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ch-22 (Paperback, 50, Anniversary) - 『캐치-22』원서
조지프 헬러 지음, 크리스토퍼 버클리 그림 / Simon & Schuster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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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근처 Pianosa라는 섬에서 2차세계대전 중 공군기지에서 벌어지는 전쟁 배경의 반전 소설이다. Captain Yossarian을 주인공으로 하며 42장으로 되어 있으나 매 장마다 같이 근무했던 병사들을 위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여기에 가장 많이 반복되는 단어나 문구는 crazy, insane, what does(did) it(that) make a difference?이다. 전쟁을 겪지도 않았고 군대 생활조차 피상적으로 아는 내가 이 소설을 읽는 것도 이렇게 버거웠는데, 어찌 전시 중 군생활을 미치지 않고 견딜 수 있을까? 병사 한 명의 목숨이 무슨 차이가 있으며, 상관이 매번 약속을 어긴다 한들 한 두명의 부하가 불복종한다 한들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그들은 누구를 위해 전쟁을 하며 10대 후반 20대의 청춘을 공군기지에서 바치고 있는가? 독일군을 물리치기 위함이고 나라을 위하는 애국심을 큰 대의명분으로 내세운다. 매우 타당하고 논리적인듯 보인다. 매번 임무수행을 잘 하여 승진을 하고 돈을 받고 메달을 받음이 명예이자 미국을 위하는 것이라 계속 부하들을 속여왔지만 결국은 Colonel Cathcart의 승진 욕심을 채우기 위함이었다.

다른 부대는 50, 55개의 출격 임무만 수행하면 집으로 갈 수 있지만 Yosssirian은 70개를 수행하고도 80개를 채워야 집에 갈 수 있다고 매번 숫자를 올린다. 이 상황에서 군인들은 무엇을 해야할까? 책 제목처럼 진퇴양난이다. 미쳤다고 인정받으면 출격을 안해도 되지만, 본인이 미쳤다고 인정하는 순간 정상인이 되기에 출격을 나가야 한다.

70개의 임무를 수행했기에 더 이상 안나가겠다는 Yossarian은 집에 가는 대신에 상관들에 대해 부정적인 말은 절대 언급하지 않겠다는 상관과의 거래를 지켜야 하고, 이것이 싫으면 명령 불이행으로 군법재판을 받거나 다시 80개의 임무 수행을 위해 출격을 해야하는 딜레마에 빠진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죽음에 대한 편집증에 사로잡혀 있고 출격이 싫어서 병원을 수시로 들락거리며 매번 상사에게 집에 보내달라 조르는 Yossarian은 처음 가졌던 편견과 달리 70번의 출격에서 많은 공을 세운 영웅이며 친구들을 향한 따뜻한 연민과 동정심을 가진 휴머니스트이다. 마지막에도 상사와 자신을 위해서라면 거래를 수락하고 부와 안락이 보장된 집으로 갈 수 있으나 자신의 목숨을 구함이 자신을 잃는 것(혼자만 살겠다고 친구를 저버림으로써 불명예스럽게 될 수도)이라 생각하여 위험을 감수하고 스웨덴으로 도망가는 것을 택한다.

같은 텐트를 쓰는(tentmate) Orr를 특별히 걱정하며 어떻게 적의와 사기로 부터 순진한 Orr를 보호할까 항상 걱정하는 모습, Nately가 사랑했던 창녀의 여동생(12살)이 어린 나이에 고아가 된걸 알고 지켜주겠다고 Milo와 같이 찾아 나서는 모습, 그의 텐트안으로 새롭게 들어 온 4명의 어린 룸메이트들의 철없는 장난에도 무한한 인내심을 보이며 자비심과 보호본능을 느끼는 28세의 Yossarian.

많은 아비규환의 웃지 못할 상황과 묘사가 등장하는데 Doc Daneeka의 경우도 그 중 하나다. 그가 죽은 것으로 처리되어 부인에게 통보가 된다. 살아 돌아온 그는 아니라고 편지를 보내지만, 그의 부인은 상관이 보내온 편지와 수 많은 보험금과 배상금에 위로아닌 위로를 받으며 주소까지 이전하여 살고 Doc Daneeka는 군에서 자기 배급도 제대로 못받으며 살아간다. 취사 장교(mess officer) Milo는 전쟁을 이용하여 아군과 적군 상관없이 물자를 판매하며 ’누구나 이득을 얻는다(Everybody has a share.)’는 명분아래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취한다. 전쟁이 곧 돈이 되는 것이다.

39장(The Eternity City)에서 인간이 만든 비극인 전쟁에서는 희생자가 범죄자가 되고 범죄자가 곧 희생자가 된다라고 했다. 이를 멈추고 수 많은 희생자를 줄이기 위해 ‘언젠가 누군가는 뭔가를 해야 한다’, ‘즉 누군가는 모두를 위험하게 하는 끔찍한 습관의 고리를 끊기위해 언젠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라는 표현이 진하게 울린다.

난 이 책이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제목처럼 나에게는 진퇴양난의 계륵 같은 책이었다. 고전을 명불허전이라기에 믿고 시작했는데 처음 시작이 너무 너무 힘들었다. 독자들의 평가와 평점도 매우 신뢰하는 편인데 이번엔 예외인가 하면서 정말 활자를 읽는 기분이었다. 난 독서는 무조건 즐거운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리 고통스러울 수가 없었다. 포기는 자존심이 허락치 않기에 중간에 어느 독자의 동병상련의 리뷰를 읽고 심기일전했다.

위약효과(Placebo Effect)인지 실제 2편이 더 재미있는지 모르겠지만, 독자의 리뷰처럼 뒤로 갈 수록 재미있었다. 분량이 너무 많고 표현이 어려워 빨리 읽을 수는 없었으나 이해는 되었다. 마지막 장에서 죽었다 생각했던 텐트메이트인 Orr가 스웨덴으로 노를 저어 간 것을 알고 Yossarian과 심약했던 Chaplain이 큰 용기를 얻는 것으로 끝나서 기분이 좋다.

I’m vey frightened.
It proves you’re still alive. You’ll have to keep on your toes every minute of every day.

두려운가?
‘두렵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증거이다’라고 했다. 매 순간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 하는 위험한 길을 떠나는 Yossarian 처럼 나도 다른 험난한(?) 책을 만나더라도 잘 이겨내며 정신차리고 도전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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