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마코 양과 카시와 군 - Extreme Novel
이루마 히토마 지음, 박경용 옮김, 히다리 그림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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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눈, 큰 가슴, 여자들이 남자 주인공에게 돌진하듯 사랑하는 내용도 재미있지만 보다 진중한쪽을 선택하는 취향이라 작가인 <이루마 히토마(入間人間)>가 이쪽에서는 애니화까지 이루어낸 상당한 유명 작가라고 하더라도 그의 글을 읽어보지 않아 신뢰할만한 조건이 아무것도 없었다. 거기에 모에 요소에 취중한 소설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나로선 이 <타마코 양과 카시와 군(多摩湖さんと黃鷄くん)>을 구매한것이 상당한 모험인 셈이다.

라이트 노벨을 출간일 순으로 뒤적거리다가 평소같으면 지나쳤을만한 타이틀을 가진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것은 스토리. '연상이지만 하급생인 타마코양과 두 사람만의 카드게임연구회에서 함께 야한 게임을 하는 변태 커플의 이야기'... '야한 게임'이라는 소재에 끌려 충동구매를 해버린것이 바로 이 책을 읽게 된 동기라고 하겠다. 남성 특유의 성욕이 완전히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그것보다도 평소 에로게를 즐겨하는지라 슬프게도 이 소개를 읽고는 그냥 넘어갈수가 없었다.

생각과는 다르게 에로게가 소재가 아닌 매일마다 타마코가 개발해오는 야한 카드게임이 소재였다. 매일마다 밤을 새며 야한 카드게임을 개발해오는 타마코와 처음에는 한숨을 쉬며 억지로 게임에 참여하는 듯 하다가도 결국에는 타마코가 무서워할 정도로 집중해 변태적인 포상을 따내고 마는 카시와. 그리고는 결국 정신없는 대화를 이어나가며 달달하고 오그라드는 에로 닭살 행각을 펼치는게 이 소설의 전부이다. 어떤 의미로는 아무 내용이 없다고 할 수 있으나 가벼우면서도 재미있고 마치 머리에서 나사 몇개가 빠진것만 같은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 카시와, 타마코 이 두명밖에 등장하지 않지만 - 마음에 들었다. 주인공인 카시와보다 한참 연상임에도 불구하고 몇번이나 유급하여 카시와보다 하급생이 되버린 타마코지만 그런 심각한 상황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정도로 즐겁고 재미있게 살고있는 두 사람이 인상적. 단순한 코미디 로맨스만을 만들생각이었다면 '연상이지만 하급생'이라는 설정까지 넣을 필요는 없었을텐데 이루마 히토마가 말하고싶은건 무엇이었을지 잠깐 생각해보게 된 소설이다. 초반에는 타마코와 카시와의 탈의 포커라던지.. 싸이코틱하면서도 포텐 높은 개그에 옅게 웃으며 즐겁게 볼 수 있었지만 계속해서 같은 패턴 - 카드게임에 이어지는 정신없는 대화와 닭살행각 - 이 반복되자 나중에는 조금 질리게 되었고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못하고 허무한 결말로 단편의 매력을 잘 살리지 못한게 아쉬웠던 부분이다.

생각보다 더 얇은 책의 굵기에 처음 책이 도착했을때는 실망했지만 생각보다 재미있어 돈이 아깝지는 않았다. 무거운 소설에서 벗어나 아무 생각없이 옅게 웃으며 읽을 수 있어 휴식처가 되어줬던 재미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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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아트 온라인 2 - J Novel
카와하라 레키 지음, 김완 옮김, abec 그림 / 서울문화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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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1권을 읽고는 생각보다 거품이 껴있는 <소드 아트 온라인(ソ-ドア-ト.オンライン)>의 인기에 2권을 지를지 말지 굉장히 망설였었으나 결국에는 다음 스토리에 대한 호기심으로 2권까지는 읽어보고 판단하자고 생각해 구입했다.

하지만 2권은 기대했던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완결난 이야기 - 소드 아트 온라인이 클리어 되기 이전. 주인공인 키리토가 경험한 네가지의 에피소드를 묶어놓은 외전집이었다. '외전'은 본편 이야기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위해 본편 스토리에는 크게 영향이 없는 과거의 이야기를 다루는지라 이 외전이 길어지거나하면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흥미를 잃어버리기 마련이다. 하물며 책 전체가 외전4개가 합쳐진. 새로운 이야기는 조금도 들어가있지 않은 구성이라면 책 뒷면에 구구절절 써있는 소개를 읽자마자 책을 내던져버린 짓을 내 더러운 성질 탓만 할수는 없을것이다.

이후 마음을 가다듬고 천천히 책을 읽어보니 놀랍게도 생각보다 더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1권에서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었던 주인공 키리토의 성격이 바뀌었다는 점. 1권에서 주인공답지 않은 어눌함과 대화의 대부분이 말줄임표로 점철되어있는 찌질한 태도를 보여줬던 키리토와 달리 2권에서의 키리토는 강하고, 위압감이 있으며, 터프하고 유머러스하며 활동적인, 말 그대로 여느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줬다는게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 시간적으로 1권보다 과거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주인공의 성격이 오히려 퇴화했다는 점은 글의 재미에 묻혀 넘어갈 수 있었다. - 그리 많지 않은 게임 라노베인 <소드 아트 온라인(ソ-ドア-ト.オンライン)>이지만 그런 소드 아트 온라인도 전형적인 라이트 노벨의 형식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는지 대부분의 에피소드가 주인공인 키리토를 사랑하는 여자, 또는 키리토가 사랑했던 여자와의 에피소드인건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다.

네가지의 에피소스들 중에서 가장 재미있을거라 예상했던 3편 '유이'와의 에피소드는 오히려 가장 두서와 감동이 없었던 실망스러웠다. 시스템을 조작해 메모리를 추출해내는 16살 키리토의 놀라운 능력까지 알게 된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정말 뻔하고 창의력 없는 마무리가 압권이었다. 2편인 '대장장이 리즈벳'과의 이야기는 마음에 들었다. 좌충우돌한 이야기 자체도 재미있었고 키리토와 리즈벳 사이의 관계가 절절하면서도 사랑스러웠다. 메인히로인이라 할  수 있는 아스나와 키리토 사이의 관계보다 더 매력적으로 보였다. 마지막 에피소드였던 '사치'와의 에피소드도 재미있었다. 히로인과의 관계가 중요한 이야기가 아니라 키리토의 어둡고 처절한 모습을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작품. 과거 죽은 '사치'를 살려내기 위해 부활 아이템을 찾아 처절하게 매달리는 키리토의 모습이 안타까우면서도 감동을 안겨줬다.

큰 스토리 라인이 없는 외전집이었지만 1권보다 재미있었던 2권. 여전히 진중하지 못하고 별것 아닌 일에 캐릭터를 얽매이게 만드는 등 유치한 전개가 남아있지만 생각보다 가능성을 보여준 카와하라 레키(川原 礫) 작가의 필력에 시리즈를 계속해서 구매할 생각이다. abec의 일러스트는 이번권에서도 훌륭했다. 시리즈가 계속되면 계속될수록 더욱 재미있을거라 생각하니 설레임이 가라앉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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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아트 온라인 1 - J Novel
카와하라 레키 지음, 김완 옮김, abec 그림 / 서울문화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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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만에 관심을 가지게 된 라이트노벨 중에서도 가장 먼저 눈에 띤것이 바로 이 <소드 아트 온라인(ソ-ドア-ト.オンライン)>이다. 라노베에서는 흔치않은 게임소설인것도 놀라웠지만 직감이나 판단보다도 계속해서 판매량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유명세에 끌리게 되어 구매한것이 사실이다.

이야기 자체는 국내 판타지나 게임 소설을 많이 읽어왔었던지라 그다지 새로울것이 없었다. 이전처럼 캐릭터를 키우고. TV 등의 대중매체에 공개되어 세상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최강이 되어간다는 대리만족으로 점철되어있던 이전의 유치한 게임 소설과 달리 최근의 게임 소설은 가상 현실 게임이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현실과도 링크되어 음모를 파헤치고 전 세계를 구해낸다는 빅 스케일의 퓨전 판타지가 섞인 형식으로 나오는 책들이 많아 게임 속에 갇혀서 캐릭터의 죽음은 곧 현실 세계에서의 죽음이 되버린다는 소드 아트 온라인 1권의 설정은 그리 큰 참신함을 느끼게 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딱 짤라 '재미없다'라고 말할 수 없는 건 '마무리'가 좋았기 때문이다. 게임에 갇혀버린 수많은 사람들 중 가장 먼저 게임의 룰을 받아들이고 최전선에 나서 죽음을 넘나드며 캐릭터를 키워나가는 키리토와 서로 사랑한 아스나. 이 둘이 마지막에 게임의 시스템마저 넘어서며 게임을 클리어하고 탈출하는 해피엔딩은 어느정도 감동적이었고 무엇보다 깔끔한 결말이라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스토리에 미숙한점이 없다고는 할 수 없었다. 분명 100층이라는 방대한 세계관과 '군' '길드' 등 활용하여 이야기를 더욱 재미있게 만들만한 소재들이 충분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간에 잘라버린 양 갑작스럽게 끝나버리는 결말은 깔끔하지만 허무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필력도 기대만큼 진중하지 못하고 유치한면이 없지않아 있었으며 무엇보다 이 <소드 아트 온라인(ソ-ドア-ト.オンライン)>에서 가장 불만스러웠던 점은 '캐릭터성'이었다. 물론 이 짧고 깔끔한 이야기에 캐릭터성은 그다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머뭇거리고 소심한데다 과거에 묶여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전형적인 중2병에 걸린 캐릭터마냥 행동하던 주인공 키리토의 캐릭터성은 아쉬웠다. - 물론 이 부분은 마지막 부분에서 16살이라고 밝히는 키리토와 17살이라고 답하는 아스나의 이야기에서 어느정도 이해되었다. 카와하라 레키(川原 礫) 작가가 일부러 그렇게 쓴건 아니겠지만 키리토는 중2병이 아니라 진짜 중학생이었다. 다만 중반 부분에서 키리토와 아스나가 교미를 하려는 위험한 장면이 있었는데 16,17살이었다는건 상당히 놀라운 반전이었다. - 이런 점에서 <소드 아트 온라인(ソ-ドア-ト.オンライン)>은 재미없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크게 재미있다고 할 수도 없는 애매한 소설로 자리잡았다.

일러스트레이터인 abec는 기대보다 퀄리티가 높은 일러스트를 그려냈다. 표지를 보고는 일러스트 부분은 그렇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속지는 오히려 표지보다 퀄리티가 높았다. 생각보다 세세하게 신경 쓴 부분이 많았고 한눈에 봐도 정성이 담겨있었다. 이 <소드 아트 온라인(ソ-ドア-ト.オンライン)>에 담긴 필력보다 조금 더 좋게 평가한건 일러스트의 공도 컸다.

판매량 1위라는 점은 역시 애니화의 영향과 어느정도 거품이 끼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재미없지는 않지만 크게 재미있지도 않으며, 돈이 아깝지는 않으나 가격 값 이상을 하는 책도 아니다. 2권을 구매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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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유우 마왕용사 1 - "나의 것이 되어라, 용사여." "거절한다!", NT Novel
토노 마마레 지음, 김진수 옮김, toi8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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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유우 마왕용사(まおゆう魔王勇者)>는 이번에 구입한 라노베들 중 가장 확신이 없었던 책이다. 작가인 토노 마마레(橙乃ままれ)의 글을 읽어본적도 없고 장점으로 내세운 '참신한 스토리'. 마왕과 용사가 싸우는것이 아닌, 마왕과 용사가 협력하여 세계를 구한다는 스토리도 최근에 와서는 식상하게 되버린지 오래인 소재라 이 책을 구매하는데 많은 용기를 필요로 했다. 처음 책이 도착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포장을 뜯고 첫장을 펼쳤을때의 충격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취향에 맞지 않는 미즈타마 케이노조(水玉?之丞)의 그림과 '훗훗훗훗훗', '공손하게 인사' '머뭇머뭇' '휘유우우우' 등의 부담스러운 효과음이 굵은 글씨로 써져있었고 '용사 : ~~' '마왕 : ~~'하는 식으로 캐릭터간의 대화만으로 이루어져있는 책의 내용은 마치 중학생때 접했었던 인터넷 소설을 연상하게 만들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나도 새로운 형식의 책이라 어떻게 접근할 수가 없었다. 책을 펴자마자 덮고, 펴자마자 덮고.. 20번도 넘게 머뭇거리다가 결국 구입한 책들을 모두 읽고나서야 마지막으로 '돈이 아까우니 읽어보자'하고 꾹 참으며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참고 읽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효과음도, 책의 구성도 잊은채로 스토리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형식과는 달리 내용은 전혀 유치하지 않았다. 용사와  경제학에 관심이 많은 마왕이 손을 잡고 세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내용. 유머러스한 부분도 있지만 무겁고 진중한 내용으로 판타지 배경의 중세 세계관을 잘 표현해나갔다. 가장 놀라웠던 부분은 역시 중반부분의 마왕과 청년상인의 협상 장면. 전투력이 없는 마왕의 특성상 스릴있는 전투장면 등은 기대하지 않았는데 협상 테이블에서 쏟아지는 명언들과 스릴넘치는 협상, 설득은 전투 장면이라고 생각될정도로 스릴넘치고 재미있었다. '경제'라는 다루기 힘든 소재를 녹여낸 경제 판타지인것도 특이한 점이다. 그것도 중세시대에 어울릴만한 경제 개념이 아닌 근현대에 들어와서나 정립된 경제 개념을 담아 중세를 발전시킨다는게 더욱 더 특이하다. 이것을 위해 필요한 설정이 '이계의 지식을 사용할 수 있는 전투력 없는 마왕'. 참신함에 큰 점수를 주고싶다.

참신한 내용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면 참신한 형식이 이 책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다. 서술도, 묘사도 없이 대사만으로 이루어져 있다보니 반년, 일년씩 훌쩍 흘러가는 특유의 속도감 있는 전개 속에서 장면에서 다음 장면으로 넘어갈때의 흐름이 자연스럽지 못했다. 오히려 서술과 묘사가 없다보니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서술과 묘사의 중요성을 깨닫게 만든 책.

원래 toi8의 일러스트를 좋아하는데 역시나 다른 라노벨과는 다르게 성의있게 그려진 일러스트들이 마음에 들었다. 다른 곳에 실린 toi8의 일러스트에 비하면 퀄리티가 떨어졌지만 소자금으로 제작되는 라노베의 특성을 생각하면 이해할만한 수준. 다만 속지 캐릭터 소개와 SD캐릭터등을 그려낸 미즈타마 케이노조(水玉?之丞)의 그림은 취향에 맞지 않아 아쉬웠다.

오로지 장면과 효과음과 대사만으로 이루어진 대사집. 일반 소설책에서는 볼 수 없었던 놀라운 형식 파괴에 책을 처음 펼쳐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악하고 기피하게 되겠지만 실제로 읽어보면 재미있다는 점에서 더욱 놀라운 책이다. 거기에 한권 한권 옴니버스식으로 진행되는 다른 라노베와 다르게 1권 마지막에서 내용을 끝내지 않고 후권을 기약하는 절단신공으로 2권을 궁금하게 만들었다. 망설임 없이 2권을 구입할 예정이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재미있었던 책이 마왕용사였다면 기대했는데 정말 처참할정도로 재미없었던 책도 있었다. 바로 홍정훈 작가의 <기신전기 던브링어>. 월야환담 시리즈 등으로 국내에서 명성을 얻었던 홍정훈 작가가 써낸 라이트노벨. 하지만 판타지 소설에서는 빛나던 그의 참신함은 라이트노벨에서 먹히지 않았다. SF, 초능력, 우주, 괴수의 침략, 메카닉.. 그 모든것이 합쳐져서 정말 놀라울정도로 식상한 소설이 만들어졌다. 필력도 '이것이 과연 홍정훈 작가의 글인가?'하고 생각될 정도로 유치했으며 무엇보다 홍정훈 작가는 '오타쿠 문화'에 대해 엄청난 오해를 하고 있는 듯 하다. 물론 유머러스한 전개를 위해 "~하다능"하는 캐릭터를 집어넣은 것이겠지만 유머러스한 전개보다 유치함과 거북함을 느끼게 만드는데 성공했다. 기대했던 일러스트레이터 꾸엠의 그림도 기대 이하. 정말 이쁘게 그려놓은 표지와 다르게 속지 일러스트들은 심각하게 퀄리티가 낮았다. 이번 8월에 2권이 나왔지만 2권은 생각하지도 않았다. 오직 1권을 모두 읽는데 전심전력을 쏟았다. 재미있어 읽은것이 아니라 까기위해 읽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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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비공사에 대한 추억 - J Novel
이누무라 코로쿠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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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종류의 물건이든 하늘, 또는 바다를 주제로 한 것을 꽤나 좋아하는 편이다. 그것이 하늘과 바다의 넓은 배경을 보면 느낄 수 있는 자유로움과 시원함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린 시절부터 하늘, 바다를 주제로 한 소설이나 영화, 날개 모양의 악세사리, 심지어 이런 취향은 패션에도 적용됐는지 최근에는 날개모양의 메이커로고가 특징인 로빈스진을 탐내고있다.

개인적으로 장편 연재 소설보다는 단권 소설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한두권으로 마무리되기 때문에 구입하기에 경제적으로 무리가 없다는 점도 있지만 그것보다도 짧은 글 속에 담겨진 캐릭터성과 주제, 그리고 감동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단권 소설은 굉장히 매력적이다. 그만큼 표현하고싶은 이야기를 짧게 압축해야하기 때문에 단편 소설은 장편 소설보다 쓰기 어렵다. 어려운만큼 작품의 수가 적고 선별되어 국내에 출판된 단편 소설들은 대부분 문학적으로 뛰어난것이 사실이다. 그런 이유로 오랜만에 접하는 라노베 시장에서 단권소설들을 먼저 뒤지기 시작한것도 이상한점은 아니다. 심지어 그 단권 소설이 바다 위에 깔린 하늘을 나는 전투기를 소재로 한 작품이라면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결국 나는 とある飛空士への追憶(어느 비공사에 대한 추억)을 구입했다.

대폭포를 사이에 두고 레밤인과 아마츠카미인이 전쟁하며 대립하고 있는 시대 속에 아마츠카미 어머니와 레밤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부모를 잃고 베스타드라 불리며 차별받아 고통받고 있을때 수도사에게 구원받아 결국 뛰어난 비공사로 성장하게 된 주인공 샤를은 아마츠카미의 전략적인 목적에 따라 목숨의 위협을 받게된 예비 황녀 파나를 태우고 비공정 한대로 본국까지 호송하는 위험한 임무를 맡게되는 이야기. 예전부터 '공주와 기사의 금지된 사랑'이라는 뻔한 스토리는 계속 있어왔던만큼 이야기자체에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고 예상대로 이 작품의 가장 큰 단점은 "식상함"이라는 부분이었다. 초반의 프롤로그부터 시작해서 마지막 결말까지 한치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는 스토리라인은 솔직히 실망스러웠을 정도. 심지어 마지막에 샤를이 의뢰를 완수하고 받은 의뢰비를 어떻게 처리할지까지 예상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그리 나쁘지 않았던것은 '비공정'이라는 다루기 어려운 소재속에 라노베에서만 느낄 수 있는 모에와 액션을 모두 담아냈다는 것이다. 전쟁이라는 심각한 세계관 속에서도 어찌어찌 하다보니 수영복밖에 남지 않은 파나라던지, 중간에 쉬어가는 섬에서 벌어진 낭만적인 이야기 등. 재미있는 에피소드속에 담긴 모에가 유치하지 않은 문체로 표현되어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역시 '공주와 기사' 이야기에서 하이라이트인 파나와 샤를의 사랑이야기. 어린 시절의 그를 베스타드가 아닌 하나의 인간으로 대해 준 유일한 사람이 파나였던만큼 오랜만에 만난 파나에게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음에도 예비 황녀와 용병이라는 신분의 벽에 가로막혀 자신의 감정을 계속해서 절제하는 모습과 엄격한 귀족식 교육과 억압에 마음의 문을 닫아가던 파나가 샤를이라는 존재를 만나 새로운 감정을 느끼게 되고 '하늘에서는 계급도 신분도 없다'라는 샤를의 한마디가 신호탄이 되어 용기내 고백하지만 결국 현실의 벽에 가로막힌 가슴아픈 사랑이 상당히 인상깊었다.
이 <어느 비공사에 대한 추억>에서 가장 감탄스러웠던 부분 중 하나는 전투 장면의 묘사이다. 사실 전투기라는 소재는 그 분야에 왠만큼 정통하지 않으면 조작이나 액션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 이유로 비공정을 소재로 한 작품은 일반 전투기보다도 좀 더 판타지적인 요소를 포함한 쪽을 좋아하는데 이 <어느 비공사에 대한 추억>은 일반 전투기에 가까운 비공정을 가지고도 충분히 스릴있고 격렬한 전투 장면을 그려내듯 잘 써냈다. 샤를과 파나 둘만이 타있는 비공정으로 고난이도의 기술을 펼치며 수많은 아마츠카미 전함과 비공정을 아슬아슬하게 탈출해내는 장면은 여느 배틀물에 뒤지지 않을정도로 스릴있었다. 결말도 상당히 놀라웠는데 이 식상하면서도 뻔한 이야기에 감동받은 것이 아니라 마지막에서도 아무것도 해결된것이 없다는 부분이 굉장히 놀라웠다. 사실 '뛰어난 비공사가 예비 황녀를 태우고 단독으로 적진을 돌파한다'는 내용은 딱 보기에도 굉장히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틀림없음에도 결말에서만큼은 전쟁이 끝난것도 아니고, 파나와 이어지지도 않고, 로맨틱하긴 하지만 현실의 벽을 강하게 느끼게 한 현실적인 결말이 굉장히 인상깊었다. 로맨틱한 분위기속에 포장하기는 했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전혀 해피엔딩이 아닌, 가슴아픈 엔딩이었다.

일러스트 부분은 예상했던대로 굉장히 아쉬웠다. 몇장 들어가지도 않는 일러스트인데도 볼때마다 글에 대한 몰입도를 뚝뚝 떨어뜨리는 그림체. 특히 중반 부분 전투 장면에서 그려져있는 비공정을 보는 순간 칼로 일러스트가 있는 페이지만 떼어내고 싶었으나 일러스트 뒤쪽에도 글이 써져있는지라 결국 그대로 놔둘수밖에 없었다.

세간의 평가는 대단한 명작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읽을만하기는 했지만 엄청난 감동을 받은것도 아니고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지만 식상하고 평범한 이야기... 아마 너무 식상하고 뻔해 마지막 결말까지 모두 예상되었던 부분이 재미를 반감시키는데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노베 특유의 가벼운 분위기의 하렘물이나 난잡한 배틀물에 지친 사람이라면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가치있는 책이다. 깔끔하고 유치하지 않은 필력과 전투 장면의 묘사는 그동안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犬村小六(이누무라 코로쿠) 작가에 대해 관심이 생기게 만들었을 정도. 개인적으로는 평작이라고 하겠으나 적어도 돈이 아까운 책은 아니었다.

모두 읽고 나서 다른 사람들의 감상을 찾아보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사실 이 <어느 비공사에 대한 추억>은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었다고 한다. 언제 시간나면 한번 보고싶다. 거기에 <어느 비공사에 대한 연가>라고해서 5권 완결의 장편 소설이 있다고한다. 식상함과 결말 이후 어떻게 이어질지에 대한 불안감때문에 아직 구입할지는 결정하지 못했다. 

솔직히 이 <어느 비공사에 대한 추억>보다 함께 구입했었던 책. 와타세 소이치로(渡?草一?)가 쓴 <윤환의 마도사(輪環の魔導師)>쪽을 더 기대했었으나 실제로 읽어보니 생각보다 너무 재미없어서 2권부터는 지르지 않을 생각이다. <하늘의 종이 울리는 별에서> 등을 썼던 와타세 소이치로의 글솜씨나 표지만 봐도 매력적인 미도리 후우의 일러스트. 이 두 사람이 만나서 만들어내는 액션 판타지를 기대했으나 생각보다 재미없는 이야기와 1권이라서 그런지 존재감조차 없는 주인공. 재미없는 액션... 아니, 이야기쪽은 아무래도 좋았으나 중간중간 자꾸 뒤바뀌어 혼란을 느끼게하는 캐릭터성이 너무나도 치명적이었다. 읽던 도중 책을 몇번이나 덮었는지... 이래서야 단순한 중2병 판타지와 다르지 않다. 미도리 후우의 일러스트 또한 표지와는 다르게 내부 일러스트는 그리 성의있어 보이지 않았다. 기대했으나, 그만큼 실망한 책이었다. 주변 사람중에 이 책을 구입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말리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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