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 뒤의 평화, 절망적이면서도 고요한 애도의 시기였다.
실제로는 공포와 독소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진정으로 제임스가 가기를 원했다. 그의 모습을 보거나, 그와 함께 있거나, 보이지 않아도 참견하는 그의 존재를 느낄 때마다 매우 고통스러웠다.
내가 하틀리를 구해 내겠다는 생각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여전히 의심했는지도 모르지만 결국 나를 영원히 감시하지는 못할 것이다.
‘절벽’ 위를 산책하거나 민의 다리에 서 있거나 탑에 기어올라갔다. 마치 자기가 걸어 다닌 거리를 측량하는 것 같았다.
지금 눈에 보이듯이 내가 그 집을 똑똑히 기억하고 자세히 기록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것들이 슬픔의 이미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즐거움을 줄 수도 있었을 것들이 나에게는 그렇지 못했다
그녀의 고통은 너무나 순간적이며, 만일 내가 그녀의 동정을 조금이라도 구하면 그것은 당장에라도 소유욕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타이터스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너무나 크게 내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한 번도 바다에 대한 위험을 경고해 주지 않았다. 왜 그러지 않았을까?허세 때문이었다
강한 바닷물이 밀려오면 계단도 ‘절벽’만큼 위험했다. 나는 타이터스를 위해서 바다를살펴보지 않았다.
내게 보여 준 젊음과 힘과 날렵함에 대해 자부심과 대리 만족을 느끼고 어리석게 행동함으로써 허세를 부렸다.
타이터스를 잃었다는 고통과 내 인생의 가장 큰 축복이었을지도 모르는 타이터스를 잃었다는 슬픔이 너무 커서 이제 벤이 살인자라는 강박관념도 희미해졌다.
새로운 슬픔의 양상이 나에게 나타났다. 내가 하틀리의 자식을 죽였고, 함부로 그녀의 인생에 침입하여그녀의 축복을 빼앗았다.
그리하여 기다리고, 지켜보고, 깊이 숙고하고, 슬퍼하며 리지와 나는 시골 마을을 산책했다.
나의 몰락에 대한 공포의 순간에 그들이 증인으로 있는 것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인간의 마음은 구체적인 불행을 직관하면 그쪽으로 빨리 달려간다.
그녀의 마음속에 있는, 파괴의 현장에 남은 잔해이자 시체 같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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