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백년보다 긴 하루 열린책들 세계문학 44
친기즈 아이트마토프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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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다만 무덤을 향해 이끌릴 뿐…….

어쩌면 그가 마지막 숨을 내쉴 때까지, 온몸으로 그 연약한 아이의 고통을 함께 느끼고 가슴이 사랑과 분노로 뭉클해졌던 그 순간을 잊을 수 없을 것이었다.

발굽에 채어 오른 구름 같은 눈에 가려 흐릿해지며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 아이는 이제 없었다. 물론 사람들은 언제나 아이가 순탄하게 태어나 오래오래 살기를 바라며 아기를 기다린다.

그는 1년도 채 못 가서 전쟁이 터질 것이며 그의 온 생애가 돌이킬 수 없이 바뀌리라는 사실은 꿈에도 알지 못했다.

그가 통나무로 엮어 만든, 높이가 사람 키만큼이나 되고 튼튼한 쇠사슬로 잠긴 문을 채 다 열기도 전에 까라나르가 그를 밀쳐 넘어뜨리더니 사납게 울부짖고 으르렁거리며 그 길쭉한 다리를 한껏 뻗어 달려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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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백년보다 긴 하루 열린책들 세계문학 44
친기즈 아이트마토프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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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 엑스를 개발하기로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던 요인은, 이제껏 알려진 대로라면, 그 별이 물을 함유하고 있는 유일한 천체라는 점이었다.

물은 증기를 만들어 내는 원천일 뿐 아니라 다른 행성에서 생존과 인체 기관의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시켜 주는 데 필요한 다른 요소들 ─ 무엇보다도 먼저 숨을 쉴 공기 ─ 을 합성하기 위한 원초적인 물질이기 때문이다.

밀차에 한 삽 한 삽 석탄을 퍼 담는 일에만도 그는 엄청나게 힘을 들여야 했다. 힘이 없다는 게 그처럼 무섭고 그처럼 모욕적일 줄이야!

그는 기력이 다 소진되었고 검은 석탄 먼지와 답답하게 가슴을 틀어막는 뻑뻑하고 시커먼 가래 때문에 숨을 쉬는 데도 힘이 들었다.

신이 죽음을 보내신다면 그건 삶이 그 과정을 다 살았기 때문일 게다. 태어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고. 그렇지만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어느 것에나 이유가 있기 마련이야.」

강도를 만나 털린대도 모든 걸 다 잃지는 않아. 그건 복구할 수가 있어. 하지만 영혼이 짓밟혔다면 그걸 다시는 원래대로 되돌릴 수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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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구르브 연락 없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90
에두아르도 멘도사 지음, 정창 옮김 / 민음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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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0 나는 조간을 쓱 훑어본 뒤에 바르로 속속 들어오는 단골들과 대화를 나눈다. 다들 살루와 빌라세카 문제62)로 걱정이다

다른 손님이 인간들은 짐승이나 다름없다고 하고, 또 다른 손님이 악마의 손에 무서운 무기가 쥐어졌다며 현실을 개탄한다.

예를 들어 타스는 세공사의 모루이고, 이사는 카나리아제도의 전통 춤 이름이다.

엑스레이 검사 결과가 나올 예정인데 요로결석일 가능성이 많단다. 의외로 담담하다. 그녀가 접시를 닦겠다는 것을 손님들이 말리고 나선다. 그녀한테 필요한 것은 휴식, 휴식, 오로지 휴식뿐이다.

나는 여자들한테 말을 건네면서도 그들이 혹시나 나를철면피로 여기지 않도록 자못 신중하게 처신한다.

내가 볼 때 지구인들은 단순한 산술적 계산에 치중할 뿐 장기적인 안목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섭씨 22도. 쾌청한 하늘. 상대습도 75퍼센트. 부드러운 남풍. 해상의 물결이 잔잔하다.

무대 위로 우악스럽고 험상궂은 사내들이 올라온다. 나는 이번 주만 해도 이미 두 번이나 경찰들을 만난 터라 군말 없이 그들의 안내를 받으며 밖으로 나온다.

거꾸로 오른쪽 발을 왼쪽 발의 좌측에 내려놓을 때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스텝을멋들어지게 밟는다라고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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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키메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40
존 바스 지음, 이운경 옮김 / 민음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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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왼쪽 발치의 구석에서 시작해서 침상 부근까지, 다이달로스가 코칼로스를 위해 실을 꿰어 준 소라 고둥처럼 거대한 나선 모양이었어

예술로부터 인생을 배우라는 이복누이 아테네의 조언에 따라 사모스를 향해 출발했어.

마음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법이거든.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모래 언덕을 가로질러 500미터에 걸쳐서 PERSEUS LOVES ANDROMED

뒤쪽 탑 위에서는 황금의 비가 된 제우스가 벌거벗은 자기 딸의 몸 위로 흘려내려 바로 나라는 대박을 터뜨리고 있는데, 외할아버지는 그것도 모른 채 외할머니 아가니페와 함께 안마당에서 한가하게 말이나 손질하고 있었으니까.

보조 도구들은 스틱스 강21)에 사는 님프들이 보관하고 있었고, 나의 기민한 누이조차도 그들이 사는 곳은 알지 못했어.

목적어와 동사 사이의 독사로 가득 찬 공간 속에서 길을 잃었고, 그래서 그저 지우는 일을 계속했고, 깡그리 지워 버리면서 이렇게 미친놈처럼 혼잣말을 했어.

인간의 수명보다 이야기의 수명이 길고, 이야기의 수명보다 돌의 수명이, 돌의 수명보다 별의 수명이 긴 법이야.

피투성이 고르곤의 머리를 들고 그 나라의 상공을 날아간 지 벌써 이십 년의 세월이 흐른 뒤였어. 그때 모래 언덕 위에 떨어진 핏방울이 모두 뱀으로 변했다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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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키메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40
존 바스 지음, 이운경 옮김 / 민음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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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마다 그들의 인장 반지를 증표로 받아 냈어요. 이야기가 결말에 다다를 때쯤, 그녀는 인장 반지를 572개나 갖게 돼요. 그런데도 그 어리석은 정령은 자기가 여전히 그녀를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하죠!

언니는 동창회 여왕이자 졸업생 대표이자 우수한 대학 대표 운동선수일 뿐만 아니라, 천 권에 달하는 장서를 보유하고 있었고, 캠퍼스 역사상 가장 높은 학점을 기록한 재원이었죠.

아내의 간통에 대한당신의 반응이 격노와 살인으로 시작해 절망으로 이어지고 급기야는 왕국의 포기로 귀결된 반면 샤리알의 반응은 그 반대였다는 점에 주목해서,그것이 당신들의 나이 그리고 비밀을 알게 된 순서의 차이 때문이라는 가설을 세웠고, 관련된 병리학적 증상이 무엇이건 간에 그것은 당신들의 정신에 어떤 특정한 장애나 그 비슷한 것이 있어서가 아니라 특정한 문화의 영향이자 절대 군주라는 당신들의 신분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어요.

마법은 다름 아닌 말로 되어 있지. 아브라카다브라니, 열려라 참깨니, 뭐 이런 것들 말이야.

"보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천 개나 읽었는데, 보물을 여는 열쇠를 찾은 사람은 아무도 없어. 우리는 열쇠는 갖고 있는데 정작 보물을 찾을 수가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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