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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는 날아도 그저 돼지일 뿐? 1 - NT Novel
스즈키 코우 지음, 시로 미자카나 그림, 장세연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전직 불량아이자 올해 봄부터 고교생이 되는 마미야 오우지는, 아르바이트 하는 식당에서 도주하는 무전취식범을 쫓고 있었다. 놓칠 뻔한 순간, 포니테일의 미소녀 후지무로 료우의 순백의… 가 아니라, 하이킥에 도움을 받는다. 마미야는 그날부터, 료우의 모습을 어째선지 잊을 수 없었다.
고등학교 입학식 당일, 마미야의 자리 바로 앞에는 낯익은 포니테일이 흔들리고 있었고, 그곳에서 생각지 못한 재회를 이루게 된다. 게다가 아르바이트 하는 식당에는 료우의 여동생 미즈키까지 찾아오며, 새로운 일상이 시작되려는 예감이. 그러던 어느 날, 마미야는 미즈키로부터 “료우 언니가 신경 쓰이지?” 라는 말을 듣게 되는데―.
제7회 신인상 ‘최우수상’ 수상작 전직 불량소년과 미소녀 세 자매가 엮어내는, 청춘×첫사랑×구닥다리 스토리 당당히 개막!!
스즈키 코우(?木行)는 이 책 <돼지는 그저 날아도 돼지일 뿐?(豚は飛んでもただの豚?)>으로 MF문고 J 라이트노벨 신인상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신인상을 수상한 만큼 이름을 들어본 적 없는 생소한 작가였지만 독특한 제목에 이끌렸다.
<돼지는 그저 날아도 돼지일 뿐?(豚は飛んでもただの豚?)>이라는 제목에서도 느껴지듯이 주인공의 내면적인 성장을 다룬 한편의 청춘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책의 소개에서는 '구닥다리 스토리'라고 써놨지만 구닥다리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책치고 실제 구닥다라인 책을 아직까지는 보지 못했다.
이야기는 주인공인 마미야 오우지가 후지무로 료우라는 히로인을 만나게 되면서 시작한다. 중학생 때까지 싸움만 하러다니는 불량학생이라 친구조차 없었던 마미야 오우지는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후지무로 료우를 시작으로 후지무로 세 자매나 후타로와 얼떨결에 친구가 되버리고 자연스럽게 사랑에 빠져 좋아하는 여성의 여동생에게 연애상담을 받거나 하는 뻔한 장면이 펼쳐진다. 이 책의 본문은 이런 뻔한 이야기 속에 담긴 주인공의 심리묘사와 감정표현이다. 과거에 친구 한명 없었던 오우지는 친구나 연인이 그야말로 '얼떨결에',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처음 느끼는 감정에 당혹해한다. 무뚝뚝한 걸 넘어서 항상 인상을 쓰고있어 불량해 보이는 첫 이미지와 다르게 친구들 앞에서 땀을 삐질삐질 흘리거나 사랑하는 그녀가 다가오면 속으로 '죽을거야...'라고 생각하는 순둥이 모습은 주인공에게 갭모에마저 느끼게 할 정도로 재미있었다.
"과연, 옆에서 보면 돼지는 날아도 그저 돼지일 뿐인지도 모르지. 하지만 지금까지와 다르다는 점은 틀림없잖아. 가령 날 수 없더라도, 날고자 한 시점에서 그 돼지는 이미 평범한 돼지가 아닐테니까." ㅡ "그 결과 설사 날지 못하고 끝났다 해도, 착지한 곳은 지금까지 있었던 곳과는 다를 테니까."
이 책은 그리 내용이 많지 않았다. 한 눈에 보더라도 보통의 라이트노벨보다 책의 굵기가 얇다. 거기에 이야기를 진행해 나가는데 있어서 캐릭터의 개성이 살아있는 빠른 대화체가 특징인 스즈키 코우(?木行)의 필체는 몰입도를 높여 그야말로 순식간에 책을 읽어나가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부족하다고는 느껴지지 않았다. 얼마 되지않는 페이지 안에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캐릭터, 재미를 모두 담았다.
시로미자카나(白身魚)의 일러스트는 언급할 것도 없이 빛났다. 항상 그림체가 비슷해 <케이온(K-ON)등의 애니메이션을 생각나게 만드는 그림체였지만 오히려 애니메이션보다 퀄리티가 높은 일러스트가 마음에 들었다. 마치 흑백영화의 장면 하나하나를 따온듯한 일러스트는 글의 분위기를 잘 살려냈고, 멋지게 그려진 주인공의 모습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그래, 이 책은,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