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6
안톤 파블로비치 체홉 지음, 오종우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올가는 온몸에 불빛을 받으며, 연기 속에서 이리저리 날뛰는 붉은색 양들과 핑크빛 비둘기들을 공포에 질린 채 바라보면서, 숨을 헐떡이며 샘을 오르내렸다. 두드려 대는 쇳소리가 날카로운 바늘이 되어 그녀의 가슴을 찌르는 듯했다.

불이 영원히 꺼지지 않고, 사샤를 잃어버릴 것만 같았다

노인들은 좋았던 젊은 시절을 생각했다. 실제로 그러했는지와는 상관없이 젊은 시절의 기억은 활기차고 즐겁고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가까이 다가온 차갑고 무서운 죽음을 생각했다. 죽음에 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 게 더 나았다

몸이 마비라도 된 듯 늘어지자 온통 죽음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으로 슬그머니 기어 들어온다. 반대쪽으로 돌아누워 죽음에 대한 생각이 사라지면, 이번에는 가난과 사료와 값이 오른 곡물에 대한 떨쳐 버릴 수 없는 우울하고 지겨운 생각이 맴돌았다.

촌장은 도시에서 살아 본 적도 없고 책을 읽어 본 적도 없지만, 어딘가에서 여러 유식한 단어들을 모아 두었다가 대화할 때 즐겨 사용했다. 그것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비록 그 단어들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그를 존경했다.

일을 하는 것이 죄악이 되는 날이라 불도 붙일 수 없었기 때문에, 어둠 속에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두세 집에서 체납금 대신 닭들을 빼앗겼는데, 관청에서 아무도 사료를 주지 않아 전부 죽어 버렸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머릿속에서 뒤죽박죽이어서, 죄악과 죽음과 영혼의 구원에 관해 생각하다가도 일상의 근심거리들과 가난이 마음을 빼앗아 노파는 방금 무엇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는지도 잊어버렸다.

모든 사람들이 문득, 하늘과 땅 사이가 텅 비어 있지 않고, 부유한 자와 힘 센 자가 모든 것을 움켜쥐고 있지 않으며, 온갖 모욕과 노예 같은 속박과 견디기 힘든 가난과 소름 끼치는 보드까로부터 벗어날 안식처가 여전히 있다는 것을 깨달은 듯했다.

영혼의 구원을 잘 믿지 않았고, 지상에서의 마지막이라는 공포심이 들 때에만 초에 불을 켜고 기도를 드렸다.

노파는 보통 아침 일찍 손녀 두셋을 데리고 병원으로 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전자책] 자기 결정 : 행복하고 존엄한 삶은 내가 결정하는 삶이다 ㅣ 일상인문학 5
페터 비에리 지음, 문항심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11월
평점 :
판매중지


자기 결정을 이루는 내적 구조 변경은 정신적 삶의 강 한가운데에 우뚝 솟아오른 고고한 곳으로부터 내려오는 어떤 명령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원하는 나의 모습과 현재의 내가 너무 달라 계속해서 마음의 괴로움에 시달리고 있다면 자아상뿐만 아니라 자꾸만 고개를 쳐드는 그 욕구들의 근원지를 찾아 나서야 합니다.

자기 결정은 내가 나 자신을 이해하는 것과 굉장히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전자책]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6
안톤 파블로비치 체홉 지음, 오종우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거짓과 모든 형태의 폭력을 증오한다.
…내게 가장 신성한 것은 사람의 육체, 건강, 지혜, 영감, 사랑, 그리고 모든 형태의 거짓과 폭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위대한 예술가라면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강령이다.

간결함은 재능의 자매다.

잘 쓴 이야기를 읽는 일은 한 잔의 보드까를 마시는 것과 같다.

벽난로의 굴뚝에선 누군가 울고 있었고, 그 울음에는 절망이 담겨 있었다.

그건 굽은 거울이 내 아내의 못생긴 얼굴을 온통 비틀고 변형시켜, 그 얼굴이 우연히 아름다워졌기 때문이다. 마이너스 곱하기 마이너스는 플러스니까.

이제 우리 둘, 나와 아내는 거울 앞에 앉아 잠시도 눈을 떼지 않고 그것을 바라본다. 내 코는 왼쪽 뺨 위로 기어가고 턱은 둘로 갈라져 한쪽으로 움직인다. 그러나 아내의 얼굴은 매혹적이다. 지독하고 격렬한 열정이 나를 사로잡는다.

체르뱌꼬프는 어쩔 줄 몰라 어색하게 미소 짓고는 다시 공연을 보기 시작했다. 보긴 보지만 그는 더 이상 이전과 같은 행복을 느낄 수 없었다. 온통 걱정뿐이었다

아저씨 때문에 엄마가 불행하다고 그랬어요. 그리고 아저씨가… 엄마를 망치고 있대요. 아빠는 정말 이상해요! 나는 아빠한테, 아저씨는 좋은 사람이고 엄마한테 소리치지도 않는다고 열심히 말했어요. 그런데 아빠는 머리만 흔들 뿐이에요.」

바람의 압력 때문에 숨을 제대로 쉬기도 힘들다. 마귀가 으르렁대면서 발톱으로 우리를 움켜잡고 지옥으로 질질 끌고 가는 것 같다.

않았다. 그처럼 크고 심각한 사람에게 꼬마는 안중에도 없었다. 하지만, 알료샤는 구석에 앉아 두려움에 젖어 소냐에게 그가 속였다고 말하고 있었다. 꼬마는 몸을 떨었고, 말을 더듬었으며, 눈물을 흘렸다

이 로맨스의 첫 페이지는 흥미롭고 열정적이었으나, 너무 오래 읽다 보니, 이제 그 페이지가 늘어지고 또 늘어져 하나도 신선하거나 흥미롭지 않았다.

경찰의 가택 수색을 기다리거나 자살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사람의 표정 같다. 방 안에서 잠시 서성대다가 갑자기 멈춰 서서, 머리카락을 곤두세우고, 자신의 누이에게 복수하겠다던 라에르뜨의 톤으로 말한다.

늙은 말이 건초를 먹으며, 이야기를 들으며, 주인의 손에 입김을 내뿜는다….
이오나가 아주 열심히 말에게 모든 것을 이야기한다….

작은 덧신 아래로, 얼어붙은 언덕 끝까지 펼쳐지는 공간 전체가 그녀에게는 잴 수 없는 깊고 무서운 심연처럼 보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전자책] 리스본행 야간열차 ㅣ 세계문학의 천재들 1
파스칼 메르시어 지음, 전은경 옮김 / 비채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이야 너무나 유명해서 알고는 있었지만
읽지도 영화로도 본적이 없어서 단순한 멜로드라마겠거니
그 선입견으로 외면한것도 있긴 했던거 같다.
근데 책을 쓴 작가를 찾아가는 그것도 이제까지의 성공적인 삶을 한순간에 내버린 채..
읽으면서 모든 글귀들을 다 밑줄치고 싶다고 느낀적은 또 처음
..
읽고 나니 작가의 다른 책도 또 기웃기웃하게 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scott 2023-01-03 18: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전부 밑줄 쳐야 합니다
이 작가 다른 책은 리스본 만큼 감동의 여파가 약합니다

어쩌다냥장판 2023-01-03 22:10   좋아요 1 | URL
다른 책은 어떤지 여쭤볼껄 그랬네요 리뷰가 100개가 넘어서 전자책으로 구매했는데 흠 이책만큼은 아니긴 하네요 ㅎㅎ
 
[전자책] 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 문학동네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류가 있었는지 (전자책이므로) 처음 열린 패이지가 세번째 단편부터였다.
읽으면서 운동회 이야기가 나오기에 얼마나 놀랬던지..
가게를 했던 부모님 대신 나는 할머니애게서 자랐더랬다.
그 운동회.. 태풍이 몰아치기를 차라리 종말하기를 빌고 빌만큼 싫었던 그 운동회
타지역에서 바삐 가게하시던 두분은 당연히 못오셨고
할머니께서 김밥과 밤 땅콩등을 삶고서 보따리에 담아
머리위에 얹어 나를 찾으시던 모습을
화장실에 숨어 창문으로 지켜보면서 애들이 고아라 생각할까
할머니가 엄마라 생각할까 창피해 점심시간 그 한시간을
안에 숨어 죄송해 하면서도 나가지 못했던 그날이 생각나 읽으며 공감했다.
30년도 지나서야 2018년 할머니의 임종 그쯤에
할머니 귀에 그날의 내 잘못을 울면서 사죄했다.
뇌출혈로 의식도 없으셨던 할머니의 눈에서 흐르던 눈물로 들으셨구나 알았더랬다.
그 마지막 잡은 손을 내몸에 새겼더랬는데..
할머니이자 엄마이자 아뻐셨던 그 기억이 새삼 떠올라서 읽으면서 얼마나 울었던지..

나는 주인공들의 외로움이 너무 공감가고 이해했다..
사랑을 못받아서가 아니라 내가 부족해서.. 어려서
이해하지 못해서

그리고 유니텔 나우누리 하이텔 서태지와아이들..
그때의 그 시간이 떠올라서 익숙해서 그리워서 좋았던 책이다.
이작가 나와 비슷한 연배인것 같아 반갑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