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몸을 실타래처럼 웅크리고 길섶에 쭈그리고 앉은 채, 엄습하는 추위와 두려움에 벌벌 떨면서 시뻘겋게 충혈된 눈이 지평선 너머 희미한 빛에 익숙해질 때까지 기다렸다.
훌리안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그 뒤를 따라 나왔다. 간수들이 곧 비참하게 끝날 그의 운명을 알고 상처를 치료해 주지 않았는지, 그는 두 눈이 푹 꺼진 채 비틀거리며 걸어 나왔다.
나중에 바스케스 반장이 사볼타 사건 관련 파일들을 재검토하고 자신을 먼 곳으로 이임시킨 복잡한 연관 관계를 추적하면서 이 이상한 인물을 떠올려 찾아왔을 때는 일 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난 뒤였다.
"이 강물처럼 모두 제 갈 길로 흘러가는 겁니다. 우리의 삶도 조용히 물 흐르는 대로 흘러가지요."
마리아 로사는 결혼 생활에 만족하지만 예전에 목격한 사건의 충격을 잊지 못했다. 부친의 극적인 죽음과 르프랭스에게 닥친 위험이 아직 어리기만 한 그녀의 영혼에 지우기 힘든 상처로 남았던 것이다
마리아 로사는 갑작스러운 수줍음에 온몸이 얼어붙어, 남편이 강압적인 눈길을 보낼 때까지 무리 속에 파묻힌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내가 모든 것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존재라고 해도 그들만큼은 절대 다른 사람들과 바꾸지 않을 생각이었다
나는 역방향으로 앉아 있었기 때문에 아까부터 줄곧 우리 뒤를 따라오는 자동차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처음에는 별다르게 생각하지 않아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않았다.
나는 클로버와 이름 모를 풀들, 작은 덤불로 뒤덮인 그곳의 경치에 흠뻑 젖어 들었다. 평평하고 널찍한 곳이었으며, 한쪽 가장자리에는 차갑고 맑고 맛 좋은 샘물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