘의 만남이 더 끈끈해지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

헤어짐이 없는 영원한 만남을 기대하게 만든다.

어쩌면 마음 속에 새겨진 깊은 사랑의 길이

보여지는 표면적 사랑보다도 더 진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보이는 이로 하여금 더 아프고 슬프게 느껴지니 그저 애처롭다.

우리는, 계속 이런 식일지도 모른다. 잠깐의 소소한 행복과 이별을 되풀이하는 <캐논>.

그렇다면 다음 음표의 위치는 이미 정해져 있다.

앞서가는 차의 타이어가 바닷물을 내뿜듯 물을 튀겼다.

도희의 네온과 신호등은 얕은 강이 된 노면에 색을 떨어뜨렸고, 그 무질서한 색채를 보며

예배당의 스테인드글라스와 미사 시간을 떠올린다.

하지만 신을 향해 딸이 무사하기를 기도할 마음은 안 든다.

왜냐하면 기도하면 할수록, 그게 이뤄지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p427

긴 텀과 시간을 두고서도 서로를 그리워하고 애틋함을 느끼는

그런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

서로의 멈춰버린 시간 안에 그 사람이 영원토록 머무는 유일무이한 존재.

소설을 통해 느껴지는 이 감정이 낯설지만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

사랑은 완전하지 않아 더 아름답다고 해야할까.

서로의 불완전함 속에서 완전함을 찾아가는

긴 시간동안 서로가 쌓아온 깊은 감정이 참 아름답게 느껴진다.

삶의 빛처럼 반짝거리며 꺼지지 않을 것만 같은

희망으로 다가온 사람에 대한 연민의 감정이 너무 슬프게 다가오는 책이다.

동성간의 사랑 이야기가 낯설긴 했다.

두 사람의 좁혀질 듯 좁혀지지 않는 간극만큼이나

서로의 별이 되어 멀리서 지켜보게 되는 먼 발치의 사랑이

안타까우면서도 사뭇치게 아름다운 하나의 사랑 이야기로 기억될 것만 같다.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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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울게 두오! : 괴테 시 필사집 쓰는 기쁨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배명자 옮김 / 나무생각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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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 시 필사집




텍스트 가득한 책을 읽다가도 마음의 쉼이나 느린 속도의 독서가 필요할 때는

아주 가끔 시집을 꺼내 읽는다.

급하게 무언가 기록으로 가득 채우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천천히 곱씹게 되는 음미의 시간에는 시집이 제격이다.

넘기는 속도감의 집착에서 벗어나

복잡하게 얽힌 생각들을 정리하는 휴식의 시간이 필요했다.

곁에 두고서 읽고 싶은 시집으로 손꼽히는

괴테의 시는 마음과 눈길을 멈추게 하는 깊이가 있다.




신도 인간도 싫고

아무것도 가슴에 와닿지 않는

그런 날이 있다

예술이라고 다르겠는가?

만족과 힘은 결코 멀리 있지 않으니

좋지 않은 때에 자신을 닦달하지 마라

힘 빠진 시간에 잠시 쉬어간다면

좋은 때에는 두 배로 힘이 나리니

p56

의연하고 호기롭게 인생을 살아가려 힘을 내지만

도저히 힘이 나지 않을 때가 있다.

아주 가끔 또는 빈번히

느닷없이 닥치는 내 안의 경고음을 난 인지하기에

그 시간은 잔뜩 움츠려 있다.

뭔가 더 나서서 하지 않고 동굴 속에 들어가 때를 기다린다.

힘이 빠진 시간.. 나에겐 억지스러운 응원보다

그저 그런 나도 괜찮다는 망가진 날 가만히 바라봐 줄 여유와

쉼이 더 필요하다.

숨을 고르듯 이 시간을 너무도 필요했었던 것처럼

정말 아무에게도 기대지 않고 시간에 기대어

천천히 때를 기다리며 닦달하지 않는 나이고 싶다.

걱정 말고 과감히 빙판 위로 나아가라

가장 대담한 사람조차 가보지 않은,

너보다 앞서 길을 내지 않은 곳이라도

스스로 길을 내어라

사랑하는 내 심장아, 가만히 있어라

우지직 갈라지는 소리 들려도

깨지진 않는다!

깨지더라도, 너까지 깨지진 않는다!

p76

난 생각보다 용기가 없는 겁쟁이다.

뭔가를 쉽게 결정하는 것도 주저할 때가 많고

새로운 시도는 꿈도 꾸지 못할 정도로 예민하고 소심할 때가 많았다.

그런 나도 이 틀을 조금씩 깨고 나오는데는 시간이 꽤 걸리긴 했지만

결국은 스스로가 좀 더 용기낼 수 밖에 없다는 것.

주변에서 아무리 많은 응원과 격려가 쏟아진다해도

마음의 결심과 용기를 먹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별 수 없이 그저 똑같은 매일을 반복하게 된다.

스스로 길을 내라는 말이 정답이다.

누구도 그 길을 만들어주지 못한다.

그 길 위에서 무얼 마주칠지 모를 두려움에 겁 먹고서 피하는

나의 옹졸하고 좁은 맘을 벗어 던지고

깨지더라도 깨지지 않을 마음의 빗장을 열고서

담대히 나아가보는 그런 용기.

나에게 지금 그 용기가 절실히 필요하다.

새로운 시작과 출발의 선 상에 서 있기 때문이다.

우지직 갈라지는 소리에 움찔하지 말고

나아가 볼 것을 스스로 다짐하게 만든다.

문학사적으로 굉장히 의미가 있는 작품이자

시 한 편 속에 담긴 괴테의 고뇌와 언어적 의미를

천천히 사유하고 해석하면서 긴 시간과 텀을 두며 읽었다.

게다가 필사할 수 있는 책이라 더 마음에 들었던터라

아끼며 조금씩 꺼내 읽는 소장 욕구가 생기는 책이었다.

시인의 삶이 그대로 묻어 있는 시를 읽고 따라 쓰면서

마음 속에 새겨지는 정성스런 시간이 참 소중하게 느껴진다.

인생의 축적이 담긴 시의 세계 속에서

괴테라는 인물의 삶과 영혼을 울리는 고전의 깊이 있는 사유를 경험해보길 추천한다.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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