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대화는 시골 사람들의 이야기를,격랑의 시대 이후 인근 마을에서 사라진 공포를 내가 청취하는 것으로 바뀌어 갔었소.
상실된 수많은 단어들과 부활한 이미지들로 이루어진 일종의 언어의 춤 같은 것을 다시 발견했다는 흥분에 싸여서 말이오.
애정에 찬 상냥한 말들, 시냇물 속의 하얀 원석 같은 말, 내가 하나하나 탈곡해 내는 당신의 말, 다시 되풀이되는 말, 뿐만 아니라 내 어린 시절의 말, 내 어머니의 말이.
당신은 이제 여기에 없고 짝을 이루었던 우리의 어법은 희미해지고 있는데, 당신이 이곳, 이 해변 앞 냉기 도는 집으로 나를 찾아온다면, 나는 과연 북역에서처럼 다시 달콤한 말로 당신을 감쌀 수 있을까?
20년간의 망명 생활이 갑자기 비현실적으로, 자신의 뒤로 사라져 가는 어두운 흐름으로 보이게 될까? 그리고 잃어버렸던 예전의 장소들이 다시 가까워질까?
옛 알제,자지라트 엘 바흐자*, 아름답고 영광스럽고 오랫동안 난공불락이었던솔방울 모양의 그의 도시,내 전설적인 해적의 도시의 명암 속에서 그 길을, 오늘 아침 여정(旅程) 중에 추억에 잠기는 역사의 편린을 그는 다시 보러 간다.
다양한 신분은 반대편 세상에서 밤을 보내는 베르칸, 되돌아올 생각을 하지 못하는 망명자에게 끊임없이 찾아들었다. 그 한없이 멀리 떨어진 곳에서 유일한 기항지는 북역의 호텔에서 보내는 주말 저녁이었는데, 애인의 팔에 안긴 채 떠나온 도시 알제에 대해 말할 때면, 즉각 그 후미진 장소는 잊히고 말과 애무가 남았고, 종국에는 쾌락이 대체했다.
어린아이였던 그는 이 굼뜬 사람들 무리 속에 잡다하게 뒤섞인 과일 향과 석쇠에 고기를 굽는 냄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고함과 애가(哀歌), 끝없이 고뇌하는 이집트인의 사랑 노래들 속에 빠져들고 싶었던 적이 수없이 많았다
이어서 망명 생활 중에도 그는 이 과거 세계의 소우주는 영원히 그 현실을 간직할 거라 생각한 적이 많았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곳이 어디인가?
귀향 이후 그는 자신이 잠에서 덜 깬 것처럼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것이 뒤섞이고, 게다가 머나먼 과거, 그의 유년 시절 혹은 프랑스 학교에 다니던 시절의 과거가 흔들리고,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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